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여름
이승원 지음 / 한림출판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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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출판사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림책을 읽기 전


앞표지에서는 초록 귤이었는데 뒤표지에서는 제주만의 귤색으로 바뀌었네요.

아마도 제주에서 햇볕과 바람을 맞으며 계절을 잘 보내겠지요.

더 많은 제주의 모습이 얼른 보고 싶어 책장을 펼쳐보게 되네요.




그림책 읽기



귤꽃이 봄눈처럼 내리던 날, 여름이가 우리네 마을로 잠시 이사를 왔어요.

우리는 이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여름이와 우리는 마을 구석구석을 함께 걸어요.



"여름아, 이 소리 들려? 봄에 우는 섬휘파람새 소리야."

귤밭 너머 어디선가 맑고 고운 노래가 울려 퍼져요.



쏴아아 비가 신나게 와요. 구멍 난 돌담 위로 후드득후드득 마구 쏟아져요.

풀들을 비를 맞고 껑충껑충 자라요. 모두 자라나요.




그림책을 읽고


귤꽃이 봄눈처럼 흩날리던 어느 날, 여름이는 우리네 마을에 도착했지요.

제주에서 나고 자란 ‘우리’는 귤밭 사이사이를 누비며 여름이에게 제주의 봄과 여름을 하나씩 소개해 주었어요.

섬휘파람새가 노래하면 우리가 “쉿” 하며 숨을 죽였고, 여름이는 생전 처음 듣는 듯 귀를 쫑긋 세웠지요.


귤꽃이 지고 나면 초록빛 아기 귤이 열리고, 탐스럽게 익어 가는 여름이 시작돼요.

바람은 나뭇잎을 뒤집고, 비는 앞이 안 보일 만큼 퍼붓고, 여름의 자연은 예고 없이 요란해요.

겁 많은 꺼병이도, 수국 밑에 숨은 뱀도, 사람을 반갑게 맞이하는 강아지도 모두 여름 속에서 자라나지요.

우리와 여름이도 그렇게 조금씩 커 가요.


처음엔 제주의 여름이 낯설기만 하던 여름이었지만, 우리의 모습을 보며 어느새 달라졌지요.

이제 여름이는 자연과 이야기할 줄 알아요. 그런 여름이의 모습이 우리의 얼굴에 미소를 앉게 해요.

함께 걷고, 함께 듣고, 함께 웃었던 둘만의 시간들이 노란 귤처럼 마음속에 영글어 갔어요.

이제 여름이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야 해요.

남은 우리는, 그 계절의 기억을 곱게 간직한 채 또다시 다음 여름을 기다리겠지요.



만남과 이별, 그리고 그 사이에 머무는 마음의 성장. 그리고 '함께 자라남'이 있었어요.

한쪽이 다른 쪽을 이끌거나 가르치기보다, 서로의 다름을 알아가며 함께 걸어가는 모습이 좋았어요.

봄의 섬휘파람새와 긴꼬리딱새, 여름의 바람과 바다, 귤꽃과 아기 귤이 만드는 풍경…

장면마다 피어나는 제주의 여름은 낯설고도 친숙한 감각을 가져와요.

마치 제주 자연 다큐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한 편의 시 같은 느낌도 있네요.

그림책을 덮고 나면 마치 제주에서 여름 한 철을 온전히 살고 돌아온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 그 여름이, 내 마음속에도 노란 귤 하나로 영글어져 있어요.




종이 위에 과슈로 담아낸 초록은 장면마다 결이 달라요.

조금씩 변하는 제주의 수많은 초록을 보여주셨어요.

아기 귤과 영근 귤의 초록, 비 맞은 잎과 바람에 뒤집힌 잎의 초록은 모두 다르다고 하시네요.

같은 자연 속에서도 무한한 빛깔과 감정이 존재한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네요.




- <우리의 여름> 완성 과정 -



봄바람이 불면 어디서나 아련한 귤꽃 향기가 나는 제주 마을에 살아요. 귤꽃이 지면 작은 열매가 맺히고 날마다 자라나 초록 귤이 돼요. 다 자란 초록 귤이 곱게 익어 가는 모습을 보며 한 해를 보냅니다. 뜨거운 햇볕과 바람과 비를 맞은 초록 귤이 단단해지고, 풀과 나무와 어린 새들이 껑충껑충 자라나는 여름 제주를 좋아합니다.

-작가의 말


이승원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seungwonelee/




- 이승원 작가님의 책 -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그림을 공부하고 꾸준히 여러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서양화를 공부하고 2001년 한국출판미술협회 공모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했고, 2006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기도 했다. -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중


이승원 작가님이 직접 쓰고 그린 작품은 <우리의 여름>, <영등할망 제주에 오다>, <삐이삐이, 아기 오리들이 연못에 살아요>, <새들아 뭐하니?>, <경복궁>이지요.


<삐이삐이, 아기 오리들이 연못에 살아요> : https://blog.naver.com/shj0033/221407762728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우리의여름 #한림출판사 #그림책 #여름그림책 #제주자연 #이승원작가 #자연과성장 #계절의그림책 #우정과이별 #자연을그린책 #감성그림책 #초록빛그림책 #섬휘파람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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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두두 두더지 레스토랑 웅진 세계그림책 278
스기모토 쇼코 지음, 호소노 미키 그림, 황진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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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두두두두 두더지 레스토랑 / 스기모토 쇼코 글 / 호소노 미키 그림 / 황진희 역 / 웅진주니어 / 웅진 세계그림책 278 / 2025.06.05 / 원제 : もぐちゃんず(2023년)



그림책을 읽기 전


제목에 '두두두두'라는 의성어만으로도 재미있네요.

아~ 두더지 손 안의 귀여운 저 두더지들은 뭘까요?

어떤 이야기와 그림이 있을지 진짜 궁금하네요.




그림책 읽기



여기는 땅속 두더지 레스토랑이에요.

두더지 레스토랑은 오늘도 손님들로 북적거려요.




"이 레스토랑은 손님이 아주 많군. 정말로 맛있는지 내가 한번 먹어 보지."

냠냠 박사님은 숲에서 가장 입맛이 까다롭기로 소문이 났거든요.




두더지들은 대표 메뉴인 두더지 오므라이스, 고소한 단호박 수프, 달콤한 푸딩에 새콤한 주스까지!

냠냠 박사님을 위해 정성껏 요리를 선보이는데, 과연 냠냠 박사님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요?





그림책을 읽고


“두두두두두~”

숲속 깊은 땅속 어딘가에서 흥겨운 노랫소리가 들려오지요. 귀를 기울이고 냄새를 따라가다 보면, 노란 바지를 입은 귀여운 두더지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두더지 레스토랑’에 도착하게 되지요.


이곳은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에요. 기다리는 동안 함께 놀아 주고, 피아노 연주로 분위기를 띄우며, 생일을 맞은 손님에게는 깜짝 파티까지 열어 주는 다정한 식당이지요. 그러니 생쥐 노부부부터 캥거루 가족, 토끼 가족까지 다양한 손님들이 매일같이 북적이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지요.


그런데 오늘은 조금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어요. 바로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냠냠 박사님! 두더지들은 그를 위해 오므라이스, 단호박 수프, 피자, 생선 요리, 푸딩과 주스까지 총출동시키며 최고의 맛을 선보이지요. 과연 냠냠 박사님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요?


그림책 <두두두두 두더지 레스토랑>은 요리와 일상이 주는 따뜻한 즐거움을 가득 담고 있어요. 마치 맛있는 냄새가 책장 밖으로 솔솔 퍼지는 듯하지요. “두두두두 맛있게, 더더더더 즐겁게!”라는 문장 덕분에 즐거운 음악이 함께 들려오는 것 같기도 해요.


게다가 페이지마다 동글동글 노란 바지를 입은 두더지들이 귀엽게 등장하지요. 눈썹이 처진 두더지, 꽃을 좋아하는 두더지, 딴청 피우는 두더지까지! 얼핏 보면 비슷해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다른 표정과 동작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이 많은 두더지들이 각기 다른 성격과 역할을 지닌 친구들처럼 느껴지지요.


페이지마다 두더지 빵, 두더지 오므라이스처럼 재미있는 그림들과 유쾌한 반전도 즐겁지만, 무엇보다 두더지들의 일하는 태도는 최고예요. 웃으며 서로를 돕고, 모든 일을 함께 해내는 모습! 그렇게 즐겁게 일하는 마음은 손님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전해질 거예요.


그래서일까요? 신나고 따뜻한 두더지 레스토랑엔 매일 가고 싶어요. 별일 없어도 들러 보고 싶은 곳, 단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장소지요. 두더지들이 전하는 유쾌한 노래, 정성 가득한 서비스, 그리고 함께하는 식사 시간이 주는 행복!


혼자 먹는 밥도 좋지만, 가족들과 둘러앉아 먹는 식사는 언제나 더 특별하지요.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 멈추어 서로를 챙기고, 음식을 통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시간. 그게 바로 우리가 매주 기다리는 주말 저녁 식사지요.

<두두두두 두더지 레스토랑>은 ‘함께 먹는 즐거움’과 ‘서로를 챙기는 다정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자연스럽게 전해 주고 있어요.


오늘 하루 어땠나요? 지쳤다면, 축하받고 싶다면, 두더지 레스토랑 문을 살짝 두드려 보세요.

두두두두, 더더더더, 으라차차차!

두더지들이 언제나처럼 반갑게 맞아 줄 거예요.




- 두더지 레스토랑 주인공 두더지의 SNS -




두더지 레스토랑의 주인공 캐릭터 두더지의 SNS가 있네요.

다양한 굿즈, 독후 활동지도 있고, 소식도 들을 수 있네요.

무엇보다 귀여운 캐릭터들을 그림책에서 만날 수 없던 모습으로 볼 수 있어서 더 좋아요.


두더지 레스토랑 SNS : https://www.instagram.com/moguchans_news/





- <두두두두 두더지 레스토랑> 완성 과정 -




'출판까지 2년… 즐기고 만드는 것을 소중히 했다'

두 작가님은 만드는 것이 힘들면 좋은 작품 될 수 없을 것 같아서 “즐겁게 만들자"라는 약속을 했다고 해요.

스토리보드 등 세부 내용까지 공유하며 두 작가님의 자신들의 생각을 담았다고 하시네요.

주인공의 캐릭터가 생길 때까지는 털의 색이나 코의 색, 팬츠의 색을 몇 패턴이나 생각해 검토를 거듭하셨다네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https://shonanhahazukan.com/moguchanzu/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두두두두두더지레스토랑 #웅진주니어 #그림책 #스기모토쇼코 #호소노미키 #웅진세계그림책 #두더지 #요리그림책 #레스토랑그림책 #귀여운두더지들 #행복한식사 #맛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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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켰다! 킨더랜드 픽처북스
다케가미 타에 지음, 황진희 옮김 / 킨더랜드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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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더랜드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들켰다! / 다케가미 타에 / 황진희 역 / 킨더랜드 / 킨더랜드 픽처북스 / 2025.06.01 / 원제 : みたらみられた(2021년)


그림책을 읽기 전


커다란 눈동자와 마주쳤을 때, 깜짝 놀라는 것도 잠시였지요.

노란 표지 속 귀여운 소 캐릭터는 묘하게 웃음을 남기네요.

뭘 들켜서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 걸까요? 궁금해지네요.




그림책 읽기



보는데




어, 보고 있네?




보는데



그림책을 읽고


맑은 하늘 아래, 분홍빛 꽃잎이 흩날리는 봄날.

초록 지붕 위로 고양이 한 마리가 살금살금 걸어가요.

편안하고 고요한 풍경 속에서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을 무렵,

고양이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지요.

그 순간, 나의 시선과 고양이의 시선이 맞닿으며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혼자 바라보던 풍경이 함께 마주 보는’ 특별한 장면으로 바뀌는 경험이었어요.

<들켰다!>는 바로 그 ‘마주침’의 순간을 포착한 그림책이지요.

고양이뿐 아니라 꽃밭 속, 초원 위, 나무 위, 어둠 속, 숲속의 동물들까지.

하나둘 눈을 마주치며 평범했던 풍경이 긴장과 설렘이 감도는 순간으로 변해 가지요.


작가 다케가미 타에는 소들에게 둘러싸였던 짜릿한 순간을 떠올리며 이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해요.

그 경험은 작가에게 깊이 각인된 기억이자, ‘원점이 되는 그림책’이 되었지요.

목판화로 그려낸 장면은 담백하면서도 묵직하게 다가오네요.


저 역시 유치원생 시절, 염소 한 마리와 눈을 마주친 적이 있어요.

그 후로 염소가 원을 그리며 무섭게 저를 빙빙 돌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지요.

순간 움츠러들었던 그 감정이 이 책의 표지를 보는 순간 떠올랐고, 잠깐 멈칫했지만…

노란 바탕 속의 익살스러운 캐릭터 덕분인지 이내 웃음이 났지요.

그림에 더해진 짧고 단순한 문장은 제 마음을 서서히 끌어당겼고요.


동물과의 눈 맞춤이 꼭 무섭거나 불편한 것만은 아니었어요.

놀이터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던 기억, 나무 위 까치가 나를 쳐다보던 순간처럼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상상력이 더해지던 기억도 분명히 있었지요.


저는 '눈을 마주친다'는 것에 대해 다양한 감정을 일으키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불편할 수도, 설렐 수도 있고, 묘한 공감이나 거리를 느낄 수도 있어요.

그 시선 속엔 각자의 생각이 담겨 있고, 그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나만의 시간’은 ‘우리의 시간’으로 바뀌지요.


<들켰다!>는 제목처럼 감탄사에 가까운 그림책이에요.

찰나의 감정과 감각, 그리고 생명 사이의 교감이 담겨 있지요.

관찰에서 감정으로, 일상에서 특별함으로 이어지는 마법 같은 순간이 되었어요.


오늘, 누군가와 눈이 마주친다면 그 순간을 흘려보내지 말고 조용히 마음에 담아두어야겠어요.

시선을 맞추고, 마음이 오가는 그 순간, 우리가 얼마나 많은 존재와 연결되어 있는지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 다케가미 타에(たけがみ たえ) 작가님 인터뷰 -



들에서 산에서, 자주 다니는 산책길에서 문득 눈이 마주친 동물들.

때로는 어색할 때도 있지만 가슴이 뜨끔하면서 두근!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면, 무엇인가 시작될 것 같은 기분.

그런 기분을 그림책으로 만들었습니다. - 작가의 말


목판 화가, 그림책 작가로의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가 있어서 공유해 보아요.

작가님의 작업실, 도구부터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도 설명해 두셨네요.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2021년의 인터뷰 : https://www.pario-machida.com/topics/machida/10504





- 다케가미 타에(たけがみ たえ) 작가님 작품 -




1986년 도쿄에서 태어났습니다. 와코대학 표현학부 예술과를 졸업했고, 2017년 『マンボウひまな日 개복치의 한가한 하루』로 데뷔했습니다. 『들켰다!』는 2007년에 나가노현에서 소들에게 둘러싸였던 사건이 있었는데, 그때의 일을 목판화로 작업한 그림책입니다.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가 그림책으로 만들어진 것이지요. 지은 책으로 『きょうは泣き? 오늘은 울보』 『うみのあじ 바다의 맛』 『だんだんだんだん 점점점점』 등이 있습니다. 『들켰다!』는 국내에 소개되는 작가의 첫 그림책입니다.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중


작가님의 그림이 너무 궁금해서 이것저것 찾았네요.

다케가미 타에의 작품이 전집으로 국내에 소개된 첫 작품이 있네요.

스마일북스 출판사에서 더 차일드 애플 시리즈 중 41번 <점점 점점>이 2024년에 출간되었네요.


다케가미 타에(たけがみ たえ)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okantea/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들켰다 #다케가미타에 #황진희역 #킨더랜드 #킨더랜드픽처북스 #그림책 #그림책서평 #목판화그림책 #자연과교감 #아이와읽는책 #동물과교감 #마주침의순간 #서정적인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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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라서 잘 사는 토끼 올리 그림책 55
송미순 지음, 간장 그림 / 올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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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첫째 토끼는 달에서 ‘달떡집’ 사장이 되었고, 호랑이에게서 선비를 구한 둘째는 심판다운 기질로 판사가 되었어요. 셋째는 세 번이나 호랑이에게서 살아 돌아온 위기 탈출의 달인답게 ‘자라 게임’을 만들고 천만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감독이 되었지요. 넷째는 용궁에 끌려갔다가 도망친 뒤 여전히 겁은 많지만 새로운 길을 찾았고, 다섯째는 거북이와의 경주에서 진 후 완전히 달라진 삶을 살고 있어요. 막내는 앨리스를 만났고, 좋아하는 일을 위해 유학까지 다녀왔어요.


와, 이건 정말 신선한 설정이에요. 옛이야기 속 주인공 토끼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도 흥미롭지만, 송미순 작가님의 기발한 상상이 더해지면서 전혀 새로운 에피소드들이 펼쳐졌어요.

달에서 떡방아를 찧던 토끼부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한 토끼까지, 모두 익살스럽고 발랄한 매력을 지닌 채 지금 우리 곁에서 살아가는 인물로 재해석되었어요.


토끼들마다 고유한 개성이 살아 있고,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두 매력 있지만 저는 특히 다섯째 토끼 이야기가 가장 공감이 가네요. 거북이와의 경주에서 진 뒤, 부모도 알지 못한 속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은 놀랍기도 했고, 다 큰 아이를 놓아주어야 한다는 생각도 했어요. 귀여운 막내라고만 생각했던 토끼도, 자신의 길을 찾아 유학을 떠나고 바쁘게 살아가는 모습에서 ‘자기 삶을 주도하는 존재’로 완전히 새롭게 보이네요.


이렇게 저마다 다른 성격과 재능을 가진 여섯 마리 토끼는, 익숙한 전래동화 속 캐릭터를 넘어 지금을 살아가고 있어요. 이야기를 모르는 독자라도 걱정할 필요 없어요. 원작 이야기의 간단한 소개가 곁들여져 자연스럽게 흐름을 따라갈 수 있거든요.


<잘 자라서 잘 사는 토끼>의 진짜 매력은 ‘성장’에 대한 시선이에요.

아이에게 “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라고 묻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질문이지요.

하지만 이 책은 꿈을 묻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게 해 줘요.

무엇을 잘하는지 보다, 어떤 성향을 지녔는지부터 살펴보게 하지요.

여섯 토끼처럼 아이들도 모두 다르다는 사실과 다름은 저마다의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주지요.

“누구처럼 자라야 한다"라고 말하지 않고,

“다른 건 틀린 게 아니야. 다름은 너만의 가능성이 될 수 있어.”라고 말하지요.


성장 이야기에 더해진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엄마 토끼의 이야기도 담겨 있어요.

무럭무럭 자란 당근을 바라보다가 자식들을 떠올리는 엄마, 하나하나 전화를 걸며 안부를 묻는 모습에서 사랑이 느껴졌어요. 전화를 받은 토끼도, 바빠서 못 받은 토끼도 있었지만 결국 모두 엄마의 품으로 모였지요.

그걸 알고 있는 여섯 토끼들은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사랑의 공간인 엄마에게로 모였어요.

누군가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든든한 힘이 되는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장면이었어요.

간장 작가님은 엄마 토끼의 표정과 집 안 소품들에 글만큼이나 따뜻한 감정을 담아냈어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잘자라서잘사는토끼 #올리출판사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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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앙! 내 동생은 울보 미래그림책 197
미야니시 타츠야 지음, 김수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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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으아앙! 내 동생은 울보 / 미야니시 타츠야 / 김수희 역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미래그림책 197 / 2025.06.20 / 원제 : なきむし



이야기의 주인공인 ‘나’는 오빠이지요. 오빠에겐 늘 제멋대로인 동생이 있지요. 친구 집에 놀러 가려 하면 따라나서고, 새 우산을 쓰면 바꾸자며 울어버리는 동생. 오빠는 그럴 때마다 꾹꾹 참고, 결국 동생의 요구를 들어주고 말아요. “안 돼!”라고 말해도 소용이 없어요. 동생은 울음을 터뜨리고, 오빠는 또 져 주지요.


하지만 오늘은 달라지지요. 동생의 줄넘기 좀 빌려 달라는 말에 못 들은 척했어요. 울고 떼를 써도, 오늘은 그냥 안 되겠는걸요. 그런데… 울보였던 동생 대신 이번엔 오빠가 울고 말아요.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지지요. 울기만 하던 동생이 이번엔 오빠를 감싸 안아 주네요. 오누이 중 누군가가 큰 변화가 있는 그런 내용은 아니지요. 대신 아이들의 울음을 통해 느끼는 공감의 순간을 따뜻하게 담아내지요. 늘 어린아이인 줄 알았던 동생도 어느새 자라고 있었던 거예요.


미야니시 타츠야의 그림은 감정 표현이 크고 분명해서 누구나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지요. 반복 구조로 짜인 문장은 읽는 이에게 리듬감을 주고, 울음이라는 감정 버튼은 짜증보다 웃음을 가져오지요. 읽다 보면 어느새 ‘나도 어릴 땐 그랬지’ 하고 웃고 있네요.


형제, 자매란 어떤 존재일까요? 때론 귀찮고 얄밉지만, 결국엔 함께 울고 웃는 존재이지요. 이 그림책은 형제자매 사이에 흐르는 사랑과 갈등, 그리고 양보의 순간들을 한눈에 딱 볼 수 있게 해 줬어요. 세 자매였던 저인지라 이 작은 그림책이 저의 어린 시절들의 어느 시점들에 데려다 놓았어요. 자매 사이에도 갈등을 가져오는 이가 있고, 마냥 양보해 주고 싶은 이가 있기도 하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존재가 있어서 특별하고, 소중하고 항상 든든하다는 거죠. 그리고 이렇게 저를 위로하네요.

"그래, 오늘은 내가 울보가 되어도 괜찮아. 네가 있으니까."


오빠가 울보가 된 순간은 그동안의 감정이 터진 거예요. 참았던 속마음을 그대로 쏟아낸 거죠. 형제자매가 있는 집이라면 누구나 겪어 봤을 갈등이지요. 한쪽은 떼쓰고, 다른 한쪽은 어쩔 수 없이 져 주는 반복.

‘울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누구나 울 수 있고, 울음을 통해 마음을 전할 수도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지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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