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다이아몬드 에이스 1-36
알라딘(디폴트)
평점 :
판매완료


근래 본 스포츠만화 중 뒤로 가도 개그감을 잃지 않고 재미를 가장 잘 유지하고 있는 만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를 잊은 그대에게 -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
정재찬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시라고는 당최 가까이 해 본 적 없는 그 누구든, 시를 잊은 이 땅의 모든 그대와 함께 나누고파 이렇게 책으로 펴냅니다.                                  ─<머리말> 중에서


그저 입시를 위해 문학 참고서로 시를 배워 온 당신.... 뒷표지의 이 첫문구가 더도 덜도 아니고 딱 나에게 하는 말이었다. 이 시의 종류가 무엇이며, 여기서 상징은 무엇이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솰라솰라. 나에게 시는 그랬다. 재미없고 딱딱하고 외워야 하는 무엇.


그런데 진짜 시를 만날 시간이라 하니 무척 끌렸다. 과연 나처럼 시라곤 전혀 모르고, 소설도 말랑말랑한 종류보단 사건위주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시가 다가올까? 궁금증이 생겼다. 사실 추천받은 기형도 시집을 얼추 들춰보고 문제집 받아놓은 학생마냥 불편해 덮은 게 얼마 전이다. 


그렇게 궁금증을 안고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펼쳤을 때는, 심적으로 많이 지치고 힘들던 시기였다. 스트레스는 쌓이는데 풀 길은 보이지 않고. 하여 기분전환하려고 추천받은 드라마를 시작했는데, 이게 또 너무 슬픈 내용이라 감정 주체가 되질 않는 것이다. 보고 있노라면 얹힌 거 마냥 가슴 언저리가 답답해지는 게 우울함에 우울함을 더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드라마를 끄고 책을 폈다.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신경림, <갈대>


허무주의에 가까운 시이다. 그러나 저자는 역설적으로 인간의 위대함이 여기 담겨 있다 말한다. 인간 존재의 모순과 그에 따른 불안, 자신이 인간이라는 이유로 흔들리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될 때, 인간은 더 성숙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은 힘든 것이 당연한 이치이므로 그 안에서 힘들고 불안한 것 역시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니 얼마나 따뜻한 위로인지....


아마 저자가 신경림의 갈대로 포문을 열지 않았다면, 와닿지 않았을지 모른다. 비슷한 말은 여기저기서 많이 들었어도 시큰둥했으니까. 그런데 순순히 위로로 다가옴은 <갈대>의 시어가 작은 돌이 되어 내 마음에 파문을 일으켰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물론 산재해 있는 문제는 그대로이다. 드라마도 예상했던 대로 짠내나도록 애잔하게 흘렀지만. 그래도 나를 흔드는 것은 내 울음인 것이다. 덕분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새로운 시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하루에 한 장. 사랑노래, 별, 떠나가는 것, 눈물... 삭막한 마음에 촉촉한 감성의 시간을 갖는 귀중한 한 때를 이 책 덕분에 누렸다.   


기실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나 같은 시무식쟁이에게 시의 참맛은 이런 거다 알려주며, 시에 대한 인상을 바꾸고, 나아가 시를 읽고 싶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5점 만점을 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별 한 개가 (할 수 있다면 반 개) 빠진 이유가 있다. 


우선 이번 달 독서 중에 재미있는 우연이 몇 번 있었다. 그중 하나가 한날 동시에 사고 보니 <악의 교전>과 <살인자의 기억법>이 연쇄살인범이 주인공이라는 독특한 소재의 소설이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가 <시를 잊은 그대에게>에 실린 시 하나를 읽고 분노했는데, 그 분노한 날 읽은 <살인자의 기억범>에 해당 시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는 것이다. 


나를 분노하게 했던 시는 서정주의 <신부>이다.


<살인자의 기억법>에 소개된 시의 줄거리는 대략 이러하다. 첫날밤 뒷간에 가는 신랑의 옷이 문고리에 걸렸는데, 신랑은 신부가 음탕해서 그러는 줄 알고 달아났다가 몇십 년 후 우연히 그곳을 지나다 들러보니, 신부가 첫날밤 모습 그대로 앉아 있더라는, 그래서 툭 건드렸더니 재가 되어 폭삭 내려앉았더라는 이야기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에서는 이 시가 기다림에 관한 장에 실려 있다. 저자는 이 시가 약간의 에로티시즘이 가미된, 어느 한편으로는 그래서 더욱 인간적인 냄새도 나는 이야기를 툭 던져놓았다 표현한다. 이 시가 주는 인상은 그다지 맵지가 않다고, 마치 나쁜 기억은 다 사라지거나 지워 버리고 아름다운 기억만 살려 내는 것처럼, 추하거나 악하거나 독하지 않게 들리도록 해 놓았다는 것이다. 


일단 제 옷자락에 걸려 넘어지고서, 그것도 모르고 신부가 몸이 달아 붙잡은 줄로 착각한, 신랑은 그렇다 치고,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고스란히 앉아있던 신부가 신랑이 손대니 재가 되어 주저앉았다니. 그리고 이 이야기가 끔찍하지 않고 인간적인 냄새가 난다니.


물론 인간적 냄새가 난다. 지극히 바보같고 제 기준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못된 신랑이. 그런데 신부가 한이 되어 그 모습 그대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전혀 아름답지가 않다. 왜 바보 같은 남자를 신부는 하염없이 기다려줘야 하며, 정절이 완성됨을 아름답게 보아야 하는가? 


그것이 아름답게 보이는 건 지극히 남성의 시점에서이다. 여자의 내 눈에는 너무나 끔찍한 사회폭력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그리고 아름답게 해석한 저자의 시선 역시 여성에게 일방적으로 정절을 요구하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여성핍박의 일환으로밖에 안 보였다. 


요즘 빠져있다는 그 드라마를 예로 들어 주인공의 삶이 가혹하고 또 가혹한 만큼 그 삶이 더 고결하고 아름답게 보이긴 한다. 당장 나만 해도 이 드라마에 빠진 이유가 주인공의 삶이 매우 험난하기 때문이다. 그처럼 이 시도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 긴 기다림과 죽음을 준비한 거 안다. 알지만 싫다. 끔찍하다. 


 "나는 그 시를, 첫날밤에 신부를 살해하고 도주한 신랑 이야기로 읽었다. 젊은 남자와 젊은 여자, 그리고 시체. 그걸 어떻게 달리 읽겠는가?"                     <살인자의 기억, 27p>


한순간에 분노가 가라앉았다. 나는 저 시를 여성압박의 시로 읽었지만, 살인사건으로 읽은 사람도 있다니. 저마다 해석이 다른데, 기다림의 미학, 아름다움으로 읽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구나 싶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이 덕분에 정재찬 교수님의 시의 해석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 아, 이 시를 이렇게도 해석하구나, 나에겐 어떻게 다가오는가를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애초 이 책의 목적은 시를 나누자는 것이지, 이 시는 이런 뜻이고 저 시는 저런 뜻이라고 암기하자는 게 아님을 잊고 있었다.  


하여 빠진 별 한개 분은 저자의 해석에 맹목적으로 따라가지 말며 자신의 감상을 갖자는 경계의 의미이다.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신경림, <갈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2월 구매 목록.

위의 4권이 새책이고 나머진 중고이다. 허벅지 꼬집으며 구매보다 독서에 치중하겠노라 다짐했는데, 중고알람 해둔 책들이 줄지어 문자를 보내는 통에 이리 되었다.

어쨌든 아직까지 이번 달 독서 목표는 구매 권수보다 많이 읽자이다.

하여 9권 이상 읽어야 하는데, 매월 평균 독서량을 훌쩍 넘기는 것은 물론, 오랜만에 덕질할 작품을 만난 통에 여유와 시간 다 부족하다ㅜㅜ

할 게 많아지니 마음에 조급함이 들어서 그런지 의욕은 높은데, 권수 채우기가 쉽지 않다. 지금 손 대고 있는 책들이 가볍지 않기도 하고.

제일 쉬운 방법은 가벼운 에세이집이나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읽는 것인데. 사실 이 방법은 꽤 써먹었다. 좀 더 풍성한 독서를 하고 싶어 세운 목표인데 어느새 수단이 목적이 되어서야 곤란하다.

어쨌든 12월도 며칠 남지 않았지만, 한권이라도 더 읽기를. 더불이 목표를 더 늘리는 불상사도 만들지 않게ㅋㅋㅋ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고양이라디오 2015-12-27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셀로> 책 너무 예뻐보이네요ㅎ
부럽습니다ㅋ

저도 목표권수 정해놓고 읽는데, 장단점이있는 것 같습니다ㅎ

그래도 꾸준히 실천하신다면 나중에는 읽고싶은 책으로만 읽어도 목표를 채우실 수 있을꺼예요^^

후이 2015-12-27 11:08   좋아요 0 | URL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 표지가 참 예쁜 게 많죠. 하여 되도록이면 열린에서 사고 있습니다. 번역이나 가독성을 따지는 게 아니라ㅎㅎㅎ
세익스피어를 접해보고 싶어 샀는데, 영화 멕베스가 지루(...)했던지라 선뜻 손이 가질 않네요ㅠㅠㅜ

꾸준한 실천만이 길이군요!!^^

고양이라디오 2015-12-27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외전> 빼고는 다 안 읽은 책들이네요ㅎ
그렇지만 관심은 가지고 있던 책들인데 책 읽고 리뷰 남겨주시면 참고할께요~^^ㅎ

저도 세익스피어 작품은 하나도 읽어본게 없네요. 언젠가 읽으리라고 생각만 하고 항상 미뤄지네요ㅠㅋ
 

알라딘 굿즈 이벤을 하기에 한번 모아봤다.

생각나는 대로 알라딘에서 주문하며 받은 물품들을 모아봤는데, 몇개는 확실한데 반해 몇개는 출판사에서 준 건지 알라딘에서 준 건지 모르겠다.

긴 통에 담긴 건 일리아스 사면서 받은 그리스로마신계보도인데 펼치기 그래 통째로 놔두었다. 반면 <김영하의 스페셜 에디션> 같은 소책자는 출판사에서 주어겠거니싶어 전부 뺐다.

이렇게 보니 올 한해 알라딘매출에 기여를 많이 했구나 싶다.
나는야 굿즈의 노예ㅠㅠㅠㅠ

마음에 무척 든 것도, 받고보니 예상 외로 그다지 쓸모가 없었던 것도 있다. 어쨌든 알라딘 굿즈팀에 알라딘은 보너스 많이 줘야 할 것이다.

굿즈 덕에 한권 살거 두권 사고 한 경우가 워낙 많으니 말이다.

물품 중에 가장 좋았고 쓸모가 많은 건. 알라딘 베개.

베개로 쓰기엔 크기가 애매하지만. 밤에 침대에 누워 책이나 폰을 볼 때 목에 받치고 있으면 그만이다. 하여 가장 많이 쓰고 있는 굿즈이기도 하다ㅎㅎ

좋을 거라 생각지 않았는데 예상 외로 쓰임새가 좋았던 것이라면 금속 책갈피.
그냥 예쁘단 이유로 관상용으로 받았는데, 두께감은 좀 있어도 종이류 책갈피와는 확연히 다른 단단함으로 책 읽는 도중 손으로 만지작거려도 접히거나 하지 않아 나처럼 손버릇 나쁜 사람에겐 매우 유용한 책갈피였다. 몇 개 더 얻고 싶은데 현재 알라딘 굿즈로 주는 책갈피는 내 관심사 밖의 책을 사야만 해서 아쉽다ㅜㅜ

알라딘 노트는 작년 알라딘 다이어리에서 제본이 마음에 들었던 만큼 기대치에 부응했다. 하여 친구에게도 하나 선물했는데, 정작 내년 다이어리는 좀 크다. 데일리로 받았더니 묵직하니 무기로 써도 될 법한 다이어리가 와서 놀랐다ㅋ

달력은 2015년 명화달력이 워낙 취향이었던지라 좀 아쉽지만. 그래도 내년에 활약할 터.

반면 기대했던 거랑 달리 실망스러웠던 물품은 우선 에코백. 사이즈가 참 애매해서 어디다 써야 할지ㅜㅜ 예쁘긴 한데 천 두께나 튼튼함도 애매하고. 결국 집에서 관상용이 되었다.

알라딘 유리병도 마찬가지.
예쁘긴 정말 예쁜데, 유리라 들고 다니기가 참으로 조심스럽다. 하여 마찬가지로 집에 모셔만 두고 있다.

그리고 저 중 가장 기대에 어긋났던 건 가죽 책갈피ㅠㅠㅠ 금속 책갈피와는 정반대로 예쁘긴 한데 책갈피로 쓰자니 불편했다. 흐물흐물 가죽이라 멀 어찌 할 수도 없고. 결국 관상용이 되었다ㅜㅜ

가장 최근에 얻은 것은 배트맨 데스크매트인데, 사실 처음 홈피에서 보자마자 너무 가지고 싶던 것이다. 근데 참고서나 외국어책은 살 게 없어 포기하고 있었는데. 정말 뜻하지 않게 랑야방이란 중국드라마에 빠지게 되어. 중국어에 손댈 결심을 하고 보니+_+

너는 내운명이구나 기쁘게 영입했다ㅎㅎ 오늘 받아 아직 쓸모에 대해선 써봐야 알겠지만.

매달초면 이번 달 알라딘 굿즈가 무엇인지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지만. 내년엔 조금 더 계획적인 책구매를 하게 되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 세계 편 (반양장) - 역사,경제,정치,사회,윤리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채사장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주변사람들에게 꼭 필독서로 권하고픈, 발칙하도록 명쾌한 인문학 입문서였습니다. 어렵지 않게 쉽게 풀어주면서도 다시 한번 정리해주는 친절함까지. 내 안에 명확한 기준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너무 좋았습니다. 다음 현실너머편도 기대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