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빙 미스 노마 - 숨이 붙어 있는 한 재밌게 살고 싶어!
팀, 라미 지음, 고상숙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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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들인 팀과 며느리인 라미가 노마 할머니와 함께 한 순간들을 기록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자궁암 말기 판정을 받은 노마 할머니는 화학요법으로 생명을 연장하며 병원에서 지내는 대신 아들 내외와 함께 캠핑카를 타고 여행길에 오르는 선택을 한다. 불과 얼마 전 남편을 먼저 보내고 아흔 살의 나이에 말기 암 판정을 받는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독자들로 하여금 한 번쯤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삶의 질을 택한 미스 노마처럼 나 또한 하루를 살더라도 병원에 누워 지내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5년 8월 말, ‘드라이빙 미스 노마 ’라는 이름으로 라미가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많은 수의 팔로워가 생겼다. 전 세계 주요 뉴스 매체에서 소개되어 유명세를 얻게 되면서 미스 노마의 캠핑카 투어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용기와 감동을 전달하여 그녀가 가는 곳마다 환대를 받고 특급 서비스도 받게 된다.
사실 인생은 즐겁고 달콤하지만은 않기에 책 표지와는 다르게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여행 중 32개 주 75개 도시는 숫자에 불과할 뿐, 죽음을 목도한 아흔 살 노마 할머니의 여행을 통해 긍정적인 삶의 태도,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보내는 마음가짐이야말로 충만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열쇠란 사실을 알 수 있다.

p.96~97 한순간이라도 내 주위에 나를 도와줄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다른 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는 자유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고 나면 인생을 살아가는 길에 놓인 수많은 작은 장애물까지도 즐기지 못할 이유가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오늘 하루 종일 휠체어를 밀고 다니느라 정말 고생 많았다.
이제 엄마가 너를 밀어줄게."

생물학적 연대가 없는 팀과 그의 어머니인 노마가 여행 중 시련 앞에 신뢰를 가지고 서로를 대하는 모습에서는 가슴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스무 살 때 독립해서 부모님과의 유대감이 그리 깊지 않아 보였던 아들 팀이 어머니의 마지막 여행을 함께하며 이전에는 몰랐던 어머니의 모습을 발견해가고 그런 어머니를 지지하는 모습에서 자식으로서의 내 모습을 돌아보게 하기도 했다.  
여행 중, 종종 "나를 데리고 와서 너무 좋지? 안 그러냐?"라고 말했던 미스 노마... 나는 이 말이 너무 뭉클했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좋은 곳에 있을 때 생각나는 사람. 바로 사랑하는 가족이다. 미스 노마는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했기에 여행은 단지 수단일 뿐, 아픈 몸과 불편한 상황도 호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드라이빙 미스 노마의 유명세를 떠나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면 쑥스러움이 많고 조용한 성격이지만 마음이 단단하고 훌륭한 분이란 생각이 든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간호 장병으로 복무했으며 젊은 시절, 임신이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아들인 팀과 딸 스테이시를 입양하고 가난한 시절 단돈 3센트를 어떻게 써야 할지 아시는 지혜로운 분이기도 하다. 그런 작지만 강한 노마 할머니를 통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는 내 선택을 믿고 지지하는 것임을 배우는 값진 시간이었다.

마지막 장에 노마 할머니와, 팀과 라미, 링고의 사진과 여행 사진이 몇 장 실려있기는 한데 책 중간중간에 더 많은 사진이 실려있었다면 글이 좀 더 생생하게 전달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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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한 사람을 위한 여행 - from Provence to English bay
양정훈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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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한 사람을 위한 여행]은 여행 에세이로 삶의 통찰이 돋보이는 책이다.
프랑스의 프로방스부터 그리스의 산토리니, 북극권의 스칸디나비아 지방, 아시아의 도시들과 영국의 런던, 호주의 시드니, 캐나다의 밴쿠버까지 작가가 일곱 지역을 여행하며 우리가 흔히 고뇌하는 정체성, 삶의 방향성, 형용할 수 없는 인생의 무게에 대해 담담히 말하고 있다. 내면 글과 함께 잘 어우러진 여행 사진은 일종의 쉬어가는 코너처럼 호흡을 가다듬게 하는 역할을 한다.

p.170 잘할 거라 믿는다는 말 대신 못 해도 상관없다는 말.
꼭 이기라는 말 대신 져도 된다는 말.
넌 언젠가 찬란하게 빛날 거라는 말 대신
꼭 별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
네가 할 것들, 이룰 것들, 그 모든 위대한 것 못지않게 넌 이미 많을 걸 했다.

남들과 비교하며 끊임없는 경쟁 속에 자신을 내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기도 하며 한없이 나약해지는 자신을 위로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모두 결코 버릴 수 없을 것 같았던 무언가를 버리며 비로소 어른이 된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이 간다. 우리가 되고 싶었던 어떤 것 들 중 미치도록 힘을 다해도 닿을 수 없고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닌,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임을 깨닫게 된다.
구구절절 정보가 담긴 여행지를 소개하는 책과는 달리, 여행지에서의 작가의 내면을 통해 그 의미를 되새 길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p.365 부끄럽고 무력하고 좁은 마음 깊은 곳으로, 깊은 곳에 이르러 더 깊은 곳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다시 한 사람을 향한 여행이다.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조금은 현실에서 벗어나서 온전히 자신을 바라보고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다는 점이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깨달음을 얻기도 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잊지 못 할 추억을 만들기도 한다. 이 책은 여행의 감성을 느낄 수 있고 그 안에 저자만의 시선이 녹아져 있기에 아름다운 방황을 시작하는 사람들과 자신을 찾고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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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읽다, 일본 ㅣ 세계를 읽다
라이나 옹 지음, 정해영 옮김 / 가지출판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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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 전에 먼저 읽는 인문여행 시리즈 중 하나인 <세계를 읽다 일본>편은 일본의 역사적 배경지식을 비롯해서 관습과 예법을 포함한 생활문화를 담고 있다. 그래서 낯선 이국땅에서 생활하게 되는 외국인과 여행을 앞둔 관광객 혹은 일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일본 여행을 처음 가서 놀란일 중 한 가지는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르다는 점이었다.
그 나라에 대한 첫 이미지는 깨끗한 거리에서 느낄 수도 있고 공공장소에서는 더욱 조용히 행동하는 일본인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는데 나는 여행 첫날, 쇼핑을 하면서 문화의 차이를 경험할 수 있었다.

도시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하카타 쇼핑몰에서 옷을 계산하고 쇼핑백을 들려하자, 점원이 손짓으로 먼저 나가라는 제스처를 취하더니 가게 앞까지 깍듯하게 배웅을 한 후, 그제서야 쇼핑백을 건네주었다. 쇼핑백을 처음에 안 줘서 적잖이 당황했는데 여행 가기 전 먼저 이 책을 봤더라면 우리와는 다른 그들의 문화를 이해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일본 도시 곳곳에 마스크를 쓴 사람이 왜 그렇게 많은지 궁금했었는데 이러한 부분도 책에 나와있어 비로소 의문이 풀리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일본어에 대한 짤막한 설명과 일본에서 일하고 살게 될 경우, 알고 있으면 좋을 전반적인 팁이 실려있다. 그리고 상황 설정에 따른 조언이 담긴 문화 퀴즈도 실려있어 흥미로웠다.

조직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본 사회에서는 공공장소에서의 에티켓은 우리나라보다 더욱 엄격한 느낌이 들었는데 바로 이런 질서 확립 덕분에 지금의 일본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를 읽다 일본]은 저자가 일본으로 이주해 10년여 동안 체류하면서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일본의 민낯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한국인 작가가 펴낸 여행정보가 담긴 일본 여행서만 접하다가 외국인이 펴낸 그 나라의 역사·문화적 지식과 함께 일본인의 특성에 대해 알아가니 신선하게 느껴졌다.
두께가 얇고 술술 읽히므로 평소 일본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일본에서 취업을 앞두거나 살게 될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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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똥차들과 쿨하게 이별하는 법
알렉산드라 라인바르트 지음, 유영미 옮김 / 뜨인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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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똥차들과 쿨하게 이별하는 법이라니.. 책 제목부터가 참 기똥차다..
광고쟁이이자 에세이 작가라고 소개되어 있는 저자는 독일 여성이다. 이 책 <인생의 똥차들과 쿨하게 이별하는 법>에서는 자신을 포함해 친구, 지인, 모르는 사람, 가족, 친척, 직장동료, 남편 혹은 남자친구, 본인의 임신에 대해 참견하는 사람들을 속칭 똥차로 분류하고 있다. 
목차들을 보면 세계 어딜 가나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는 게 느껴지면서 1부터 6번째 해당하는 똥차들에 대해 어떻게 처신하는지 그녀만의 노하우와 에피소드가 궁금해진다. 게다가 독일 아마존 95주 연속 베스트셀러라니..! 그렇게 혼자서 멋대로 미드 <섹스 앤 더 시티>의 쿨하고 사이다 같은 여성, 사만다를 연상하며 책을 펼쳐들었다.


사실, 이런류의 에세이는 그동안 많이 접해서 딱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다만, 평소 내가 유럽 여성으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라는 호기심이 구미를 당겼고, 목차를 훑어보니 유럽 여성도 똑같네! 하며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사만다는 커녕 나보다도 소심한 거 같은, 읽다 보면 귀엽게도 느껴지는 저자가 맥주 한 잔 하며 심심풀이로 쓴 일기장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평온한 일상을 방해하는 타인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과감하게 하나씩 치워나가야 한다는 저자의 철학에 공감 가는 부분이 꽤 있었지만 아쉽게도 딱 그 정도였다.


친구와 수다 떨고 싶을 때,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라고 느끼고 싶을 때 가볍게 읽어보기에 괜찮다. 내가 생각했던 독설 작렬하고 빵빵 터지는 에피소드가 없을 뿐 소소한 일상 속 여성이라면 느껴 봤을법한 공감할 내용들이 있다. 다 읽고 나면 친구와 주변 인물들 혹은 상사의 험담을 하며 훌훌 털어버린 듯한 느낌도 든다.

p.60 나를 바꾸는 데에 한계가 있음을 의식하면 거기에 대처하는 법도 배울 수 있다. 그것이 무엇인가를 바꾸고 싶은데 잘 안 된다고 징징대는 것보다 훨씬 낫다.

나조차 습관, 버릇이 이미 고착화되어 바꾸기 어려운 마당에 상대방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산이다. 이 책에서 조언하는 것처럼 백날 상대방에게 지적하고 잔소리하며 내 맘에 안 드는 점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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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JOB 다多 한 컷 - 고생했어, 일하는 우리
양경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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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왕 양치기님의 《잡다한컷》은 네이버에서 연재했던 다양한 직업군의 애환을 그린 웹툰으로, 웹툰을 좋아하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보았을 것이다. 
《잡다한컷》은 언어유희를 통해 유쾌하면서 직장인들에게 사이다 같은 통쾌함을 선사한다는 것이 특징인데, 이번 《잡다한컷》에서는 그전 웹툰에서의 재미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업군에서 오는 업무의 고충에 대해서 심도 있게 알아간다. 살면서 부딪힐 수 있는 나와 다른 직업군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자세히 알고 있을까..? 모름지기 상대방을 "이해"하려면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은 필요할 터, 이 책은 재미로 시작해서 웃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

블랙컨슈머로 인해 콜센터 직원의 업무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언제부터인가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면 들려오는 연결 멘트가 있다. 처음 이 멘트를 들었을 때, 고객을 상대하며 힘들게 일하고 있을 우리 엄마가 생각나면서 울컥했던 기억이 난다.
"사랑하는 우리 아내가 상담 드릴 예정입니다."
"착하고 성실한 우리 딸이 상담 드릴 예정입니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우리 엄마가 상담 드릴 예정입니다."
이처럼 상담원 뿐만 아니라 책에서 소개되는 간호사, 택배기사, 소방관, 사회복지사, 스튜어디스, 은행원, 미용사들이 바로 누군가에겐 세상에서 제일 가는 하나뿐인 엄마, 아빠이자 사랑하는 아내, 남편이며 귀한 딸과 아들일 수 있다. 
누구나 살면서 상대방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얼었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진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불안한 고용과 이웃사촌의 의미가 퇴색되어버린 삭막한 사회에서 서로 간의 따스한 이해와 배려는 마른 가뭄에 내리는 단비와도 같다.

<잡JOB 다多 한 컷> OUTRO에서 보이는 것처럼 서로 질타하고 비난하는 오해의 원이 아닌,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이해의 원안에서 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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