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 어린이 한국사 첫발 3
청동말굽 지음, 김혜란 그림 / 조선북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다리에 얽힌 이야기라면 조선초 정몽주와 이성계와의 정쟁 싸움에서 이방원의 철퇴에 맞아 숨진 곳으로 명명되는 선죽교가 다였다. 대한민국의 발전사와 맞물려 수많은 다리들이 만들어지고 부숴지고를 반복했지만, 어릴때 배운 각인된 기억이라 그런지 수많은 다리들 사이에서 생각나는 다리는 선죽교 밖에는 잘 떠오르지 않았었다.

 

<다리가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를 읽으며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자태와 사연이 담긴 다리들이 많구나..를 새삼 느끼고 다리마다 담긴 한구사의 애잔하고 의미있는 역사들에 새롭게 눈을 뜨는 시간이었다.

 

1장. 백성을 사랑하는 어진 와의 마음이 깃든 다리 - 살곶이 다리, 만안교, 수표교.

2장. 곧은 절개를 지닌 선비들과 함께한 다리 - 선죽교, 판석보.

3장. 깊은 궁궐의 비밀스런 기억을 가진 다리 - 월정교, 취향교,지당석교.

4장, 전쟁의 아픔을 겪은 다리 - 남박다리, 여수흥국사 홍교, 한강대교, 자유의 다리.

5장. 특별한 기억을 자진 다리 - 사근다리, 상섶다리, 성수대교.

 

5장으로 나누어진 테마에 맞춰 사연이 비슷한 다리들을 묶어 총 15개의 다리에 담긴 사연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익히 들어 온 다리도 있지만,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다리들이 더 많아 생소함을 더했지만, 그 다리마다 담긴 사연을 읽고는 마음이 짠~ 해지기도 하고 한국사의 아픔들이 고스란히 다리에 새겨져 있음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 진도 남도석성 앞의 남박다리

 

몽골에 대항해 고려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무릎을 꿇지 않은 삼별초들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다리라고 한다.

몽고에 대항한 저항정신이 담긴 다리라고 생각하니 그 시대의 아픔이 함께 했으리란 짐작을 쉽게 할 수있지만, 다리에 깃든 아픈 한국사의 단면을 잠시 접어 두고 , 눈으로 감상하기에도 어찌나 아름다울뿐 아니라 소박하면서도 정교한지 보는 내내 감탄을 마지 않았던 다리다.

돌 하나 하나의 정겨움과 둥근 아치형의 완벽한 조화, 균형미까지 느껴져 건축이나 조형을 공부한 적이 없음에도 탄성이 절로 나왔다. 뒤로 울타리처럼 쳐진 남도석성의 배경까지 훌륭한 조화를 이뤄 우리다리의 멋과 아름다움을 한꺼번에 느낄 수있었다.

책을 들고 꼭 한 번 이 다리를 보러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한 다리다.

다리에 담긴 시대적 상황을 그림과 함께 보여주면서 아이들이 잘 알지 못하는 역사적 사실을 따로 설명해 주는 배려까지 있어 역사 공부에도 도움이 되게 하였음도 고마웠다.

당시의 상황을 어렵지 않게 구성한 이야기와 함께 남박다리가 남도석성 앞에 세워지게 된 상황을 읽다 보면 옆에서 맛갈나게 이야기를 잘 하는 할머니 무릎에 누워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몽고항쟁을 배울 땐, 지루했던 시대적 상황이 다리에 담긴 옛 이야기를 듣는다고 생각하니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아이의 대답을 흐뭇한 모습을 지켜 볼 수있었다.

옛 시대속에 나오는 다리 뿐 아니라 근대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성수대교에 담긴 가슴아픈 사연들도 다리를 보는 시각을 달리 하게 되었다.

돌이나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뿐 아니라 철근으로 만들어진 다리도 우리의 역사가 되는구나...를 생각하며, 사람을 위한 다리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비극은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튼튼하게 잘 만들어야 한다는 교훈을 배우기도 했다.

등교하는 학생들, 출근길의 일반 시민들, 그위를 지나가던 자동차에 탔던 사람들이 느닷없는 사고에 목숨을 잃은 걸 생각하면 안전에 대한 불감증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의 일이지만, 얼마되지 않은 사건이라 아이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말 이런일이 있었냐? 수차례 물으며 읽는데, 다리를 건널때 성수대교를 생각하며 혹시, 이 다리가 무너지면 어쩌나..하는 괜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했다.

책의 마지막에 부록으로 첨부된 다리야, 너 어디 있니?는 이 책에 소개된 다리가 있는 위치와 다리가 갖고 있는 역사적인 기록들, 특징을 요약해 정리해 두었다.

이 기록들만 보아도 각 다리의 개성을 한 눈에 비교하고 역사적인 사건을 익히는데 부족하지 않다.

 

책으로 배우는 역사에서 조금 벗어나 우리나라에 산재해 있는 다리로 배우는 역사는 다리라는 소재로 국한되는 단점이 있지만, 다리를 통해 그 시대의 아픔과 사연을 연결시켜 쉬 잊혀지지 않게 각인시켜 주어서 좋았다.

더우기, 아이가 주변의 사물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되고 동네에 놓인 다리도 예사로 보지 않는 관찰력도 좋아졌음도 덧붙인다.

 

역사라는 시간들이 존재했기에 지금 우리가 숨쉴 수 있는 것이고, 우리도 언젠가는 역사속의 한 페이지로 기록될 것임을 안다.

역사와 역사를 이어주는 다리가 우리가 되 듯, 다리와 다리속에 담긴 많은 이야기들 또한 우리의 모습임을 느낄수 있었다.

 

우리의 이야기이자, 우리 민족의 이야기!!

생생하고 재미있는 다리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 번 조상들의 멋과 강인하고 아름다운 정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날씨가 좀 더 따뜻해 지면 책을 들고 아이와 함께 현장학습을 떠나자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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