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다 에프 그래픽 컬렉션
루이스 트론헤임 지음, 위베르 슈비야르 그림, 이지수 옮김 / F(에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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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생은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다'라고 했던가...

설레는 마음을 안고 휴가지에 도착한 한 연인이 있다. 누구나 예상 가능한 즐거운 추억을 선사할 여행이건만, 남자는 도착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그만 불의의 사고로 죽고 만다.

그의 죽음은 옆에서 손을 잡고 있었던 여자 주인공 파비엔느처럼 초반부터 예상치 못한 장면에 입이 벌어진다. 그리고 파비엔느 선택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그녀는 예정대로 휴가를 진행하기로 한 것.

휴가를 떠난 그곳에서 연인이 예기치 않게 죽는다면 그 충격이 얼마나 클지.. 감히 상상이 안 되는데... 여행을 감행하는 파비엔느가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파비엔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관광객에 섞여 구경도 하고 리프트도 타지만 이윽고 멈칫 서서 울고 만다. 죽은 연인의 노트에는 여행 일정이 꼼꼼히 기록되어 있었는데 장례식 참석 대신 그곳에 남아 노트대로 일정을 소화하기로 한다. 그러다 그곳에서 독특한 분위기의 현지인 파코를 만나게 되는데...

파코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 그녀의 얘기를 들어주며 자신의 얘기도 들려준다.



“우리는 삶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을 통해서 성장하죠.”p.112


여행을 이어가며 연인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파비엔느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서로 다른 삶의 방식과 생각들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바라보게 된다.

그래픽노블은 언제나 그렇듯 짧지만 강력한 한방이 있는듯하다. 이번 작품은 특히 마지막 장면이 여운이 길게 남는데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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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들
태린 피셔 지음, 서나연 옮김 / 미래와사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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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뭔 일인가 싶다.

목요일에만 남편을 만날 수 있다니.... 주말부부도 아니고 무슨 사정인가 싶었더니 남편이 한때 일부다처제를 인정했던 유타주 출신이란다. 그의 어머니도 넷이라는 고백과 함께-

충격도 잠시... 이 소설의 화자, 써스데이는 두 번째 부인으로 그의 이런 배경을 알고 결혼한 여자이다.

화요일로 불리는 첫 번째 아내와 교대로 돌아가며 남편과의 하루를 갖는다고 한다. 뜨아...

그리고 방심은 금물. 그에게는 월요일에 만나는 세 번째 아내가 또 있었으니....... 그것도 임신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음....... 막장 드라마와 또 다른 느낌으로 신선하다. 불륜도 아니고 여자 3명이서 남편을 공유한다라. 허허

근데 그런 그녀가 점점 욕심(?)을 내기 시작한다. 바로 남편의 주머니에서 나온 종이를 발견하고 종이에 적힌 해나라는 여자가 '세 번째 아내'라고 짐작하고 그녀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아내끼리 서로 몰라야 하는 이 독특한 상황은 남편과 합의된 바지만 써스데이는 그의 임신한 아내 '해나'에게 접근하며 둘은 가까워진다. 물론 해나는 써스데이 정체를 모르는 상황이다.

대체 써스데이는 어쩌려고 하는 걸까...... 남편의 아내들에게 집착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의아함을 느낀다.

해나의 몸에서 발견된 멍을 보고 남편에게 학대받았다고 믿는 써스데이. 그녀는 해나를 돕고 싶어 한다. 그리고 자신이 알지 못하는 남편의 숨겨진 진실도 알고 싶어 한다.

과연 이 소설의 결말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뒤에는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

알고 나면 마음이 아프고 기분이 착잡해지는 그런 반전이다. 마지막까지 방심해서는 안 되는 소설이다.

작가는 여자의 심리를 절도 있게 잘 그려내어 물 흘러가듯 빠져들어 읽게 된다. 그리고 말 한마디 중요성에 대해서도 새삼 느낀다.

소설은 이렇게 끝이 나지만 작가는 맨 뒤에 독자를 위한 지침을 넣음으로써 소설을 읽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 아마 독서모임 같은 데서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만한 질문들이다.

한 가지 더 재미있는 것은 이 독특한 스릴러물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넷플릭스에서 본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내용인즉 아내가 죽었다가 살아났고 남편은 이미 재혼한 상태인데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작가는 남편에게 끊임없이 추궁했다고 한다. ㅋㅋ 재미있는 작가이다.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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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빛나는 강
리즈 무어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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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추천한 도서이다.

대통령이 추천했다고 하니 제목도 그렇고 언뜻 보기에 어려운 책 같아 보이지만 '마약'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소설이다. 영화로도 많이 접하지만 실제로 미국의 마약 문제나 총기 사건을 보면 그사세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독자가 피부로 느끼게끔 이야기를 길게 풀어나간다.

읽고 나면 다시 한번 한국에서 살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총기 소유와 마약을 쉽게 접할 수 없다는 사실에.........

한 뱃속에서 나왔지만 너무도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자매가 나온다.

언니인 미키는 켄징턴애비뉴의 순찰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관이고 동생인 케이시는 마약에 중독되어 길거리 매춘부로 살아가고 있다.

미키는 거리에서 시신이 발견될 때마다 혹시나 동생이 아닐까 가슴이 철렁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성매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케이시가 사라진다. 미키는 케이시를 찾기 위해 위험한 행동도 무릅쓰게 된다. 과연 케이시를 찾을 수 있을지...... 연쇄살인범은 누구일지 궁금해진다.

마약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얼마나 힘든 건지... 그리고 그걸 지켜봐야 하는 가족의 고통까지.

소설은 미키가 케이시를 찾는 기나긴 과정을 보여준다.

혼자의 힘으로는 벗어나기 힘든 마약의 세계, 또 그걸 이용하는 쓰레기 같은 인간들. 그리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중독된 어린 생명들까지...... 읽는 내내 착잡한 심정이었다.

케이시에게는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듬직한 언니 미키가 있지만 대부분의 마약 중독자들은 어떨까.....

가족과 주변의 도움만이 그들을 구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죄 스릴러 소설처럼 보이지만 주인공의 가족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예상과는 다른 전개에 놀랄새도 없이 그녀들을 응원하게 되는 그런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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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그녀
사카모토 아유무 지음, 이다인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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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도 벌어졌던 소재를 기반으로 섬뜩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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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그녀
사카모토 아유무 지음, 이다인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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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너무나 개취인 점.. 뭣보다 '파격적인 데뷔작'이란 글이 눈에 들어왔다.

36살의 후타는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펫 시터로 일하고 있다.

어느 날, 옛 연인 미사키의 부고를 알리는 엽서를 보게 되고 이에 관해 여사친 '유키에'와 대화를 나누던 중

미사키 전에 만났던 연인 '란'의 블로그도 찾아보게 된다.

'이만 안녕. 잘 지내세요. 제가 세상을 떠나면...'이라는 게시물을 보고 후타는 마음이 쓰이기 시작한다.

우연인 걸까... 궁금해진 두 사람은 사귀었던 또 한 사람 '에미리'에게 연락을 해보는데 없는 번호라는 수신음을 듣게 된다. 그녀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석연치 않은 상황이다.

펫 시터로 일하면서 만나게 된 그녀들.. 순차적이고 짧은 만남.

결국 후타는 휴업하고 그녀들의 행방을 쫓기 시작한다.

일단 이 소설은 처음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자주 언급되는 키워드들 속에 힌트가 있었으니...

잔인하고 선정적인 미스터리 느낌이 아니지만 실제로도 벌어졌던 소재를 기반으로 섬뜩함이 느껴진다.

그의 옆에서 거드는 '유키에'란 인물이 비중 있게 나오지만 그녀의 추리에 사실 독자가 공감하기에 큰 설득력은 없는 것 같다. 보통 미스터리 소설은 쫄깃한 재미와 흡입력으로 읽게 되는데 이 작품은 이러한 요소들 대신 결말이 궁금해져서 읽게 된다. 특히 그 절정에 다다라서는 일본 특유의 오글거리는 감성도 한몫 더해진다. 뭔가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결말이 신선하다면 신선할 수 있는 그런 소설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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