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사자 와니니 창비아동문고 280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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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니니는 사냥보다 세상 구경에 마음이 끌렸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신기했다.

이렇게 큰 강이 있는 초원까지 나와 본 것은 난생처음이었다. 폭이 넓고 물이 깊은 강이 초원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런 강이 네 개나 흐르고 있어서 '네 개의 강이 있는 초원'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황톳빛 물결이 넘실거리는 강을 따라 여러 가지 아카시아 나무들이 무성한 숲을 이루었고, 지평선까지 푸른 풀밭이 펼쳐져 있었다. 건기에도 강물이 마르지 않아 언제나 풀이 무성하게 자라는 초원이었다. 풀을 뜯는 동물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푸른 사자 와니니> 10p

암사자 와니니의 어린 시절, 마디바의 무리에서 지내던 순간부터 무리에서 쫓겨나 홀로 지내며 견뎌내야 했던 시간들을 고스란히 그려내고 있다. 오해를 받고 쫓겨나고 사냥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어린 암사자 와니니는 온갖 동물들의 조롱과 멸시를 견뎌내야 했다. 수사자 아산테와 잠보를 만나고 그들과 합류하게 되고 역시 그녀처럼 상처 입었기에 무리에서 쫓겨난 말라이카를 만나 네 마리의 사자들은 함께 길을 나선다. 건기에 살아남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들은 이제 '와니니들'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지지하는 존재로 함께 한다. 그리고 무리의 우두머리였던 암사자 마디바를 향한 존경심이 더 이상 유지되지 않게 되는 것은 와니니에게는 또 다른 성장의 증거로 남는다.

그렇게 사냥보다 세상 구경을 더 좋아했고 다른 사자들보다 유난히 귀가 잘 들렸던 와니니는 그만큼 세심하게 여느 동족보다 더 강한 암사자로 자라고 있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사자의 시간이 다가왔다. 잠보와 말라이카의 발소리가 빠르게 가까워졌다. 와니니의 사자들이 와니니에게로 달려오고 있었다.

와니니는 큰 소리로 포효했다.

크하하항! 크하하하항! 크하하하하항!

그것은 왕의 목소리였다. 위대한 왕의 탄생을 알리는 커다란 포효 소리가 온 초원을 뒤흔들었다.

<푸른 사자 와니니> 211p

이 책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사자들의 언어였다. 그저 울음소리이지만, 그것은 다시 한번 더 '포효'라는 단어로 그들의 감정을 더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본성과 그들의 의지는 서로 상반되는 언어일지 모르지만 그렇기에 더 큰 인상을 남기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끝에는 '그들다운' 모습으로 향하게 한다.

어리고 약한 암사자였던 와니니가 '와니니답게' 살아낼 수 있는 의미를 발견해가는 길이 크게 와닿는 것이 곧 이 이야기가 의미 있는 이유일 거다. '와니니들'을 이끌 수 있게 하는 것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기에 의미가 있다는 것, 그 '여럿'안에 각자의 고유한 존재도 절대 사라지면 안 된다는 것도 너무나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이 책을 통해 혼자를 넘어서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그 안에서 자신과 각자의 고유의 모습을 지켜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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