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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 ㅣ 교양 100그램 11
김대식.김혜연 지음 / 창비 / 2026년 3월
평점 :

글쎄,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 AI가 나보다 일을 잘하는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매일 같이 AI의 도움을 받는 나로서는 그래야만 하기도 했다.
오래 전 AI가 막 등장했을 즈음에 AI로 인해 사라질 직업들이 명단, 순위 같은 것들을 본 적이 있다. 그때는 놀랐고, 또 그러려니 싶었다. 그게 내 이야기는 아닐 테고, 몇 년 뒤에 당장 사라지지도 않을 테니까 말이다.
AI가 상용화되고 이제 남은 것은 범용 인공지능, AGI다. 몸을 사용하는 AI는 아직 일상생활에 크게 자리 잡지 않았지만, 앞에서 말했듯 AI는 이제 늘 함께 있다. 원래 같았으면 검색창에 검색할 것도 모두 챗GPT에 질문한다. 고민 상담을 하기도 하고, 공부할 때면 급하게 궁금한 점을 질문하기도 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너무 빠르고 쉽고, 편하게 내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정말 좋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마냥 감탄하기에는 AI가 여러 분야의 거의 모든 일을 대체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책에 따르면 향후 5년 안에는 범용 인공지능, AGI가 등장할 것이라고 한다. 아직 실감 나지도, 잘 상상되지도 않은 그런 미래가 도래한다면 정말 어떻게 해야 하지? 책은 그런 고민을 함께 나눈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처지가 괜찮은 겁니다. 이제 막 현업에 진입하려는 청년들과 지금의 미성년들은 훗날 더욱 심각하고 절망적인 고용 상황을 맞닥뜨리게 될지 모릅니다. 10년이나 15년 뒤, AGI가 개발되어 인간 능력 대부분을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시대에 그들은 일자리를 가질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 있죠. AI 기술의 팽창은 모두의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을 침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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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인간이 노동, 창작, 연구까지 모든 일을 한다면 인간은 무얼 해야 하나.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을 인간만이 갖고 있는 것,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중요해진다. 책에서 여러 논의와 의견들이 있는데 몇 가지들을 한데 모아보자면 이렇다.
잘 질문하고 잘 고르는 사람.
판단력의 중요성.
판단력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안목이며, 안목은 경험, 비교의 축적을 통해 나온다.
능력 간, 포지션 간의 경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사람. 어쩌면 유연성(신체 말고.)
인간이 몸이 가진 고유한 가치, 말하자면 인간의 신체적 한계는 대체될 수 없음(무용 예술 분야)
혹은 아주 오랜 시간을 통해 축적된 것들. 가령 장인 정신은 대체될 수 없음.(줄넘기 장인, 설거지 장인 등)
취향과 정체성을 세밀하게 알아차리기, 나다움을 인식하는 태도
빠른 변화 속 ‘나’라는 중심을 놓지 않는 것
AI는 인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귀여운 고양이 그림 500개를 그려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 어떤 그림을 고를지는 인간이 결정해야겠죠. 즉, 판단하고 선택하고 결정하는 능력이 마지막까지 인간의 영역으로 남는 겁니다. 저는 이 판단 능력이 인간의 능력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이를 안목이라고도 부릅니다. 안목은 어떻게 생겨날까요? 저는 안목이란 다양한 경험이 축적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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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정신의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고 생각하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를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는 부담도 따라오는 듯하다. 이건 판단력의 중요성이 높아진다는 말과도 같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라는 것. 어쩌면 줄곧 그래왔던 것 같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고민해 왔던 지점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AI는 앞으로 더 많은 일상에서 자리를 차지해 나갈 것이고, AI와 잘 살아가는 방법은 어렵더라도 최대한많이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방법뿐이라고 한다. 그 속에서 인공지능에 잘 질문하고, 인공지능이 도출해 낸 답들 가운데 인간은 판단하고 결정한다.
아마 딱 떨어지는 답은 없을 것 같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시간의 흐름만큼 또 무언가는 변화할 것이니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유연함을 가지고 더 자세히 ‘나’라는 사람을 들여다보는 것,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다시 우리는 질문하면 된다. 그러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가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것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더 세세하고, 깊이 들여다보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