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에서는 독보적이라고 생각한다. 풍경과 상처를 지나 자전거 여행. 소설 속 김훈의 첫 문장 또한 언제나 멋지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속으로 들어온다.(...) 흘러오고 흘러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은 낡은 시간의 몸이 아니고 현재의 몸이다.“ 언어로 그림을 그린다고 하더니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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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에는 법정스님의 책을 많이 읽었다. 스님의 독거가 청정이 부러웠다. 열반 하셨을 때에는 송광사 까지 가서 참배하고 마지막 인사도 한 사이(?) 하여튼 스님의 날카로움은 언제나 눈 부셨다.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제목처럼 이제 두분은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다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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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동안 기분이 안 좋았다. 젊은 시인의 감수성이 말살 당했던 시절. 서시가 詩가 아닌 시집의 서문이었다는 사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얼마나 선비적이고 동주 다운가? 책을 사면 박준 시인의 음성으로 동주시인의 詩를 들을 수 있는 혜택이 좋았다. 책을 읽으면 일본이라는 나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문학청년을 어찌 해 보겠다고 용쓰는 일본이나 같이 동조하던 조선의 지식인이나 다 똑 같이 분노게이지 상승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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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통속적이긴해도 좋았다. 절친들에게 책을 선물했고, 사인회를 기다렸다. 다 읽은 친구, 봄 만 읽은 친구들이 남해와 밀양 진영에서 창원으로 오기로 했다. 우 ~~ 이런일이....행사는 잠정연기 되었고, 그래도 작가님이 친구들의 이름을 보내주면 사인을 해서 보내겠노라고 하였지만, 책이 다 있으므로 그럴필요는 없었다. 붉은 사랑을 위해서는 기다리는 일 또한 이토록 붉어야 하는가? 5월을 붉게 물들인 인연이라는 성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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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왜 울고 있는냐, 나는 해 뜨기 전에 그를 세 번 부인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질까 두려워 울고 있습니다. 너는 왜 울고 있느냐, 나는 겉엔 노란 옷을 입고, 속엔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창피해서 울고 있습니다. 너는 언제까지 울려 하느냐, 나는 내가 그에게 내뱉은 그 많은 욕들이 한 글자도 빠짐없이 내 귓구멍 속으로 다시 들어올 때까지 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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