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여행 - 우리의 여행을 눈부신 방향으로 이끌 별자리 같은 안내서
최갑수 지음 / 보다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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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읽어도 채워지지 않는 여행에 대한 그리움은 가을이 되니 더욱 짙어진다.

이 마음을 누군가 알아줬는지.. 선물처럼 내게 온 책 '단 한 번의 여행'

지난번에 읽은 여행작가 최갑수 님의 책 '오래전부터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 도 좋았는데 '단 한 번의 여행'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 가 세계여행이면서 좀 더 감성적이고 대체적으로 글이 짧다면, 단 한 번의 여행은 작가의 농밀한 사담과 국내 여행정보에 좀 더 초점을 맞춘 느낌이다.

책에 실린 풍경 사진은 모두 두말할 것 없이 눈을 떼기 힘들다.



책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가보면 좋을 여행지 48곳이 실려있는데, 국내에 이렇게 아름다운 명소들이 많았는지 새삼 놀라게 된다. 가본 곳이 나올 때면 반가우면서 지금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추천 여행지도 눈에 쏘옥 들어오는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여행지의 정보에 식도락이 빠질 수 없다. 글을 읽으며 눈으로 구경하는 간접 여행이지만 버킷리스트에 추가될 때마다 설레기 시작한다.

20년 동안 전국을 여행 다닌 저자가 부러운 한편 여행작가로서의 고충 또한 알 수 있어 책이 지닌 무게가 값지게 느껴진다.

팬데믹 이전에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여행작가였지만 팬데믹 이후 사랑하는 사람들과 느긋하게 여행을 하며 다시 여행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는 저자의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 인생의 행복한 기억은 대부분 '즐겁게 놀았던' 순간들로 채워져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의 대부분은 여행이라는 것도 알게 됐구요. 그러니까 우리는 더 잘 살기 위해 조금 더 놀아야 할 것이고, 더 행복하기 위해 더 여행해야 할 것입니다. p.4

마음이 심란하고 잠이 안 올 때면, 기억 한편에 자리 잡은 여행 사진첩을 들추어낸다.

소리, 냄새 당시의 분위기 등 찰나의 순간이 담겨있어 떠오르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진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 떠나고 싶은 여행. '단 한 번의 여행'을 통해 미리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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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에 물들다 - 세상 서쪽 끝으로의 여행
박영진 지음 / 일파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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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 맞닿아 있는 유럽 서남부 끝자락에 위치한 포르투갈......

내게는 축구선수 호날두 때문에 이름이 더 친숙한 나라이다.

스페인은 죽기 전에 꼭 가보라고 추천을 많이 하는데 그 옆 나라인 포르투갈은 어떨지 궁금했는데 주변에 다녀온 사람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정보가 없었다. 그래서 더욱 궁금한 이 책... 이름하여 [포르투갈에 물들다]이다.

역사적 지식은 물론 포르투갈 언어까지 섭렵한 여행사 대표이기도 한 저자는 내공이 만만치 않다.

여행 에세이를 읽으면서 저자마다 색깔이 참 다르다는 걸 느끼는데 이분은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 같다. 그래서 이분의 여행기가 더 빛나 보인다고 해야 할까... 포르투갈의 역사와 소도시 그리고 숨겨진 보석 같은 곳들의 소개도 좋았지만 길 위에서 만들어가는 '인연'이 특히 인상에 남는다.

뭔가 나도 앞으로 여행을 하게 된다면 이런 마인드로 여행을 하고 싶어지는... 참 배울 점이 많은 애티튜드이다.

이외에도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얘기해 보자면, '파두'가 있다. 19세기 후반 리스본의 변두리에서 시작한 파두는 생업 때문에 바다에 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는 가족의 그리움이 담긴 슬픈 외침이라고 한다. 다른 공연들과 달리 무대도 없고 공연 시간도 없는 파두. 어느샌가 등장해 식당 한편에서 노래를 부르고 사라진다고 하는데 무척 이색적으로 느껴져 꼭 한번 경험해 보고 싶어졌다.

무신론자로서 접근하기 어렵고 지나치기 쉬운 '도상'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림 속의 여러 오브제를 이용해 그림의 주제와 등장인물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인데 저자의 말처럼 이런 점을 미리 알고 여행지에서 작품을 마주하면 이해도 잘되고 유익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에그타르트에 관한 것인데, 내가 좋아하는 에그타르트를 처음 만든 곳이 제로니모스 수도원이고 그 비법이 빵집에 전달되었다는 놀라운 사실. 앞으로 포르투갈 하면 에그타르트도 빠짐없이 생각날 것 같다.




그밖에 순례길의 여정도 관광지를 벗어난 마을의 일상 속 사진도 하나같이 너무 정겹고 아름다웠다.

박쥐를 이용해 고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18세기 초에 지어진 역사 깊은 조아니나 도서관도 영화에서 봤을법한 신비로운 베나길 동굴도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

이렇게 또 죽기 전에 가봐야 할 나라가 추가된다. 포르투갈에 가게 된다면 이 책을 꼭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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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 - 시인이 보고 기록한 일상의 단편들
최갑수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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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참맛이 무엇인지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잊어버릴 때쯤 떠나 반가운 친구를 만나고 온듯한 충만함으로 또 하루를 살아갔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머나먼 옛날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각자 품고 있던 여행의 그리움을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해소하고 있지 않을까...

내가 선택한 방법은 책을 통해 여행을 떠나는 것. 그리고 저자의 시선에 따라 사유하며 그리움을 달래는 소박한 행위에 있다.

[오래전부터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 저자 최갑수의 글과 사진을 보다 보면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4가지의 다른 주제로 인간이라면 한 번쯤 고민하고 생각해 봤을 이야기들이 사진과 함께 녹여져 있다.

복잡해 보이는 인생도 시각을 달리하면 단순해진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저 받아들이고 견디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살아내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힘을 불어넣게 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행복은 다가올 일에 대한 걱정이 없는

현재의 상태라고.

p.86






걱정 부자에게 관통하는 글귀이다. 최악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 당장의 편안함조차 누리지 못했던 지난날들이 생각난다. 이렇게 비슷한 생각을 만날 때면 괜스레 반갑다. 그래..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었어.. 하고 말이다.

툴툴 털어내는 저자의 글에는 진심이 묻어난다. 글과 함께 어우러진 사진도 한동안 바라보게 된다.

읽으면 읽을수록 사람이 그립고 여행이 그리워지는 책이다.

정처 없이 여행지를 거닐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그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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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 추하다 당신의 친구
사와무라 이치 지음, 오민혜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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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호러보단 미스터리로 주술의 실체를 찾아가는 과정이 한껏 그려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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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 추하다 당신의 친구
사와무라 이치 지음, 오민혜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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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공학인 도립 요쓰카도 고등학교에 내려오는 학교 괴담이 있다.

31년 전 '히메사키 레미'란 여자애가 학교 옥상에서 투신자살을 했고 유서가 없어 이유는 몰랐지만 선생들조차 다들 못난 외모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얼굴이 예쁜 2학년 여학생이 투신자살했고 이후로도 알 수 없는 여학생들의 죽음이 일어났다. [유어 프렌드]라는 실재하는 잡지의 실재하지 않는 64년 4월호에는 '히메사키'가 남긴 주술이 적혀 있는데 여자만 다룰 수 있고, 증오하는 여자를 추하게 바꿔버린다고 한다. 이 잡기가 손에 들어온 여학생만이 주술을 행할 수 있다고 한다.

괴담대로 여선생인 마이카의 반에서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 사라사를 시작으로 괴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인기(외모)로 상 하위 그룹에 포진되어 있는 같은 반 친구들까지 서로를 의심하게 되고 담임인 마이카는 다음 비극을 막고자 노력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지.... 진짜 주술이 통하는 건지 궁금해진다.

미스터리 소설이라 [보기왕이 온다]에서 느꼈던 쫄깃하고 섬뜩한 느낌은 아무래도 없다. 외모에 한창 민감한 여학생들의 심리는 잘 알겠지만 외모에 따라 상위/하위 그룹이 나뉘고 엄마나 선생님들에게까지도 자연스레 '외모 평가'가 이루어지는 모습에서 상당히 이질감이 느껴졌다. 문화차이인걸까...라떼는 안 그랬는데.. 오히려 예쁜 친구보다 못생겨도 웃긴 친구가 더 인기 많았는데 말이다.

팔방미인 사라사가 친구나 선생인 마이카에 했던 말도 생각난다.

남과 비교하지 말아라.. 자신감을 가져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듣는 당사자에게는 역효과만 일어난다.

고슴도치도 제 자식이 제일 곱다는데..'넌 웃을 때가 그나마 예뻐' 라니...

마지막 후반쯤에 가서 드러나는 반전보다 학생이 아닌 어른에게서 나오는 외모 평가가 더 충격이었던 것 같다.

'저주'를 주된 소재로 삼는 사와무라 이치. 이번엔 호러보단 미스터리로 주술의 실체를 찾아가는 과정이 한껏 그려진듯하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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