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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견디며, 사랑하며
김선 외 지음 / 서아책방 / 2021년 11월
평점 :
품절
https://m.blog.naver.com/bodmi2019/223071010158
오늘은 출판사 서아책방으로 부터 제공받은 책 <오늘을 견디며, 사랑하며>를 기록하려고 한다.
이 책은 발달장애 자녀를 둔 일곱 어머니께서 쓴 에세이로 아동 발달센터 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나로서는 굉장히 끌리는 책이었다.
내가 상담을 하고 치료를 하며 만나온 많은 어머님들의 대표 이야기가 이속에 담긴 것 같아서 더 마음이 갔던 책이다.
우리나라에는 장애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나는 정말 많은 장애 아동과 그의 부모를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에 함께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의 마음이 느껴지는 글 속에 울고 웃으며 또 내가 치료하는 아동들도 생각났다.
많은 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티슈를 건네는 일도 많고 또 '어머님 잘못이 아니에요.'라는 말을 수없이 하게 된다.
에세이 오늘을 견디며 사랑하며에서는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그저 있는 그대로의 그 마음이 담긴 책이라 참 좋았다.
장애 아동의 돌발적인 행동을 바라보면서 그 주변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가.
그저 '저 엄마 힘들겠다. 어째 애가 더 크면 더 힘들겠지.'라는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 찼더라면 이 책을 읽으며 발달장애 아동이 있는 가정의 소중한 이야기와 그 속에서 희망을 함께 들여다보면 좋을 것 같다.
함께 글을 쓰며 자신의 이야기를 그리고 내 아이와의 순간들을 나누는 일곱 분이 참 아름다웠다.
다른 아이와 다른 내 아이를 키우면서 있는 그대로 솔직히 담아낸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용기를 얻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장애에 대한 편견과 불평등이 완전히 사라지기는 어렵겠지만 우리나라도 좋은 시선과 또 함께 걸어가는 사회로 바뀌었으면 하고 바라본다.
<오늘을 견디며 사랑하며>에 이런 글이 있다.
"버스에서 내리면서 한 번쯤은 '엄마!'라고 불러주면 좋을 텐데. 그 말을 들으면 한 번쯤은 진짜 너의 엄마가 된 기분이 들것 같아.(생략) 어쩌면, 너무 당연한 너의 엄마가 되고 싶다." P.140-141
다른 부모에게 너무도 평범한 한마디가... 어쩌면 자꾸 불러서 짜증 내게 되는 엄마라는 그 말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것이 아닌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쩌면 당연하기에 소중한 것을 잃고 있는 건 아닐지 생각해 보았다.
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으며 오래전 내가 치료하던 아동의 동생이 하던 말이 생각났다.
내가 치료하던 아동은 7살이었고 그 아이에게 5살 남동생이 있었다.
어느 날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픽업하고 놀이터에서 잠시 놀게 해주었는데 5살 남동생이 머리를 때리며 소리 지르는 누나 옆에서 큰소리로 외쳤다고 한다.
"우리 누나는 머리가 아파요. 그래서 그래요. 소리 질러도 괜찮아요. 화난 게 아니에요. 머리가 아파서래요."
그 말을 아동의 엄마가 치료 후 상담 시간에 이야기하시면서 많이 우셨다.
나는 정말 멋진 동생을 두었다며 동생이 살아가는 방식에 응원해 주며 누나에 대해 어릴 때부터 솔직한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준 적이 있다.
벌써 그 아동은 고등학생이겠구나... 하며 생각해 보니 남동생도 이쁘고 바르게 컸을 거라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오늘은 발달장애 아동의 부모들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부모가 읽으면 좋을 에세이 <오늘을 견디며 사랑하며>를 기록하며 추천해 본다.
<거북이처럼 느리고 어디로 튈지 몰라도
천천히 함께 걷다 보면
새로운 풍경과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어디로 튀든 네가 궁금하다면 다 보여줄게.
힘든 날도 너의 미소하나에 웃을 수 있고
오늘도 건강하게만 자라주기를 바라본다. -지유 자작 글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