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숲길 - 일주일에 단 하루 운동화만 신고 떠나는 주말여행
박여진 지음, 백홍기 사진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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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나에게 설렘, 즐거움과 기쁨을 선사하지만 동시에 여행 준비의 부담을 떠넘긴다. 시간, 비용, 계획, 먹거리 준비 등 생각만으로도 버거운 일들로 인해 '가고 싶다'는 소망만 갖고 쉽게 떠나지 못한다. 게다가 주말여행이라니! 주말엔 쉬어야 하는데 여행이 쉼과 위안이 되는 것 아닐까, 길에서 보내는 시간들로 인해 피곤만 쌓이는 것 아닐까 하는 염려가 크다. 주말여행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나에게 슬며시 다가와 '주말여행, 가볼까?'라는 마음이 들게 한 책이 바로 <토닥토닥, 숲길>이다. 

이 책은 번역가 아내와 기자 남편이 주말마다 전국을 누비며 알아낸, 걷는 것만으로도 휴식과 힐링이 되는 16개 소도시(강화 교동도, 춘천, 파주, 횡성, 영월, 태백, 정선, 하동, 공주, 구례, 화순, 안동, 괴산, 청도, 거제도, 남해) 62곳의 산책길을 알려주는 여행안내서이다. 맛집이 아닌 먹거리, 아름다운 길, 멍스폿 등 숨겨진 보석 같은 여행지를 쏙쏙 찾아 알려주니 여행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밖에. 

다만 저자처럼 주말마다 가볍게 떠날 시간, 돈, 부지런함, 여유가 내겐 없다. 종종 없는 것들로 인해 상실감을 깊이 느끼지만 이 책은 내게 없어서 가지 못하는 여행의 아쉬움을 글과 사진으로 채워주었다. 한 걸음 두 걸음 숲을 걷고 산을 오르며 시장을 탐방하는 시간이 고스란히 내게도 전해졌다. 작가의 뛰어난 표현력은 날 그때 그곳으로 데려다주었다. 한 글자 한 글자 읽으며 나도 작가와 함께 그곳을 걷고 이야기하고 먹고 쉬었다. 지금 당장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글로 달래주었다. 이야기로 찾아온 각각의 지역은 언젠가 내게 시간이 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역이 된다. 그전에는 몰랐지만 이제는 책을 통해 인연이 생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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