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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모든 것을
시오타 타케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존재의 모든 것을" 은 제목만큼이나 두께도 묵직하다. 장장 548쪽이나 된다.
작가의 이력 또한 눈길이 가는데 신문기자 출신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 걸까..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옆에서 일어나고 있는 듯한 생동감? 생생함이 잘 살아있다.
책은 초반부 1991년에 전대미문의 아동이 동시에 유괴되는 사건을 현장감 있게 그려냈다.
한 명도 아닌 2명이 동시에 유괴되다 보니, 인력 배치에 어려움을 겪고 형사들은 당황한다. 둘 중에 하나는 미끼라고 생각하는데.. 이상한 점은 한쪽 피해자는 몸값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고, 다른 한쪽은 아이의 부모에게 아동 학대 의혹이 짙다. 다행히도 한 아이는 무사히 시내의 창고에서 발견되고, 나머지 한 아이인 '료'는 3년이 지나 7살이 되어 자신의 실질적인 보호자인 조부모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사라진 3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함구하는 "료" 그리고 당시 경찰 담당이었던 새내기 신문기자 "몬덴"은 그 사건으로 인해 오랜 관계를 맺어왔던 경찰의 죽음을 계기로 30년이 지난 현재, 다시 취재를 결심한다다. 그리고 한 사실화 화가의 존재를 알게 되는데....
지금처럼 CCTV는커녕 아날로그가 주를 이뤘던 시대고 유괴는 현재진행형이라 불리는 특수사건에 해당돼 당시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유괴"사건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었을지 짐작이 간다. 납치범과 돈을 전달하는 피해자 가족 사이에서 촌각을 다투며 고충을 겪는 형사들의 모습 또한 무척 인상 깊었다.
그리고 처음의 짐작과는 다르게 뒤로 갈수록 이 책은 범인을 찾는 "스릴러" 장르가 아닌 "유괴"를 소재로 한 한편의 감동 드라마처럼 느껴졌다. 장르가 변환되는 느낌이랄까..
료가 사라졌던 '공백의 3년'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마지막까지 단서의 단서를 쫓아 퍼즐이 맞춰지는 형태이다.
우리는 태어나고 자라면서부터 많은 "관계"를 맺고 사는데 사실 그 관계의 형태는 무척 다양하다.
그리고 그 관계의 의미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더욱 마음이 아렸다.
켜켜이 쌓인 해묵은 먼지 속에서도 빛이 났던, 짧지만 찬란했던 순간들과 따스한 시선이 오래도록 생각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