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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에 물들다 - 세상 서쪽 끝으로의 여행
박영진 지음 / 일파소 / 2021년 9월
평점 :

스페인에 맞닿아 있는 유럽 서남부 끝자락에 위치한 포르투갈......
내게는 축구선수 호날두 때문에 이름이 더 친숙한 나라이다.
스페인은 죽기 전에 꼭 가보라고 추천을 많이 하는데 그 옆 나라인 포르투갈은 어떨지 궁금했는데 주변에 다녀온 사람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정보가 없었다. 그래서 더욱 궁금한 이 책... 이름하여 [포르투갈에 물들다]이다.
역사적 지식은 물론 포르투갈 언어까지 섭렵한 여행사 대표이기도 한 저자는 내공이 만만치 않다.
여행 에세이를 읽으면서 저자마다 색깔이 참 다르다는 걸 느끼는데 이분은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 같다. 그래서 이분의 여행기가 더 빛나 보인다고 해야 할까... 포르투갈의 역사와 소도시 그리고 숨겨진 보석 같은 곳들의 소개도 좋았지만 길 위에서 만들어가는 '인연'이 특히 인상에 남는다.
뭔가 나도 앞으로 여행을 하게 된다면 이런 마인드로 여행을 하고 싶어지는... 참 배울 점이 많은 애티튜드이다.
이외에도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얘기해 보자면, '파두'가 있다. 19세기 후반 리스본의 변두리에서 시작한 파두는 생업 때문에 바다에 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는 가족의 그리움이 담긴 슬픈 외침이라고 한다. 다른 공연들과 달리 무대도 없고 공연 시간도 없는 파두. 어느샌가 등장해 식당 한편에서 노래를 부르고 사라진다고 하는데 무척 이색적으로 느껴져 꼭 한번 경험해 보고 싶어졌다.
무신론자로서 접근하기 어렵고 지나치기 쉬운 '도상'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림 속의 여러 오브제를 이용해 그림의 주제와 등장인물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인데 저자의 말처럼 이런 점을 미리 알고 여행지에서 작품을 마주하면 이해도 잘되고 유익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에그타르트에 관한 것인데, 내가 좋아하는 에그타르트를 처음 만든 곳이 제로니모스 수도원이고 그 비법이 빵집에 전달되었다는 놀라운 사실. 앞으로 포르투갈 하면 에그타르트도 빠짐없이 생각날 것 같다.


그밖에 순례길의 여정도 관광지를 벗어난 마을의 일상 속 사진도 하나같이 너무 정겹고 아름다웠다.
박쥐를 이용해 고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18세기 초에 지어진 역사 깊은 조아니나 도서관도 영화에서 봤을법한 신비로운 베나길 동굴도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
이렇게 또 죽기 전에 가봐야 할 나라가 추가된다. 포르투갈에 가게 된다면 이 책을 꼭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