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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둥지 - 2023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 ㅣ 그림책 숲 27
서유진 지음 / 브와포레 / 2022년 2월
평점 :

우리의 둥지 / 서유진 / 브와포레 / 그림책 숲 27 / 2022.02.17
그림책을 읽기 전
초록 잎이 겹겹이 펼쳐진 숲속에서 두 마리 새가 가지 위에 앉아 있어요.
따뜻한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들고, 바람이 살짝 흔드는 잎의 결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우리의 둥지’라는 제목에서 누군가와 함께 만들어가는 자리, 온기가 깃든 공간이 떠오르네요.
그림책 읽기

'어디로 가야 하지?'
새들은 멀리 가지도 못 하고 우두커니 앉아 생각했어요.

빽빽한 바위의 구멍들은 전부 막혀 있거나 무언가로 가득 차 있었고,
바위 사이사이의 나무들은 숲에 살았던 나무와는 다른 모습이었어요.

쿵! 쿵! 쿵! 또다시 모든 것이 무너지고.....
새들은 둥지를 찾아 날아갑니다.
그림책을 읽고
숲에서 살던 새 한 쌍이 포클레인 공사로 인해 둥지를 잃고 도시로 향하지요. 태어날 생명을 위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낯선 회색빛 도시를 헤매지만, 아파트와 건물뿐인 곳에서는 쉴 만한 둥지를 찾기 어려워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과 잘려나간 나무들 사이에서 새들은 자신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포기하지 않고 끝내 찾아내지요. 하지만 그마저도 어느새 무너지고 말아요. 새들은 또다시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며, 새로운 둥지를 찾아 길을 떠나지요.
회색빛의 아파트 숲, 삭막한 거리, 높고 빽빽한 건물들… 도시의 풍경 속에서 새들이 날아다니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묘한 감정이 들어요. 그곳엔 ‘둥지’가 될 만한 틈도, 여유도 보이지 않아요. 그 작은 생명들이 머무를 곳을 찾지 못해 떠도는 모습이 낯설지 않거든요. 새들의 여정을 좇고 있지만 “집이란 무엇일까?”, “사람과 자연,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어쩌면 우리도 각자의 둥지를 잃고 다시 지으려 애쓰는 존재인지도 모르겠어요.
책 속 새들은 단 한 번도 체념하지 않아요. 무너진 둥지를 바라보면서도 또다시 날개를 펴지요. 그 장면에서 오히려 인간보다 더 단단한 생명력을 느꼈어요. 작은 뿌리 하나라도 붙을 수 있다면, 한 줌의 잎새라도 자랄 수 있다면, 그곳이 우리의 둥지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하게 되지요. 터전이 무너졌다는 사실보다 다시 세우려는 그 의지가 더 크게 다가왔거든요.
서유진 작가의 시선은 다정하지만 날카로워요. 도시의 회색빛 속에서 새들의 파스텔 톤을 대비시켜 균형을 보여주지요. 개발과 효율의 이름으로 자꾸만 사라져 가는 것들, 그리고 그 빈자리에 남겨진 마음의 풍경까지도 담담하게 그려냈어요. 과장하지 않고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를 풀어서 오래 남는 울림이 있어요.
마지막 책장에 닿을 즈음, ‘집’이라는 단어가 제게 조금 달라지고 있었어요. 벽과 지붕이 있는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나를 지탱해 주는 관계와 시간, 그리고 함께 숨 쉬는 존재들이 있는 곳. 그런 의미의 둥지를 떠올리게 되지요. 도시는 여전히 회색이지만, 그 안에도 새의 노랫소리 같은 온기가 남아 있기를 바라게 되네요. 그리고 언젠가, 사람과 새가 함께 머물 수 있는 진짜 둥지를 다시 지을 수 있기를요.
- <우리의 둥지>를 짓기까지의 시간 -

왼쪽의 표지는 2021년 전시회에서 선보였던 <우리의 둥지>의 초기 표지 작업이에요.
도시의 회색빛 풍경 속에서도 ‘둥지’의 의미를 담아내려 했던 시선이 담겨 있지요.
이후 출간 과정에서 색감과 분위기가 달라지며, 푸른 숲과 따뜻한 나무 빛의 현재 표지로 완성되었어요.
서유진 작가님의 말처럼, 이야기는 도시와 도시 사이를 오가며 겹겹이 쌓인 집들 틈에 지어진 작은 새 둥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나뭇가지만으로도 집을 짓는 새가 부럽기도 하고, 많은 것을 필요로 하는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지요.
고층 아파트가 세워지고 골목이 사라지는 사이, 떠밀리듯 살아가는 사람들과 작은 생명들을 바라보며
그 안에서도 애써 살아내는 존재들의 온기를 느꼈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더 나은 선택을 향해 나아가는 마음들이 서로의 접점이 되길 바라는 이야기입니다.
서유진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seoyooojin/
- <우리의 둥지> 표지 이야기 -

초기 전시 버전의 표지와 지금의 책 표지는 전혀 다른 결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그 ‘선택’의 이야기가 궁금했지요. 알고 보니, 출판사 브와포레의 여러 표지 디자인을 맡으신 그래픽 디자이너 규호초이 작가님의 작업이었어요.
직접 남기신 글을 읽으며 그 깊은 의도와 정성을 느낄 수 있었어요. 특히 “앞표지의 평화로운 숲과 뒤표지의 오래된 둥지 풍경을 책등으로 연결했다"라는 말에서, 표지가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임을 다시 깨닫게 되었지요.
저 역시 잊고 있던 ‘책등의 메시지’를 떠올렸어요. 그림책은 표지뿐 아니라 책등, 면지, 바코드, 책배까지 모두 이야기의 일부라는 것, 꼭 기억해두면 좋겠어요.
“앞표지의 평화로운 숲과, 뒤표지의 오래된 둥지 풍경을 통해
책이 전하는 메시지와 고민거리를 디자인에 담고 싶었습니다.
… 이 책이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퍼즐 한 조각이 되길 바랍니다.” – 규호초이
그래픽 디자이너 규호초이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guhochoi
- <우리의 둥지> 독후 활동지 -

그림책 <우리의 둥지> 독후 활동지는 그림책을 읽기 전·읽는 중·읽은 후의 과정을 따라가며, 새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활동 자료예요. 책 속 이야기를 바탕으로 둥지의 특징을 관찰하고, 좋은 둥지의 조건을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지요. 숲을 떠난 새들이 도시에서 둥지를 짓지 못한 이유를 고민하며,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의 의미를 돌아보게 돼요. 마지막에는 새들이 새롭게 지을 둥지를 상상하고 그려보는 활동도 포함되어 있어요. 읽기와 생각, 그리고 표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독후 활동 자료예요.
출판사 브와포레 SNS : https://www.instagram.com/bforet00/
- 서유진 작가님의 그림책 -

크고 작은 굴곡들을 따라 걸으며, 그 여정 속에서 만난 이야기들을 모으고
느리지만 꾸준히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있는 서유진 작가님.
첫 그림책 <우리의 둥지>를 시작으로 <네가 되는 꿈>을 쓰고 그렸어요.
또한 현북스의 <선생님은 무얼 하세요?>에도 그림 작업으로 참여하셨지요.
삶과 자연, 그리고 관계의 결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작가님의 길이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네가 되는 꿈> : https://blog.naver.com/shj0033/223364118028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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