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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이야기 ㅣ 모두를 위한 그림책 23
키티 크라우더 지음, 이유진 옮김 / 책빛 / 2019년 11월
평점 :

밤의 이야기 / 키티 크라우더 / 이유진 역 / 책빛 / 2019.11.13 / 모두를 위한 그림책 23 / 원제 : Sagor om Natten (2017년)

책을 읽기 전
키티 크라우더의 번역 작품을 자주 만날 수 있게 되어서 행복하네요.
이번 책의 제목은 <밤의 이야기>이지요.
제목은 '밤'인데 색깔은 형광 핑크를 입은 표지를 보니 내용이 더 궁금해지네요.
줄거리

"엄마, 이야기해 주세요. 세 개만요! 제발요, 제발요, 제발요."
"이야기 세 개?"
"네, '제발요.'라고 세 번 말했어요!"

밤 할머니는 밤마다 달님이 뜨기 바로 전에 징을 울렸어.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
지이이잉! 지이이이잉!
"하늘이 깜깜해졌어요. 이제 별을 믿어요. 별이 우리를 내일로 데려갈 겁니다."
지이이잉! 지이이이잉!

"지금 여기는 어디지?"
소라는 숲에서 가장 아름다운 블랙베리를 찾아냈어.
이제 집에 돌아가는 길을 찾으면 돼.
그런데 소라는 집에 가는 길을 알 수 없었어.

밤이면 밤마다 똑같았어.
부 아저씨는 잠깐 동안도 눈을 붙일 수 없었어.
부 아저씨는 친구인 수달 오토를 만나러 갔어.
책을 읽고
밤 할머니, 숲에서 길을 읽은 소라, 잠을 잃어버린 부 아저씨의 세 가지 이야기를 듣고 나니
책 안에 포근히 안기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네요.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아이와 함께 세 편의 주인공들이 침대에 누워 있는 장면에서는
저도 함께 그 침대에 눕고 싶어지네요.
밤 할머니의 징, 소라의 멋진 칼, 부 아저씨의 모자까지 모두 침대 주위에 있네요.
자신의 가장 소중한 모든 것을 내려두어도 편안한 밤이 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보여요.
이 책을 쓰게 된 재미있는 사연이 있더라고요.
분홍색 표지와 손으로 쓴 제목으로 책을 만들고 있는 키티 크라우더의 꿈을 꾼
이탈리아 친구 Sara Donati의 이야기를 듣고 작업을 시작했다고 해요.
그래서 판권 부분의 헌사에 이런 내용을 찾아볼 수 있지요.
'우리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내가 분홍빛 표지에 '밤의 이야기'라는 책을 쓰는 꿈을 꾼 사라 도나티에게'
세 편 모두 숲에서 잃어나는 일들이지요.
숲은 기운을 느껴서일까요? 편안한 이야기에 빠지게 되네요.
하지만 머릿속에 그려 놓았던 숲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라서 더 신선하고 환상적인 것 같아요.
밤 할머니가 울리는 징 소리, 소라가 잠들었을 포근한 잎사귀 이불 속도 좋지만
저는 부 아저씨의 이야기가 좋아요. 그림도 좋고요.
내려놓을 수 없는 무언가들을 부여잡고 있는 제 자신도 보이는 것 같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잠을 자는 아저씨의 모습이 부러운 것 같기도 해요.
시를 돌에 써서 바다에 던지는 특별하고 좋은 친구가 있다는 것이
가장 좋았던 이유일지도 모르겠네요.
수달 오토가 쓴 씨는 자신의 것이지만 미련 없이 버리는 모습에 소유가 아닌 공유를 생각하게 되네요.

블로그 지인의(성게) 도움으로 영문판의 책을 만나게 되었어요.
영문판의 제목은 <Stories of the Night>인데 한글 번역판의 판권에 원제는 <Sagor om Natten>이네요.
조금 더 검색을 해 보니 <밤의 이야기>는 스웨덴에서 처음 출간이 되었네요.
영문판과 비교해보니 판형이 조금 더 크고 두께감도 더 있어요.
종이인지, 잉크인지... 알 수는 없지만 구현되는 색의 느낌도 조금 차이가 있네요.
뒤표지의 멘트는 두 번역본 모두 본문 속의 내용들이지만 한글판 멘트가 더 좋아요.
"내일로 데려다줄 별을 하나 골라 보렴."

그림책을 좋아하는 독자 입장에서 사은품으로 주는 노트는 거의 사용하지 않지요.
이유도 묻지 않고 그냥 소장이지요.(저만 그런가요?)
이렇게 애지중지하는 노트가 가끔 랜덤으로 받는 경우가 있지요.
사실 너무너무 아쉬워요. 서운하기까지도 하지요.
출판사 책빛에서 그림책 속의 캐릭터들을 네 권의 노트로 만들고 네 권 모두 주시네요.
심지어 내지의 종이 질도 좋고 내지의 색깔이 형광 핑크이네요.
(지금 작은 책방에서 구입하시면 노트 네 권 받으실 수 있지만 아마도 달라진 거예요.)
출판사 책빛에 글 중에 작가 형광 핑크를 사용한 이유가 있군요.음~ 의미 깊은 형광 핑크!
https://blog.naver.com/shj0033/221712256054
- <밤의 이야기>의 뒷이야기 -

<밤의 이야기>에 대한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검색을 열심히 해 보았지요.
세 이야기의 아트 프린트에 키티 크라우더의 사인과 50부 한정이라는 선물 박스.
도서전의 키티 크라우더의 공간, 더미북, 키티 크라우더 원화전까지 다양한 사진을 보았어요.
너무 많은 곳에서 본 사진들이라 올릴 수 없어서 아쉽네요.(구글 검색하면 보여요)
<밤의 이야기> 원화전 사진을 보며 '저 환상적인 공간에 있으면 어떤 기분일까?' 잠깐 상상해보게 되네요.
각 나라별 표지의 제목의 손글씨 디자인을 어떻게 한 것인지 궁금해졌어요.
키티 크라우더의 강연 사진을 보니 두 번째 표지 작업을 직접 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 궁금증 좀 해결해 주세요.
(출판사에 문의했더니 한글판은 손글씨가 아니래요.
그림과 글에 잘 어울리는 폰트에 박수를...)
- 함께 보아요 <밤의 이야기> -

저는 초등학교 그림책 읽어주기 봉사단 회원님들에게 그림책 소개를 하고 있어요.
<메두사의 엄마>로 모두들 좋아하는 키티 크라우더의 작품을 소개했어요.
<밤의 이야기>의 형광 핑크에 감탄사와 환호성이 들려요.
책 소개를 하기 전날 밤에 출판사 책빛의 인스타 피트에서 <밤의 이야기> 사은품 노트를 발견했지요.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회원님들께 이런 노트 같다며 설명했더니 소장 욕심을 내시네요.
그래서 많은 분들과 책과 함께 노트를 소장하게 되었지요.
좋은 것을 함께 소장하게 되어서 진짜 좋아요.
오늘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