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살이 詩집살이
김막동 외 지음 / 북극곰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6-126_[관악도서관]


여시고개 지나 사랑재 넘어 심심산골 사는 곡성 할머니들의 시.

세월 <김막동>

나이 들면
남은 것이 맨 고런 것만 남아
몹쓸 것만
허리야 무릎이야 웬 몸뚱이가
성한 데가 없지

오다 말다 하는 비 <도귀례>

오다 말다 하는 비
투닥투닥 떨어진다
은근히 살큼 비린내가 난다
지붕에도 떨어지고
땅에도 떨어지고
비의 기운이 내린다
나는 춥고 일도 하기 싫은데
곡식은 싱싱하니 잘 큰다

새떼 <도귀례>

시방은
새도 없어

옛날엔
나락이 필 때 되면
새떼가
나락 빨아먹어본께
어찌나
힘들었는지 몰라

시방은
새도 안 보이는디
그때가 더 좋았지 싶어.

생일 <도귀례>

돈이 없슨게 안 와
경비가 든게로

와야 줄 것도 없고
차비도 없고
그냥 작파해붓어
다들 힘들게 산디.

서럽다 <박점례>

나는 세상을 태어나
세상답게 살도 못하고
세월이 다 가고
이제는 몸도 안 따라주고
마음이 슬프고 서럽다
한 오십대만 됐다면
훨훨 날아다니면서
살 것 같다.

추석1 <박점례>

새끼들을 기다렸다
보고 싶고 보고 싶은 새끼들

이 놈도 온께 반갑고
저 놈도 온께 반가웠다

새끼들이 왔다 간께 서운하다
집안에 그득흐니 있다가
허전하니

달도 텅텅 비어브렀다.

소원 <윤금순>

큰 집에서 혼자 지내면
서글픈 게 친구고
외로움이 친구다
새끼들이 오면 반갑고
가면 서운해 눈물나고
잠 안 오는 밤이면
이 생각 저 생각이
널을 뛴다
팔심이 넘으니까
새끼들에게 짐이 될까
병원 생활도 싫고
요양 병원도 싫고
건강하게 살다가
하나님 부르시면 가고 싶은디.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6-05-19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도 내용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