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에게
최현우 지음,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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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에게 / 최현우 글 /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3.08.11


그림책을 읽기 전


2023년 창비 스위치의 온라인 독서모임을 완주한 후 받은 선물이었어요.

이제야 그림책을 온전히 만날 수 있게 되네요.

책장 안에서 일 년을 기다려 온 <코코에게>를 만나볼까요?





그림책 읽기



지하 주차장 버려진 박스 속에서

나를 따라온 나의 강아지



가장 쉬운 이름을 골라 주었지

내 마음에 네게 어렵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코코, 부르면 견딜 수 있는 다정함으로

세상보다 따뜻한 것을 한입 가득 물고서

심장을 포개어 주려고 달려오는 작고 기쁜 영혼이었지



그림책을 읽고



어느 겨울날, 홀로 걷던 아이가 캄캄한 지하 주차장에 버려진 강아지를 만나지요.

상자에 담긴 강아지를 보고 놀라서 자리를 떠났지만 자신을 따라온 강아지를 맞이하지요.

아이는 자신의 빨간 목도리를 내어주며 강아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주지요.

다른 이름을 가졌던 강아지가 같은 상처를 받을까 봐 염려하는 마음과

‘다시는 혼자 두지 않겠다는 약속’을 담아 ‘코코’라는 이름을 붙여 주지요.

코코라는 ‘짧고 단순하고 반복하는 발음처럼’ 자신의 마음이 강아지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아이는 강아지를 돌보는 이야기에서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지요.

어두운 상자에 있던 코코 자신을 끌어 주어 가족으로 맞이해 준 아이.

그 아이가 슬픔에 잠겨 어둠에 서 있을 때 빛으로 이끌어 준 것은 다른 아닌 코코이지요.

'가장 밝은 산책을 부탁'하는 코코 덕에 아이는 몸을 일으켜 빛으로 나아서지요.

코코는 산책을 하는 동안 아이에게 전봇대 밑에 핀 풀꽃,

놀이터 모랫바닥에 반짝이는 병뚜껑처럼 작고도 사소한 것들에 시선을 두게 하고,

봄날의 꽃, 천변의 헤엄치는 붕어, 동네 사람들의 삶도 들여다볼 수 있게 하지요.

아이는 코코와 함께 하면서 땀 흘리며 높은 계단을 올라 탁 트인 풍경을 마주하고,

예스럽고 낡은 것과 보잘것없지만 작고 소중한 것들에 마음을 두게 되지요.



<코코에게>를 읽고고 나보다 나를 아껴주는 코코와 아이의 모습에 마음이 가요.

현실 속에서 나보다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을까? 궁금증이 생기네요.

서로 아끼는 게 아니라 나만을 아껴주는이라...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런 분이 계시네요. 나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시는 부모님 말이지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면 사람들 사이에서도 가능한 것 같아요.

그림책 <코코에게>의 코코와 아이도 한쪽이 무조건적인 돌봄은 아니지요.



처음 길렀던 반려동물, 반려 식물.... ???

내가 이렇게 한참을 생각해야 하나? 싶을 때쯤 생각나는 개들이 있다.

메리, 쫑, 말도 안 되는 이름으로 불렀던 개들...

저는 <코코에게>의 아이처럼 흔한 이름을 붙이지 않았어요.

누구도 부르지 못하게 혼자만 부르겠다는 욕심으로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말도 안 되는 이름들이었지요.

그래서 매일매일 이름이 바뀌었지만 조부모님들은 그런 저와 달린 메리, 종이었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에 만났던 개들은 성체견이었는지 제가 작았던지 강아지라고 부르기에는 컸던 기억이 있어요.)



왜 반려동물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이면서도 정작 함께 하는 것은 꺼려 하는 건지 한참 생각해 보았어요.

이런저런 이유들이 있겠지만 아마도 개가 무서웠던 것이 가장 큰 것 같다는 생각이네요.

저는 할아버지 댁에서 조부모님, 부모님과 함께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지요.

할아버지는 개를 항상 키우셨지요. 어릴 적 마당 대문 입구에 개집이 있었어요.

개는 몇 번 바뀌었는데 모두 옆에만 지나가도 사납게 달려들던 개들이었어요.

집을 나서기 위해서는 꼬옥 거쳐야 할 관문 중 한 곳이었지요.

한동안 어른들을 대동해 움직이지 못하게 개의 목줄을 잡아달라고도 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회상을 해보니 개는 묶여 있으니 당연히 답답했을 것이고,

몸집 작은 아이가 지나가니 만만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반가웠을까요?

제가 조금 성장하니 개도 꼬리를 치고 반가워해서 개에게 다가가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반려견의 목적으로 키워지는 개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개가 불쌍하다며 얼마나 서럽게 울었고 어른들을 미워하며 보내던 시절이 있었네요.

나이가 많아지니 당시의 어른들도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

어린 저에게는 이빨을 드러내고 큰 소리로 짖는 개가 무서웠고,

하루아침에 맞이하는 이별이 두려웠던 거였네요.

아~ 잊고 있었네요. 제가 세상살이에 반려동물에 대한 마음을 닫아버린 게 아니라

아주 어린 시절에 동물에 대한 기억들이 무섭고 슬펐던 거였네요.

여전히 어떤 동물이나 곤충과의 만남은 무서움이 먼저지만 조금 더 저를 들여다보게 되네요.



<코코에게>는 글이 과하지 않고 담백하게 다가와서 좋네요.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한 권의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밝은 장면보다 어둡게 느껴지는 장면이 더 많음에도 따스한 이유가 있어요.

붉은 계열의 목도리, 반려견의 리드줄, 코코의 밥그릇, 등이 다음 장면으로 이어가는 실타래 같아요.

이 실타래가 결말의 심장이라는 단어와 이어지면서 사랑이 가득한 그림책임을 말하지요.

와~ 섬세하고 짜임 있는 그림 연출로 코코와 아이의 모습을 보는 독자들에게 위로를 스며들게 해주시네요.






- '9월'의 배경화면으로 만나보는 <코코에게> -


매월 배경화면으로 창비 그림책을 만나다!

그림책에서 만난 재미와 감동을 길게 간직할 수 있도록 매월 한 권씩 배경화면으로 만날 수 있어요.

- 내용 출처 : 출판사 창비


'월간배경'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25년 첫 번째 월간배경은 <새처럼>이네요.

그림책에 대한 여운을 길게 가져갈 수 있게 마음 써 주신 창비에 감사한 마음을 보내요.


<코코에게> 배경화면 포스팅 : https://blog.naver.com/changbi_book/223212004571





- 이윤희 작가님의 책 -


이윤희(그림)의 말

제가 어렸을 때 처음 만나 가족이 되었던 강아지의 이름도 ‘코코’였습니다. 아직도 코코라는 이름을 부르면 기쁨으로 가득 찼던 순간들이 저에게로 달려오는 것 같아요. 같은 이름을 가진 코코를 그리는 동안 코코와 함께 산책하고 뛰노는 기분이었습니다. 저에게 또 하나의 특별한 의미로 기억될 코코를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이윤희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yoonhee_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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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 가는 날 - 한글 캐릭터북 북멘토 그림책 27
이정은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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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 가는 날 / 이정은 / 북멘토 / 북멘토 그림책 27 / 2025.01.01



그림책을 읽기 전

<한글 몬스터>를 읽고나니 더 궁금해지는 <학교 안 가는 날>이었어요.

학교에 공부를 안 하러가는 것은 좋았는데 친구들과 놀수 없어서 싫었던 기억이 있어요.

<학교 안 가는 날>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궁금하네요.




그림책 읽기


오늘은 목 빠지게 기다리던

학교 안 가는 날



신나게 놀아 볼까?

햇볕도 쨍쨍, 바람도 솔솔



​차 타고 떠나 볼까?

쭉 달려서 숲으로 놀러 갈까?​



그림책을 읽고

제목 <학교 안 가는 날>부터 벌써 신이 나요.

뭘 해도, 아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학교에 안 간다면 신이 나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학교와 멀어진 이제야 학교와 관련되었던 모든 것들이 그립고 소중해지네요.

지금은 학교에 가지 말라고 말려도 오히려 난관을 뚫고 학교에 가고 싶어요. ㅋㅋㅋ


<학교 안 가는 날>은 <한글 몬스터>와 다르게 남자아이가 주인공이라 생각돼요.

주인공 아이는 학교 안 가는 날을 위한 사전 준비는 철저했던 것 같아요.

울고, 웃는 기본적인 표정부터 유쾌, 불쾌, 등 수많은 표정과 다양한 모습 변신도 보여요.

글자가 문장의 의미에 맞게 다양한 눈짓과 입 모양의 변화로 이어지지요.

하나의 글자가 몸을 움직여 동작을 보여주고, 어떤 일들을 하는 행동을 나타내지요.

한두 글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해요.

끊임없이 등장하는 한글 캐릭터들과 마지막 장면의 아이 표정을 보니

오늘이 아이 날들 중 최고의 <즐거운 학교 안 가는 날>이 되었을 거라는 확신이 드네요.


한글 캐릭터북은 한글을 캐릭터화하여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나게 한글을 읽힐 수 있도록 만든 책이라고 해요.

아이의 동작과 표정들과 한글 캐릭터들이 상상 속의 모습을 현실로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글자들이 이렇게 캐릭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글 읽기를 배우는 재미있겠지요.

앞으로는 어려운 문장이 있다면 살아 움직이는 한글 캐릭터를 꺼내봐야겠어요.

그러면... 글의 의미의 흐름을 이해하기가 훨씬 쉬어지지 않을까요?

책을 읽다가 글자들이 살아 움직이는 상상하니 웃음 나와서 혼자 웃게 되네요.

읽기는 넘어서 글을 쓰며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고 일상의 행복과 즐거움을 알 수 있는 날이 찾아오기를 마음으로 더해보게 되네요.



- 함께 읽어요! <한글 몬스터> -


<학교 안 가는 날>과 함께 태어난 <한글 몬스터>이지요.

한글 캐릭터북으로 출간일이 같은 쌍둥이 그림책이지요.

상상력 넘치는 한글 몬스터 대출동하는 <한글 몬스터>를 함께 읽어 보세요.


<한글 몬스터>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3728391216




- <학교 안 가는 날> 스케치 과정들 -


'냠냠, 더 냠냠스럽게'

라는 제목으로 이정은 작가님의 SNS 2023년 6월 스토리에 올라와 있지요.

<학교 안 가는 날>의 아이의 다양한 동작과 표정이 있는 일러스트의 스토리도 있어요.

얼마나 많은 노력을, 얼마나 많은 다짐을 하셨는지 스토리의 곳곳에서 느껴지네요.


이정은 작가님의 SNS : https://www.instagram.com/heyill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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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들어 보세요 기린과 달팽이
카트린 게겐 지음, 레자 달반드 그림, 윤경희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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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들어 보세요 / 카트린 게겐 글 / 레자 달반드 그림 / 윤경희 역 / 창비교육 / 기린과 달팽이 / 2022.03.11 / 원제 : Entre toi et moi (2020년)



그림책을 읽기 전


아이가 알려주고 싶은 마음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아이는 진짜 마음을 어딘가에 남겨 놓았을 것 같아요.

어떤 형태로 자신의 목소리를 남겨 놓았을지 함께 찾아보면 좋겠어요.




그림책 읽기



내가 말할 때는 귀를 기울여 주세요.

내 이야기를 들으며 다른 일을 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나는 내 리듬에 맞춰 자라나고 싶어요.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마세요.



나를 사랑해 주세요

있는 그대로. 언제까지나.



그림책을 읽고


<내 마음, 들어 보세요>의 모든 문장들을 마음에 새기며 몇 번을 읽었네요.

그림책 부록 부분에 카트린 게겐 작가님이 부모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의미가 있네요.

아이의 마음을 물어보고 질문에 답하지 않더라도 재촉하지 말라고 하시네요.

중요한 것은 엄마 아빠가 자신의 마음을 궁금해하고 관심이 있다는 것에 안도하고

부모에게 신뢰감을 느끼는 거라고 하셨어요.

<내 마음, 들어 보세요>는 아이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아이가 목소리를 어떻게 들을지 알게 해 주시네요.



아이의 진짜 속마음을 몰라서 동동 거리며 속상할 때도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아이는 항상 자신의 진짜 마음을 어딘가에 남겨 놓더라고요.

엄마인 저만 눈치를 채지 못하고 제가 보고 싶은 것과 듣고 싶은 것 알고 싶은 것만 들여다보았다는 것을 아주아주 오랜 시간 후 알게 되었어요.

그때는 엄마라는 본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그건 저를 위한 최선이었지 아이를 위한 최선이 아니었어요.

아이와 벌어진 관계의 틈을 매우려 꽤 오랜 시간을 공들였던 것 같아요.

물론 그 틈을 다 메웠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잘 자라 준 아이에게 감사할 뿐이에요.

저는 이렇게 아이의 마음을 다치면서 초보 엄마 딱지를 떼었어요.

주위에 있는 꼬맹이 엄마들은 보면 참~ 현명하고 똑똑해요.

지금 알고 있던 것들을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방법을 모르더라도 아이를 나의 꼭두각시로 생각하지 않으면 될 것 같아요.

아이가 어릴 적에는 모르니 잘 따라올 수 있다지만 조금씩 생각이 커지면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지요.

아이가 변했다면서 억누르거나 무시하거나 비하하지 말고 아이의 성장을 수용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지요.

아이는 성장을 하지만 여전히 서투르고 미숙하고 사랑을 갈구하는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하지요.

이때 아이와의 관계를 위해서는 '공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빼곡히 써 내려간 너의 이야기를 듣고 있단다.

아가. 너를 있는 그대로. 언제까지나. 그 무엇보다 사랑한단다."





- 카트린 케겐 작가님이 전하는 이야기 -


“당신은 아이의 마음을 얼마만큼 알고 있나요?”

알고 싶고 전하고 싶은 마음, 내 아이와 함께 읽는 소통의 그림책 <내 마음, 들어보세요>

처음이라 설레고, 처음이라 두려운 초보 부모들에게 보내는 편지 <처음 부모>

두 권의 책은 2022년 3월에 동시 출간되어 함께 읽기는 권하고 있어요.

프랑스의 국민 소아과 청소년과 전문의 카트린 케겐이 아이들의 마음을 알고 싶은 부모에게 보내는 선물!





- 레자 달반드 작가님의 그림책 -



이란에서 태어나 이스파한 예술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고,

이란 테헤란 대학교를 졸업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어린이책 작가입니다.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을 출간하며, 특히 어린이의 자각을 다룹니다.

볼로냐 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2번 선정되었고, 국제적인 상을 수상했습니다.


레자 달반드(Reza Dalvand) SNS : https://www.instagram.com/_rezadalvand_/



<진정한 챔피언>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1597775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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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반짝이는 정원
유태은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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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반짝이는 정원 / 유태은 / 미디어창비 / 2023.08.25 / 원제 : Love Makes a Garden Grow (2023년)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만 그림만 보아도 사랑이 넘치는 장면이네요.

제목에서도 '사랑', '반짝', '정원'이라는 따뜻함이 들어 있어요.

자~ 어떤 이야기일지 기대 가득 안고 책장을 넘겨 보아요.





그림책 읽기



내가 새싹만큼 작았을 때,

할아버지의 정원은 아주 컸어요.



할아버지는 생일날 모란꽃 화분을 선물해 주었어요.

나의 모란꽃은 점점 자랐고, 나도 자랐어요.



나의 딸이 새싹만큼 작아을 때, 우리는 할아버지를 만나러 갔어요.

할아버지가 우리는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그림책을 읽고


아이는 새싹만큼 작았을 때부터 할아버지 정원에서 꽃과 곤충을 들여다보고 흙의 풍부한 냄새를 맡으며 자라지요.

때때로 정원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할아버지가 자기보다 식물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모란꽃 화분을 선물하는 할아버지가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아이가 해바라기나 나무만큼 자라는 동안 할아버지를 도와 정원을 가꾸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커 가요.

다시 시간이 흐르고 할아버지와 아이는 각자의 주어진 삶 속으로 들어가며 많은 것들이 변화하지요.



화분으로 선물 받았던 모란 꽃이 풍성하게 자라며 꽃가지가 점점 많아지더니

화분에서 정원으로 자리를 옮겼네요.

물을 가득 넣은 물뿌리개를 들 수 없던 아이가 혼자 들 수 있고,

아이였던 소녀는 성인이 되고 엄마가 되어 딸과 함께 물뿌리개를 들고 있지요.

또, 할아버지가 식물들에게 물을 주며 부르던 콧노래를

성인이 된 소녀가 모란꽃에 물을 주며 콧노래를 부르고, 딸과 함께 물을 주면서 콧노래를 부르지요.

소녀와 함께 컸던 반려견은 액자 속의 사진으로 남았지만

증손녀가 온 것처럼 다른 반려견이 함께 있네요.

캐릭터들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시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많은 곳에서 느낄 수 있었어요.



소녀가 성장해서 도시 생활로 할아버지가 그리워질 때 모란꽃을 보내온 할아버지!

할아버지도 소녀가 그리웠던 거지요. 그리움의 질량은 같은 걸까요?

아마도 할아버지와 손녀가 같은 시간을 공유했던 만큼이라 생각되네요.

<사랑이 반짝이는 정원>은 유태은 작가님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해요.

자신이 키우던 모란꽃보다 난초 향에 먼저 반응을 하는 작가님의 이야기와

세월이 흐르고 삶이 변화해도 사랑과 응원이 큰 힘이 되어 줄 수 있다는 믿음이 전해지네요.



모든 장면들이 좋았지만 초록이 가득한 화분에 물을 주는 할아버지와 뒤에서 그림을 그리는 아이의 장면이 좋아요.

흙냄새, 꽃향기, 화분으로 스며드는 물 내음, 초록의 화분, 지붕을 둘러싼 꽃,

즐거운 할아버지의 모습, 할아버지의 콧노래, 스케치북 위로 움직이는 연필의 소리,

뜨겁지 않는 햇빛, 반려견의 발짓의 온기와 시원하면서도 따스한 바람이 닿아요.

날숨과 들숨에서 느껴지는 상쾌하면서도 달콤한 맛들까지 오감을 자극해요.

모든 감각을 열리게 하는 장면인 것 같아서 넘넘 좋아요.



식물 키우기에 열과 성을 다하는 소나무만 고집하는 아빠와 꽃을 좋아하는 엄마이시지요.

친정집에 가면 아파트인지 정원인지 알 수가 없을 만큼 화분들이 많았지요.

어릴 적부터 수많은 화분들은 늘 집에 있었고, 화단이 있는 집에서는 엄마의 또 다른 작업터였죠.

경제 상황이 어려워 이사를 했을 때는 집으로 들어오는 작은 골목길에도 엄마는 꽃을 심으셨어요.

지금은 아파트 1층 화단에 계절마다 꽃을 피울 수 있게 가꾸시는 엄마세요.

어릴 적에는 자신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 많은 일을 하는 엄마가 안타까웠어요.

나이가 들고 친정집에 잠깐 들렸는데 아파트 화단에 핀 꽃들이 예뻐서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사실 그때야 알게 되었어요. 아~ 나만 즐거운 것보다 함께 나누는 게 더 크다는 걸요.

지금은 꽃만으로도 엄마를 떠올리고 그리워하고, 추억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되네요.





- <사랑이 반짝이는 정원> 비하인드 이야기 -


작가님은 미국에서 거주하시며 활동하시기에 원작은 <Love Makes a Garden Grow>이고

원작과 한글 번역판의 <사랑이 반짝이는 정원>은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었어요.

유태은 작가님의 SNS에서 표지 시안을 만났고, 초기 스케치 중 너무 귀여운 화분 자동차도 보았지요.

창비 어린이 SNS에서 <사랑이 반짝이는 정원>의 그림책 작업기도 찾았어요.

유태은 작가님 SNS를 방문하시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요.


유태은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yooillustration/




- <사랑이 반짝이는 정원> 독서 활동지 -


출판사 미디어창비에서 그림책을 읽고 활동을 즐길 수 있게 준비하셨네요.

그림책을 읽기 전부터 읽는 동안, 읽고 난 후까지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셨어요.

표지 살피기, 편지, 퍼즐, 등 모두 네 가지 활동을 할 수 있어요.

미디어창비 블로그나 책씨앗 사이트에 가시면 무료로 다운로드하실 수 있어요.


<사랑이 반짝이는 정원> 독서 활동지 : https://blog.naver.com/mediachangbi_book/223338332946






- 미디어창비에서 '사랑'을 전하는 그림책 -


미디어 창비에 많고 많은 그림책 중에서 왜 이 두 권의 그림책은 연결했을까? 궁금했어요.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진 많고 많은 창비의 그림책이 있잖아요.

아마도 '가족', '사랑', '식물'을 전할 수 있는 그림책이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프렌체스카 산나 작가님이라 저도 함께 공유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사랑을 주면 줄수록>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3294903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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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텃밭이 생겼어요! 기린과 달팽이
레니아 마조르 지음, 클레망스 폴레 그림, 이주영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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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텃밭이 생겼어요! / 레니아 마조르 글 / 클레망스 폴레 그림 / 이주영 역 / 창비교육 / 기린과 달팽이 / 2022.04.01 / 원제 : Dans mon petit jardin(2020년)



그림책을 읽기 전


색감이 밝고 화사한 계절 '봄'이 생각나는 그림책이네요.

연일 전국 최강 한파가 몰아치면서 체감 온도는 영하로 곤두박질치는 요즘이지만

싱그러운 초록과 화사한 꽃들이 가득한 맛이 있는 봄으로 빠져들어볼까요?





그림책 읽기



"우리 집 텃밭 한쪽에 너만을 위한 텃밭을 마련했단다.

여기 있는 동안 원하는 것이 있으면 한번 길러 보렴."



먼저 땅속까지 공기가 잘 통할 수 있게 밭을 갈아요.

흙을 파다 지렁이들을 만나면 "안녕!" 인사도 해요.



아직 씨앗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텃밭에는 벌써 꽃이 피어 있었어요. 커다랗고 노란 민들레였죠!




그림책을 읽고


할아버지로부터 작은 텃밭을 선물받은 소녀는 땅을 일구고 씨를 심으며 정성스레 가꾸지요.

텃밭에는 양상추, 호박, 무, 딸기뿐 아니라 할머니께 선물할 토마토와 꽃도 심어요.

텃밭에서 지렁이를 만나 인사를 하고, 어제 심은 양상추를 새에게 뺏기기도 하고,

진딧물들의 공격을 받아 고군분투하기도 하지요.

텃밭에 물이 부족할까봐 물뿌리개로 '지렁이 차'를 만들기도 해요.

비 오는 날 장화와 우산을 빌려 텃밭을 살피러 가기도 해요.

소녀가 얼마나 텃밭을 사랑하는지 잘 알 수 있어요.

개미들의 화려한 퍼레이드를 감상하다 스르르 잠들기도 하고,

집을 나갔다던 옆집 토끼가 소녀의 텃밭에서 맛있는 무를 먹고 있는 걸 찾았어요.

이처럼 텃밭에는 소녀에게 많은 곤충과 동물을 만날 수 있게 해주었어요.



주인공 소녀가 애써 길렀던 양상추를 참새에게 뺏겼어요.

하지만 주인공에 참새를 막지 않았고 빈자리에 콩을 심었지요.

오히려 새가 싼 똥이 비료가 되어 맛있는 딸기가 열렸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양상추를 훔쳐 먹은 새가 고마운 마음에 딸기를 선물했다고 말이지요.

텃밭에서 자연과 인간이 함께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그래서였을까요? 소녀는 가을 끝 무렵에 텃밭에서 선물을 받게 돼요.

더 나아가 수확한 작은 딸기 세 알 중 한 알은 자신이 맛보고,

나머지 두 알은 할아버지에 드린대요.

아이는 자신이 키운 텃밭의 열매가 소중함에도 누군가와 나누는 기쁨이 더 크다는 것도 알고 있지요.

마트에서 손질된 야채들과는 다른 모습이라 아이들이 더 좋아할 것 같아요.

맞아요. 밭에서 바로 따 먹는 과일과 야채의 싱그러움과 단맛은 최고이지요.



텃밭에 수확할 작물을 선택하고 이랑을 만들지 모두 직접 결정했어요.

텃밭을 가꾸는 동안 실패도 성공도 해가며 무엇이든 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지요.

소녀가 얼마나 좋았는지 텃밭을 소개하는 동안 아이의 행복한 목소리를 들었네요.

텃밭은 아이를 농부로 만들기도 했지만 요리가 되기도 했지요.

민들레 꽃을 꽃병에 꽂아 둔 샐러리 점심, 수확한 딸기 세 알을 먹는 텃밭의 간식,

텃밭에서 따온 야채들로 만든 샐러드와 훌륭한 디저트까지 만들어 보여주었지요.

마지막에는 솔직하게 자신이 가꾼 채소들로는 가족들이 먹기엔 부족했다는 솔직함도 있었지요.

대신 채소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뿌듯했는지 알려주지요.

다가오는 겨울에 작은 화분에서 식물들을 심어 꼬마 농부가 될 것을 암시하지요.




텃밭은 자연의 생과 사를 느끼게 하고 생각하는 자연의 섭리가 있는 공간이지요.

씨를 뿌리고, 새싹이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뜨거운 햇볕과 매서운 빗줄기를 견디며 성장하고,

열매를 수확 후에는 낙엽이 되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 생을 마무리하고 흙으로 돌아가지요.

생에서 시작된 텃밭의 식물들은 끝을 맞이하지만 다시 흙으로 돌아가면서 순환이 되지요.

싱그러운 어린잎을 보면 생명력에 감사하게 되고, 기다림의 미학을 즐기게 되지요.





- 클레망스 폴레 그림 작가님 SNS -


앨리스에 프로젝트에서 수많은 앨리스를 검색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단발머리 앨리스를 잊을 수가 없지요. 아~ 이제야 작가님을 알게 되네요.


쿨레망스 파리에서 태어났고 벨기에에서 자랐습니다. 이후 파리로 돌아와 그림을 공부해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도와 자유로운 해석을 바탕으로 한 독특하고 매력적인 그림체가 특징입니다.

-출판사 창비교육 작가 소개 내용


그림작가 클레망스 폴레 SNS : https://www.instagram.com/clemencepollet/






- 창비교육의 '기린과 달팽이' 시리즈 -


‘기린과 달팽이’는 올곧게 성장하여 멀리 내다보는 기린과 낮은 곳에 귀 기울이며 꾸준히 나아가는 달팽이를 시리즈의 상징으로 삼아 창비교육이 새로이 시작한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상상·가치·인지라는 세 방향성을 바탕으로 국내외 그림책을 엄선하여 꾸준히 펼쳐낼 계획입니다.

- 내용 출처 : 출판사 창비교육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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