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개의 점이 만든 기적
스벤 볼커 지음 / 시원주니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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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아주 많다는 의미의 숫자는 백이었다. 백을 직접 셀 수 있게 되었을 땐 천이 많아 보였고 그다음엔 만이었다. 지금도 수의 단위는 알고 있지만 '만'이라는 숫자를 일일이 세어본 적은 없는데 백만 개의 점을 세려면 얼마나 걸릴까.

<백만 개의 점이 만든 기적>이라는 그림책을 처음 봤을 때 '백만'이라는 숫자가 주는 엄청남과 기적이 주는 희망이 확 다가와서 읽게 되었다. 대체 백만 개의 점으로 어떤 기적을 만든 건지, 그 기적은 모르긴 해도 대단할 거라는 기대로 책을 펼쳤다.




그림책 <백만 개의 점이 만든 기적>은 숫자 1부터 시작하여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숫자가 2배씩 커진다. 왼쪽 페이지에는 숫자가, 오른쪽 페이지에는 숫자만큼의 점을 이용해서 그린 그림이 있다. 이과를 나오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한 나는 2진수가 떠올라서 흥미롭게 숫자들을 읽어나갔다.

물론 이 그림책의 묘미는 숫자보다 숫자를 점으로 표현한 부분에 있다. 솔직히 백만 개가 얼마나 많은지 숫자만 봐서는 바로 알아먹기 어렵지 않은가. 점을 일일이 찍어서 숫자의 크기와 양을 눈으로 보여주니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다. 큰 숫자가 어려운 아이들도 점으로 그려진 그림을 보고 숫자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백만 개의 점이 어떤 기적을 만들어내는지는 책을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백만 개의 점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것이고, 숫자나 수학이 싫은 아이도 숫자를 좋아하게 되는 기적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 학습용 그림책은 흥미가 없는데 이 책은 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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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 시네마 - 색연필로 그리고 색칠하는
KATH(권민지)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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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일 그림 그리기에 도전 중이라 컬러링도 자신감이 붙었다. 예전엔 컬러링을 색칠공부 정도로 여기고 '뭘 저런 걸 색칠하나'싶었지만, 요즘은 똑같이 색칠하는 작업도 쉬운 일이 아님을 알기에 컬러링북에 관심을 끊고 있었다. 결과물이 다르면 마음이 상해서.

이전에도 컬러링북을 보긴 했지만 색연필 컬러링북은 처음 보는데, 색연필은 수채 물감이나 과슈 물감, 수묵화에 비해 사용하기 편해서 초보자인 나도 쉽게 도전할 수 있었다. 간단한 재료로 사랑스러운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색연필 컬러링북 <색연필로 그리고 색칠하는 드로잉 시네마>는 색연필을 사용하는 방법에서부터 영화 속 한 장면을 그리고 색칠하는 방법 그리고 내가 그린 색연필화를 굿즈로 만드는 방법까지 담겨있다. 차근차근 따라 그리고 채색하다 보면 어느덧 귀여운 소품과 개성 넘치는 인물 드로잉도 가능한 실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마지막에는 부록처럼 색연필로 채색하는 컬러링 도안이 들어있다. 작가님 작품은 잘라서 엽서나 포스터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보고 하나씩 따라 그리며 색연필로 그리고 색칠하는 드로잉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책에서는 프리즈마 72색 색연필로 그리고 색칠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데 나는 12색 색연필만 가지고 있어서 결과물은 달랐지만 색연필화의 재미에 푹 빠지는 시간이었다. 조만간 프리즈마 색연필을 구입해서 작가님처럼 다양한 색상을 겹쳐 칠하려고 한다.

귀여운 소품을 그리고 싶은 분,

색연필로 멋진 그림을 완성하고 싶으신 분,

색연필화의 매력을 알고 싶으신 분,

영화 속 한 장면을 그려서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하고 싶으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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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아트북 뉴 클래식 : 플란다스의 개 스티커 아트북 뉴 클래식 시리즈 2
싸이프레스 콘텐츠기획팀 지음 / 싸이프레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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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프레스 출판사에서는 오래도록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명작을 스티커로 완성하는 액티비티북, '스티커 아트북 뉴 클래식'을 출간했다. 스티커 아트북 뉴 클래식 첫 번째인 '빨강머리 앤' 편을 이어 새롭게 나온 책이 '플란다스의 개'이다. 

'파트라슈'를 아는가? 화가를 꿈꾸는 소년 네로의 강아지 이름이다. 소설 <플란다스의 개>은 네로와 파트라슈의 우정을 담은 소설인데, '스티커 아트북 뉴 클래식 - 플란다스의 개'에서는 이 명작 소설의 그림을 완성하는 활동성 책이다.


아트북을 펼쳐 네로와 파트라슈 그림을 보니, 어렸을 때 '플란다스의 개'를 읽고 슬펐던 기억이 난다. 새드엔딩에 비해 그림은 밝고 사랑스러워 자꾸만 눈길이 간다. 네로와 파트라슈의 우정을 떠올리며 순수한 이야기의 삽화를 천천히 감상했다.



삽화 감상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스티커 아트 액티비티가 시작된다. 이 책은 본책과 스티커책으로 나뉘는데, 본책에는 스티커를 붙일 수 있는 바탕지가, 스티커책에는 바탕지에 붙이는 스티커가 번호 순으로 나열되어 있다. 네로와 파트라슈가 마주보며 달리는 모습이 해맑아서 첫번째 활동으로 선택했는데, 파트라슈 그림이 세밀하게 나뉘어있다. 스티커북을 처음하시는 분은 나뉜 스티커 크기가 큰 작품부터 시작하길 바란다.


스티커북을 살펴보면 세밀하게 잘린 스티커가 붙어져 있다. 스티커를 뜯어 바탕지에 적힌 번호에 맞게 붙여주는 작업이 끝나면 뒤 페이지로 넘겨, 보너스처럼 주어진 그림을 확인한다. 벽에 붙여두면 기분 좋을 그림들이 그려져있다. 스티커북 여기저기에 '플란다스의 개' 삽화가 들어있어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미소가 지어진다.

스티커를 붙일수록 그림이 완성되는 스티커 아트북,

그림을 못 그려도 아트를 만들 수 있는 스티커 아트북,

새로운 미술 취미를 찾는 분께 추천하고 싶은 스티커 아트북,

아이도 어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티커 아트북,

고전 명작을 좋아한다면 두말할 것 없이 스티커 아트북 뉴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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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1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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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수의 도넛에 둘러싸인 채 소녀가 자살했다. 소녀는 뚱뚱한 외모를 지적하는 시선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다 자살한 것일까. 왜 하필 엄마가 만들어준 맛있는 도넛을 펼쳐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일까. 엄마에게 보내는 다잉 메시지인가.

'<<고백>> 의 신화는 계속된다!'라는 띠지의 문구처럼 소설 <조각들>은 미나토 가나에 작가의 최고작인 <<고백>> 에 버금간다. 장마다 각각 다른 사람의 독백으로 소설이 진행되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고 몰입감이 강하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나오는 미용외과 의사 다치바나 히사노가 등장인물들의 대화 상대이지만, 직접 드러나지 않는다. 대사만 나오지만, 배경이 그려지고 상대방이 하는 말과 행동이 예상되고 화자의 성격과 생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야기는 자살한 소녀와 가장 거리가 먼 인물이지만 외모에 관심이 많은 여자 동창에서 시작한다. 빼빼했던 동창은 히사노 의사의 뷰티클리닉에 찾아와서 뚱뚱한 사람에 대한 편견을 이야기하며 지방 제거 수술을 저렴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반면 히사노 의사는 여자 동창과 대화하면서 한 소녀의 자살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내려가 관련 인물들을 만난다. 히사노는 자살한 소녀인 유우의 여자 동창이자 무명 연예인이 된 여자 후배, 유우의 엄마를 잘 아는 남자 동창, 유우의 남자 동창, 유우의 선생님이었던 여자 후배, 유우에게 비만이라고 지적한 교사, 유우의 엄마를 차례로 만나서 유우에 대한 정보를 듣는다. 한 사람씩 이어지는 대화 속에 유우가 자살하게 된 배경이 드러난다. 엄마가 만든 도넛을 좋아하는 유우가 도넛을 곁에 두고 끔찍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처음에는 유우의 죽음이 외모 열등감으로 인한 자살로 여겨졌다. 그러나 수면 아래 숨겨진 이야기의 정체가 드러나자, 외모 강박 사회 문제뿐 아니라 가족 문제, 신뢰, 열등감, 자기 신념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었다. 유우의 자살이 '비만' 때문만은 아니었다.

한 소녀가 자살한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히사노는 그 이유를 '외모'에서 찾으려 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외모라는 답을 정해두고 질문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대화 상대는 바뀌어도 시종일관 외모에 대한 견해는 나오니까. 외모에 자신감이 넘치든,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든 모두 외모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소설 <조각들>에서는 외모로 전부를 판단하는 일이 천박한 행위냐고 묻는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이득을 보고 행복하며 당당하다는 점에서 외모를 가꾸는 일이 잘못된 일이냐고 말이다. 나는 외모에 집착하면 필요한 조각을 얻어도 원하는 그림으로 완성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채워지지 않는 마음속 공허함을 의학 기술로 어찌 다 채울 수 있겠는가.

자살한 소녀 유우는 뚱뚱하지만, 운동을 잘하는 건강한 아이였고, 누구에게나 밝고 사교성이 높은 아이였으며, 외모로 비관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아이였다. <조각들> 을 읽고 얻고 찾은 '외모 지상주의에서 당당하게 사는 방법'은 어떤 모습이든 유우처럼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의 삶을 외모로 판단하고 있지는 늘 자신을 돌아보면서 말이다.


* 독서 포인트 (아래 내용을 찾아보며 읽으면 더 재밌고 정리가 됩니다)

1) 외모에 대한 각 등장 인물의 생각

2) 자살한 소녀 유우를 바라보는 시선들

3) 유우가 도넛을 곁에 두고 자살한 이유

4) <조각들>에서 도넛이 갖는 의미

5) 제목이 <조각들>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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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전쟁
이종필 지음 / 비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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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만화에 나오는 악당들은 머리가 아주 똑똑하다. 끊임없이 새로운 로봇을 만들어 내 거나 세상을 날려버릴 치명적인 무기를 가지고 있다. 어마어마한 무기도 알고 보면 신기술인데,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해서 왜 세상을 파괴하는 악당이 되려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과학 기술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우주 과학을 정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동시에 핵무기를 만드는 이론으로 쓰이기도 했다. 세계 최강의 바둑 기사를 이긴 AI 알파고의 등장은 향상된 인공 지능 기술을 축하하는 사건이자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경고가 된다. 로봇이 사람보다 작업 능률이 높다는 이유로 부당해고 당한 노동자 소식은 이미 만연하다.

우리나라 과학 기술이 세계를 주도할 정도로 발전한다면, 과거를 똑같이 복원해 낼 수 있는 기술이 만들어진다면 국민들은 나라의 어떤 과거를 가장 먼저 복원하고 싶어 할까? 가장 힘들고 수치스러웠던 '나라를 빼앗은 날'의 모습을 복원해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지 않을까.


소설 <빛의 전쟁>은 최첨단 과학 기술을 이용하여 백 년 전 역사를 상기시킨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식민지 역사가 발단되어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그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 도움이 되는 열쇠는 양자역학, 인공지능, 홀로그래피, 드론 등 최신 기술에서 나온다. 광화문 사거리에 뜬 드론 다섯 대가 이순신 장군의 투구에 시신을 걸었으니, 그 드론은 누가 띄웠으며 어떻게 흔들림 없이 목표물에 정확히 조준했는지 조사하려면 과학 이론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한낱 물리학자가 범죄 사건, 그것도 살인 사건을 해결할 수 있겠냐는 나의 편견은 소설을 읽어갈수록 희미해졌다. 오히려 물리학자의 도움으로 과학수사가 빨리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설 사이사이에 주인공 물리학자 성환이 과학이론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서 소설을 읽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누가 드론을 조종해서 광화문 사거리 이순신 장군 투구에 시신을 걸었나'라는 질문의 답은 곧 밝혀진다. 그러나 범인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이유를 내세우고, 국민들은 범인을 옹호하며, 국가는 신기술을 가져오는 일에 힘을 기울인다. 과학 기술은 대체 무엇을 위한 지식인가. 역사적 상처를 벗어내기 위해서인가, 국가를 부유하게 하기 위함인가,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려는 것인가.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더 좋은 세상이 올 것이라 믿었던 적이 있다.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기술 발전에는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동시에 발생한다는 것을 말이다. 과학을 욕망의 도구로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 관점을 더한다면 파괴적인 똑똑한 악당은 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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