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 - 다자이 오사무 단편선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욱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안사는 게 좋을 것이다. 이 책에 실린 다자이의 단편중에는 분명 국내 초역의 작품도 있다. 그렇다면 초역작품은 완역으로 소개해야 옳지 않을까. 하드커버 표지나 속지의 각혈한 핏자국같은 디자인은 때깔나게 해놓구서 내용은 이따위로 초를 쳐놓는건가. 하다못해 역자 서문에라도 밝혀놓아야 옳지 않은가. 소위 요즘 잘 나는 두 명의 무라카미라든가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도 아니고 굳이 50년도 더 전에 활동한 다자이 오사무의 책을 찾는 사람들의 심리라는 걸 출판사는 모르는 건가? 알면서 이렇게 덕지 덕지 본문을 가위질하고 제멋대로 줄여놓는 것은, 결국 독자를 속이는 거다.  읽는 독자들의 가독성과 편의를 위해서 줄였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해도 되는 독자층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다자이를 찾는 한국의 독자들은. 나는 뭐 다자이 오사무를 아주 좋아하는 독자는 아니다. 그래도 할인을 해서 팔천 얼마에 이 책을 사놓고 나서 쭉 읽다가 뭔가 이상해 기존에 나온 번역본들과 비교를 해보고는 그제서야 경악을 해버렸다.  이글을 읽으신 분들은 <여학생>같은 것은 기존에 나온게 있으니 서점에 서서 맨 첫머리만 비교를 해보기바란다. 어떤 만행이 저질러져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아동용 축약본을 의도로 해서 나온 게 아닐 꺼다. 그러니까, 혹 다자이의 팬이거나, 설마 이 책으로 다자이의 작품 세계에 첫발을 내딛으시려는 분들이라면 이책을 구입하지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재미만 있으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분들은 제쳐두고 말이다. 그러니까 사실 이 번역본은 별 한개도 아니다. 그냥 품절요망 리스트에 오르는 물건이다. 이 출판사에서 책을 내버려서 다시 다른데서 온전한 텍스트로 나올지 어떨지 잘 모르겠다. 그냥 일본어를 공부해서 읽으라는 소리밖에 더 되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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