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 어린이 한국사 첫발 4
청동말굽 지음, 경혜원 그림 / 조선북스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 곳곳, 아니 가까운 우리 주변만 둘러보아도 크고 작은 비석 하나 둘 쯤은 쉽게 발견할 수가 있다.

이름이 알려지거나 깊은 뜻이 있어 주변이 잘 정리되고 전각 안에 귀하게 모셔진 비석도 있지만 골목 어귀나 동네 앞에 동그마니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곳에 우뚝 혼자 서있는 비석도 많다.

오래토록 서 있는 나무나 바위처럼 풍경의 일부가 되어 아무 관심도 받지 못한 채 묵묵히 서있는 비석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비석의 비문은 대부분 한자로 적혀 있어 그 뜻을 읽어 내지 못해 담긴 사연을 알수 없으니 더 홀대를 받게 되는게 아닌가 싶다.

유명한 비석 앞에는 그 새겨진 뜻과 담긴 사연들이 한글로 번역되어 있어 아하~! 이해가 가곤 하는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비석들이 세운 뜻과 사연에 걸맞는 대우와 인정을 받고 있는 비석이 드물다는 게 내 생각이다.

비석은 그냥 큰 돌 덩어리가 아니라 당시의 큰 사건과 애절한 사연을 적어 넣은 역사의 한 페이지이구나..하는 걸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비석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에 수록된 비석들은 비교적 우리 한국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과 연관이 있고 제법 알려진 이야기들의 사연들을 들려주고 있어 비석에 담긴 사연과 역사적 사건들을 연결시켜 이해하게 되면서 비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1장, 어질고 강한 왕을 기면하는 비석에서 광개토대왕릉비와 서울 북한산 신라 진흥왕 순수비, 태종무열왕릉비는 영토확장에 앞장섯던 대표적인 왕들의 업적을 담은 비로 멋있고 자랑스러웠다.

2장,역사의 숨은 공로자, 백성을 기리는 비석에서는 전쟁을 도운 백성, 주인의 의로운 죽음을 알린 노비, 전국을 돌며 상권을 장악했던 부보상들의 이야기, 아비를 위해 지극 정성을 다한 효자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비석이 거창하고 이름있는 사람들의 전유물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어서 더 친숙해졌다.

3장, 반복 되어서는 안 될 역사를 간직한 비석에서는 애통함과 서글픔을 지울 수 없었지만, 이런 역사도 우리 역사이니 기록에 남겨 후손에게 반면교사가 될 수있음을 느꼈다. 삼별초항쟁배, 서울 삼전도비, 장충단비, 김포 개화산지구 전투위령비가 그 대표적인 예로 나왔다.

4장, 독립된 나라를 위한 다짐을 모으는 비석 편에서는 우리나라 근대사와 연결된 비가 많았는데, 쇄국정책을 고수한 대원군의 척화비와 대한제국의 황제임을 알린 고종즉위40년칭경기념비,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친 3.1운동의 뜨거운 정신을 담은 대원각사비를 보면서 종이에 적은 글보다 돌에 새긴 글들이 주는 명료함이 우리의 역사를 더 분명히 해 주는 것 같았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책이라 비석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비석이 세워지게 된 역사적 배경과 비석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간단히 나타나 있다.

비석이 세워질 당시의 역사적 사건은 따로 지면을 할애해 보충설명해 두었는데, 눈 밝은 아이들이 꼼꼼히 읽으면 역사 공부에도 도움이 될 좋은 자료였다.

그림과 함께 이야기를 들려주듯 구성된 내용도 아이들이 비석에 얽힌 사연을 쉽게 이해하도록 해 주어 크고 작은 역사적 사건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해 주어 좋았다.

이 책으로 인해 더 깊은 역사공부와 역사적 인물탐구에 호기심을 갖는 기회가 될 것 같았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더 깊은 역사공부로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기에 충분한 좋은 책이었다.

곳곳에 세워져 홀대를 받고 있는 비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매일 오고가는 동네 길에서 마주치던 비석들이 생각나면서 그들은 무슨 연유로 그 자리에서 이 오랜세월을 꿋꿋이 버티며 서있는지 갑자기 궁금해 지기도 했다.

내일 당장 그 몸에 적힌 사연들을 찬찬히 확인해 보고 아이와 이야기 해 보아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

(어려운 한문이거나 긴 문장이 아니어야 할텐데...ㅠㅠ)

누가 돌아보지 않아도 묵묵히 가슴에 지닌 채 당시의 이야기를 간직해 온 비석들!!

그들도 우리 문화유산의 일부이고 그들이 간직해 온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에도 배워야 할 일과 반성해야 할 일들이 많음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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