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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에게 배우는 민주주의
박혁 지음, 김민지 그림 / 맹앤앵 / 2018년 7월
평점 :
이솝에게 배우는 민주주의 / 박혁 글 / 김민지
그림 / 맹앤앵(다산북스) / 2018.07.31
'이솝과 민주주의?', '이 조합이
가능하나?'
약간의 의심스러운 생각이지만 표지 그림이 끌려서 책장을 넘기고
있어요.
목차
우리가 알고 있는 이솝 우화의
제목과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제목이 함께 보이네요.
모두 20 편의 이솝 우화와
20개의 민주주의 이야기가 있네요.
<이솝에게 배우는 민주주의>의
3가지 구성
1. 주제
정리
각 이솝 우화 한 편마다 생각하고 배워야 할 내용들에 대한 주제가 요약되어
있어요.
토끼와 거북이에서는 '느린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요.
2. 이솝 우화 원문
읽기
'느린 민주주의'를 생각하며 짧은 이솝 우화 한 편을 읽어
보아요.
3. 이솝 우화 다시
생각하기
원문을 읽고 나면 작가 박혁의 '다시 생각하기' 글을 만나게
되지요.
이솝(Aesop)은 기원전 약 6세기 경 그리스에서
살았던 사람입니다.
이솝이 살았던 당시 그리스에는 많은 문제들이 발생했고 가장 심각한 것은 빈부
격차였어요.
시민들이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어 소수 부자들의 노예로 전락했어요.
많은
시민들이 빈부의 격차를 줄이자고 요구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도 도시의 일에 참여하여 함께
결정하는 제도를 만들자는 주장도 커졌습니다.
잘 살거나 못 살거나 모든 시민들이 법 앞에서 평등한 도시를 만들자는
요구도 있었습니다.
누가 어떻게 통치를 해야 그런 도시를 만들 수 있을까요?
아테네
시민들은 누가, 어떻게 통치를 해야 하느냐는 문제를 갖고 치열하게 논쟁했습니다.
한 명의 왕, 좋은 신분이나 재산이
많은 귀족 대표 몇 명, 다수의 시민들이 통치하는 민주주의
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토끼와 거북이의 우화는 이런 상황 속에서 이솝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당시 아테네의 상황을 알게 되면 이솝의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가
단순한 ‘느림과 빠름’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느려도 아테네
시민 모두가 합의된 의견을 실천하며 사는
‘느린 민주주의’가 진정한 민주주의임을 이솝은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라는 말에는 느림이라는 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러 사람의 생각과 지혜를 모으느라 민주주의는 느립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숙고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처지, 조건, 의견들의 갈등과 긴장을 성급하게 해결하거나 결론 내지
않습니다.
느림은 다양성에 비례합니다.
반대로 서두름은
다양성을 파괴합니다. 속도는 의견을 달리하는 시민들을 침묵하게 합니다.
더 빨리 가느라고
그들을 배제하고 내리는 성급하고 독단적인 결정은 민주주의와는 상반됩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다수의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결정한다는 것이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원리입니다.
속도와 효율, 성공을 위해 다양성을 부정하고 다른 의견을
무시하거나
차이를 배제해 버리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입니다.
토끼와의 경주는 결코 무모한 짓이
아니었습니다. 거북이의 목적은 성공이 아니라 행복이었습니다.
<본문 중에서>
구성이 맘에 들어요. 내가 무얼 생각해야 할지 먼저 주제를
던져주는 방식도 좋아요.
독서와 생각하기를 연결하여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했어요.
이렇게 만들어진 생각들이 모여 '철학'이 된다는 작가의 멘트에
철학은 철학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철학을 할 수 있다는 용기도 생기네요.
제가 알고 있던
'이솝 우화'는 어린 시절 교훈을 남겨 주었고, 그게 정답인 걸로 알고 살았지요.
틀 속에서만 생각하던 저에게 기본
역사적 배경을 알고 더 깊이 있게 책을 읽게 되었어요.
책을 읽으며 이솝에서 민주주의를 배우고 깨어 있는 시민으로
한 발짝 다가서면 좋겠네요.
주위에 지인들에게 권해 볼 만한
책이네요.
중간에 삽입된 그림이 맘에
들어요.
박혁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그림작가님이 배우자이시네요.
박혁 작가님은
독일의 대학에서 정치사상을 다룬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셨네요.
지금은 민주연구원의 연구위원이라고 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