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다은
심다은 지음 / 더퀘스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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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써본 일기를 기억하는가? 나의 첫 일기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추측해보면, 일기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된 시기가 초등학교 입학 이후이니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였을 것이다. 정확한 내용은 가물가물하나 일기에 재미를 붙이기 위해 그림일기부터 시작했던 기억이 있다. <오늘의 다은>이라는 책은 그때 그 시절, 그림일기를 적던 나의 모습을 떠올리며 일기를 쓰도록 부추긴다.


저자는 1년 동안 쓴 일기를 모아 이 책을 출간했다. 한 장에 매일의 특별했던 순간을 그림으로 담았다.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지루한 일상이 되지 않도록 새로운 부분을 재미있게 담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올해를 되돌아보면 큰 사건들만 간추려서 떠오른다. 사실 어느 하루도 똑같은 하루가 아니었고 매일 새로운 일은 있었는데 "일기"를 적지 않은 나는 그 소소하고 특별한 순간을 기억해낼 재간이 없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작가는 밝고 성실하고 당당하고 활동적이고 행동력 있고 성격도 좋다. 그 덕에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고 공모전 활동도 했고 학생인데 벌써 프리랜서로 돈을 벌고 있고 남자친구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보다 기록하는 그녀의 꾸준함이 부러웠다. 이런 책을 읽으면 '나도 이제부터 일기를 써야지!'라는 다짐을 하지만 작심삼일 밖에 안 간다. (내겐 좀 더 강력한 동기부여가 필요할 듯하다.)

비록 작심 3일이라도 일기를 쓰고 싶다는 마음을 심어주고,

소소한 하루의 빛나는 순간을 발견하도록 도와주고,

귀여운 그림과 엉뚱한 생각으로 웃음 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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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닥의 머리카락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1
구로이와 루이코 외 지음, 김계자 옮김 / 이상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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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많이 읽는다면 일본 최초의 추리소설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궁금할 것이다. 나도 그중 한 명으로 일본 추리소설이나 일본 미스터리물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책을 기다려왔는데 이번에 고려대학교에서 일본 추리소설의 문학적 의의, 한국 문학과의 관계 등에 대한 해설을 덧붙인 책을 출간했다고 하여 읽어보았다.

<세 가닥의 머리카락>은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구로이와 루이코, 아에바 고손, 모리타 시켄의 단편 추리소설이 엮여있다. 일본 추리소설은 서양 추리소설의 번역으로 시작되었는데 구로이와 루이코는 번역을 하더라도 이야기의 큰 틀은 두고 나머지는 자기 나름대로 재해석하여 글을 썼다. 그에 반해 아에바 고손과 모리타 시켄은 원작을 그대로 옮기는 방식의 번역을 하였다. 이 책에는 총 6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구로이와 루이코의 작품이 재미있었다. 미스터리한 일을 파헤쳐 가는 방식이 흥미진진하고 교훈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원작을 자기 스타일로 바꿔 새롭게 글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마음에 들고 부러웠다.

물론 아에바 고손과 모리타 시켄의 작품도 읽어볼 만하다. 원작의 의미를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 애쓴 작가의 노력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서양 추리소설 보다 일본 추리소설을 좋아하는데, 일본 추리소설도 번역을 시작으로 모방하고 재창조하는 과정을 거쳐 새롭게 일본 추리소설만의 스타일을 만든 작가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1권을 읽으니 이후에도 어떻게 변화 발전되어왔는지, 한국 소설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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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개 버리기 - 오늘도 버릴까 말까 망설이는 당신을 위한 특별처방전 즐거운 정리 수납 시리즈
미쉘 지음, 김수정 옮김 / 즐거운상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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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고 살림을 하다 보니 늘어나는 짐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좁은 집에 이고지고 살 수도 없는데 어찌하여 난 짐을 늘리기만 하는가'라는 한탄과 함께 살림 고수들의 책을 찾아보았다. 정리 잘하는 비법, 살림 잘하는 비법의 책들을 읽어보니 한결같이 심플 라이프, 미니멀라이프를 외치고 계셨다. 나도 미니멀라이프를 실행하고 싶어졌고, 깔끔하게 정리된 집을 꿈꿨다.

서두에 말했듯이 짐이 많으면서 미니멀라이프를 꿈꾼다는 건 그야말로 '꿈'으로 남겨두겠다는, 실천하기 힘든 새해 소망이다. 매일매일 치우고 정리해도 쉽게 어질러지고 정리하느라 진을 빼고 나면 살림하기 싫어졌다. 청소도 공간을 차지하는 가구들을 옮겨야 하는 문제로 인해 꺼려졌다. 좀 더 쉽게 심플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늘 고민하고 있었는데 <1일 1개 버리기>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저자 미쉘은 방에 물건이 넘쳐났던 학생 시절, 자신이 정리를 잘 못하는 사람인 줄 알고 정리하기를 포기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로 캐리어 한 개의 짐만 가지고 한 달을 지내면서 많은 물건이 필요하지 않음을 깨달았고 버리는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짐이 넘쳐나서 정리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물건을 버리는 이유'를 시작으로 '물건이 줄어들면 좋은 점', '물건을 버리는 법'을 차례로 알려준다. 간소하지만 부족하지 않은 삶, 꼭 필요한 물건으로 여유롭게 사는 삶, 불필요한 물건들을 버림으로 에너지 낭비를 막는 삶 등 저자가 1일 1개 버리기를 실천하며 얻은 즐거운 삶의 모습을 보다 보면 넘쳐나는 짐을 버리고 싶은 의지가 불끈 솟아난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실제 사례를 언급한 것인데 가벼워진 그들의 생활을 보니 나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책을 읽고 4일 동안 총 12개의 항목을 버렸다. 다시 생각해도 잘 버린 것 같다. 아직도 버려야 할 리스트가 넘쳐나지만 '버린 물건 리스트'를 이용하여 매일 버리는 물품을 적다 보니 게임처럼 매일 버려야 할 물건이 없는지 찾게 되었다.

버리는 비법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바로 이 '버린 물건 리스트 작성하기'와 애정이 가장 덜한 곳부터 버리기'였다. 버림으로 넓어지는 수납공간이 내게 준 여유를 기억하며 앞으로도 즐겁게 버리는 삶을 실천하고 싶다.

"고민 고민하지 마, 지금 안 쓴다면 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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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서울의 맛집 - 블루리본 서베이
블루리본 서베이 지음 / BR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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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도 <블루리본 서베이 : 서울의 맛집 2019>를 읽었어요. 블루리본 서베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맛집 평가서인데요, 10년 이상 축적된 평가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만들어 왔어요. 전국의 식당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저는 이번에 서울 편을 받았답니다. 작년에도 외식할 때 유용하게 잘 사용했는데 올해도 실패하지 않는 맛집 선정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어요. '서울의 맛집 2018'에 비해 '서울의 맛집 2019' 표지가 더욱 산뜻한 블루리본을 연상시키네요.


블루리본 서베이에서 올해부터 평가하는 방법이 달라졌는데요, 블루리본 기사단의 전문가 평가 대신 독자의 평가로만 이루어진다고 해요. 이제 블루베이 서베이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음식점 평가를 열심히 해야겠어요. 저의 한 표가 블루베이 서베이 맛집 평가에 신뢰성을 높여주겠지요.


블루리본 서베이를 알고 나서 생긴 버릇이 있는데 식당에 가면 블루리본을 확인하는 일이랍니다. 미리 확인하고 식당에 가기도 하고, 다녀와서 확인하기도 하지요. 많은 음식점들 중에서 제가 다녀온 음식점 2곳과 TV에 나온 음식점 1곳을 찾아봤어요. '밥블레스유'에 나와서 유명해진 사대부집 곳간을 찾아보았는데 리본을 하나 받으셨네요. 생각보다 높은 가격이 아쉬운 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산하와 오월의 종은 제가 다녀왔던 곳인데 가격과 맛이 적당하답니다. 만두를 좋아하시고 여의도에 가실 일이 있으시다면 꼭 산하에 다녀오시길 추천합니다. 참고로 점심시간에 가면 줄이 너무 길어서 못 드실 수도 있어요. 오월의 종은 빵집인데 이미 SNS에서 핫한 곳이에요. 빵집도 블루리본을 받을 수 있는지 몰랐는데 맛과 가격 그리고 인기만큼 높은 점수를 받았나 봐요. 저도 먹어보고 인정했답니다.


<서울의 맛집 2019>에서는 추천 음식점을 가나다순, 음식 종류별, 지역 지도별로 나뉘어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가나다순에는 많은 정보가 담겨있고 음식 종류별, 지역 지도별에는 간략한 정보만 적혀있습니다.


요즘은 집 근처에서 외식할 때가 많아서 저희 동네도 찾아봤는데 작년에 비해 추천 맛집이 한 곳 더 생겼네요. 동네 숨은 맛집을 찾아가기엔 '지역 지도별 추천 맛집'을 보는 게 제일 좋더라고요. 하나 더 생긴 곳까지 포함해서 하나하나 찾아가 보려고요.

갑자기 맛있는 것이 먹고 싶을 때 블로그로 맛집 검색을 종종 하는데
객관적이지 않은 정보로 인해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했지요.
같은 가격이면 좀 더 맛있는 곳, 좀 더 분위기 있는 곳을 찾기를 원하고
숨은 맛집을 찾고 싶은 저의 욕심이 <서울의 맛집 2019>를 만나게 한 것 같아요.
한국의 미슐랭, 블루리본 서베이에서 엄선한 맛집 리스트로

이젠 음식점 선택에 실패하지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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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드랑이와 건자두
박요셉 지음 / 김영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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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드랑이와 건자두>는 제목도 표지도 너무 독특해서 평화롭고 예쁜 그림을 좋아하는 나와는 맞지 않을 것 같았다. 읽을까 말까 고민하다 “쓸모없고도 충실한 시간들에 관한 위대한 발견”이라는 홍보 문구를 보고 선택해버렸다. 그리고 읽는데, ... 앗 뭐가 이렇게 재밌어요?? 일러스트레이터라면서요, 그림 솜씨에 글 쓰는 능력까지 갖추시면 저 같은 사람은 부러워서 어쩌라고요~


저자의 글은 흐름이 독창적이다. 글쓰기는 늘 첫 문장이 어려운데 자연스럽게 툭 던지는 말로 시작해서 오밀조밀 잘도 이어나간다. 평소에도 생각이 많고 엉뚱하실 것 같다. 세밀하게 곤충이 그려진 접시에 음식을 놓고 밥을 먹다가 미래의 음식으로 곤충을 먹는 것까지 떠올리시다니~! 이러니 “미래를 선물 받다”라는 제목의 의미를 알려면 내용을 읽어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나는 이런 독특함이 부럽고 재밌다. 참신해서 나도 갖고 싶은 유머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부럽다고 거듭 언급하시는데 작가님도 한 언변 하실 듯하다. 


모든 글에 유머가 들어있지만 위의 사진은 읽자마자 빵 터진 글이다. 페이지에 한 줄, 두 줄의 내용만 있으면 '책을 날로 만드시나'라고 불만이 솟아날 만한데 박요셉 작가의 글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인해 웃음이 먼저 나온다. 

설거지의 본뜻을 알아버렸다. 어쩐지 설거지할 때마다 기분이 안 좋더라니! 이제야 알았다. "설거지는 이름부터 거지"였던 거다. 설거지를 하며 기분이 나빠져도 이해해야겠다. 난 거지 같은 설거지 중이니까. (신기하게도 이렇게 인정하고 나면 화가 가라앉는다.)

옷을 입는 순서는 속옷-윗옷, 아래옷-겉옷의 순서이다. 당연한 순서이기에 순서를 바꿔볼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거꾸로 입은 사람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슈퍼맨이라던가, 원더우먼이라던가. 조금 어이없고 쓸모없는 생각일지 몰라도 작가의 엉뚱 발랄한 상상력으로 인해 나는 즐거웠다. 잠시의 여유를 주는 이런 상상을 계속해주시기를!

유머는 빡빡한 삶에 윤활유가 되어준다.
바쁘고 지친 하루에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겨드랑이와 건자두>,
우울할 때 보고 또 보고 할 예정이다.

여러분도 두 번, 세 번 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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