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 - 시인이 보고 기록한 일상의 단편들
최갑수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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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참맛이 무엇인지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잊어버릴 때쯤 떠나 반가운 친구를 만나고 온듯한 충만함으로 또 하루를 살아갔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머나먼 옛날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각자 품고 있던 여행의 그리움을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해소하고 있지 않을까...

내가 선택한 방법은 책을 통해 여행을 떠나는 것. 그리고 저자의 시선에 따라 사유하며 그리움을 달래는 소박한 행위에 있다.

[오래전부터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 저자 최갑수의 글과 사진을 보다 보면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4가지의 다른 주제로 인간이라면 한 번쯤 고민하고 생각해 봤을 이야기들이 사진과 함께 녹여져 있다.

복잡해 보이는 인생도 시각을 달리하면 단순해진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저 받아들이고 견디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살아내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힘을 불어넣게 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행복은 다가올 일에 대한 걱정이 없는

현재의 상태라고.

p.86






걱정 부자에게 관통하는 글귀이다. 최악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 당장의 편안함조차 누리지 못했던 지난날들이 생각난다. 이렇게 비슷한 생각을 만날 때면 괜스레 반갑다. 그래..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었어.. 하고 말이다.

툴툴 털어내는 저자의 글에는 진심이 묻어난다. 글과 함께 어우러진 사진도 한동안 바라보게 된다.

읽으면 읽을수록 사람이 그립고 여행이 그리워지는 책이다.

정처 없이 여행지를 거닐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그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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