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정한 마야
멀린 페르손 지올리토 지음, 황소연 옮김 / 검은숲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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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부촌의 한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인 세바스티안은 현장에서 사망하고 그의 여자친구 마야가 공범으로 체포된다. 그녀는 어떻게 혼자 살아남은 걸까? 마야는 친구들을 쏜 게 맞는 걸까? 마야와 친구들은 어떤 일들을 겪은 거지? 마야는 공범 혐의를 벗게 될 것인가? 등 여러 의문을 던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마야의 남자친구 세바스티안은 그의 아버지를 죽이고 학교에 총기와 폭탄을 가져와 친구들과 선생님을 죽였다. 여자친구인 마야만 빼고. 그녀의 남자친구 세바스티안은 억만장자의 아들이며 누구나 친구가 되고 싶어 하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남자애이다. 세바스티안은 마야를 만나기 전부터 아버지와 갈등이 있었지만 아닌 척하고 지내왔다. 그러다 마야를 만나고 사귀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가 심해질 사건이 발생한다. 그때, 세바스티안이 자살을 기도할 정도로 심약해지고 그가 유일하게 의지하는 마야조차 세바스티안을 버거워할 때 어떤 어른이 그를 도우려 나섰는가? 모든 상황이 빠르게 나쁜 쪽으로 향해가고 있는데 브레이크를 걸만한 어른은 없었다. 마야의 시점을 통해 마야가 심리적으로 얼마나 힘들고 지쳤는지, 법정에서 하지 못한 숨은 이야기들이 하나씩 밝혀진다.

500페이지에 가까운 두꺼운 이 책에는 많은 이야깃 거리가 담겨 있다. 억만장자와 그를 떠받드는 사람들, 스웨덴의 다문화 실상, 총기 난사 사건이라는 결과에 이르게 된 다양한 이유, 당연하다고 믿는 것을 비트는 변호인들, 자기 잇속만 챙기는 모습, 다정한 가정의 실체 등을 낱낱이 파헤친다. 그것들은 청소년 범죄에 대해 결과만 보고 판단하던 내게 무관심으로 방임하고 있는 모습은 없는지 돌아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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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ming 경주 - 천년의 마음 천년의 노래 humming 허밍 시리즈 1
허선영 지음, 김동율 사진 / 아이퍼블릭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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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가수 앨범 같은 책을 만났다. 
humming(흥얼) 거리며 경주 곳곳을 누비고 소개하는데 여행 가이드 서적은 아니라고 한다.
이 책 뭐지? 경주 사진집 같기도 하고 경주 매거진 같기도 하고 경주의 숨은 장소와 인물을 소개하는 홍보자료 같기도 하고.
중요한 건 책의 짜임새가 깔끔하고 매끄러워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경주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남달라 나도 그 시선으로 경주를 바라보고 싶어진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경주가 주는 편안함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국내 여행지 중 경주는 국내인, 외국인 가리지 않고 모두 선호하는 여행지이다. 혹자는 어렸을 때 수학여행으로 자주 갔기 때문에 별 감흥이 없다고도 하는데 나는 그 어떤 여행으로도 경주를 제대로 다녀온 적이 없다. 벚꽃이 만발할 때, 단풍이 물들었을 때, 핑크뮬리가 하늘거릴 때 경주에서 찍은 인생사진을 SNS으로 보며 부러워만 하고 있다. 내게 경주는 인생사진을 찍을 만한 곳이자 문화유적이 산재되어 있는 곳, 딱 그 정도였다. 

그런 내게 <허밍:경주>는 경주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사진들로 날 유혹하고 계절의 변화에 따른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다음 여행지 리스트에 추가하게 만들었다. 양 페이지 가득 담긴 경주의 매력을 보는 순간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 없다.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내용은 인터뷰 부분이다.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지고 최고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분들의 이야기 때문에 경주를 방문해야 할 이유가 더 생겼다. 직접 가서 맛보고 눈으로 확인하고 도전받아야지.

고분과 왕릉만 가득한 옛날 도시로 치부했던 경주를 다시 보게 해준 
<허밍:경주> 책이랑 먹거리 싸 들고 소풍 삼아 경주에 놀러 가고 싶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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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SNS부터 에세이까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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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책의 목표는 독자가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거나 용기를 내어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일에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는 성공했다고 본다. 일기라도 쓰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Q. 특별한 경험이 없을 때, 그 경험을 어떻게 재미있게 말할 수 있나요?

흔치 않은 경험에 대한 글만큼이나 흔한 경험에 대한 글이 잘 팔리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이 너무 평범하고, 생각도 평범하고, 글도 평범하다. 그런 것을 두고 공감을 얻는 글이라고 부릅니다. 남들도 하는 경험이기 때문에, 작가와 독자가 서로 닮은 꼴을 발견했기 때문에 거기서 재미가 생겨난다는 말입니다.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 중 하나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방법을 알려준다는 글귀였는데 저자는 '공감'은 특별하고 뛰어난 어떤 경험이 아닌 누구나 겪은 평범한 경험에서 온다고 말한다. 요즘 주목받는 베스트셀러도 인기 작가나 전문인이 아닌 일반인이 자신이 겪은 내용을 솔직하고 이해되도록 쓴 글이라고 한다. 멋지고 화려한 삶이 아닌 출퇴근에 한 번쯤 지나쳤을 그 직장인이 쓴 회사생활의 고단함이 독자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것이다.

<씨네 21>에서 9년째 기자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4권의 책을 낸 작가이자 수십 곳에 영화와 책에 대한 간행물을 쓴 평론가이며 수많은 글을 읽고 고치고 수정하는 편집가이고 이미 여러 곳에서 글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강사이다. 나는 작가의 책을 처음 접했지만 친한 언니가 글쓰기에 대해 조목조목 알려주는 친근함이 책 속에 담겨 있었다. 주제 선택, 퇴고 노하우, 에세이 출판, 글쓰기 Q&A의 내용이 들어있다. 즉, 한 권의 에세이로 완성하기까지 단계별 가이드를 제시한다. 게다가 책 읽는 사람보다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 더 많은 이 시대에 쉽고 재미있는 글을 쓰는 비법을 조목조목 세세하게 알려주니 어찌 아니 반가우랴!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하고, 글을 쓸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고,
처음부터 잘 쓰는 글이 아닌 꾸준히 써나가는 성실함을 강조하고,
궁금한 부분은 쏙쏙 뽑아서 알려주니

이 책도 많이 사랑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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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 떴을 때 빵 냄새가 나면 좋겠어
발라 지음 / 콜라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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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빵순이'인 내게 제목부터 사랑스러운 책이 도착했다. <아침에 눈 떴을 때 빵 냄새가 나면 좋겠어>인데, 표지에는 식빵을 이불 삼아 덮고 편안하게 자고 있는 아이가 그려져 있다. 빵 이불을 덮고 자면 아침에 눈 떴을 때 빵 냄새가 나서 저절로 눈이 떠질 것 같은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된다.

저자 발라는 기분에 맞는 빵을 추천해주는 <빵의 위로>라는 책으로 이미 빵 이야기를 선보인 적이 있는데, <아침에 눈 떴을 때 빵 냄새가 나면 좋겠어>에도 빵 이야기가 가득하다. 맛있는 빵이 주는 소소한 행복을 아는 작가는 그 행복을 우리에게도 전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어 계절마다 당기는 빵을 소개한다. 포근하고 먹음직스러운 실사판 빵 그림에 귀여운 캐릭터까지 더해진 사랑스러운 일러스트가 오른쪽을 장식한다. 왼쪽에는 그 빵의 느낌이나 맛, 식감, 간단한 이야기가 곁들어져 있다. 빵을 좋아하고 빵을 먹을 때 행복하다는 작가의 기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글과 그림들로 가득하다. 너무 사랑스러운 이 책을 읽으며 정말 행복하면서도 계속 책을 덮을 수밖에 없었는데, 입안에 침샘이 가득해서 더 읽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었다. 아직 먹어보지 못했지만 맛있어 보이는 말차 티라미수, 시금치 카스텔라, 단호박 케이크, 크림치즈 케이크, 에멘탈치즈빵 등에서 나도 좋아하는 병아리 빵, 폰데링, 치즈 고로케, 버터링, 몽쉘, 후렌치파이, 땅콩과자까지! 세상의 맛있는 빵이란 빵은 다 선보인다. 각각의 빵에서 고유의 매력을 어찌 그리 잘 찾아내는지 저자는 빵과 교감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빵 소개뿐 아니라 빵을 먹고 떠오른 행복한 일상도 풍성하게 담겨있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좋아하는 빵만큼 많은 행복의 기억이 떠오르게 해 줄 것이고, 빵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일상의 긴장을 풀어줄 간식으로 한번 먹어보고 싶어질 것이다. 

배고플 땐 읽으면 안 되는 책, 
'빵순이 빵돌이'라면 환장할만한 책, 
잊었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소중한 선물 같은 책 ,
빵 한 조각에서 위로와 행복과 여유를 얻고 싶은 분께 

강력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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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토닥, 숲길 - 일주일에 단 하루 운동화만 신고 떠나는 주말여행
박여진 지음, 백홍기 사진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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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나에게 설렘, 즐거움과 기쁨을 선사하지만 동시에 여행 준비의 부담을 떠넘긴다. 시간, 비용, 계획, 먹거리 준비 등 생각만으로도 버거운 일들로 인해 '가고 싶다'는 소망만 갖고 쉽게 떠나지 못한다. 게다가 주말여행이라니! 주말엔 쉬어야 하는데 여행이 쉼과 위안이 되는 것 아닐까, 길에서 보내는 시간들로 인해 피곤만 쌓이는 것 아닐까 하는 염려가 크다. 주말여행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나에게 슬며시 다가와 '주말여행, 가볼까?'라는 마음이 들게 한 책이 바로 <토닥토닥, 숲길>이다. 

이 책은 번역가 아내와 기자 남편이 주말마다 전국을 누비며 알아낸, 걷는 것만으로도 휴식과 힐링이 되는 16개 소도시(강화 교동도, 춘천, 파주, 횡성, 영월, 태백, 정선, 하동, 공주, 구례, 화순, 안동, 괴산, 청도, 거제도, 남해) 62곳의 산책길을 알려주는 여행안내서이다. 맛집이 아닌 먹거리, 아름다운 길, 멍스폿 등 숨겨진 보석 같은 여행지를 쏙쏙 찾아 알려주니 여행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밖에. 

다만 저자처럼 주말마다 가볍게 떠날 시간, 돈, 부지런함, 여유가 내겐 없다. 종종 없는 것들로 인해 상실감을 깊이 느끼지만 이 책은 내게 없어서 가지 못하는 여행의 아쉬움을 글과 사진으로 채워주었다. 한 걸음 두 걸음 숲을 걷고 산을 오르며 시장을 탐방하는 시간이 고스란히 내게도 전해졌다. 작가의 뛰어난 표현력은 날 그때 그곳으로 데려다주었다. 한 글자 한 글자 읽으며 나도 작가와 함께 그곳을 걷고 이야기하고 먹고 쉬었다. 지금 당장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글로 달래주었다. 이야기로 찾아온 각각의 지역은 언젠가 내게 시간이 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역이 된다. 그전에는 몰랐지만 이제는 책을 통해 인연이 생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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