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ond Miracle - 대한민국 두 번째 기적을 위한 미래전략
황훈진 지음 / 예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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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훈진 저자는 경영전략 전문가이다.

기업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한다.


현재 내게 경제는 너무도 멀고도 어려운 이야기다.

요즘들어 부동산 이슈와 개인의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만 그 마저도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코로나로 많은 것이 변하고 모든 것이 혼돈인 이 때, 세계 경제의 흐름 이야기와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에 대해 알 수 있는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전문가에게 강연 듣는 기분으로 읽어보았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미래 전략(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 전에 선행되어야할 미국과 중국 간 글로벌 패권 경쟁에 대해 분석한다.


제2장

미,중 간 글로벌 패권 경쟁


미국은 압도적인 경제력, 정치력 그리고 군사력을 기반으로 한 달러 기축통화로 전 세계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패권적 우위에 있으며 글로벌 분업 체계를 관리 감독한다.

중국은 존 세계가 피룡한 의류, 잦ㅂ화 등 commodity성 공산품과 내구재를 가장 값싸게 생산할 수 있는 비교우위로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급 성장했다.

(p.24)


한국사를 공부하며 서양 열강국들이 왜 식민지가 필요했는지에 대한 내용을 들었던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내수 시장만으론 더 이상 발전을 하지 못하기에 식민지를 통해 잉여 물품을 소비하고, 부족 물품을 공급받는 지배국 입장에서 절대 유리한 관계가 만들어졌었다.

저자는 전 세계가 철저한 분업체계라고 말한다.

현대에 와서 식민지의 개념이 아닌 각국이 상생을 위해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며 사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강대국에 속하는 나라들은 거래대상이 되는 고유의 물품(유형 혹은 무형)을 가지고 비교우위를 점하며 발전하고 있다.

그 나라들에 대한 글로벌 분업체계를 관리 감독하는 나라가 미국인데 특정 나라에 대한 지원 또는 제재로 그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기도 한다.

그 예로 일본의 반도체 패권을 저지하기 위해 한국에 반도체를 장려한 미국의 정책으로 한국은 반도체 강국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고, 중국의 개혁 개방을 위해 80년대 부터 중국산 공산품을 수입함으로써 중국의 산업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

글로벌 분업체계에 참여한 국가들은 미국 달러를 기축통화르 사용하여야 하며, 이는 달러가 글로벌 분업체계에서 유일한 유동성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각 국가들은 운전자금, 대외지급준비 및 벌어들인 유동성 축적 등의 목적으로 일정 규모이 외환보유고를 유지해야 한다.

오랜 시간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던 미국에 대응하는 세력들이 등장하며 힘싸움을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국가인 중국은 아직 공산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관계로 중국의 변화가 가져올 매중간 패권 경쟁에 대해 살펴본다.

시나리오 변수는 다음과 같다.

중국은 저가 공산품을 가장 값싸게 제조하는 역량을 보유하여 세계의 공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동아남 국가들과 동유럽 국가들이 이 기능을 대체해 나가고 있다.

만약 이런 전 세계적인 견제가 작동한다면 중국의 글로벌 분업체계에서 차지하는 지위가 낮아질 것이다.

또한, 지난 몇 십년 간 급속한 경제서장으로 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급속히 올랐다. 향후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거나, 불확실성이 증대되어 투자자본의 대탈출이 발생한다면 자산 버블의 붕괴, 금융부실화의 경제 공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은 국가주도 경재개발로 미래 시장의 잠재력 확보와 선점에 기반을 핵심으로 하기에 성장하지 못하거나 판로가 막히면 곧바로 대부모 손실로 이어진다.

공산품 생산으로 입지가 약해질 것을 우려해 산업구조의 변화를 주도하지만 중국 기업에 대한 글로벌 차원의 견제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정치민주화로의 열망이 제2의 텬안먼 사건 발생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산당 내 권력 투쟁으로 내전 발생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소수민족의 독립 주장으로 통제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저자는 이러한 다양한 변수들 중 산업구조 변화의 성공 여부와, 정치적으로 민주화 여부가 중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이에 따라 4가지 전개가 예상된다.


1. 거인의 침몰(Collapse of Giant)

중국의 산업구조 개편이 실패하고, 동시에 정치문주화가 달성되는 상황으로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패배한다.

중국 내 민주화 및 중앙정부 통제력 약화 등으로 소수민족의 독립 이 발생한다.

경제 위기로 글로벌 구제금융 및 무역 지원이 필요할 경우 중국 금융과 산업은 해외 금융 및 산업자본의 영향력 아래로 들어가 기존의 저가 공산품 생산이라는 축소된 역할로 글로벌 분업체계에 재편입된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과 패권 경쟁에 도전하는 것은 불가능 할 것이다.


2. 새로운 민주국가의 탄생(New Demo)

중국이 산업구조 개편에 성공하면서 동시에 정치민주화를 달성하는 상황으로 미국과 패권 경쟁에서 적대적 관계보다는 협력, 부완 및 경쟁적 관계로 대등한 지위를 확보하는 상황이다.

경제적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이 세계의 선두권으로 올라서며 냇시장도 활성화되어 미국과 대등한 경제규모로 발전한다. 미, 중간 글로벌 패권 경쟁이 경제적 측면에 집중될 것이다.


3. 마오쩌동 시대로의 회귀 (Back To Mao)

산업구조 개편에 실패하는 반면 공산당 일당독재 체제가 유지되는 상황이다.

위기에 빠진 공산당 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개혁 개방 세력을 제거하고 과거 폐쇄된 국가로 돌아가는 것이다.


4. 중국의 시대(Pax-China)

산업구조 개편이 성공하며 미국에 버금가는 중국향 글로벌 대진영을 구축하는 상황으로 미국과이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은 상당 부분 위축되고, 상황에 따라서는 철수할 수 도 있다.

따라서 기축통화를 둘러싼 달러와 위안화 간 유동성 경쟁이 발생하게 될 수도 있다.

현재 미국은 대중국 산업구조 개편에 전방위적으로 견제하고 있으며, 중국의 정치민주화 열망을 지원하고 있다.

기존 패권 국가인 미국과 신흥 강대국인 중국이 현재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



제3장

우리나라의 전략


그렇다면 우리 나라는 어떤 전략으로 대처해야할까?

우리나라는 현재와 미래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제대로된 '국가목표'가 없다는 것이다.

국가 목표가 없으니 정권에 따라 너무 상반된 정책이 나오고 국가 운영의 체계성, 일관성, 지속성 등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에 국가 목표 설정이 시급하다.

박정희 대통령시절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세"라는 국가목표를 기반으로 발전 단계별 하위 모교를 설정하고, 과제를 구체화한 로드맵을 활용해 국정을 이끌었다.(독재라는 방법을 택한 것은 비판점이 된다.)

이에 국력적인 측면에서 현재 10위권을 넘어 Top3, Top4 수준의 경제 대국이 됨과 동시에 글로벌 차원에서 영향력을 보유한 강대국이 되는 것을 국가목표로 설정할 수 있다.

또한, 국가 수준적인 측면에서 "초일류국가"를 지향할 수 있다.

선진화된 정치, 성장과 분배가 고른 경제, 구조적 갈등이 평화적으로 조화롭게 해결되는 사회, 세계를 선도하는 문화 등 글로벌 차원에서 벤치마팅 대상이 되는 국가가 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강대국이 되기 위해 나라의 규모(인구와, 영토)를 넓히고, 경제수준도 증가시켜야 한다.

외적으로 통일, 내적을 혁신의 방법을 들 수 있다.

그 전략으로 결미(結美)/붕중(崩中)/통북(通北)/친러(親露)/극일(克日)을 제시한다.


우리나라가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중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중국이 붕괴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북한이 개방되어 통과할 수 있어야 하며 또한 미국과 러시아의 적극적 동의가 필요하며 일본의 방해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p.108~109


대내적으로 우리 나라의 혁신 방안으로 글로벌 융,복합 리더 국가로의 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

미래산업에 맞게 산업을 재정의하여 그게 맞는 지원고 규제를 적용하고, 주력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친기업 정책을 펼치고 핵신 인력 양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선행 조건으로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강화하고, 국가 목표의 전국민적인 공감을 얻어내고 전문인력 양성과 법의 단순화와 현실화가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세계 지도를 처음 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크기를 보고 너무 작아서 매우 놀랐다.

그에 비해 중국과 아메리카 대륙은...

많은 비율로 축소 되었기에 그 크기는 가늠할 수 없었지만, 우리 나라의 영토는 매우 작다는 걸 느꼈다.

그러나 이 작은 나라는 세계2차 대전 이후 독립한 신생국 중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수준에 오른 유일한 국가이며, 올림픽도 월드컵도 개최하였다.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냈고 K팝과 한류로 대변되는 엔터테인먼트 선진국으로 이름을 날리고도 있다.

또한, 전세계 인구를 패닉으로 몰아넣은 코로나 방역의 성공적인 예로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상 짧은 식견으로 봐도 대단한 나라다!!


저자가 제시한 전략들이 현 정권에서 실행되기가 쉬워보이진 않는다.

다음 정권은 전문가들이 이끄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된 것처럼 전문가가 이끄는 제대로된 국정 운영이 가능한 상태말이다.

철인정치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보수와 진보라는 두 진영이 서로에 대한 반대만을 일삼는 부끄러운 국회가 되지 않고, 진정 나라의 미래를 위하는 이들로 가득차야 할 것이다.

분단된 작은 땅덩이 대한민국에서 두번째 기적을 기대해본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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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런틴 - 코로나19와의 사투와 생존 과정을 새긴 40일간의 기록
김어제 지음 / 마음의숲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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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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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런틴

코로나19와의 사투와

생존 과정을 새긴 40일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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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저자가 여성 분인 걸 알고 너무 놀랐다.

힘있는 문체와 필명인 듯한 저자명(김어제), 건축공학 전공했으니 남자일거라 생각되었다.

그의 이력이 궁금해 검색을 해 보았지만, 따로 알려진 것이 없는 분이었다.

인터뷰한 글에서 모습을 찾아 볼 수 있었다.

글이 주는 느낌에서 더 멋짐을 품고 있을 것 같은 궁금증을 자아내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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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http://naver.me/5ykJkqiY

 

‘쿼런틴Quarantine’

격리, 검역을 일컫는 말로, 14세기 유럽 흑사병이 대유행할 당시 베네치아 의회가 입항하는 선박과 선원들을 40일 동안 격리 및 검역한 일에서 유래


책은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인 2019년 12월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1장

2019년 12월

뉴욕에서 네 번째 맞은 평화로운 겨울이었다.

그리고 기억 속 가장 힘들었던 해(19년)가 될거라고, 미래는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2장

2020년 1월

미국의 무시무시한 의료보험 이야기가 나온다.

청구되기 전 알 수 없는 진료비와 보험사가 거절하면 의료보험도 소용없다.

그래서 온갖 상비약을 쟁여놓고 질병 정보를 검색하는 것으로 병원 방문을 대신하며,

‘Netflix and ill(아플 때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넷플릭스를 무한정 보며 쉬는 것)’을 하는 사람이 된다.

놀라운 사실은 미국인의 파산 사유 1위가 의료비라고 할 정도로 미국의 의료보험은 빈익빈 부익부가 확실해 보인다.

아프면 안된다는 생각에 평소 위생과 건강관리를 철저히 한다.

그리고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는 많은 가짜 뉴스와 인종 혐오로 이어지고 저자 역시 그 대상이 될 수 있었다.

코로나가 걸리지 않길 바라며, 공들여 손을 씻기 시작했다.

 

3장

2020년 2월

2월이 되자마자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희생자들을 매장하지 말고 화장할 것을 권고하였다.

장례 과정에서 감염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들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노부부가 함께 코로나에 걸렸는데 아내가 먼저 죽어 치료 받느라 남편은 장례를 보지도 못하고, 시동생 혼자서 아내의 마지막을 지켰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가족들의 유무는 상관없다. 코로나로 세상을 떠난 사람의 장례는 바로 화장이고 그 절차도 가족대표 1인만 방호복을 입고 참관할 수 있다고 했다.

혹자는 이를 두고 개죽음이라고 했다. 운이 나빠 걸려 마지막 가는 길에 가족 친지나 친구들과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한 줌 재로 사라지니 말이다.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들조차도 장례식장에서 감염된 사례들이 속속 알려지며, 가족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는 사례도 있었다.

매우 서글픈 마지막이다. 하지만, 남은 사람들은 또 살아내야 한다.

코로나가 아직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았지만 저자는 장보기는 횟수도 줄이고, 먹을 거리를 조금씩 비축했다.

미뤄둔 집수리도 했다. 블로그에 글도 열심히 썼다

그 와중 뉴스 챙겨보는 일도 빼먹지 않았다.

한참 전 주문한 마스크는 오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시작된 사재기로 인한 계속되는 품절 현상과 가격 폭등.

예상 가능하면서도 코로나로 모든 것이 멈추는 지금 대책은 없다.

그리고 인종 차별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미국에는 집합적인 이민자, 독일에는 터키계 이민자, 프랑스에는 아프리카계 이민자, 영국에는 인도, 파키스탄계에 대한 증오 선동을 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p.64)


‘신천지 = 코로나’

이 공식은 대한민국을 흔들었다.

신천지 교인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했다.

코로나와 관련이 없더라도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누구나 공격받고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잘못된 일부로 인해 집단 전체가 욕을 먹는 상황은 옳지 못하지만,

일부 종교인들의 의아하기까지한 주장(기도로 코로나를 물리 칠 수 있다 등..)으로 특정 종교에 대한 혐오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자기 자신들이 최대의 피해자가 됨과 동시에 다른 공동체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p.82)

 

종교 성인들의 가르침은 인류를 구원하는 것이 아니였던가?

종교인들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4장

2020년 3월

하루 하루 모든 상황은 더 나빠진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항공권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뉴욕의 확진자 소식에 본격적인 사재기가 시작되어 장보기는 더욱 어렵게 되었다.

인종차별, 혐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코로나19의 전 지구적 대유행이 오고 난 뒤로, 적절한 때에 한국을 돌아가지 못하면 미국에서 인종차별의 대상이 됨과 동시에 제대로 된 치료도 받을 수 없을 거란 공포감이 들었다.

(p.115)

 

이방인으로 느꼈을 적대감과 코로나의 공포..

저자는 빨리 집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바이러스는 우연적인 사건으로 감염되는 것으로 출신이나 지역과 상관없이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건 차별과 배제가 아니라 협력과 연대”라며

“확진자를 낙인찍고 허위, 왜국 정보를 유포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행동은 삼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발표했다.

(p.116)

 

이 브리핑에 대한 저자의 칭찬은 발표자 옆의 수화통역자도 놓치지 않는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었다.

코로나를 겪으며 질본이 더 많은 권한을 가진 상급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다.

 

5장

2020년 4월 코로나19 생존일지

 

4월, 뉴욕은 코로나19에 함락당했다.

글을 쓰며 사실을 과장하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이 표현만큼은 전혀 과장이 아니다.

(p.155)

 

의료진들과 위험에 노출되고, 경찰과 응급구조 요원들 조차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

치료제가 없기도 하지만, 현실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대통령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이 모든 일들을 전문가들이 예측하지 못했을 리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상황을 파악하고 예측하는 능력은 있어도 그에 대처할 수 있는 권력은 없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자의 리더십이다. ......

수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큰 그림을 그리고 세부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였다.

(p.159)

 

그러나 몇몇 국가 지도자들은 모든게 아주 잘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 피해는 결국 국민들의 몫이었다.

3월 31일

P가 아프다.

저자의 남편에게 코로나 의심 증상이 발생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생활 공간을 분리한다.

하지만 저자의 남편이 저자와 접촉할 때 마스크를 쓰려하지않아 다툼을 하게 된다.

 

“털이 곤두설 정도로 머리끝까지 화가 났지만 아픈 사람에게 제대로 화를 낼 수도 없었다.

불평할 곳도 없었다.

세상에 내 편이 하나도 없다.“

코로나 감염에 대한 위험과 간병은 저자를 지치게하고, 고립된 생활은 힘들기만하다.

(p.186)

 

4월 18일

P의 열은 완전히 사라졌다.

코로나 검사를 받지 못해서 정확한 확진이라고도 아니라고도 할 수 없었지만, 저자의 남편은 몸을 회복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6장

2020년 5월

인천공항에 도착해 남편의 코로나 의심 증상을 알리고 동거인으로 함께 검사를 받게되고, 남편은 확진으로 안산의 생활치료시설로 음성인 저자는 집으로 향한다.

책 곳곳에 저자가 손을 꼼꼼히 씻고, 소독제를 사용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동거인임에도 음성인 것은 그 노력이 보상받은 것 같다.

이후 저자의 남편은 생활치료시설 입소 10일 만에 격리해제가 되고 저자는 2주간의 자가격리를 무사히 마친다.

너무도 다행이다.

 

7장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세계

이제 그 누구도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 갈 수 없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저자 역시 그 염려를 보낸다.


사람이 자연과 직접 부딪히는 곳에서 동물에게는 별 큰 문제가 아니었을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넘어와 치명적인 바이러스 되는 사건을 ‘스필오버 이벤트’라고 한다. ......

지난 50년간 인수공통감염병은 끊임없이 증가해왔다.

숲을 파괴하고 행해지는 농업, 목축업, 그로 인해 일어나는 야생 동물의 생태 변화가 주 원인이었다.

(p.275)

 

결국 자연에 대한 인간의 침략(?)과 파괴가 인류에게 화살이 되어 부메랑처럼 돌아오고 만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멈추지 않는 이상 ‘스필오버 이벤트’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우리 모두에게 당부한다.

 

여러분 자신에게도 책임이 따릅니다.

우리가 이 전염병을 정말로 끝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전염 과정의 일부라는 것을 알고 사회적 책임을 느껴야 합니다.

(p.286 미국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앤서니 파우치 박스)

 

책 말미에 부록으로 ‘셧다운에 대비하는 자세’라는 내용이 실려 있다.

마스크, 식품, 약품, 개인 위생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정확한 정보’부분은 공포를 이용한 마케팅, ‘카더라’통신, 그럴싸하게 포장되어 생산되는 가짜 뉴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출처가 명확하지 않으면 믿지 말고, 아무리 저명한 교수가 한 말이라고 해도 정말로 그러한 말을 했는지 확인해 보라고 한다.

한 사람의 전문 분야는 생각보다 좁고 깊어서, 바이러스학 교수가 의학 분야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한다면 신경쓰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코로나 블루와 후유증..

주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셀프 격리로 인한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다행히도 나는 이렇게 책을 읽으며 머리를 식힌다.

하지만, 티비를 보며 대리만족하고, 넷플릭스에 영혼을 빼앗긴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안전하자고 집에 있지만, 정신은 욕구 불만으로 안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또한, 간간히 만나게 되는 코로나 후유증에 대한 기사는 평소 건강하지 못한 나를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기저질환이 없지만, 면역상태를 비롯한 기본 수준의 건강도 장담하지 못하겠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 스스로가 ‘전염 과정’이 되지 않게 조심하고, 하루 빨리 코로나 백신이 빨리 개발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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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제야 알 것 같아 - 엄마가 되어서야 알게 된 엄마의 시간들
박주하 지음 / 청년정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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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게 된 저자, 박주하!

첫 번째 책 <이제 꼬리표는 떼겠습니다>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 책은 엄마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엄마가 되어서야 알게 된 엄마의 시간들..

 

막상 엄마라는 존재가 되었을 때, 나는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주인공으로서의 삶이란 먼 나라 이웃나라 이야기에 불과 하다는 걸 비로소 알게 되었다. (프롤로그 중에서..)

 

너무 공감되어 줄을 그어보고 몇 번이나 다시 읽어보았다.

온 몸으로 체감 중인, 내겐 너무 슬픈 말이었다.

 

자신의 삶이 힘겨워 돌아보지 못한 엄마의 인생을..

저자는 기억을 더듬어 이해해 보려고 한다.


1장 아픔은 기억을 조작한다.



어린 시절 이유를 알 수 없던 엄마와 아빠의 전쟁..

그 속에서 저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달을 보며 엄마 아빠가 싸우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소원을 빌고 숨 죽인 채 겁에 질려 덜덜 떠는 것일 뿐..

가난이 싫어 군인 된 아빠의 월급은 넉넉지 않았고, 근무지를 따라 스무번도 넘게 이삿짐을 싸고 풀던 엄마의 고단함..

국밥집 셋째 딸로 살며 고단했던 삶을 탈출해 아빠와 결혼하지만 아빠의 직업이 곧 엄마의 인생을 결정하게 될 줄이야.. 엄마가 바란 것은 안정적으로 자신의 가정을 꾸리고 사는 것이였을진대, 가난과 잦은 이동으로 더 고단한 삶을 살게된 엄마..

상처를 안고 다시 만난 엄마와 딸은 서로에게 고단했던 삶을 가슴에 안고 서로를 향해 소리치며, 서로를 괴롭힌다.

하지만, 저자는 엄마를..

 

어린 여자 아이는 종종 천정이 무너져내릴 것만 같은 고함소리와 함께 자랐지만 사랑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누가 그러더냐고? 내가 그렇게 답을 내렸다.

머리가 하얗게 새어 백발이 된 엄마는 무엇이든 자신보다 자식새끼 입에 들어가는 것을 봐야 속이 편하다는 사람이니까. (p.26)

 

다행이다.

서슬퍼런 모습으로 소리지르던 엄마의 모습이 아닌 누구보다 자식이 우선이였던 어미의 모습으로 기억하니 말이다.


2장 엄마의 엄마


여덟 살..

외갓집에서 눈 뜬 어느 날 아침, 엄마는 말도 없이 나를 남겨두고 가버렸다.

할머니는 엄마가 나중에 온다는 말을 할 뿐 이유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렇게 외가살이가 시작된다.

시골의 국밥집이었던 탓에 배도 부르고 피아노도 배울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이유 모를 행동들은 할머니와의 다툼으로 이어지고, 그런 할머니의 모습에서 엄마의 모습을 발견한다.

한 번도 보러 오지 않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이불속에서 눈물로 견뎌낸다.

 

엄마는 외가에 홀로 나를 떼어두고 추운 강원도 산골짜기에서 동생을 낳아 키우고, 가슴앓이를 하며 살았다.

어린 딸을 떼어 놓아야 했던 지난한 삶을 견디기 위해 엄마는 독해져야했다.

나는 그럼 엄마로 하여 어떤 상황에서도 홀로 견뎌낼 수 있는 힘을 키워냈다. (p.84)

 

운동회, 소풍 날 친구들이 엄마와 함께하는 모습은, 8살 아이에게는 엄마의 고함조차 그리워하게 만들었다.

온 동네가 알아주는 큰 국밥집 손녀에게도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해줄 것이 없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낸 보상으로 내공을 얻는다.

 

3장 돈이 원수다.

 

엄마가 왔다. 3살인 동생과 함께..

 

십년을 혼자 커온 내가 동생을 오로지 이해하고 돌보는 언니가 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동생과 엄마를 만나게 되어 기뻤던 마음은 곧 피곤함과 나도 모를 서운함으로 뒤섞여 또 다른 감정의 세계로 들어가기 시작했다.(p.90)

 

너무도 외로웠던 저자는 동생이 생긴 것이 너무 좋았지만, 이내 모든 화살은 어린 저자에게 돌아온다.

나는 현재 저 상황의 엄마로 존재하고 있다.

 

첫째는 늘 혼나야 한다. 자신이 잘못하지 않아도 말이다.

주위에서는 늘 동생에게 양보하고, 참으라 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해본다.

내가 뭘 하든 쪼르르 옆에와서 내 것을 뺏는 동생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나도 모르게 동생을 밀자, 동생이 엄마를 보고 너무 서럽게 운다.

동생을 밀었다고 엄마는 나를 혼낸다.

밀지 않고 내걸 양보하지 않아도 동생은 운다.

그래도 엄마는 나를 혼낸다.

 

첫째는 이런 생각을 할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프다.

이제 둘째가 제법 말귀를 알아듣지만, 일단 울고 보는 버릇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너무 곤욕스럽다.

아직도 해법은 찾지 못하고 시간은 흘러간다.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방법을 모르겠다.

나는 죄를 짓고 있는 것 같아 괴롭다.

반성하지만 도돌이표 같은 일상이다.

 

짧게 전학을 갔던 저자는 다시 외갓집을 돌아온다.

이번엔 혼자가 아닌 엄마와 동생과 함께다.

아빠가 서울로 발령이나서 이사를 가기까지 할아버지가 지은 집에서 엄마는 식당을 운영한다.

그리고 저자가 중학교 2학년이던 겨울, 엄마는 셋째, 그리도 바라던 아들을 낳았다.

 

4장 엄마의 삶

 

저자의 엄마는 셋째였지만, 언니와 오빠는 일을 하지 않았고, 동생들은 어렸으니 국밥집 일손을 도와야 했다.

학교가고 싶단 저자의 엄마는 연탄집게로 죽지 않을 만큼 맞았고, 일곱 살 딸이 콩나물을 다듬지 않았다고 아버지는 몽둥이를 들었다.

식당의 온갖 허드렛일도 모자라 저자의 엄마는 치매 걸린 할머니의 수발을 8년이나 감당한다.

결혼이라는 탈출을 감행해보지만, 현실은 더 벼랑 끝인 것만 같다.

 

아직은 60, 남들은 아직 젋다 말하는 나이였다.

그런데 머리카락이 백발로 변한 지 십 년이 지났다.

퀭한 눈빛, 초점을 잃은 지도 오랜 시간이 지났다.

무엇으로 삶을 지탱할 것인가?’

답을 찾기가 어려울 때, 나는 그날부터 엄마가 무슨 말을 쏟아내든 다 들어야겠다고 생각하였다.(p.136)

 

저자는 고단했던 엄마의 삶을 알아가며, 엄마가 지금껏 삶을 견뎌온 것에 감사한다.

엄마와 드디어 화해할 수 있게 되었다.

 

5장 큰 따옴표 안의 말들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한 둘째 딸, 아이와 혼자 살아가야하는 큰 딸 그리고 어린 막내 아들..

엄마는 자주 쓰러지고, 울분을 참지 않고 폭발시켰다.

엄마의 눈치를 보며 같이 살지만 엄마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아이와 집을 나온다.

하지만,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던 아이와 저자를 버티게 했던 엄마 품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시간이 지나 엄마도 하나 있는 아들, 하나 있는 손자, 하나 남은 딸과 함께 다시 삶을 살아내고자 다시 힘을 낸다.

 

6장 내 아들, 내 동생

 

온몸에 열이 들끓어도 내 잘못이었고, 아이와 먹고살고자 일하는 것도 아이를 외롭게 만드는 지름길이 되었다.

일에 치여 자신에게 시선을 두지 못하니 엄마가 옆에 머물러도 엄마가 고팠다.

나를 찾는 아이에게 오히려 나의 엄마가 내게 소리를 질렀던 것처럼 나는 아이에게 버럭버럭 고함을 치기도 하였다.(p.169)

 

지난 시간들 아이에게 자신도 어쩌지 못하고 저지른 잘못을 책망하고 아이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지 못할까봐 늘 초조하고 불안해하며 살았다.

하지만 저자는 있는 힘을 다해 엄마가 되려 노력한다.

 

너에게 아빠가 없다면, 내게는 남편이 없어. 없는 것에 집중하면 있는 것을 놓치고 살아. 엄마는 네가 있어서 살 수 있는 걸. 엄마는 최선을 다해 너를 키울 거야.”(p.170)

 

아이에게 다짐하듯 보통 삶을 잘 살아보자라고 말한다.

 

이제 하나밖에 없는 동생!

열세살 되던 해 둘째 누나의 죽음과 마주하고, 큰 누나의 아이에게 둘도 없는 삼촌이 되어 준 동생..

그 동생의 상처를 한 번도 위로해주지 못한 못난 누나는 글로서 마음을 전한다.

 

용서해달라는 말을 하고 싶지만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어린 나이에 삼촌이 된 너는 평생 내 자식의 아버지 노릇을 할 터이니.

내 자식을 사랑하는 것만큼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길 바란다.

네 인생은 훨훨 날았으면 좋겠다. 누나가 응원한다.

사랑한다.(p.191)

 

 

 

7장 엄마를 품에 안다

 

아픈 기억을 두 팔 벌려 끌어안고자 하니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내가 안고 잇는 문제가 작아지기 시작했다.

내가 숨을 쉬고 있는 지금, 내가 보내고 있는 이 시간이 소중하기만 하다.(p.215)

 

엄마는 점차 일상을 회복하며 저자에게 기적을 보여준다.

먼저 문자를 보내 커피를 마시자고도 하고, 여행도 하고, 가끔 사랑한다 고맙다고도 한다.

이제 서로를 위로하고 진짜 서로에게 힘이 되는 모녀가 된다.

 

8장 엄마를 알아간다는 것

 

단단한 나무가 되는 길은 쉽지 않았다.

그래도 모진 시간을 견디었다.

내가 엄마를 몰랐을 때 나의 엄마가 견딘 것처럼. ...

엄마는 그런 존재였다.

험한 풍파가 와도 시간이 지나니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

엄마가 되어서야 엄마를 이제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알게 되었다. (p.248)

 

전작에서 밝힌 저자의 삶은 너무도 고단한 시간들이었다.

그럼에도 자식을 희망 삼아 견뎌내고 이겨내고 버텨왔다.

그런 저자의 기억 속 엄마는 자신보다 훨씬 더 고단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었다.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누구보다 악착같이 살아냈고, 버텨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둘째 딸이 죽고, 큰 딸은 애 딸린 이혼녀가 되어 돌아온다.

스스로 조차 돌보지 못할 정도로 자신을 잃어버렸던 엄마의 삶..

자신이 그러했듯, 자식과 손자를 보며 힘을 내는 엄마!

또한, 그런 엄마가 힘을 냈듯, 저자도 자식과 힘을 내 준 엄마와 동생을 위해 행복해지려 노력한다.

 

완벽한 치유는 아니더라도 저저와 엄마는 좀 더 단단해진 채로 한 발 한 발 세월의 시간을 걸으며, 과거에 머물렀던 시간 보다 현재에 감사하고 다가올 미래를 향한 기대로 채워가는 저자의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저자의 삶이 동화처럼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고 끝나지 않더라도 나를 응원하고 힘이 되어주는 가족이 있는 한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것이다!

 

지금 엄마로 여자로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며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저자와 나의 상황을 비교해서 누가 더 힘들고 덜 힘들고를 따질게 아니라, 그 고단함도 언젠가는 지나가리라 믿고,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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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 조력자살 - 나는 안락사를 선택합니다
미야시타 요이치 지음, 박제이 옮김 / 아토포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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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자 '미야시타 요이치'는 일본인 저널리스트로, 프랑스와 스페인을 거점으로 세계 각지를 취재하였고, 고단샤 논픽션상을 수상한 "안락사를 이루기까지'가 이 책의 전작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전작이 안락사라는 이슈로 일본에서 화제가 된 것 같아 찾아보았으나, 우리나라에는 출간되지 않은 듯 하다.


일러두기

안락사 : 의사가 약물을 투여하여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조력자살 : 의사가 제공한 치사약으로 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

#라이프서클 : 여의사 에리카 프레지크가 2011년에 스위스 북서부에 설립한 안락사 단체


나는 안락사를 선택합니다.

#조력자살

단어의 뜻 자체가 주는 묵직함과 엄숙함..

11월 28일이 바로 그 날일 것이다.

저자는, 안락사를 권하지도, 부정하지도 않는다.

단지, 수많은 죽음의 한 방식으로 제시하고, 서양과 일본이 삶과 죽음의 방식을 둘러싼 가치관의 차이에 대해 소개할 뿐이였다.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할 생각입니다' 라는 제목의 메일 보낸 고지마 미나

난치병을 앓고 있는 고지마는 저자의 책을 읽고 안락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저자는 처음에 안락사에 관한 상담 메일로 생각했다.

하지만 첨부되어온 라이프 서클에 보낸 문서를 보고 그녀의 고통을 이해하고, 스위스에 가기 위한 도움을 주기는 어렵지만, 고지마가 왜 안락사를 원하는지 독자와 의료 관계자에게 전하는 취재하고 싶다는 답변을 보낸다.

'다계통 위축증'

이름도 생소하다. 지각과 운동 기능을 관장하는 소뇌 등의 변성으로 다양한 신체 기능이 장애를 일으켜 사지의 자유를 빼앗긴 채 인공호흡기를 한 채 누워 지내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2018년 9월 병실에서 만난 고지마와 첫 만남..

고지마는 이미 일반인의 절반 정도의 속도로 말했고 구음 장애가 있었다.


고지마는 독신으로 한국의 대학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한국어를 익혀 번역과 통역으로 생계를 이어오다 40대 중반들어 몸에 이상을 느껴 방문한 병원에서 48세에 난치병 선고를 받았다.

이후 첫째 언니와 형부네 집에 살면 보살핌을 받지만, 계속된 고지마의 자살시도로 결국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무엇이든 스스로 해온 내가 이번에는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이 되어 간다'

고지마는 가족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아나가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독립적인 인간이였다.

그런 고지마이기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점점 줄어 결국엔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상태가 되기만을 기다리는 자신을 용납할 수 없었으리라.


안락사를 선택하는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립심이 강한 학구파였다.

이는 내가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

어느 정도 수입이 있고 아이가 없는 사람 중에 안락사 희망자가 많다.

고지마는 모든 사항에 해당되었다.

p.38


가족이 있지만, 책임지지 않아도 되기에 홀가분한 걸까..

저자에게 스위스로 가는 도움을 받고자하지만, 저자는 도움(죽으라 등 떠미는 것 같은)을 줄 수 없음을 확실하게 밝힌다.

고지마는 병을 앓는 동안 블로그에 자신의 상태와 고뇌 등을 기록한다.

같은 병을 앓는 환자의 블로그를 보고 자신도 시작하게 되었다.

큰 언니의 집에서 살게되면서 점점 일상 생활이 어려워지는 이야기를 적으며 병의 진행을 기록했다.

제일 괴로운건 자신을 잃어가는 고지마 자신이였겠지.

그러다 여러번의 자살 시도를 하게 되지만 실패로 끝나고 '안락사'라는 다른 대안을 찾게되된다.

그 과정 중에 저자를 만나게 되고 도움 받길 희망하지만, 또 다른 목적은 일본 사회에 안락사의 필요성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것, 그 것을 알리는데 저자가 나서주길 바랬다.

안락사가 유일하게 고통을 끝내는 방법이라 생각한 고지마는 라이프서클에 가입하고 자신이 더 이상 추해지기 전,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밝힐 수 있을 때 안락사를 진행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라이프서클은 최소 4개월 후에 논의 해 보겠다는 답변을 받는다.

이에 고지마는 자신의 상태가 그때 까지 벼텨줄지 낙담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라이프서클에 자신의 상태가 급함을 전하고 안락사를 희망한다는 메일을 보낸다.

이후 갑자기 라이프서클의 여의사 '프레지크'는 가까운 날짜에 안락사가 가능함을 알려온다.

11월 28일...

고지마는 그 날짜를 받아들여 언니들과 스위스로 향한다.

그리고 그 날이 왔다.

"엄...청...행...복...했...어..."

언니들의 오열과 서로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며..

고지마는 51년간 이어온 삶을 자신의 방식으로 끝을 낸다.



만약 저처럼 다계통 위축증을 선고받았다고 치자구요.

당연히 죽음을 맞을 각오는 필요없지요?

하지만 몸져누워 말도 못하게 되고, 최악의 경우 눈도 깜박일 수 없게 되고 인공호흡기와 위로를 달 각오도 필요하죠.

그와는 달리 만약 의사에게 암 선고를 받고 말기가 되었다면 시한부라는 각오가 필요하죠.

어떤게 더 좋으세요?(p.213(고지마의 질문 中))


나는 말기 암이었다면 아마 안락사를 선택하지는 않았을 거야.

왜냐하면 기한이 정해져 있고 요새라면 완화 치료로 통증도 없앨 수 있다고 하잖아? 하지만 이 병은 달라. 앞이 보이질 않거든.(p.214)


고지마는 한결 같이 자신의 원하는 죽음이 타당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가족들 또한 고지마를 이해하고 고지마의 뜻에 따라준다.

책을 읽는 동안 안락사와 관련된 2개의 기사를 접했다.



고통을 끝내고자 안락사를 희망하지만 거부당한 프랑스인..

식음을 전폐하고 자신이 죽어가는 모습을 페이스북으로 중계하려하지만 게정을 차단당한다.

오늘 다시 검색해보니 연명 치료를 다시 시작했다고 한다.


요양보호사로 생계를 이어가던 중국 교포 부부 중 아내가 쓰러졌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연명치료를 이어가던 중 남편은 비용을 이유로 호흡기를 뗐다.

생전 연명치료는 거부한다는 아내의 뜻에 따랐다고 하지만 배심원 재판에서 남편은 살인죄로 5년형을 언도받는다.

무엇이 옳은 것일까?

죽음을 선택할 권리는 없는 것일까?

안락사, 조력자살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해 본 적은 없지만,

책을 읽으며 내가 고지마 미나였다면...하고 여러차례 고민해 보았다.

결론은..

그 때 나에게 스위스에 갈 재력이 있기를 이였다.

책에 안락사에 대한 논재가 될만한 수많은 내용이 나온다.

- 안락사 하지 않고 완화 치료라는 방법을 선택지.

-동서양의 차이

동양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안락사를 택한다면,

서양에서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의미에서 안락사를 택한다고 한다.

- 의사로서 안락사를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 안락사를 받아들인 후 남은 가족들의 삶은 어떠한가?

등등..

위 두 기사처럼 대한민국에서는 개인의 의사보다는 생명존중원칙을 고수하고,

감히 남의 목숨을 뺏앗는다는 사실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며..

안락사라는 것이 단지 생명을 끝내는 살인의 의미로 받아 들이는 것이 맞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의 연명치료가 과연 환자를 위한 것인지 환자의 죽음이후 남겨질 가족들의 마음의 짐을 덜고자하는 것인지..

개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은 고지마와 같은 병을 앓는 환자들에게도 해당하는 말일까?

절대적인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겠지만, 안락사와 연명치료..

그 어떤 선택이든 존중 받아야 하고, 환자 개인의 의사가 중요 판단 기준이 되길 바란다.

고지마씨의 선택이 무조건 옳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존중 받아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소설 같은 이야기..

고지마씨,

만나서 반가웠어요!


#에세이 #11월28일조력자살 #미야시타요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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