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작고 사소한 도구지만 가장 넓은 세계를 만들어낸 연필


장맛비를 뚫고 온 따끈따끈한 책,
반가운 즐거움을 자극한다.
새로운 책을 접할 때마다 두근두근 설렘은 늘 있어 온 감정이지만, 흐린 하늘 묵직한 무게에서 초록색이 주는 힘은 한마디로 말해서 싱그런 생명의 힘이다.

7월 푸르른 날과 딱 어울리는 책이다.
아주 정성들여 만든 잘 차려진 한정식을 천천히 먹는 기분이랄까
표지의 색감이며 일러스트 연필의 그림이며 친근하고 그냥 ‘기분 좋음‘이다.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책으로 500페이지를 넘는 쬐금은 두꺼운 책이다. 개인적으로 소장각이 잡히는 책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정판.

문명에서 연필이 차지한 역할,
연필 공학을 이해하는 것은 오랜 공학의 역사에서 그 진보 과정을 다각적으로 주의 깊게 관찰한다는 의미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에게 아주 친숙하고 평범한 물건이 된 필기도구 연필이 한때 매우 경이롭고 소중한 물건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산다. 연필은 이제 일상 공간에서 빠지지 않는 흔한 물건이 되었기 때문에 종종 잊고 있는지도 모른다. 연필은 이처럼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 중의 하나이다.

이제는 연필보다 샤프 펜슬이 더 익숙해졌을지 모르지만, 아직도 연필이 주는 정서는 매우 낭만적이며 아날로그 감성을 선사한다. 종이 위에서 연필의 걸림은 모든 감각을 동원하는 경험을 선사하고 중독성을 낳기도 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연필의 느낌을 잊을 수 없어 옆에 끼고 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러한 연필의 역사를 들여다 본다. 역사적인 인물과 대단한 사건 뒤에 숨어있던 공로자인 연필에 대해서 자세히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될지도 모른다.

에디슨의 몽당연필 사랑,
그의 조끼 주머니에 늘 몽당연필을 넣어 다녔다. 그의 몽당연필 사랑은 한 번에 1,000여 자루나 되는 연필을 주문해 썼다는 것이다. 몽당 연필이 주는 정겨움은 ‘발명과 발견‘이 있던 인간사에서 항상 주머니나 어딘가에 있었던 친구였다. 그리고 몽당연필의 ‘작은 사이즈‘는 작업하는 사람에겐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준다. 에디슨의 몽당 연필 사랑이 한층 에디슨을 인간적이게 보여준다.

그리고 나도 몽당연필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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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20-07-19 0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필하니까 우주 경쟁 시대에 미국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무중력 상태에서 쓸 수 있는 펜을 개발했는데 소련에서는 연필을 썼다는 유명한 우스갯소리가 생각이 나서 검색을 해봤더니 완전 와전된 스토리더군요. 게다가 연필의 흑연은 고온에서 발화할 수도 있다고도 하고. 어쨌든 요즘은 우주선도 다 터치스크린이니 연필도 펜도 필요가 없겠지만요. ^^ 꼬꼬마시절 숙제를 하고 나면 손이 새까맣게 되던 기억도 납니다. 그래도 여전히 연필로 한 스케치가 그 어떤 페인팅 보다 멋스럽다고 예술의 ‘예’자도 모르면서 끄적이고 갑니다.

이뿐호빵 2020-07-19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감사합니다.ㅎㅎ그리고 반갑습니다.
종이가 사라지지 않는 한 연필의 존재도 영원할거라 믿고 싶네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