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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철학자 50
夢 프로젝트 지음, 박시진 옮김, 배일영 감수 / 삼양미디어 / 2008년 8월
평점 :
어린 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겉멋만 잔뜩 들어 철학과에 지원하려던 시절이 있었다. 어디선가 니힐리즘이란 한 마디 듣고 와서 말끝마다 이 단어를 집어넣어 혼자 세상 다 산것마냥 폼을 잡았으며, 쇼펜하우어가 염세주의자라는 단편적 사실 하나 알면서, 남들보다 지적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 마냥 지적 허영에 취해 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다행으로 부모님의 반대로 철학과에 진학하지는 못했고, 전혀 별개의 전공을 선택한 후 교양 과목으로 철학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첫 시간부터 질리고 말았다.
형이상학적인 논거를 수학공식에 대입해 답을 구하는 기호철학을 배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쨌든 기초적인 수업내용조차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나에겐 어려웠다.
개똥 철학 가지고 잘난척 해왔던 자신이 부끄러웠고, 그 이후에도 윌 듀란트의 “철학 이야기”에 도전해 보기도 했지만 나의 지적 수준으론 도저히 끝낼 수가 없었다.
이렇듯 철학은 철없는 시절부터 나에겐 동경의 대상이면서 결론적으론 다가갈 수 없는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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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철학의 사조라던가 각 사조를 대표하는 철학자의 주장은 교양 수준으로 알고 있어야 겠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던 차에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철학자 50]을 접하게 돼서 읽어 보았다. 소설을 읽다가도 빈번히 등장하는 철학 이야기가 여가를 즐기는 데도 방해를 주기 때문에 상식으로 라도 철학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제목이 이런 나의 생각과 일치해 흥미를 끌었다.
아무래도 책의 철학 사조에 대한 이야기를 요약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를 것 같아 책의 구성을 간단히 언급하는게 오히려 더 책의 이해에 효율적인 것 같은데, 고대 그리스의 탈레스부터 시작한 이야기는 20세기 후반 포스트모던의 기수인 들뢰즈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그 시대의 대표적 철학자의 이론을 컬러 사진을 곁들여 두장정도에 걸쳐 짧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기에 깊이 있는 철학을 공부하려는 독자에게는 실망스럽겠지만 교양인으로서 일반 상식에서 조금 진전된 철학을 알고자 하는 독자에게는 꽤 유용해 보인다.
또한 각 철학자들의 이력을 간단하게 마지막 부분에 적고 있어, 철학자들의 성장 배경과 철학의 성립되는 계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리가 고등학교 시절 국민윤리나, 세계사, 사회 시간에 배웠던 철학 사조나, 사상가들의 단편적인 이야기가 교과서보단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어,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읽어본다면 이해도 빠를것이고, 앎이라는 즐거움도 얻을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신학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학문이면서 언제나 새로운 철학 사조의 등장으로 가장 최신의 학문이라 말할 수 있는 철학을 이 책 한권으로 다 표현하려 작가가 의도 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또 그런 목적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도 없을 것이다.
제목에서 나온 것 마냥, 간단한 면접이나, 여자친구 앞에서 아는 척 하고 싶을 때, 가끔씩 소설이나 영화를 볼때마다 접하게 되는 철학을 대략적으로 나마 이해하고 싶은 나같은 문외한이 상식으로 알아야할 대략적 내용을 산뜻한 편집과 원색의 사진으로 가독성을 높여 나타낸 유익한 책이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철학자 5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