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발차기 중 그림책 숲 38
이혜원 지음 / 브와포레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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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발차기 중 / 이혜원 / 브와포레 / 그림책 숲 38 / 2025.05.18


그림책을 읽기 전


물살이 스치는 듯한 표지예요.

조금 느리지만 단단한 한 아이의 발차기가 들리는 것 같아요.

그림만으로도 시원하고 힘찬 기운이 함께 느껴지지요.





그림책 읽기



"난 래시가드 안 입어. 수영선수들도 안 입잖아."

어, 잘난 척을 해 버렸네. 눈치채면 어쩌지?

내가 일부러 못하는 척하는 건데, 히히




발차기가 너무 느린 거 아니냐고?

사실은 일부러 못하는 척하는 거야, 몰랐지?

왜 그랬는지 말해 줄까? 자, 때를 기다려야 해.




앞사람이랑 멀어질까 봐 조마조마하지도 않고

뒷사람이 쫓아올까 봐 두근두근하지도 않아. 난 이 순간이 정말 좋아.

바로 지금이야!




그림책을 읽고


어릴 적부터 수영장이 좋았어요. 물속에 몸을 담그면 세상이 조금은 멀어지고, 숨소리와 물소리만 남은 조용한 순간이 찾아오지요. 그 감각이 참 좋았어요. 몸이 가벼워지고, 마음이 고요해지는 그 느낌. 꼭 잘하지 않아도 괜찮았어요. 그저 물속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어요.


그래서였을까요? 그림책 <나는 발차기 중>을 펼쳤을 때, 오래전 수영장에서의 제 모습이 떠올랐어요. 수영 강습을 받았지만 접영은 도저히 안 됐지요. 지금 생각하면, 남들 앞에서 못하는 게 싫어서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건 아닌가 싶어요.


‘못하는 척’ 하는 아이가 수영장에서 수영복을 입는 것도, 수모를 쓰는 것도, 준비 체조를 하는 것도 서툰 척하지요. 거북이 벨트를 매는 일조차 느리게 하며 새로 온 선생님이 눈치채지 않길 바라요. 친구들이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갈 때에도 아이의 속도는 여전히 느려요. 마치 수영이 서툰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는 속으로 말하지요.


“나는 못하는 게 아니라, 나만의 때를 기다리고 있어.”


아이는 물을 먹고 방향을 잃기도 하지만, 그 순간조차 즐기며 조용히 발차기를 이어가지요.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멈추지 않는 그 모습은, 느리지만 결코 뒤처지지 않는 삶의 자세를 보여줘요. 그 안에서 아이는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어 가고 있었어요.


그림책 속 아이가 열심히 발차기하며 앞사람을 따라가려 하지만 자꾸 뒤처지고 조마조마해하는 장면을 보면서, 어릴 적 저를 이해하게 되었어요. 이제는 그 시절의 저를 웃으며 바라볼 수 있게 되었지요.


수영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일부러 못 하는 척한다는 설정에서 뻔뻔함보다는 당당한 자기 긍정의 힘에 놀랐어요. 이 책은 바로 그 마음을 웃음으로 감싸고 다정하게 전하는 그림책이에요. 텍스트의 한 문장, 한 문장이 웃음을 주다가도 곰곰이 생각하게 만드는 의미를 담고 있지요.


표지를 보면 윗부분은 수영하는 아이, 아랫부분은 돛단배처럼 보여요. 노란 수영판은 작은 돛이 되고, 번지는 물결은 수영장을 바다로 넓혀요. 아이의 발차기는 단순한 수영 연습이 아니라 자신만의 항로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처럼 느껴져요. 이 장면에 ‘나만의 속도로 나아간다’는 마음과 꿈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어요.


모든 이야기를 감싸는 건 수채화의 깊은 파랑이에요. 푸른빛이 번져 있는 장면들은 작지만 강한 응원처럼 다가오지요. 아이의 표정, 물결의 결, 그리고 작은 발차기 하나에도 생동감이 느껴져요. 세상이 너무 빨리 돌아가 잠시 숨이 차오를 때, 이 책은 ‘나의 속도’와 ‘나만의 숨소리’를 기억하게 해줘요.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야겠어요.




- <나는 발차기 중> 8차시 활동지 소개 -



그림책 <나는 발차기 중>에는 아이들이 이야기에 몰입하고, 스스로의 속도를 돌아볼 수 있는 독서활동지가 함께 마련되어 있어요. ‘표지 살펴보기’부터 ‘나만의 속도 찾기’, ‘성장 계획 세우기’까지 단계별로 구성되어 있지요. 그림책을 읽기 전·읽는 중·읽은 후의 과정을 차근히 지나오며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어요. 아이마다 다른 속도로 헤엄치듯, 자신만의 속도를 찾는 여정으로 이어질 거예요. 활동지는 출판사 블로그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출판사 브와포레 SNS : https://www.instagram.com/bforet00/




- <나는 발차기 중>이 세상에 오기까지 -



이혜원 작가님의 스토리에서 그림책 <나는 발차기 중>의 시작을 알게 되었어요.

“그림책의 시작은 번역이었어요.”

재미있는 그림책을 찾다 보니, 그 이야기를 직접 쓰고 싶어졌고 못 그리는 그림까지 그려보고 싶은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해요. 그 생각이 꼬리를 물며 이어져, 고정순 작가님의 오매불망 그림책 워크숍에 참여하게 되었고 마침내 자신의 이야기를 좋아해 준 브와포레 출판사와 만나 이 책이 세상에 나왔다고 해요.


이렇게 탄생한 작가님의 첫 그림책 <나는 발차기 중>은 그림책 작가 고정순의 손끝에서 응원을 얻은 작품이에요.

그 마음이 더해져 물살처럼 잔잔하지만 힘 있는 응원으로, 아이들의 한 걸음 한 걸음을 따뜻하게 바라보게 하지요.


이혜원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slowhyewon/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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