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코 상 : 그럼에도 엄마를 사랑했다
사노 요코 지음, 황진희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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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딸과 엄마는 동성이라는 공통점만으로도 살갑고 친할 줄만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걸... 주변에서도 매체에서도 쉽게 엿볼 수 있다.

'엄마'라는 이름은 누군가에겐 기대고 싶고 안식처가 되는 이름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가장 멀게 느껴지는 사람이다.

이 책 <시즈코 상 : 그럼에도 엄마를 사랑했다>는 2006년 1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24회에 걸쳐 일본 잡지에 실렸던 글을, 2008년 신쵸사에서 수필집으로 묶어 낸 것이라고 한다.

사노 요코와 그녀의 엄마 시즈코를 주축으로 진솔하고 담담한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아무래도 연재글이어서 그런지 중복되는 내용이 있다. 그래서인지 더 가슴 아프게 느껴지기도 했던...

치매에 걸린 엄마를 노인홈(실버타운)에 보낸 것에 죄책감을 갖는 작가 사노 요코는 어린 시절 자신과 엄마, 가족에게 있었던 일들을 떠올린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그녀와 엄마의 관계가 서서히 변해감을 알 수 있다.

오빠와 동생은 어린 나이에 일찍이 죽고, 친했던 아빠마저 돌아가신다. 어린 나이지만 장녀로서 동생들을 돌보고 묵묵히 엄마의 학대를 견뎌왔을 작가를 생각하니 너무 가슴이 아팠다. 엄마에게 혼나거나 맞아도 절대 울지 않을 정도로 강했던 그녀..훗 날 그녀의 엄마 시즈코는 자식 중 가장 신뢰가 갔던 자녀가 사노 요코 였다고 말한다.

엄마를 실버타운에 버렸다는 죄책감을 갖지만 상당 금액을 부담하고, 엄마가 싫다고 말하면서도 발길을 끊지 않는다. 그녀는 엄마가 싫었던 게 아니라 미웠던 거 아닐까.. 어린 시절 엄마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엄마를 사랑한다는 마음을 부정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완전히 늙고, 치매를 겪으면서 예전과 다른 인격이 되어버린 엄마... 그리고 그녀 또한 세월이 흐르면서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결핍은 사람을 성장하게 한다지만, 사랑에 있어서의 결핍은 채워지지 않는 분야인 것 같다.

자신의 삶을 낱낱이 고백한 이 책은 내면의 아픔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치유가 되고 공감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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