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윤의 알바일지 - 14년차 알바생의 웃픈 노동 에세이
윤이나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이 에세이라서 좋았다. 이 내용을 자기계발이나 경영서적에서 다룬다면 실패한 인생의 표본으로 그렸을 것이고 사회과학 서적에서 다뤘다면 비정규직의 실태를 다룬 르포가 됐을텐데 에세이로 다루니 알바로 14년을 살아왔지만 노동을 가치 있게 하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메세지를 주고 저런 삶도 멋있구나, 의미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힘들고 피곤하게 사는 평범한 사람들을 주인공 삼아 주는 데는 문학 밖에 없다. 그래서 소설이 좋고 시가 좋다(그렇다고 많이 읽는 건 아니지만). 한 사람의 직업과 소득, 계층과 교육수준, 사회적 지위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봐주니까. 별 볼일 없는 우리 일반 사람들한테서 의미를 찾아주니까.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한건가. 남들이 `그냥 하는 것`을 나는 그것을 `해야 한다`며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글을 정말 담백하고 편안하게 잘 쓰는 것 같다. 문학적 표현의 과잉이 없어 느끼하지 않았고 팩트만 나열한 게 아니라 이야기를 풍부하게 느낄 수 있었다.

40쪽
노동의 대가는 임금일 뿐이다. 노동을 가치 있는 일로 만드는 것은 내 안에서 해결할 일이다. 누군가 노동이 신성한 것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뚝딱 신성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 내가 나의 노동에 가치를 어떻게 부여하느냐에 따라 펩시 콜라 사장도 설탕물이나 팔고 있는 게 될 수도 있다.

184쪽
상상과는 달랐지만 상상보다 나쁘지는 않았다

247쪽
무엇이 되고 싶지는 않고, 무엇이든 되고 싶어요.
어찌됐건 여전히, 쓰고 있거나 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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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아흔 살이 되는 날, 나는 풋풋한 처녀와 함께하는 뜨거운 사랑의 밤을 나 자신에게 선사하고 싶었다.

도덕 역시 시간의 문제일 따름이고, 머지않아 당신도 그걸 알게 될 거에요, 라고 말하곤 했따.

16쪽
그 무렵, 나는 늙음의 첫 번째 증상이 자신의 부모와 비슷해지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영원한 젊음을 선고받은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24쪽
중요하 정치 거물들이 하룻밤의 연인에게 국가 기밀을 털어놓는 식으로 가볍게 입을 놀리면서도, 옆방에 있는 그 누구라도 얇은 판자 칸막이 너머로 엿들을 수 있다는 사실은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독신 생활의 달랠 길 없는 욕망을 홍등가의 고아들과 밤마다 사랑을 나누는 것으로 채우고 있다고 사람들이 수군거린다는 사실도 그렇게 해서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다행히도 그런 얘기를 잊을 수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사람들이 나를 좋게 말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소중한 것만을 높이 평가했다.

48쪽
젊음에 대해 너무나 여유만만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결혼은 언제 해도 절대로 늦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60쪽
이런 빌어먹을, 얼굴이 마음을 폭로하며 배신을 하다니!

66쪽
반면 사장실은 조용하고 시원했으며, 우리와는 별개의 이상적인 영토에 자리 잡고 있었다.

67쪽
그 무엇도 바깥 거리의 날씨가 아니라 봄날처럼 시원한 사무실에나 걸맞았다. 옷을 차려입는 데 두 시간 가까이 허비했던 나는 가난의 수치스러움을 느꼈고, 그러자 더욱 화가 치밀었다.

73쪽
그러자 나는 내 사랑이 될 수 있었으나 그러지 못했던 모든 사랑들로 목이 메었다.

83쪽
나는 어떤 질문도 던지지 않는 신기한 미덕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운전사와 함께 밤 10시에 그곳으로 갔다.

89쪽
그 작품들을 통해서 세상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힘은 행복한 사랑이 아니라 버림받은 사랑임을 알게 되었다.

어찌나 정신이 없었는지, 돌과 화염병으로 무장한 학생 시위대에 끼어서 나의 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나는 사랑에 미쳤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앞장서지 않기 위해 쇠약한 몸에서 남은 힘을 모두 짜내 싸워야 했따.

99쪽
2500년 전에 초라한 마구간에서 태어난 아기와는 전혀 상관 없이 실크 종이로 만든 화관으로 뒤덮인 의무적인 축제다.

103쪽
나는 잠들어 있는 그녀를 더 사랑하고 있었다.

106쪽
나에게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 상처보다도 그가 피임구를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113쪽
사랑 때문에 죽는 것은 가능한 일일 뿐만 아니라, 늙고 외로운 나 자신이 사랑 때문에 죽어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125쪽
질투가 진실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해 왔지요.

127쪽
˝우리는 타인들이 우리라고 믿는 것처럼 될 수도 있다.˝

132쪽
최악의 남자라 할지라도 평생 내 곁에 있어주려 했다면, 영혼이라도 바쳤을 거에요. 다행히 적절한 때에 중국인 남편을 만났지요. 새끼손가락과 결혼한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그는 나만의 남자예요.

그녀를 꺠우세요. 그리고 당신의 소심함과 인색함의 대가로 악마가 선물한 노새 같은 당신 물건으로 그녀가 흡족해 할 때까지 사랑을 안겨주세요.

진심으로 말하는데, 진정한 사랑을 하는 경이를 맛보지 않고 죽을 생각은 하지 마세요.

134쪽
그 아이가 될 수 있는 것은 창녀뿐이오, 라고 나는 말했다.

142쪽
그러나 아흔 번째 생일에 델가디나의 행복한 침대 속에서 살아 있는 몸으로 눈을 뜨자. 인생은 헤라클레이토스의 어지러운 강물처럼 흘러가 버리면 그만인 것이 아니라, 석쇠에서 몸을 뒤집어 앞으로 또 90년 동안 나머지 한쪽을 익힐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흡족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갔다.

155쪽
˝노래하지 않는 사람은 노래하는 행복이 어떤 것인지 상상할 수도 없다.˝

154쪽
라틴 아메리카의 모든 비평가들은 이 책이 2004년 라틴 아메리카의 문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 그런가.

노인의 고독과 사랑, 성에 대한 고찰이자 작가들이 끝 없이 영감을 얻게 되는 사창가의 모습을 그려낸 문학 작품인지, 나이 든 할아버지의 판타지를 그려낸 소설인지.

사랑 앞에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문학의 아름다움과, 90대 노인의 추잡한 로리타적 성매매사건으로 알려질 현실의 괴리. 낭만이 부재한 현실이라고 할수도 없고, 현실감이 부족한 소설이라고 할 수도 없는.

세상과 문학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세상과 문학을 정확히 분리시켜 문학을 단순히 유희적으로만, 사유적으로만 받아들이자고 책을 읽는 건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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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화와 가축화, 대륙의 동서남북 축의 방향에 따라 균, 기술, 문자, 정부•종교의 발전 차이가 생겼고 그러한 차이가 현재까지 이어져온다.
유라시아 대륙 국가에서 무인자동차를 만들고 있을 때 뉴기니의 사람들이 수렵채집을 하고 있는 건 그들의 탓이 아니라 대륙 별 생태와 지리의 차이 때문이다. 유라시아는 생태•지리적 금수저로 태어났고 오스트레일리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북 아메리카 등은 흙수저로 태어났던 것이다.

올바른 인식은 올바른 행동의 선제조건이니 대안이 없더라도 제대로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민족마가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

환경결정론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배척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좋지 않기 때문에 묻어둬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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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쪽
뉴스 소비자의 대다수가 포털 검색어를 통해 유입되는 현실에서 광고로 생존하는 인터넷 매체들은 어뷰징을 안 할 수 없는 처지다.

56쪽
기자와 언론사의 이름이 기억에 남는 기사가 신뢰받는 기사다.
좋은 언론이란 기억에 남는 기사를 만들어 뉴스 소비자의 뇌리에 네이버나 다음이 아닌 언론사 이름을 남기는 언론이다. 그리고 좋은 소비자란 신뢰할 만한 언론사와 기사를 찾아내 읽고 그들을 기억해 주는 소비자일 것이다.

64쪽
반면에 <미생>과 <송곳>에는 주장 대신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76쪽
˝(뉴스는) 공중의 일부가 공유하게 되는 어떠한 공익 대상에 관한 새로운 정보˝

77쪽
뉴스가치를 지니려면 한 가지 속성이 더 필요하다. 사람들의 머리에 각인될 만큼특이해야 한다.

78쪽
일탈성과 사회적 중요성이 높은사건일수록 더 크고 중요하게미디어에등장
사회적 중요성이란 공익성,공공성이 있느냐를 뜻하며 일탈성은 자주 발생하지않고,기존사회의질서를위협하거나규범에 어긋나는 사건 등을 뜻한다.

91쪽
뉴스가치가 의심스러운기사를 발견하면 그 기사의 연결고리를 찾아야 한다. 그 고리가 억지스럽다면 더더욱 그 의도를 의심해야 한다. 인터넷 기사에서 연결고리를 금방 찾아내는 방법이 있다. `한편`이나 `가운데`라는 단어에 주목하는 것이다.

95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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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우리는 유통주식을 살 때에도 기업을 통째로 인수할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평가합니다.` (a) 우리가 이해할 수 있고, (b) 장기전망이 밝으며, (c) 정직하고 유능한 사람들이 경영하고, (d) 가격이 매우 매력적인 기업을 고릅니다

15쪽
주식을 살 사람들은 주가가 내려가기를 바라야 합니다.

16쪽
자기 자금만 사용하지 않고 원금의 1.7배 정도를 차입한다.
그리고 이 돈을 이용해 싼 주식(ROE에 비해 PBR이 낮은 주식)을 고른다.
이 종목 중에서, 재무구조가 우량한 기업에 투자하며 특히 과거의 주가 변동성이 큰 종목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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