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에게
최현우 지음,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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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에게 / 최현우 글 /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3.08.11


그림책을 읽기 전


2023년 창비 스위치의 온라인 독서모임을 완주한 후 받은 선물이었어요.

이제야 그림책을 온전히 만날 수 있게 되네요.

책장 안에서 일 년을 기다려 온 <코코에게>를 만나볼까요?





그림책 읽기



지하 주차장 버려진 박스 속에서

나를 따라온 나의 강아지



가장 쉬운 이름을 골라 주었지

내 마음에 네게 어렵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코코, 부르면 견딜 수 있는 다정함으로

세상보다 따뜻한 것을 한입 가득 물고서

심장을 포개어 주려고 달려오는 작고 기쁜 영혼이었지



그림책을 읽고



어느 겨울날, 홀로 걷던 아이가 캄캄한 지하 주차장에 버려진 강아지를 만나지요.

상자에 담긴 강아지를 보고 놀라서 자리를 떠났지만 자신을 따라온 강아지를 맞이하지요.

아이는 자신의 빨간 목도리를 내어주며 강아지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주지요.

다른 이름을 가졌던 강아지가 같은 상처를 받을까 봐 염려하는 마음과

‘다시는 혼자 두지 않겠다는 약속’을 담아 ‘코코’라는 이름을 붙여 주지요.

코코라는 ‘짧고 단순하고 반복하는 발음처럼’ 자신의 마음이 강아지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아이는 강아지를 돌보는 이야기에서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지요.

어두운 상자에 있던 코코 자신을 끌어 주어 가족으로 맞이해 준 아이.

그 아이가 슬픔에 잠겨 어둠에 서 있을 때 빛으로 이끌어 준 것은 다른 아닌 코코이지요.

'가장 밝은 산책을 부탁'하는 코코 덕에 아이는 몸을 일으켜 빛으로 나아서지요.

코코는 산책을 하는 동안 아이에게 전봇대 밑에 핀 풀꽃,

놀이터 모랫바닥에 반짝이는 병뚜껑처럼 작고도 사소한 것들에 시선을 두게 하고,

봄날의 꽃, 천변의 헤엄치는 붕어, 동네 사람들의 삶도 들여다볼 수 있게 하지요.

아이는 코코와 함께 하면서 땀 흘리며 높은 계단을 올라 탁 트인 풍경을 마주하고,

예스럽고 낡은 것과 보잘것없지만 작고 소중한 것들에 마음을 두게 되지요.



<코코에게>를 읽고고 나보다 나를 아껴주는 코코와 아이의 모습에 마음이 가요.

현실 속에서 나보다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을까? 궁금증이 생기네요.

서로 아끼는 게 아니라 나만을 아껴주는이라...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런 분이 계시네요. 나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시는 부모님 말이지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면 사람들 사이에서도 가능한 것 같아요.

그림책 <코코에게>의 코코와 아이도 한쪽이 무조건적인 돌봄은 아니지요.



처음 길렀던 반려동물, 반려 식물.... ???

내가 이렇게 한참을 생각해야 하나? 싶을 때쯤 생각나는 개들이 있다.

메리, 쫑, 말도 안 되는 이름으로 불렀던 개들...

저는 <코코에게>의 아이처럼 흔한 이름을 붙이지 않았어요.

누구도 부르지 못하게 혼자만 부르겠다는 욕심으로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말도 안 되는 이름들이었지요.

그래서 매일매일 이름이 바뀌었지만 조부모님들은 그런 저와 달린 메리, 종이었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에 만났던 개들은 성체견이었는지 제가 작았던지 강아지라고 부르기에는 컸던 기억이 있어요.)



왜 반려동물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이면서도 정작 함께 하는 것은 꺼려 하는 건지 한참 생각해 보았어요.

이런저런 이유들이 있겠지만 아마도 개가 무서웠던 것이 가장 큰 것 같다는 생각이네요.

저는 할아버지 댁에서 조부모님, 부모님과 함께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지요.

할아버지는 개를 항상 키우셨지요. 어릴 적 마당 대문 입구에 개집이 있었어요.

개는 몇 번 바뀌었는데 모두 옆에만 지나가도 사납게 달려들던 개들이었어요.

집을 나서기 위해서는 꼬옥 거쳐야 할 관문 중 한 곳이었지요.

한동안 어른들을 대동해 움직이지 못하게 개의 목줄을 잡아달라고도 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회상을 해보니 개는 묶여 있으니 당연히 답답했을 것이고,

몸집 작은 아이가 지나가니 만만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반가웠을까요?

제가 조금 성장하니 개도 꼬리를 치고 반가워해서 개에게 다가가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반려견의 목적으로 키워지는 개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개가 불쌍하다며 얼마나 서럽게 울었고 어른들을 미워하며 보내던 시절이 있었네요.

나이가 많아지니 당시의 어른들도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

어린 저에게는 이빨을 드러내고 큰 소리로 짖는 개가 무서웠고,

하루아침에 맞이하는 이별이 두려웠던 거였네요.

아~ 잊고 있었네요. 제가 세상살이에 반려동물에 대한 마음을 닫아버린 게 아니라

아주 어린 시절에 동물에 대한 기억들이 무섭고 슬펐던 거였네요.

여전히 어떤 동물이나 곤충과의 만남은 무서움이 먼저지만 조금 더 저를 들여다보게 되네요.



<코코에게>는 글이 과하지 않고 담백하게 다가와서 좋네요.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한 권의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밝은 장면보다 어둡게 느껴지는 장면이 더 많음에도 따스한 이유가 있어요.

붉은 계열의 목도리, 반려견의 리드줄, 코코의 밥그릇, 등이 다음 장면으로 이어가는 실타래 같아요.

이 실타래가 결말의 심장이라는 단어와 이어지면서 사랑이 가득한 그림책임을 말하지요.

와~ 섬세하고 짜임 있는 그림 연출로 코코와 아이의 모습을 보는 독자들에게 위로를 스며들게 해주시네요.






- '9월'의 배경화면으로 만나보는 <코코에게> -


매월 배경화면으로 창비 그림책을 만나다!

그림책에서 만난 재미와 감동을 길게 간직할 수 있도록 매월 한 권씩 배경화면으로 만날 수 있어요.

- 내용 출처 : 출판사 창비


'월간배경'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25년 첫 번째 월간배경은 <새처럼>이네요.

그림책에 대한 여운을 길게 가져갈 수 있게 마음 써 주신 창비에 감사한 마음을 보내요.


<코코에게> 배경화면 포스팅 : https://blog.naver.com/changbi_book/223212004571





- 이윤희 작가님의 책 -


이윤희(그림)의 말

제가 어렸을 때 처음 만나 가족이 되었던 강아지의 이름도 ‘코코’였습니다. 아직도 코코라는 이름을 부르면 기쁨으로 가득 찼던 순간들이 저에게로 달려오는 것 같아요. 같은 이름을 가진 코코를 그리는 동안 코코와 함께 산책하고 뛰노는 기분이었습니다. 저에게 또 하나의 특별한 의미로 기억될 코코를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이윤희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yoonhee_yi/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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