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그림책 숲 37
밥 길 지음, 민구홍 옮김 / 브와포레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물 / 밥 길 / 민구홍 역 / 브와포레 / 그림책 숲 37 / 2025.02.24 / 원제 : The Present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의 회색빛 옷장 사이로 붉은 리본이 감긴 선물이 눈에 띄어요.

단정하고 조용한 그림 속에서 그 하나의 선물만이 유난히 빛나지요.

누군가를 위해 준비된 마음, 혹은 오랫동안 잊고 지낸 무언가의 조각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림책 읽기




며칠 전 아서는 아빠의 옷장에서 뭔가를 찾다가 상자 하나를 발견했어요.

상자 속에는 틀림없이 깜짝 생일 선물이 들어 있을 거라고요.

이제 2주만 있으면 아서의 생일이었으니까요.




선물은 케이크 아닐까? 생일에 케이크가 빠지면 안 되잖아.

고리 던지기 세트라면 매일 연습해서 세계 챔피언이 될 거야.




그렇게 아서는 매일 선물이 제자리에 있는지 확인했어요.

아서는 아빠의 옷장에서 선물을 꺼냈어요. 그리고... 아주머니에게 선물을 건넸답니다.





그림책을 읽고


주인공 아서는 아빠의 옷장에서 반짝이는 별무늬 포장지와 빨간 리본으로 묶인 상자 하나를 발견하지요. 곧 다가올 자신의 생일 선물이라고 생각한 아서는 상자 속에 무엇이 들어 있을지 상상하기 시작해요. 케이크일까, 돛단배일까, 배구공일까. 아서의 머릿속에서는 매일매일 새로운 선물들이 펼쳐지지요. 하지만 생일날, 아서는 상자를 열지 않았고, 집에 방문한 아주머니에게 그 선물을 건네지요. 과연 그 안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요?


상자는 열리지 않은 채 이야기의 중심에 놓여 있고, 아이는 그 안에 케이크가 들어 있을까, 배구공일까, 돛단배일까 상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지요. “상자 속에 뭐가 있을까요?”라는 질문은 책장을 넘길수록 호기심을 넘어, 무언가를 갖고 싶은 마음으로 쌓여가며 기대감에 반짝이지요.


그렇게 기다림으로 가득했던 선물을 아서는 결국 열지 않고,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장난감을 모으고 있는 아주머니에게 기부하기로 결심하지요. 사실 저는 이 부분에서 너무 놀라 약간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아이가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현실에서는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요. 하지만 밥 길은 어쩌면 그 ‘비현실적인 선택’을 통해, 현실에서는 어렵지만 누군가의 마음속에는 존재할 수 있는 결단을 보여주려 한 건 아닐까 싶었어요. ‘순수한 선택’을 통해 ‘진짜 선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였어요.


가끔 선물을 받았을 때 저보다 그 선물에 더 잘 어울릴 누군가가 떠오를 때가 있어요. 저는 받았다는 그 행복감만으로도 이미 선물의 의미가 충분했거든요. 그런 마음으로 생각하면, 아서가 상자를 열지 않은 채 기부하기로 결심하는 장면은 어쩌면 그가 상상 속에서 이미 충분히 선물을 받았기 때문인지도 몰라요. 물론 그런 마음이 제 안에 생긴 건 아이였을 때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더욱 놀랍게 느껴졌고, 조금은 의아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남보다 먼저, 더 크고, 더 새것을 가지려는 세상 속에서 밥 길은 ‘선물의 가치’를 ‘소유’가 아닌 ‘나눔’의 시선으로 바꾸어 놓았지요.


밥 길의 그림은 단순하지만 단순함 안에 힘이 있어요. 굵은 선, 대비되는 색, 과감한 여백이 상상의 공간을 열어주지요. 아이의 머릿속에서 번쩍이는 장면들이 별무늬 포장지처럼 반짝이며 펼쳐지지요. 옮긴이 민구홍 작가님의 글도 마음에 남아요. “우리가 주고받는 건 결국 물질이 아닌, 그 선물을 마주할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 이 한 문장이 책 전체의 여운을 완성해 주지요.


아이는 상자를 열지 않았지만, 그 마음이 세상에 닿는 순간 선물은 비로소 완성되었다는 걸 느끼게 되지요.. 밥 길의 <선물>은 조용한 그림책이에요. 하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잊고 있던 ‘진짜 선물’의 의미가 들어 있어요. 무엇을 줄까 보다, 누구를 생각할까를 먼저 묻는 책이지요. 그래서 이 이야기는 결국 ‘주는 사람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이자,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마음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 민구홍 번역가님이 건네는, 또 하나의 선물 -




이번 QR코드에는 어떤 마법이 담겨 있을지 궁금했어요. 마치 민구홍 번역가님의 놀이터로 초대받는 기분이에요. 페이지의 QR코드를 따라가면 언제나 작은 놀라움이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이번 그림책 <선물>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어떤 기쁨이 그 안에 숨어 있을까요? 상자 속에 담긴 건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마음을 건네는 또 하나의 이야기일지도 몰라요.





- 밥 길(Bob Gill) 작가님의 그림책 -



밥 길(Bob Gill)은 193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1962년, 동료인 앨런 플레처와 콜린 포브스와 함께 디자인 스튜디오 ‘플레처/포브스/길’을 세웠고, 이곳은 훗날 세계적인 디자인 그룹 ‘펜타그램(Pentagram)’으로 발전했습니다. 이후 그는 교사이자 영화감독, 그리고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며 평생 아이디어의 힘과 단순한 아름다움을 탐구했습니다. (출판사 작가 소개 중)


펜타그램에서는 밥 길을 ‘아이디어 중심의 디자이너’, ‘유머와 개성을 지닌 그래픽 아티스트’로 소개하고 있어요. 그는 단순한 선과 색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그림으로 세상을 바라본 디자이너였지요. 이렇게 1960년대를 대표한 디자이너의 그림책을 우리말로 만날 수 있다는 건 참 귀한 일이지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사색의 여운을 남기는 그의 작품을 번역해 우리에게 전해준 브와포레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밥 길 작가의 철학 그림책을 한 권 한 권 정성껏 우리말로 옮겨온 브와포레는 어느덧 네 번째 책을 선보였어요. 그중에서도 <세상은 무슨 색일까요?>는 영어판이 절판된 지금,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새 책으로 판매 중인 한국어판이라고 해요. 이 이야기를 알고 나니 <선물>이라는 제목이 한층 더 깊게 느껴지네요. 밥 길의 철학과 브와포레의 손끝이 이어져, 한 권의 그림책이 세상을 향해 마음을 건네는 선물이 되었지요.


<연주회> : https://blog.naver.com/shj0033/223670803788



<개들도 우리와 똑같아요> : https://blog.naver.com/shj0033/223459254524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발차기 중 그림책 숲 38
이혜원 지음 / 브와포레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발차기 중 / 이혜원 / 브와포레 / 그림책 숲 38 / 2025.05.18


그림책을 읽기 전


물살이 스치는 듯한 표지예요.

조금 느리지만 단단한 한 아이의 발차기가 들리는 것 같아요.

그림만으로도 시원하고 힘찬 기운이 함께 느껴지지요.





그림책 읽기



"난 래시가드 안 입어. 수영선수들도 안 입잖아."

어, 잘난 척을 해 버렸네. 눈치채면 어쩌지?

내가 일부러 못하는 척하는 건데, 히히




발차기가 너무 느린 거 아니냐고?

사실은 일부러 못하는 척하는 거야, 몰랐지?

왜 그랬는지 말해 줄까? 자, 때를 기다려야 해.




앞사람이랑 멀어질까 봐 조마조마하지도 않고

뒷사람이 쫓아올까 봐 두근두근하지도 않아. 난 이 순간이 정말 좋아.

바로 지금이야!




그림책을 읽고


어릴 적부터 수영장이 좋았어요. 물속에 몸을 담그면 세상이 조금은 멀어지고, 숨소리와 물소리만 남은 조용한 순간이 찾아오지요. 그 감각이 참 좋았어요. 몸이 가벼워지고, 마음이 고요해지는 그 느낌. 꼭 잘하지 않아도 괜찮았어요. 그저 물속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어요.


그래서였을까요? 그림책 <나는 발차기 중>을 펼쳤을 때, 오래전 수영장에서의 제 모습이 떠올랐어요. 수영 강습을 받았지만 접영은 도저히 안 됐지요. 지금 생각하면, 남들 앞에서 못하는 게 싫어서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건 아닌가 싶어요.


‘못하는 척’ 하는 아이가 수영장에서 수영복을 입는 것도, 수모를 쓰는 것도, 준비 체조를 하는 것도 서툰 척하지요. 거북이 벨트를 매는 일조차 느리게 하며 새로 온 선생님이 눈치채지 않길 바라요. 친구들이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갈 때에도 아이의 속도는 여전히 느려요. 마치 수영이 서툰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는 속으로 말하지요.


“나는 못하는 게 아니라, 나만의 때를 기다리고 있어.”


아이는 물을 먹고 방향을 잃기도 하지만, 그 순간조차 즐기며 조용히 발차기를 이어가지요.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멈추지 않는 그 모습은, 느리지만 결코 뒤처지지 않는 삶의 자세를 보여줘요. 그 안에서 아이는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어 가고 있었어요.


그림책 속 아이가 열심히 발차기하며 앞사람을 따라가려 하지만 자꾸 뒤처지고 조마조마해하는 장면을 보면서, 어릴 적 저를 이해하게 되었어요. 이제는 그 시절의 저를 웃으며 바라볼 수 있게 되었지요.


수영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일부러 못 하는 척한다는 설정에서 뻔뻔함보다는 당당한 자기 긍정의 힘에 놀랐어요. 이 책은 바로 그 마음을 웃음으로 감싸고 다정하게 전하는 그림책이에요. 텍스트의 한 문장, 한 문장이 웃음을 주다가도 곰곰이 생각하게 만드는 의미를 담고 있지요.


표지를 보면 윗부분은 수영하는 아이, 아랫부분은 돛단배처럼 보여요. 노란 수영판은 작은 돛이 되고, 번지는 물결은 수영장을 바다로 넓혀요. 아이의 발차기는 단순한 수영 연습이 아니라 자신만의 항로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처럼 느껴져요. 이 장면에 ‘나만의 속도로 나아간다’는 마음과 꿈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어요.


모든 이야기를 감싸는 건 수채화의 깊은 파랑이에요. 푸른빛이 번져 있는 장면들은 작지만 강한 응원처럼 다가오지요. 아이의 표정, 물결의 결, 그리고 작은 발차기 하나에도 생동감이 느껴져요. 세상이 너무 빨리 돌아가 잠시 숨이 차오를 때, 이 책은 ‘나의 속도’와 ‘나만의 숨소리’를 기억하게 해줘요.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야겠어요.




- <나는 발차기 중> 8차시 활동지 소개 -



그림책 <나는 발차기 중>에는 아이들이 이야기에 몰입하고, 스스로의 속도를 돌아볼 수 있는 독서활동지가 함께 마련되어 있어요. ‘표지 살펴보기’부터 ‘나만의 속도 찾기’, ‘성장 계획 세우기’까지 단계별로 구성되어 있지요. 그림책을 읽기 전·읽는 중·읽은 후의 과정을 차근히 지나오며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어요. 아이마다 다른 속도로 헤엄치듯, 자신만의 속도를 찾는 여정으로 이어질 거예요. 활동지는 출판사 블로그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출판사 브와포레 SNS : https://www.instagram.com/bforet00/




- <나는 발차기 중>이 세상에 오기까지 -



이혜원 작가님의 스토리에서 그림책 <나는 발차기 중>의 시작을 알게 되었어요.

“그림책의 시작은 번역이었어요.”

재미있는 그림책을 찾다 보니, 그 이야기를 직접 쓰고 싶어졌고 못 그리는 그림까지 그려보고 싶은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해요. 그 생각이 꼬리를 물며 이어져, 고정순 작가님의 오매불망 그림책 워크숍에 참여하게 되었고 마침내 자신의 이야기를 좋아해 준 브와포레 출판사와 만나 이 책이 세상에 나왔다고 해요.


이렇게 탄생한 작가님의 첫 그림책 <나는 발차기 중>은 그림책 작가 고정순의 손끝에서 응원을 얻은 작품이에요.

그 마음이 더해져 물살처럼 잔잔하지만 힘 있는 응원으로, 아이들의 한 걸음 한 걸음을 따뜻하게 바라보게 하지요.


이혜원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slowhyewon/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나는발차기중 #이혜원 #브와포레 #그림책숲 #창작그림책 #고정순작가추천 #포기하지마 #수영그림책 #나다움그림책 #자기긍정 #당당함 #느림의미학 #자기성장 #물살처럼 #그림책읽는어른 #그림책읽는투명한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Dear Fred, Dear Gloria 디어 프레드, 디어 글로리아 - QR 부록 그림책 숲 39
로타 텝 지음, 안나 피롤리 그림, 김여진 옮김 / 브와포레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Dear Fred, Dear Gloria 디어 프레드, 디어 글로리아 / 로타 텝 글 / 안나 피롤리 그림 / 김여진 역 / 브와포레 / 그림책 숲 39 / 2025.09.04 / 원제 : Dear Fred, Dear Gloria(2023년)


그림책을 읽기 전


햇살이 반짝이는 바닷가에서 한 친구가 먼바다를 바라보고 있어요.

작은 손엔 편지 한 장이 들려 있고, 저 건너편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를 떠올리는 것 같아요.

설레면서도 따뜻하고도 조금은 그리운 시작이네요.




그림책 읽기




프레드는 글로리아의 편지를 받는 순간 마음먹었어요. 바다를 건너겠다고요.

문제가 하나 있기는 했지만요. 바다가 어딘지 모른다는 거였죠.




혹시 바다가 어딘지 아세요? 커다랗고 널따란 게 물로 꽉 차 있고 아주 깊대요!

오, 바다 말씀이시지요? 바다라면 아주 잘 알죠!




'아마도 이게 바다일까?", '바다 건너편에 글로리아가 있을까?'

프레드는 배를 타고 드넓은 바다로 나아갔어요.





그림책을 읽고


어느 날, 생쥐 프레드에게 글로리아라는 친구의 편지가 도착해요. 그녀는 ‘바다 건너편’에서 자신을 만나러 오라고 초대하지요. 하지만 프레드는 바다가 무엇인지조차 몰랐어요.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길을 나서지요. 애벌레와 개구리, 거북을 차례로 만나며 ‘바다’를 찾아가는 여정은 작은 생쥐에게는 험난했지만, 그만큼 단단해지는 시간이었어요.


마침내 바다에 다다른 프레드는 두렵지 않았어요. 바다가 넓고 깊다는 사실보다, 그 끝에 친구가 있다는 믿음이 더 컸거든요. 그리고 글로리아를 만나 서로를 바라보는 순간, 두 친구의 웃음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듯했어요.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글로리아는 말하지요. “이제 협곡을 건너야 해.” 프레드는 눈을 반짝이며 묻네요. “협곡? 협곡이 뭐야?” 그 질문 하나로 알 수 있어요. 그의 모험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걸요.


프레드의 여정은 친구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전부가 아니었어요. 그건 ‘모르는 세계로 발을 내딛는 순간’을 담은 용기의 기록이었지요. 처음엔 바다가 낯설고 두려웠지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세상은 넓어지고 마음은 자라났어요. 그림 속 프레드는 늘 작은 존재로 그려졌지요. 넓은 풍경 속에서 그의 몸짓은 작지만, 앞으로 나아갈수록 성장했고, 마음은 한없이 커져 있지요.


프레드가 만난 애벌레나 개구리, 거북의 ‘바다’는 모두 달랐어요. 그 모습을 보며,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쉽게 단정 지으려 했던 제 마음이 어쩌면 너무 좁은 창문을 통해 세상을 보고 있었던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여기서도 프레드는 참 멋지지요. 누구에게나 자신의 바다가 있고, 그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속도도 다르다는 걸 프레드가 대신 보여준 것 같아요. 그 차이는 틀림이 아니라, 다름으로 느껴졌어요.


프레드의 손엔 언제나 한 장의 편지가 있어요. 그 편지는 길을 알려주는 나침반이자, 마음속에서 피어난 용기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글로리아를 만나 편지가 다시 그녀의 손에 쥐어졌을 때, 그 편지는 더 이상 종이 한 장이 아니라 ‘마음이 닿는 다리’가 되어 있었지요.


책을 덮으며 ‘나의 바다는 어디일까’ 생각하게 돼요. 아직 건너지 못한 마음의 거리, 아직 써보지 못한 편지 한 장,

그런 것들이 문득 떠오르지요. 편지는 멀리 있는 누군가에게만 닿는 게 아니라, 때로는 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다리 같아요. 그래서인지 편지는 ‘누군가를 향한 용기’이자, ‘스스로에게 쓰는 위로’였던 것 같아요.





- <디어 프레드, 디어 글로리아>의 독후 활동지 -



이 책에는 무려 8가지 알찬 독후 활동지가 준비되어 있어요.

그중 하나는 ‘친구에게 편지 쓰기’ 활동으로, 프레드와 글로리아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

자신의 친구에게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보는 코너지요.


출판사 브와포레 SNS : https://www.instagram.com/bforet00/




- <디어 프레드, 디어 글로리아> 특별 부록 안내 -



📬 책 속에는 사랑스러운 엽서와 편지지 세트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QR 코드가 함께 들어 있어요.

A4 크기의 도톰한 용지에 컬러로 출력해 반으로 접으면 카드 4종 세트, 그대로 잘라내면 엽서로 활용할 수 있지요.

바다 건너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는 그림책의 마음을 그대로 이어주는 작은 선물이에요.





- 안나 피롤리 (Anna Pirolli) 작가님의 그림책 -



이탈리아 밀라노의 디자인 학교를 졸업하고, 아트디렉터 겸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전통과 디지털 기법을 오가며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새로운 작품을 그리고 있다. 작가의 첫 그림책은 다비드 칼리가 글을 쓴 <난 고양이가 싫어요!>이다.


안나 피롤리 (Anna Pirolli)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annapirolli_illustrator/



<난 고양이가 싫어요!> : https://blog.naver.com/shj0033/221768676676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디어프레드디어글로리아 #DearFredDearGloria #로타텝 #안나피롤리 #브와포레 #그림책숲 #편지그림책 #우정이야기 #바다그림책 #진심 #호기심 #모험 #우정과사랑사이 #썸그림책 #그림책읽는아줌마 #그림책읽는어른 #그림책읽는투명한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LANG! 펭귄이 사라진 날의 기적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10
샘 어셔 지음, 이상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니어RHK(주니어랜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늘 곁에서 함께 놀던 장난감 펭귄이 어느 날 사라졌어요. 아이는 할아버지와 함께 집 안 곳곳을 뒤지지만 펭귄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지요. 그때 할아버지가 말해요. “우리, 가 보지 않은 바다로 가볼까?”


먼지 쌓인 지하실 구석에서 두 사람은 오래된 욕조 하나를 발견하고, 그것을 바다를 항해할 배로 고쳐 타기로 해요. 욕조 배를 타고 망망대해로 나아가며 여러 배를 마주치고, 그 속에서 새로운 모험이 이어지지요. 과연 펭귄을 찾을 수 있을까요?


사라진 펭귄을 찾는 이야기지만, 책장을 덮고 나면 남는 건 ‘펭귄 인형’이 아니었어요. 무엇을 잃었는지 보다 함께 찾는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얻고 있지요. 서로를 믿는 눈빛, 욕조를 배로 바꿔 떠나는 용기, 그 안에는 “누군가와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다"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어요.


아이의 시선으로 보면 세상은 언제나 모험이 될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욕조를 배로 바꾸는 일도, 먼바다로 향하는 일도 ‘할아버지가 함께라면 뭐든 가능하다’는 믿음이 그를 움직이게 하지요. 그 믿음은 아이를 선장으로 세우고, 할아버지는 항해사가 되어 뒤에서 묵묵히 따라가고 있어요. 아이의 리더십은 그렇게 사랑받는 경험 위에서 자라나요. 할아버지가 응원해 주신다면, 어떤 모험도 망설임보다 설렘이 먼저일 거예요.


샘 어셔의 그림은 수채화의 투명함과 구아슈의 깊이를 함께 품고 있어요. 먼저 펜으로 윤곽선을 그리고, 하늘과 바다처럼 넓은 공간에는 맑은 수채화를 써서 시원한 공기를 담아내지요. 낡은 욕조나 인물의 표정처럼 세밀한 부분에는 불투명한 구아슈를 더해 입체감을 살려냈지요. 부드러움과 단단함이 균형을 이루며, 모험의 긴장과 따뜻한 감정이 동시에 전해지지요.


색이 겹쳐질수록 장면은 깊이를 더하고, 수채화의 번짐은 바람의 결처럼 부드럽게 스며들어요.

그림 속 여백은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두 사람이 숨을 고르고 다시 나아가는 자리처럼 느껴졌어요.


펭귄을 찾아 떠난 이야기는 결국 “무엇이 진짜 소중한가”를 묻는 여정이에요. 세상에는 지구 끝까지 가서라도 찾고 싶은 것이 있고, 그것은 대단한 보물이 아니라 함께 웃고, 함께 떠나는 순간일지도 몰라요. 욕조를 고쳐 배를 만드는 장면을 보며 문득 ‘나의 작은 욕조는 어디 있을까’ 생각했어요. 바다로 나가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그 용기가 이미 모험의 시작이지요.


<CLANG! 펭귄이 사라진 날의 기적>은 무언가를 잃어도 다시 찾아 나설 수 있는 힘, 그리고 그 길에서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이야기해요. 세상에는 정말, 지구 끝까지 찾아가고 싶은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사람일 수도, 기억일 수도, 혹은 아주 오래전 나에게로 향한 여정일 수도 있겠지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삐딱이 날치 풀빛 그림 아이
미우 지음 / 풀빛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풀빛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삐딱이 날치는 다른 날치들과 조금 달라요. 등이 굽어서 빠르게 헤엄치지도, 멀리 날지도 못하지요. 다른 날치들은 등을 곧게 세우고 힘차게 날아오르지만, 삐딱이 날치는 번번이 실패해요. 빠르게 헤엄치지도, 멀리 날지도 못하는 자신이 답답하기도 하지만, 멈추지 않고 달리는 것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지요. 그러나 세상은 말합니다. 진짜 날치라면 멀리 날아야 한다고요. 험한 바다에서 살아남으려면 천적을 피해 높이 뛰어야 한다고요.


그러던 어느 날, 군함새와 만새기가 삐딱이 날치를 쫓아오지요. 이제는 달아나야만 하는 순간이에요. 삐딱이 날치는 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았지요. 있는 힘을 다해 지느러미를 퍼덕이며 바다 위로 솟구치지요. 하지만 몸이 휘어 뒤집히고 말아요. 그래도 삐딱이 날치는 멈추지 않아요. 삐딱이는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삐딱이 날치는 세상이 정한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 애쓰지 않아요. ‘진짜 날치’가 되기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해내지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리는 그 모습이 참 단단하게 느껴져요. 세상은 늘 말하지요. ‘이 정도는 해야 한다’, ‘이 방향이 옳다’고요. 하지만 삐딱이 날치는 다르게 말해요. “나는 나의 속도로 달릴 거야.”


마지막 장면에서 삐딱이 날치는 드디어 자신을 이해하지요. 빨리 헤엄치지 못해도 괜찮고, 뒤집혀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나는 여전히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맞아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우리는 모두 다르게 살아서 더 아름답지요.


어쩌면 진짜 용기는 멀리 나는 게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헤엄치고, 무리에서 떨어져도 자기 길을 걷는 게 아닐까요? 삐딱이 날치는 우리 마음속의 ‘나’를 닮았어요. 서툴고 느리지만, 그래도 계속 나아가려는 모습이요.


그림책 속 바다는 참 깊어요. 푸른 오일 파스텔이 겹겹이 쌓인 바다 위로 윤슬이 반짝이지요. 그 안에서 삐딱이 날치는 자신만의 길을 헤엄쳐요. 외로움보다는 자유에 가까운 모습이지요. 다름을 감추거나 고치려 하지 않고, 그대로의 나로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요. 어쩌면 제 마음의 바다에도 삐딱이 날치 한 마리쯤은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세상이 정해놓은 ‘속도’와 ‘모양’을 벗어나, 자신만의 리듬으로 나아가려는 작은 존재 말이에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