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 대백과
캐롤 스토트.자일스 스패로 지음, 문홍규 감수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나는 문외한인데 아이가 특별히 관심을 보이는 분야가 있으면 대략난감이다.

아이의 호기심은 끝없이 왜?를 물어 오는데 나는 아는바가 없으니, 글쎄...모르겠는데...로 얼버무리고 있자니 미안하기도 하고 당황스런 상황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궁금함을 속시원히 알아내지 못하는 아이도 속상하기는 마찬가지라 '왜 엄마가 이런것도 몰라?' 할 땐 자존심도 구겨지고 화도 슬몃 치밀어 오르는지라 나와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일은 무척 힘들고도 난감한 일이구나를 다시금 느끼게 된다.

 

도시에서 자랐음에도 유난히 별에 관심이 많은 아이는 어릴 때 부터 별을 관측(?)하느라 겨울엔 콧물을 줄줄 흘리면서도 바깥바람을 맞고 서있고 여름엔 모기에 뜯기는 것도 아랑곳 않고 여름 별자리 확인에 여념이 없었다.

나는 아무리 봐도 그 별이 그 별 같아서 어떻게 연결되어서 저게 궁수자리가 되고 사자자리가 되는지 천체망원경을 들여다 보면서도 아리송 하기만 한데, 감탄사를 연발하며 별자리 이름을 맞추어 나가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사람이 다 다르다구나..할 뿐이다.

 

별에 대한 관심이 많은 아이를 두는 일은 별을 윤동주의 서시 싯귀처럼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죽어가는 모든 것을 사랑해야'하는 아름다운 마음과는 또 다른 것이어서 황당한 일을 겪기도 한다.

뉴스에서 태양 흑점이 폭발해 전자파에 영향을 주어 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지도 모른다는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집안의 가전제품의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야하고 일식이나 월식이 있다는 날에는 목이 빠져라 (맨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음에도) 하늘을 쳐다보며 사진을 찍어야 하고, 운성충돌로 인해 지구멸망의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들리면 무서워서 잠을 자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니...아는게 병이라는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무한한 우주에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다 궁금해 하는 아이 덕분에 선택한 책이 <별자리 대백과>이다.


양장본으로 아이들 용이라 하기엔 두께도 만만찮지만 겉표지의 구성도 예사롭지 않다.

나처럼 어떤별을 기준으로 해서 봐야 물병자리가 되고 천칭자리가 되는지 모르는 문외한도 현재의 월과 날짜 시간을 맞추고 책을 들고 하늘을 보면 그 계절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별자리들을 모두 알 수있게 구성해서 신기하기만 했다.

 

나침반처럼 돌려가며 봄,여름,가을, 겨울 별자리를 다 알 수있게 했는데, 시간과 날짜까지 맞추어 볼 수있게 만들어져서 지고 있거나 뜨고 있는 별자리까지도 파악되어 문외한도 금방 찾을 수있는 획기적인 구성이다.

7월의 별자리가 게자리인데 게자리별이 어떻게 생겼고 어디쯤 있지? 하는 고민 따위는 더이상 얘기거리가 안되는 책이다.

단지 책의 두께가 있어 무거워 오래 들고 있을 수 있는 근력이 있는지만 걱정하면 된다. ^^

아파트 창문으로 보면서 관찰 할 수있어 굳이 바깥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지만 도심인지라 하늘의 별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게 문제다.

 

아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빨리 가을이 겨울이 와서 그 계절의 다른 별자리도 관찰하고 싶어서 난리다.


단순히 별자리만을 관측하고 알려주는 책이라면 <대백과>라는 제목이 붙지 않았을 것이다.

별자리 길라잡이 쯤 되었으리.

<별자리 대백과>라는 제목에서 짐작하듯 우주에서 나타나는 모든 현상들과 별에 대해 총망라해 놓은 그야말로 별자리에 대한 보고같은 책이다.

탱양계의 행성들과 초롱초롱한 빛을 내는 항성, 별들을 연결해 별자리 지도 만드는 법, 은하계에서 일어나는 일들, 우리가 해 볼 수있는 별 관측 방법까지.

하늘에 반짝이는 별에도 다 이름이 있고 특징이 있고 방향이 있다는 사실은 이전에는 막연히 알고 있었지만, <별자리 대백과>를 통해 알아가는 동안 마치 현미경으로 우주를 들여다 보는 듯한 환한 길잡이를 만난 것 같았다.

아이가 그토록 원했고 나도 그토록 찍고 싶었지만, 일반 카메라로는 어림없는 월식의 모습이다.

월식이 일어나는 동안 찍은 여러 자으이 사진을 합성한 것인데, 월식은 보름일 때에만 일어나며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리워져 생긴다고 한다.

이 또한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인데, 월식이 일이나는 밤을 배경으로 여러 영화가 만들어 졌던 걸 생각하면 월식이란 환상적이면서도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묘한 매력을 가진 현상임에 틀림 없는 것 같다.

보기에도 정말 아름답다!!


달이 그냥 달인 줄 알았는데 달은 행성주위를 돌고 있어서 위성이라고 아이가 말한다.

아, 달이 위성이었구나!

나는 달이 달외엔 아무것도 아닌 줄 알았다.

우리와 가장 친근하고 인류의 발자취를 남긴 별이기도 하니 달을 관측하기가 가장 쉽고 맨눈으로도 관측이 가능하니 담만큼 만만한 위성도 없지 싶다.

달에 나타나는 현상이야 들은 바가 있지만, 달에도 여러가지 지명이 있고 가장 밝은 위성이라는 게 왜 이렇게 새삼스럽게 느껴지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북두칠성 작은곰자리에 대한 설명이다.

별이 위치하는 위도와 특징등을 나타냈는데 별자리라는 이름을 가진 별들에 대한 설명이 줄줄이 이어진다.

별자리 이름은 들어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관측할 수 없는 별자리들도 많다는 설명에 아이는 얼마나 또 실망을 하는지 책을 들고 극락조 자리, 카멜레온 자리....가 보이는 남반구로 슝 ~날아가고 싶었다.

별자리가 가진 이름에 대해 신화에서 나온 얘기도 살짝 곁들어져 있어 더 재미있었다.

우주..들여다 보고 있을 수록 신기한 것 투성이다.

옛사람들이 하늘의 별을 기준 삼아서 길을 찾고 항로를 정했다는 얘기를 듣고도 어떻게 늘 움직이는 별을 보며 길을 찾고 방향을 가늠할 수있었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서 별을 보는 방법만 알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유보적인 자세가 되었다.

내가 아는 건 북극성과 큰곰자리가 전부였는데 이토록 많은 별들이 시간과 계절을 달리해가며 운집하고 빛나고 있구나 경이롭게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아이에게 물어서 알게 되고 책을 통해 알게된 아주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별에 대한 지식이긴 하지만.

 

너무 과학적으로 접근해 보통의 아이들이 갖는 별에 대한 순수성과 낭만을 잃어 가는 건 아닌지 쵸큼 염려스럽기도 하지만, 큰 우주에 떠있는 작은 지구별에 사는 내 모습을 들여다 보며 때론 대범하게 때론 겸허한 마음으로 자라나는 아이가 되길 바랄 뿐이다.

 

별을 사랑하고 우주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내 아이에게 소중하고 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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