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하는 과학 실험
오지마 요시미 지음, 김한나 옮김 / 생각의집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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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끝자락이지만, 그래도 며칠 남은 여름방학 초등학생 친구들과 집에서 함께 읽고 체험하면 좋을 책을 소개하고 싶어서 쓰는 포스팅- 


제목은 집에서 하는 과학 실험! 7살 아이랑 주말에 함께 해보고 싶어서 블로그 이웃님 인디캣님이 진행하시는 서평단으로 읽게 되었다. 


집에서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고, 표지의 알록달록 예쁜 색감의 실험에 끌리기도 했다. 평소 그림을 그릴 때 꽤 다양한 색감을 쓰는 아이가 이 책을 좋아할 거 같았다. 일본인 저자가 쓴 실용서로 과학과 일상에서 흔하게 보고, 접할 수 있는 것을 과학 실험과 접목한 것이 흥미로왔다. 그 실험의 그 배경지식과 준비물, 실험 과정도 친절하게 소개한다. 


저자는 단순히 실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되었을까?"에 대한 질문과 과학적인 답까지 설명하여 유익함이 두 배가 되었다. 


엄마인 나도 7살 아이도 호기심이 자극되는 실험들이 많았다. 


7살 아이와 함께 해본 실험

-알록달록 초콜릿으로 만드는 예술 작품


-톡톡 터지는 팝콘, 그 비밀을 찾아서!



해보고 싶은 실험 리스트

-눈에는 안 보여요! 밍크 크라운

-작은 회오리 같아요! 페트병 토네이도

-왜 물이 들었을까? 알록달록 배추



실험을 시작하기 전 주의사항도 꼼꼼히 읽고 기본적인 도구도 살펴보고 참여했다. 비록 집에 실험 도구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실험이 한정적이었지만, 좋은 콘텐츠 덕분에 아이와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초등학생 친구들이 집에서 과학 실험을 하면 더 유익한 시간이 될 거 같다. 

아이의 주도 하에 더 다양하게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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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지성으로 일한다는 것 - 뉴노멀시대 비즈니스 전략
야마구치 슈.미즈노 마나부 지음, 오인정.이연희 옮김 / 마인더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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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흥미롭게 읽은 책 감성과 지성으로 일한다는 것.

[센스의 재발견]을 쓴 디자이너 출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미즈노 마나부와 인문학 컨설턴트인 야마구치 슈, 두 명의 저자가 대담 형태로 쓰인 책이다.


이런 주고받는 대화 문체의 글은 집중이 잘되지 않아서 선호하지 않는데, 내용이 매력적이라 책 속으로 들어갈 듯 마구 줄 치며 흥미롭게 읽었다.


읽는 내내 디자인과 기획에 대한 생각, 앞으로 나의 방향성, 도전해 보고 싶은 일들이 자유롭게 떠올랐다.

목차를 살펴보면서 어떤 내용일지 궁금증이 더 가득해졌다.


이 책의 키워드를 뽑자면, 의미, 스토리, 세계관


핵심은 뉴노멀 시대에는 더 이상 기능과 가격, 즉 필요를 충족시키는 문명으로는 더 이상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기 어렵다. 의미를 담고, 스토리와 세계관, 즉 문화가 있어야 가능하고 기업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세계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그 세계를 좋아하는 사람들, 즉 '타깃'을 명확히 정해져 있어야 하는데, '구매하기를 바라는 사람' 그뿐만 아니라 '구매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도 정해야 한다는 내용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다수의 사랑과 큰 규모의 기업, 브랜드가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었다. 그것을 버리면서도 글로벌화하는 방법은 소수라도 그 세계를 제대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드는 것을 강조했다.


그런 세계관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디자인'이 빠질 수 없다. 시각 디자인이 든 제품 디자인이든 보이는 모양만 디자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담겨 있는 스토리와 의미가 부여되어야 가치 있는 무언가가 된다.


심지어 그 세계관을 정밀하게 관리하고 구축하기 위해서는 언어의 정밀도, 질적 관리까지 필요하다는 내용에서는 와, 감탄했다. 카드 뉴스나 광고 문구뿐만 아니라 상품 설명서, 보도 자료, SNS 피드, 내가 인스타그램 프로필 하이라이트 영역 디자인 프로젝트를 할 때, 프로필 영역에 자신을 어떤 키워드로 소개할지 그 선택을 위한 고민을 충분히 하자고 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었다.


세계관을 만든다고 단순히 한 부분만 바꾸거나 신경 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 어떻게 보여줄지 자기 자신을 기획할 수 있는 감각, 어떤 언어로 어떻게 풀어낼지 언어와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더 밀도 있게 갖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즈노 마나부가 디자인의 역할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소름이 돋았다. 지금 여기 없는 미래를 상상하고, 선명하게 마음속으로 구체화하고, 실현하기 위해 단계를 떠올리고, 최종적인 아웃풋까지 만들어 내는 것이라니, 이것은 드림보드에 꿈을 담고 실현해 나가는 과정과 똑같지 않은가!?


내가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 '일상을 근사하게 디자인합니다' 와 드림보드를 이루어 가는 과정이 일맥상통하다는 것을 깨닫자,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어떤 커다란 그림이 그려지는 느낌이 들었다. 분위기가 상상되었고 그것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솟았다.


미래를 그릴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의미'를 만들 수도, '세계관'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 문장을 꼭꼭 씹으며 이 책을 다시 한번 정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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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돈 버는 카카오 이모티콘 만들기 - 이모티콘 한 개로 1억 2천만 원을 번 김나무의 이모티콘 제작 비법
김나무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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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보니, 목이 길어 긴 짐승 이모티콘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보자마자 '이건 뭐지? 어떻게 된 거지?' 생각을 했었는데, 워낙 독특해서 한번 봤을 뿐인데, 잊히지 않고 뇌리에 강하게 남았던 것. 김나무 작가의 이모티콘이었구나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뒤로 새로운 이모티콘 디자인이나 캐릭터, 아이디어를 구상하지는 않았다.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할지 감 잡기가 어려웠던 것. 


나 역시 2019년에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이모티콘을 만들었다. 바로 카소 양!


네이버 OGQ  마켓에서만 승인이 되고, 카카오톡은 미승인 났었다. 카소 양으로 네이버 스티커를 3탄까지 만들고 '상품화를 부탁해' 500표를 받아서 굿즈도 만들었으니, 캐릭터 하나로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음을 작게 나마 경험했다. 


그러나 그 뒤로 새로운 이모티콘 디자인이나 캐릭터, 아이디어를 구상하지는 않았다.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할지 감 잡기가 어려웠던 것.


'무조건 돈 버는 카카오 이모티콘 만들기'를 읽으면서 두 가지 "역시는 역시구나!"를 깨달았다.




역시 1. 그림 실력(스킬)보다 아이디어


책에서 계속해서 강조되는 내용은 '좋은 아이디어' '기발한 아이디어'인데, 그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답으로 "스치는 일상에 해답이 있다"라고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라고 한다. 얼굴 생김새, 성격, 말버릇, 기질 등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특징이 이모티콘의 좋은 주제가 될 수 있다고! 이 부분을 읽으며 유심히 관찰해 본 적이 있었던가? 싶었다. 사실은 없었다.  


"실제로 잘 팔리는 이모티콘의 공통점을 보면 일상에서 자주 쓰는 말이나 행동을 모티브로 한 경우가 많습니다. " 68 page


주변 인물들의 일상과 언어를 잘 듣고, 유심히 관찰하기를 기억하자!




역시 2. 다작   


작가는 약 6년 동안 카카오에서만 64개의 이모티콘을 승인받았다고 하는데, 그 사실만으로 놀라웠다. '승인' 그 자체도 대단하지만, '64'개의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기획해서 작업한 그 절대적인 양! 나는... 달랑 하나(카소 양) 한번 해보고 카카오에서는 승인이 안 나서 포기하고 마냥 두었는데, 역시 무엇이든 어느 정도 감각을 익히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 정성을 들여야 함은 예외가 없다. 


'무조건 돈 버는 카카오 이모티콘 만들기' 책이 좋았던 점은 단순히 이모티콘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직접 경험하고 만들어 온 과정, 기획부터 제작까지 꼼꼼하게 안내해 주어서 자세히 알 수 있었던 점이다. 그리고 작가의 다작만큼 풍부한 예시 또한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특히 파트마다 다양한 노하우를 알려주는 '알고 가자' 와 '기획 노트' 역시 이모티콘 시장을 조사하고, 기획하고, 제작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듯하다.


좋은 책은 단순 지식이 아닌,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정보와 노하우를 쓴 책이라는데,  '무조건 돈 버는 카카오 이모티콘 만들기'는 카카오 이모티콘에 관해서는 딱 그러한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라고 느껴졌다. 


결국 내가 스스로 그리고 만들어야 이 책의 주옥같은 내용들이 의미 있을 것이다. 주변을 관찰하고 아이디어를 얻어서 기획하고 콘티를 그리고... 이모티콘 한 세트를 구성해서 카카오에 제안하는 것까지, 남은 2022년 하반기까지 꼭 실천해 보기로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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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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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하늘이 있다."


박노해 시인의 12년 만의 신작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작년 라 카페 갤러리에서 진행된 시인의 전시 '걷는 독서'로 '느린 걸음' 출판사와 인연이 되어 귀한 신간을 얼리 리뷰어로 읽게 되었다. 


깊고 짙은 파아란 바탕에 밝게 빛나는 듯한 푸른 별이 촘촘한 표지 디자인의 첫인상이 쉽게 잊히지 않는다. 


​별빛처럼 빛나는 301편의 시를 담았다고 하는데, 표지에 콩콩 찍혀 표현된 푸른 별이 301개는 아닐까?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시집을 펼쳐보았다. 


​시인의 마음과 지혜, 철학을 밀도 있게 담아낸 시집의 두께가 솔직히 들고 다니며 읽기에는 가벼운 책은 아니었지만, 왜인지 박노해 시인의 책은 혼자 걷다가 벤치에 앉아서 하나씩 음미하며 읽어야 할 거 같다. 인간관계의 서툶과 부족함에 마음이 복잡했던 날 '너의 하늘을 보아' 시집을 챙겨서 동네 작은 숲으로 걸었다. 


걷고 걷고... 또 걷고... 마음이 심란할 때는 무언가를 하려고 하기보다는 나가서 걷는 게 남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도착한 작은 숲에 있는 정자에 앉아서 '너의 하늘을 보아' 시집을 꺼내어 찬찬히 읽어보았다. 푸르른 5월, 마음이 머무는 시들의 언어가 나를 따뜻하게 위로하기도 하고, 따끔하데 혼내기도 했다.


​ '너의 하늘을 보아'의 목차는 총 5개의 주제로 엮었는데, 이날은 '내 몸의 문신' 챕터의 "핵존심"이란 제목의 시가 내 마음에 쿵 하고 내려앉았다.


--

핵존심


자존감을 가져라

자기를 사랑하라 

노래하는 시대에


자존심 안에는

폭탄이 들어있지


세상을 파괴하는

핵폭탄이 들어있지


핵무기도

핵존심만 못하지


핵존심으로 무장한

자기중심의 내면에는

오만과 비굴이

우울과 조증이

불안과 혐오가

하나로 이글대지


자기 사랑은 자기 파괴지

핵존심은 열폭감이지


핵존심을 연결하면,

열폭감을 불지르면,


누가 터뜨리든

누가 자폭하든

바라지 않아도

공평한 파멸이 오겠지


--


자기애가 꽤나 강한 나... 안정적으로 형성된 자존감이 아닌, 결핍으로 형성된 자기애라는 것을 심리 상담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지나친 자기애는 시인이 이야기하는 핵무기보다도 더 파괴적인 핵존심과 동일하다. 나의 지난 세월을 돌아보니 그랬다. 오만과 비굴, 우울과 조증, 불안과 혐오의 단어들이 마음에 콱콱 박힌다.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자폭하거나 폭발했던 순간들이 떠올랐기에... 



통찰이 담긴 시는 이렇게 내면을, 스스로 돌아보게 한다. 아프지만 반성하게 한다. 당장은 부족한 모습일지라도 조금은 더 나은 나로 끌어내기 위한 마음의 울림을 준다. 오늘 나의 하늘은 무슨 색일까? 


너무 많은 생각과 계획, 감상은 오히려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는 것을 시인의 '첫 걸음마를 하는 아이처럼'을 읽으며 어렴풋이 알아차렸다. 


----

첫 걸음마를 하는 아이처럼



그냥 걸어라 

첫 걸음마를 하는 아이처럼


그냥 걸어라

상처도 두려움도 모르는 아이처럼


그냥 걸어라

금기도 허락도 모르는 아이처럼

걷다 넘어지면 울고

울다 일어나 다시 걸어라


걸어오는 길들이 너를 이끌어주고

여정의 놀라움이 너를 맞아주리니


네 영혼이 부르는 길을 

그냥 걸어라


---



첫 걸음마를 하는 아이를 가만히 지켜보듯 격려하듯 쓰인 시처럼 느껴졌다. 남들이 가는 길이 아닌, 내 영혼이 부르는 길을 그냥 걸어도 안전하고 말이다. 


'너의 하늘을 보아'에는 불안함을 차분하게 잠재우는 신비로운 시가 많다.


곁에 두고 한 번에 하나씩 박노해 시인의 시를 음미한다면 위로와 성장을 함께 얻을 것이다. 


다정함이 넘치는 5월,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기에도 좋은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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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살아요
무레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더블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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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면서 따뜻한 소설 '카모메 식당'의 저자로 유명한 무레 요코의 신간 '이걸로 살아요' 에세이를 서평단으로 읽게 되었다.


문득 저자의 나이가 궁금해서 프로필을 찾아보니 54년 생. 뭣?! 69살이 맞나? 어머 어머... 생각보다도 많아서 놀랐다. 취향이 있고, 주관과 소신이 있고, 좋아하는 것이 확실한 사람의 글에서는 나이가 느껴지지 않는 걸까? 이만큼 할머니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순전히 영화로 봤던 '카모메 식당'의 저자라는 것과 '표지' 때문에 꼭 읽고 싶은 마음이 솟았다.

냄비를 시작으로 필기구, 양말, 편지지, 빗자루 등등 일상적으로 쓰는 작디작은 물건들에 대한 자신만의 애정과 소신을 가득가득 담은 에세이다.


물건 하나로 행복할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 물건들을 콜라주 형식으로 표지에 담아서 한 챕터씩 읽으면서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취향이 확실한 할머니가 얼마나 귀여운지 느낄 수 있는 '이걸로 살아요'


아직 자신만의 취향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관심이 있는 물건 하나부터 무레 요코를 따라 해보는 거다. 싸다고, 아무거나 들이지 않고, 저자처럼 신중하게 물건과 인연을 맺는다면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센스와 취향이 형성되지 않을까. 어떤 관점으로 물건을 선택하고, 어떻게 자기 것으로 소화시키는지, 또 그 관계를 어떻게 이어나가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스타우브의 뚝배기로 시작한다. 스타우브? 나는 스타우브와 같은 브랜드를 알 수가 없었다. 왜나하면, 난 집에서 요리는 하지만, 주방도구와 그릇에는 욕심이 1도 없어서 브랜드도 뭐도 하나도 모른다. 식기와 냄비 등에 얼마나 관심이 없었냐면 결혼할 때, 그릇 세트 따위는 아예 구경하고 싶은 마음조차 일어나지 않아서, 친정에 있는 밥그릇 두 개와 수저 2벌 들고 와서 신혼을 시작했으니까-


그녀의 스타우브를 만나게 된 과정을 읽다 보니 안 찾아볼 수가 없었는데,

이렇게나 매력적인 디자인과 색감의 주물 냄비였다니!


무레 요코의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나도 하나 겟 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확실한 취향이 있는 사람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아이 같은 관찰력, 그리고 유머가 있다.


"곤충을 징그러워하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그 형상과 색깔을 볼 때마다 '사람은 절대로 이걸 무에서부터 만들 수 없을 거야' 하고 감탄한다. 풍이의 오묘한 반짝임이라든가,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은 싫어하지만 하늘소도 얇은 다리에 펑키한 색깔과 무늬가 멋지다. 중베짱이와 사마귀의 얼굴도 애교가 있다."


와 같은 저자만의 시선과 표현을 읽을 때마다 웃음이 났다.


"생활을 파탄 내거나 가족에게 부담을 주면 안 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을 사는 건 인생의 즐거움이기도 할 테지"

자신의 취향도 중요하지만, 그래서 비싼 물건을 살 수도 있지만, 가족 간의 균형과 조화 역시 중요하다.



'이걸로 살아요' 책을 덮을 때쯤, 나는 무엇으로 살까? 내가 좋아하는 물건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며 내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금까지 꼭 이거여야 해! 나의 취향을 반영하는 물건은... 무레 요코보다 더 소소하다.


예를 들면 라벨은 포스트-잇만 쓰고, (다이소에서 포스트잇이 아닌 걸 썼다가 후드득 다 떨어지는 경험을 한 뒤로) 형광펜은 스틱형, 머리끈은 검은색 아니면 노란 고무줄만 쓰며, (마찰력이 좋아서 짱짱하면서 흘러내리지 않는다), 여름 샌들은 크록스만 신는다. ㅋㅋㅋ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고 보니 이걸 취향으로 할 수 있을까? 싶다. 대단한 취향도 아닌 듯!



그래서 특별히 애정을 갖고 쓰는 물건이 있는지 다시 한번 집 안을 둘러보다가, 하나 발견한 것이 있었으니-폴란드 브랜드 에말코의 캠핑그릇이자 에나멜 법랑 냄비!


짙은 노란색과 네이비 컬러 배색인 900ml의 자그마한 법랑 냄비로 강철 위에 유약을 입혀 핸드메이드 제품이다.

오래 쓸 수 있는 안전한 친환경 소재라는 것도 좋지만, 특히 냄비의 일러스트와 "wisdom" 지혜라는 단어가 무척 마음에 든다!

손잡이를 잡을 때마다 지혜에 대해 한 번씩 생각하게 되는, 아끼는 냄비다. 집에 주전자는 따로 없다. 이 법랑 냄비에 커피 물을 끓이거나 1인분 분량의 국을 데울 때 쓰고 있다.



'이걸로 살아요' 나이가 들수록 아무거나 쓰지 말고, 나의 스토리를 담을 수 있고,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물건과 인연을 맺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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