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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
로지 월쉬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평점 :
영화 [비포 선라이즈]를 연상시키는 책표지를 보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로맨스 소설을 읽게 되었다.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지는 줄거리는 로맨스 장르에서 빠질 수 없는 단골 소재인데 이 책은 로맨스에서 그치지 않고 미스터리를 적절히 배치함으로써 소재를 극적으로 잘 살렸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그는 왜 연락하지 않는 걸까.. 하는 궁금증에서 출발하지만
정체 모를 편지글과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차를 통해 그와 그녀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안타까움에 비명을 지르게 된다.
제목만 봐서는 가벼운 연애물 같아 보이지만 사랑에 빠진 그와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결코 이 소설이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진 그에게서 어느 날 연락이 되지 않는다면
그 절망감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소설 속 사라처럼 문자,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면서 계속해서 연락을 취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친구들과 욕을 하며 그 남자를 잊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17년을 함께 산 전 남편보다 단 7일 동안 같이 있었던 남자에게 더 깊이 빠져 있었기에 사라가 확신하는 사랑, 그 감정의 깊이는 결코 세월에 비례하지 않는다.
에디 역시 사라와 있을 때 잃어버렸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희망을 보지만
나아갈 자신의 인생보다 어머니의 무게를 홀로 짊어지려 한다.
그날의 진실이 밝혀지면서 이 세상에서 결코 사랑해서는 안 되는 유일한 사람임을 알게 되고 서로 마음을 접어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몇십 년을 증오해오던 대상을 용서하고
몇십 년을 오해로 절연했던 관계를 회복하고
사랑을 통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과거를 극복하고
외면했던 자신의 인생을 되찾는 모습 등을 보면서
잔인한 운명은 없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한 사람의 죽음과 탄생을 보면서 작가는 말해 주는 듯하다.
과거에 사로잡혀 서로를 미워하고 어렵게 찾아온 사랑을 무시하며 살기에
인간의 생은 너무 짧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