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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가 아름답습니다 ㅣ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 4
이철수 지음 / 삼인 / 2008년 12월
평점 :
'그림으로 시를 쓴다'라는 평을 받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 판화가 이철수님은
1981년 첫 개인전 이후 1980년대 내내 탁월한 민중 판화가로서 이름을 떨쳐왔다.
그는 1981년 이후 국내의 국내 주요 도시와 독일, 스위스, 미국 등지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지금은 충북 제천 외곽의 농촌에서 아내와 함께 농사를 지으면서
판화 작업을 하고 있다.
단아한 그림과 글에 선적인 시정과 삶의 긍정을 담아내는 이철수의 판화들을
개인적으로는 이 책 <있는 그대로가 아름답습니다>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편식이 심한 책읽기부터 시작해서 너무나 폭이 좁은 나의 교양 지식이
이번 처럼 부끄러웠던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이 책 <있는 그대로가 아름답습니다>를 통해서
뒤늦게나마 이철수님의 판화를 감상하게 되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있는 그대로가 아름답습니다>는 그의 엽서 중 최근 2년간의 140통을 골라 엮어 놓았는데
은은하면서도 아름다운 글들과 판화 작품들은 보는 내내 읽는 내내
독자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이 책에 실려있는 엽서들은 판화가 이철수가 제천 외곽의 농촌 마을에서 아내와 함께 농사를 짓고,
판화를 새기며 지내는 동안 그가 '이철수가 사는집'이라는 사이트를 통해서
매일 사는 이야기를 엽서로 쓰고 그린 것들이다.
그래서인지 평범하듯 보이는 이철수의 일상 속에는 비범함이 살아 숨쉬는듯 하였다.
작은 등불 하나, 촛불 하나, 딱새 한마리를 가지고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멋지게 다가왔다.
요즘처럼 정보화 사회, 하이 테크놀로지 시대에서 이철수 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많은 것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전동칫솔로 이를 닦고 인스턴트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설거지와 빨래, 청소는
기계과 대신해주며 자동차를 타고 출근하여 하루종일 앉아서 근무를 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이철수씨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꼭 7,80년대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그 속에는 사람들간의 정과 사랑, 아름다움이 넘쳐흐르고 있다.
늘 빠르고 비싸고 좋은 물건, 새로운 물건 즉 신상품만을 원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이 책 <있는 그대로가 아름답습니다>는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역설적으로 가르쳐주고 있다.
짧다면 짧은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 늘 도시에서만 살아 본 난
이 책을 읽고 난 뒤 이철수님처럼 자연과 함께 하는 인생을 꿈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