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름답다 추하다 당신의 친구
사와무라 이치 지음, 오민혜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8월
평점 :

남녀공학인 도립 요쓰카도 고등학교에 내려오는 학교 괴담이 있다.
31년 전 '히메사키 레미'란 여자애가 학교 옥상에서 투신자살을 했고 유서가 없어 이유는 몰랐지만 선생들조차 다들 못난 외모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얼굴이 예쁜 2학년 여학생이 투신자살했고 이후로도 알 수 없는 여학생들의 죽음이 일어났다. [유어 프렌드]라는 실재하는 잡지의 실재하지 않는 64년 4월호에는 '히메사키'가 남긴 주술이 적혀 있는데 여자만 다룰 수 있고, 증오하는 여자를 추하게 바꿔버린다고 한다. 이 잡기가 손에 들어온 여학생만이 주술을 행할 수 있다고 한다.
괴담대로 여선생인 마이카의 반에서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 사라사를 시작으로 괴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인기(외모)로 상 하위 그룹에 포진되어 있는 같은 반 친구들까지 서로를 의심하게 되고 담임인 마이카는 다음 비극을 막고자 노력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지.... 진짜 주술이 통하는 건지 궁금해진다.
미스터리 소설이라 [보기왕이 온다]에서 느꼈던 쫄깃하고 섬뜩한 느낌은 아무래도 없다. 외모에 한창 민감한 여학생들의 심리는 잘 알겠지만 외모에 따라 상위/하위 그룹이 나뉘고 엄마나 선생님들에게까지도 자연스레 '외모 평가'가 이루어지는 모습에서 상당히 이질감이 느껴졌다. 문화차이인걸까...라떼는 안 그랬는데.. 오히려 예쁜 친구보다 못생겨도 웃긴 친구가 더 인기 많았는데 말이다.
팔방미인 사라사가 친구나 선생인 마이카에 했던 말도 생각난다.
남과 비교하지 말아라.. 자신감을 가져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듣는 당사자에게는 역효과만 일어난다.
고슴도치도 제 자식이 제일 곱다는데..'넌 웃을 때가 그나마 예뻐' 라니...
마지막 후반쯤에 가서 드러나는 반전보다 학생이 아닌 어른에게서 나오는 외모 평가가 더 충격이었던 것 같다.
'저주'를 주된 소재로 삼는 사와무라 이치. 이번엔 호러보단 미스터리로 주술의 실체를 찾아가는 과정이 한껏 그려진듯하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