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맞지 않는 아르테 미스터리 18
구로사와 이즈미 지음, 현숙형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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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메피스토상 수상작이다.

메피스토상이 뭔가 하니 '궁극의 엔터테인먼트'를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작품을 모집하고 있어 기존의 추리소설이나 SF소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의 개성적인 작품이 응모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초현실적인 소재도 그렇고 매우 독특한 느낌의 책이다.

어느 날 은둔형 외톨이, 니트족으로 불리는 부류에서 '이형성 변이 증후군'이라는 난치병이 생기게 된다.

사람마다 변이된 '이형'의 모습은 저마다 달랐는데 한 가지 공통점은 매우 그로테스크한 기묘한 모습이라는 점이다.

몸집에 비해 크고 둥근머리, 측면에는 겹눈이 있고 개미의 턱을 가진, 머리 아래쪽은 나방 애벌레를 닮고 지네처럼 무수하게 달린 다리.....

바로 방안에 틀어박혀 지내던 미하루의 아들 유이치의 변형된 모습이었다.

애당초 변이 되기 전부터 가족들 사이에서 애물단지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이형성 변이 증후군' 환자는 버림받았다. 그리고 정부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죽음으로 보고 사망한 것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미하루는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벌레가 되어버린 아들 유이치를 포기하지 않는다.


아이에게는 유일한 존재일 부모, 그 누구보다도 자기편이어야 할 부모에게 계속해서 부정당하면, 비뚤어져버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모습이 이형이 되기 이전에 마음이 이미 이형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그냥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으니까.

p.321


이 책은 미하루가 유이치를 돌보며 자식을 대했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바람직한 부모의 역할이란 어떤 것인지, 암담한 현실 속에서 부모와 자식 관계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설사 부모가 바라는 자식의 모습이 아닐지언정 부모는 자식을 응원해야 한다는 것.. 자식을 있는 그대로 소중하게 바라보고 있는지 묻게 된다.

상황과 심리묘사가 뛰어난 책으로 다 읽고 나면 내가 사는 세계가 비현실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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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꾼 기록 생활 - 삶의 무게와 불안을 덜어주는 스프레드시트 정리법
신미경 지음 / 뜻밖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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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하고 편리한 일상은 기록 위에 만들어진다.

p.129

작년부터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가끔 되는대로 사는 것 같기도 하고 삶이 의미가 없어지는 느낌이어서 '더이상 이래서는 안되겠다.'라는 마음의 소리가 들렸다.

내게 단정한 삶이란 시간과 에너지를 내 통제하에 두는 것. 어떻게 배분하고 얼마큼 쓸지 결정한 다음 차분차분 실행하는 것이다. 단정함이란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본질에 집중할 때 생겨났다.

p.166


이 책의 저자 신미경 작가는 일상 기록을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한 '단정한 삶'을 살고 있다.

블로그에서 작가가 정리한 스프레드시트를 보고 많은 독자들이 문의를 해서 이 책을 냈다고 한다.

저자는 모든 영역을 표로 만들고, 계산도 할 수 있는 기록 도구인 스프레드시트에 정리한다.

스프레드시트에는 재무 관리, 자기 관리(취미, 커리어 등), 몸과 마음의 건강관리, 아주 사적인 관리 영역까지 세분화되어 있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 정리가 잘 되어있어 빈틈없지만 마음은 여유로운 느낌이 묻어난다.

연말이면 스프레드시트로 내년 가계 예산안을 만든다는 저자의 기록 방법은 귀찮다는 이유로 카드 청구서로 대신하던 내게, 자산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도시가스 점검일, 도어락 건전지 교체일, 전구 교체일, 세면대 필터 청소 및 수리일까지 적어둘 정도로 꼼꼼한 저자이지만 자아 성취가 담긴 연간 로드맵은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압박감을 조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정리법에는 인간관계에서도 적용되는데, 매끄럽게 흘러가는 인간관계를 위한 피드백은 타인을 이해하고자 시작했던 기록이지만 이제는 영감으로 바뀌어 내가 남겨야 할 관계와 버려야 살 수 있는 관계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기록들도 자신을 위해 필요한 것 같다.

그밖에 다양한 정리법이 소개된다. 하지만 이 책은 어디까지나 한 개인으로서 저자만의 기록이다.

상황과 필요에 따라 참고해서 자신에게 맞는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하면 좋을 것 같다.


가장 절실하게 변화하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생각만 계획만 하지 않고 실행 후 표에 기록하기. 내가 달라질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을 여러분께 권한다.

p.166


무기력한 삶에 좋은 자극이 되어주는 책으로 기록을 통해 '단정한 삶'을 살고자 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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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유리코는 혼자가 되었다
기도 소타 지음, 부윤아 옮김 / 해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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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목만 봐도 알겠다. 일본 소설이라는걸.. ㅋ

길다 길어.. 근데 제목이 긴 이유가 있었으니... 이 책을 읽은 분들은 아마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학원 미스터리이다.

이 학교에는 벌써 몇 십 년이나 이어져 오고 있는 '유리코 님의 전설'이라는 게 있다.

최초의 '유리코'란 학생이 괴롭힘과 실연으로 인해 옥상에서 뛰어내렸는데 그때의 무념과 한이 학교 내에 깊이 스며들어 유리코 님의 힘이 생겼다고 한다.

그 힘이란 건 유리코에게 거슬리는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은 불행을 겪게 된다는 것.

유리코란 이름의 학생들 중 단 한 명만 '유리코 님'이 될 수 있으며 나머지 유리코 후보들은 결국 이런 힘에 의해서 사고를 당하거나 전학을 가거나 퇴학 등을 당해 자연스레 한 명의 유리코만 남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살아남은 유리코는 학교의 일인자가 되는 권력을 얻게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유리코들이 죽는 일은 없었는데 유리코 후보자들이 하나 둘 죽음을 맞이한다.

음...... 사실 여기까지만 봤을 때 '유리코 님 전설이라니... 왕 유치한 거 아닌가;'라는 의심이 살짝 들었지만

원작이 웬만큼 탄탄하지 않고는 드라마로 만들기 어렵기에 읽어보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상외로 재미있게 봤다.

재미있게 본 포인트는 반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유리코와 그의 절친 '미즈키'란 인물이 나오는데

두뇌회전이 빠른 이 '미즈키'란 인물이 독자적으로 추리해 나간다는 점이다. 애초에 경찰들은 이 '전설' 자체를 귀담아듣지 않아 배제된다. 미즈키나 독자 모두 동등한 위치에서 추리가 가능한 단서들과 짜임새 있는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나중에 밝혀지는 범인에 대한 놀라움보다, 미처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반전과 마지막 반전 역시도 인상 깊었다.

원작보다 나은 드라마는 드물기에... 소설로 먼저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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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통합 놀이 - 3~7세 우리 아이 발달을 자극하는 감각놀이 172
석경아.변미선.강은선 지음 / 소울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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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상이 만 3~5세로 감각통합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집에서 할 수 있는 감각통합놀이 책이다.

책에 실린 172가지 놀이로 고유수용성감각, 전정감각, 촉각, 시지각, 청지각 등 5가지 감각 영역을 고루 발달시킬 수 있다고 한다.

아이와 잘 못 놀아 준 것 같아 매일 밤 미안해하고 있는 데다 새로운 장난감도 금방 싫증을 느끼는 터라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우선 생소하게 느껴지는 감각통합 이론과 활동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이 되어 있고 특별한 준비물 없이 집에 있는 소품들로 감각통합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각 장에는 감각에 따른 체크리스트가 있는데 우리 아이가 어떤 감각놀이가 필요한지 알 수 있고 관련 놀이 페이지도 나와 있어 도움이 된다.

그리고 감각에 따른 놀이들이 아이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와 놀이에 대한 팁과 확장 활동도 실려 있는데, 내용도 그렇지만 구성도 한눈에 보기 편하게 되어 있어 자주 펼쳐 보게 될 것 같다.

책에서 말하길 놀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이들의 동기와 성취라고 한다. 아이를 키우며 몰랐던 사실들을 깨달을 때마다 부모로서 한층 성장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 책을 알기 전까지는 아이가 그저 겁이 많고 조심성이 많은 아이라고 판단했었는데 진정감각놀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단순하게 재미있게 놀아주면 되는지 알았는데 너무 무지했던 것은 아닌지...

이제라도 이 책을 통해 아이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고 내 아이에 맞춘 질적인 놀이를 자주 해줘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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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사이드 하우스
찰리 돈리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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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를 속이지 않는다"

“잠시 내려놓은 순간에도, 머리를 놔주지 않는 책을 쓰려고 합니다.”

찰리 돌리 작가의 서스펜스 원칙과 포부가 드러나는 소개글이 눈에 띈다.

속이지 않는다고? 속여도 속임 당하는지 모르는 사람이지만

책 서두에 실린 아래 글을 보니 집중해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견이란 모두가 보는 것을 보고 다른 이들이 하지 못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

엘베르트 센트죄르지(1893-1986, 생화학자)

동전 하나로 형을 죽였다고 고백하는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일기장을 읽어주며 범행을 밝히는 이 사람... 앞으로 등장하는 인물 중 누구일지 궁금해진다.

2019년 6월 21일, 엄격한 규율과 흠잡을 데 없는 실적으로 정평이 난 웨스트몬트 사립고등학교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구교사 사택에서 담력을 증명하는 '맨인더미러' 게임을 한 학생 둘이 잔혹하게 살해당했고 범인은 학교 교사로 밝혀졌다. 하지만 그 교사가 선로에 뛰어들다가 뇌사상태에 이르렀고 1년 후, 그 게임에 참여했던 학생 중 세 명이 차례로 기차선로에 몸을 던져 죽고 만다.

미심쩍은 자살 사건... 대체 그날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살인 사건이 일어났던 웨스트몬트 사립고등학교 2019년 여름과 2020년 8월 현재를 교차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그리고 초반 익명의 고백글도 이어지는데... 정신을 똑띠 차려야 한다.

등장인물들이 제법 많은 데다 시차가 오가기 때문에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책이다.

성과 이름이 번갈아 나올 때도 있어 잠시 혼동이 되기도...

2020년 8월, 웨스트몬트 사립고등학교의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전문가들이 투입되면서 소설은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라이더 할리어: 웨스트몬트고 사건 수사가 종결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수사를 해 온 범죄 사건 전문 열혈 기자

맥 카터: 웨스트몬트고 사건 팟캐스트로 인기를 끄는 방송사 유명 진행자

레인 필립스: 법정 심리학자이자 프로파일러

로리 무어: 유능한 범죄 재구성 전문가

어벤저스 느낌의 전문가들...... 사실 추리고 뭐고 그들을 그냥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하다.

자폐성향이 있는 로리 무어의 독보적인 매력도 눈길을 끌지만 '동전 사건(동전 하나로 형을 죽인 아이)'을 맡았던 '거스 모넬리' 형사의 수사력이 특히 인상에 남는다. (모두 아이의 완벽한 농간에 넘어가지만 이분은 아님)

동전 사건은 '거스' 형사에겐 사정 상 중도 하차할 수밖에 없었지만 은퇴한 후에도 잊히지 않았던 사건이다. 그 사정이라는 게 소설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현재도 인력 부족, 넘쳐나는 사건들로 인해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미결 사건들이 있을 테니 말이다. 이 책처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되는 상황을 생각해 본다면 간담이 서늘하다. 그 사이 늘어나는 희생자는 또 어쩔 것인가...

암튼 재미있게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작품은 분명하다.

서로가 가진 조각으로 완성되는 하나의 퍼즐.

완성된 퍼즐 속 그 괴물은 누구일까......

작가가 뿌려놓은 단서들 사이에 교묘히 숨은 괴물을 꼭 찾아내시길 바란다.

덧) 작가 후기를 보니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이 작가의 이전 작품들에도 나왔나 보다.

은근히(?) 그 작품들도 홍보하고 있는데 문제는 시중에 국내서 구입가능한지가 의문...

거스 모렐리 형사가 등장하는 [그걸 믿지마]를 찾아보니 원서로만 있다. 헤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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