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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벌써 번아웃이라고? - 청소년을 위한 회복 가이드 ㅣ 발견의 첫걸음 15
나오미 피셔 지음, 일라이자 프리커 그림, 이민희 옮김 / 창비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책 '내가 벌써 번아웃이라고?'를 읽었다. 책은 번아웃은 무엇이고, 언제 번아웃이 오는지부터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회복 가이드라지만 청소년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적용할 수 있는 하나의 회복 가이드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작거나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나 스트레스는 “삶의 일부이고 싸울 필요가 없다.” 약간의 스트레스가 있다고 해서 삶에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다만 안정 구역에서 약간 벗어날 뿐이다. 안정 구역은 일상이 크게 버겁지 않게 흘러가는 상태를 뜻한다. 우리들은 대개 안정 구역에 있다.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감정이고, 굳이 피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어요. 그건 힘든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일 뿐이에요.
스트레스받을 때 우리는 안정 구역으로 돌아가기 위해 작은 노력을 기울이면 된다. 모두에게 다르겠지만 산책한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하는 등의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또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거나 괜찮아지기 위해 애쓰지 않고, 그저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는 지금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 감정은 원래 오락가락해. 별일 아니야.”
있는 그대로의 나의 감정과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사소한 노력으로 우리는 다시 안정 구역으로 돌아와 매일 매일을 보낸다. 하지만 번아웃은 조금 다르다. 번아웃은 만성 스트레스에 갇혀 더 이상 몸과 뇌가 괜찮다고 느끼는 안정 구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감정이 조금이라도 올라오면 너무 벅차고 괴로워서, 차라리 아무 감정도 느끼지 않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번아웃에 빠지면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 이때 기억해야 할 것은 “절대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 지금까지 살던 방식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다르게 살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번아웃의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을 잘 살펴보고 주변 환경이 나와 맞지 않았다면 무언가를 바꾸거나 다른 환경을 조성하는 등 ‘나에게 맞는, 내가 편안한 환경’을 꾸리는 것이 중요하다.
힘든 환경에서 그저 버티기만 하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어려워요.
구체적인 단계를 통해 회복 과정을 짚어보면 첫 번째 단계는 번아웃에 도달한 순간이다. 책에서는 이를 ‘고장’이라고 부른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도 모르겠고, 감정은 요동치고, 이유도 없이 눈물이 날 수도 있어요.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려서 한동안 잠만 잘 수도 있고요. 모든 게 불안정하게 느껴지고, 삶이 한꺼번에 크게 흔들리는 것처럼 보일지도 몰라요.
번아웃은 작은 일들이 오래 쌓여 어느 시점에,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때 찾아온다. 마음뿐만이 아닌 몸도 신호를 보내는 순간이다.
그저 더는 나아갈 수 없는데 겉보기에는 평소와 다르지 않아요. 아무도 내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걸, 이게 마음먹기에 달린 문제가 아니라는 걸 이해하지 못해요.
이때 절대 압박을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님이나 주변 환경 혹은 자기 자신의 “당장 안정 상태로 되돌아와야만 한다”는 압박은 회복할 틈을 주지 않고 벼랑 끝으로 자신을 몰아낼 뿐이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혹은 상담해 볼 수도 있다. 기대는 이에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도 있다. 걷어낼 수 있는 압박을 모두 걷어낸 후 걱정거리들을 보관함에 넣어두고 오로지 기분 좋은 것들을 떠올려본다.
충격이 조금 가라앉으면 ‘수리’ 단계에 들어설 차례다.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 갇히기 전, 일상에서 어떻게 느끼고 행동했는지 떠올려본다. 이전에 좋아했던 활동들이 무엇인지 살펴본 후 다시 해보는 것이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일이라면 더욱 좋다. 책임이나 의무 없이 그저 즐기기 위한 일은 위안을 준다. 일찍 자고 푹 자는 것도 중요하다. 수면 패턴은 정서적으로 여러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괜찮은 순간’을 의식적으로 느끼는 것이 좋다. 바로 ‘작은 반짝임’. 은근히 기분이 좋거나, 몸이 편안하거나, 무언가에 흥미를 느끼는 순간.
다음으로 컨디션이 괜찮아지고 압박 없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면 다시 뒤를 돌아볼 때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생각해 볼 때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충~~~분히 회복한 후 이 단계로 넘어와야 한다는 것!
이 단계에서는 사고방식을 재정비해야 한다. 지난 일을 떠올릴 때 자동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어 보고 이를 다정하고 현실적인 말로 다시 바꾸어본다. 이렇게 할 수 있다.
이런 거지 같은 삶을 사는 건 내 의지가 부족해서야. 나는 약하고 한심해.
내 삶은 작은 반짝임으로 가득해. 자세히 들여다보면 돼. 나는 잘하고 있고, 회복을 통해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지금까지의 삶을 솔직하게 돌아보자. 무엇 때문에 그렇게 힘들었는지. 어떤 판단도, 자책도 없이 지난날을 돌아본다. 그중 바꿀 수 있는 것을 살펴보고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바꿀 수 없다면 내가 감당할 방법은 무엇인지 정리해 보자.
그런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나만의 번아웃 해독제를 만들 때다.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활동들을 다시 삶에 들여오는 것이다.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세 가지 요소. 내 삶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다는 감각, 내가 무언가를 잘 해내고 있다는 감각,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충족해 본다.
마지막 단계는 내일을 그리는 단계다. 현재의 나를 잘 회복하고, 과거를 들여다보았으니, 미래로 다가가보자. 어떻게 삶을 꾸려 나갈지, 어떤 점검과 관리가 있어야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 차분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로드맵을 만들었다면 이제 걸어가 보자. 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작게 시작하고, 쉽고 끌리게 만들어서 반복하는 것.
제대로 회복하고, 건강한 삶을 사는 것은 단기간에 되는 일이 아니다. 오랜 기간이 걸려도 괜찮다.
글을 쓰며 책을 읽으며 느낀 감상은 잘 쓰지 않았다. 언젠가 번아웃이 온다면 스스로가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혹은 누군가가 이 글을 읽고 번아웃을 극복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정리한 글이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고, 어떤 감정도 느끼고 싶지 않은 마음. 나는 그 상태를 잘 안다. 잘 회복하지 못한 채 살아가다 보면 어떤 순간에 완전히 무너져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언젠가 번아웃에서 벗어나 제대로 회복한다면 이 글을 써둔 나에게, 이 책에게 고마울 것 같다. 지금 너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 번아웃 회복 가이드를 들여다볼 수 있기를! 작은 반짝임이 가득한 행복을 모두가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