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아스 좋아하세요? - 어느 덕후와 교수의 고전 교환독서
하길(석민주).이준석 지음 / 창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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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Q . 그리스 로마 신화 좋아하시나요?

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한다. 신비롭고, 재미있어서 어렸을 적부터 빠져 읽었던 기억이 난다. 처음 접하게 된 건 홍은영 작가가 그린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였다. 그때 당시의 눈으로는 (지금도 비슷하지만 ㅎㅎ) 그림이 멋있고, 아름답기도 했고, 신비로운 신화 이야기에 푹 빠졌던 것 같다. 나온 애니메이션도 찾아보다가 언젠가 갑자기 그림체가 달라졌을 때는 크 실망했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서는 두루뭉술하게 알고 있고, 또 좋아하기도 하지만 사실 관련한 서양 문학사, 신화 등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래서 처음 '일리아스'를 좋아하냐는 제목을 읽고, (부끄럽게도) 혹시 꽃 이름인가 싶기도 했다.

일리아스는 고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서사시 중 하나로 시인 호메로스가 썼다. 일리아스라는 이름은 생소했지만, 서사시의 이야기는 잘 아는 내용이었다. 트로이 전쟁 시기 아킬레우스의 분노, 화해 등의 이야기를 다루는 서사시가 바로 일리아스다. 아킬레우스, 아가멤논, 헥토르 등의 인물이 등장한다.

그렇다면 이 책은 일리아스를 알려주는 책인가? 그렇다! 고만 말하기에는 조금 설명이 아쉽다. 이 책에는 일리아스를 덕질하는 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2024년 탄핵 정국 시기에 일리아스를 중심으로 모이고 연대한 이들의 이야기도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일리아스 덕후 '하길'과 호메로스의 서사시 연구로 박사학위까지 받으신 이준석 교수다.

시작은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후 탄핵 집회가 이어지던 광장이었다. 그것도 우연히, 하나의 깃발로 인해서! 읽으면서 이건 우연이 아닌 운명에 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당시 '하길'은 일리아스의 첫 문장 "분노를 노래하소서, 여신이여!"라는 깃발을 들고 광장에 갔고, 그걸 본 안재원 교수를 통해 첫 인연이 맺어졌다. 이후 안 교수의 소개로 이준석 교수와도 만나고 서로의 덕질을 공유하고 결과적으로는 책까지 나온 것이다...

읽으면서 그때 그랬지 하며 탄핵 정국 때를 회상하기도 했고, 일리아스라는 하나의 이야기를 통해 연결됐다는 지점이 신기하고 또 부러웠다. 내가 아주 몰두해있는, 좋아하는 무언가를 다른 사람과 함께 같이 파고, 대화한다는 것도 아주 소중한 기회인데, 이게 계기가 되어 더 큰 연대를 이룰 수 있다니. 두 분의 관계성도 신기하고, 또 이렇게까지 일리아스를 덕질할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어렸을 적 미친 듯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었던 경력을 바탕으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도 꼭 완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요 책을 통해 대강 공부를 마쳤으니 조만간 실전으로 도전해봐야겠다. 도야지 방장님께서 쓰신 편지를 보니 일리아스는 중도 하차한 사람들이 많고, 완독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니 더더욱 완독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리고 사실 재미있을 것 같다! 중국 고전 문학, 고장극이라면 푹 빠진 중어중문학과생으로서 서양 고전이라고 다를까? 동양 고전에 비할 만큼 분명 매력적일 것 같다.

일리아스를 다 읽으면 꼭 자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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