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이 좋읔 영화를 만들고 좋은 음악을 하고 좋은 연기를 하고 그러는 거 같다.

절름발이 지성. 나도 모르게 절름발이 지성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외적으로도 수려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돈 없으니 비판적이고 못생겼으니 공부라도 열심히 했어야겠네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근데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생각인가. 절름발이 지성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돈과 외모가 아니라 행동이 있어야 했는데.

186쪽
기껏해야 100분짜리 오락을 위해, 너무 많은 돈과 사람들의 피땀이 착취되는구나

188쪽
사실 한국 감독들 영화 만드는 실력은 다 거기서 거기.
결국 내놓는 영화는 감독의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거고. 그 기준은 남이 만든 다른 영화들이 만들어준 거죠. 간단한 이치입니다.

: 어떤 창조적 행위를 하는 사람이 자신의 창작물의 위대함을 혼자 독차지하려는 것은 오만방자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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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말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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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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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스님 말씀 구구절절히 다 옳으신데(중간 중간 좀 조심스러워야 할 말씀도 하시지만. 부부관계에 있어 남편과 여성의 역할에 대한 차별적 생각을 아주 강하게 가지고 계신듯 하고 가부장적인 가정의 모습을 이상적으로 보시는 듯 하다)
사랑이란 게 반쯤 미쳐있는 상태인데 그렇게 항상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것도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그렇게 담백하게 있을 수 있으면, 없어도 그만 있어도 그만이라면,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은데 구태여 결혼이란 걸 할 필요가 있나. 이 외로운 세상 누구 하나 무조건적인 내 편이 한명쯤 있길 바라는 마음에 결혼을 하는 게 아닌가.

그래도

결혼은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같이 살아도 귀찮지 않을 때 해야 합니다. 그리고 베풀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결혼하면 길가는 사람 아무하고 결혼해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이 말씀은 담아두게 된다.

미천한 중생이라 베푸는 마음까진 가지지 못하더라도
기대하기 때문에 실망하고 화나고 하는 것일테니까 바라지 말고 변하길 바라지 말자. 모든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사실 인간이 변하기도 힘들다. 나 스스로를 보면 알지 않나. 20년 넘게 가지고 있는 한심한 모습 중에 바뀐 점이 뭐가 있나. 나이 들수록 단점들이 더 단단해지기만 한다. 이런.

근데, 문제가 생겼을 때 모든 것을 마음 다스리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문제 해결은 어떻게 하지. 어쨌든 바람이나 폭력은 문제고 이혼을 하듯 형사처벌을 하든 어떻게 해야 할 문제 아닌가. 전 사회가 불심으로 문제를 대하면 국가의 진보가 일어날 수 있을까.

법륜 스님은 보통 아내분들의 고민을 많이 들으셨나보다. 단순히 불교 신자 중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아서일까.

바람난 남편을 원망하다보면 아이들이 아버지를 나쁜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고 자신의 뿌리인 아버지를 못난 인간으로 인식한 아이들이 잘못 클 수 있기 때문에 아내는 아무리 남편이 잘못해도 남편에게 참회하고 스스로에게 잘못을 돌려야 한다고 하시는데, 그럼 거꾸로 아이들은 아버지를 바람나게 한 어머니를 못난 인간으로 인식하고 잘못 자라게 되는 게 아닌가? 이런 모순이 있을텐데 왜 자꾸 바람난 남편,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의 잘못을 모두 본인 탓을 하라고 하시나. 그렇게 본인 탓을 하게되면 자괴감에 빠지고 스스로를 비난하게 되지 않을까. 오히려 가해자인 상대편은 면죄부만 받게 되고.

스님이야 물론 오랜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셨겠지만 그래도 결혼 한 번 안해보시고 남녀 관계를 가져보시지 않은 스님의 조언이라.

218쪽
잘못했을 때 `아, 내가 잘못했네` 하고 아는 게 진리입니다. 틀렸을 때 `아, 내가 틀렸네` 하고 아는 게 진리에요.

222쪽
습관적으로 사는 게 아니라 늘 깨어서 삶을 살아야 해요.

237쪽
소원하던 것이 이루어지면 정말로 좋을까요? 알 수 없어요. 그냥 최선을 다할 뿐이에요. 되고 안 되고는 중요한 게 아니에요.

257쪽
찰나에 깨어 있어라.

265쪽
그냥 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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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서해클래식 4
토머스 모어 지음, 나종일 옮김 / 서해문집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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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모어가 살던 15, 16세기의 유토피아는 될 수 있을지언정 노동시간을 6시간으로 하고 그 외의 시간은 교육과 여가 시간으로 활용한다는 것 말고는 지금 우리가 꿈꿀만한 유토피아는 아닌 것 같다. 그의 유토피아는 너무나 이상적이고 이미 인류는 그러한 시도를 해봤으며 처절하게 실패했다. 인간의 본성 마저 가상으로 만들어버리니 저 유토피아는 정말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겠다는 확신만 심어주었다. 인간의 본성이 바뀌지 않는 한 인간은 껍데기만 바뀌어 갈 뿐 똑같은 과오를 반복할 뿐일수도.

19쪽
-그 결과 더 안전해졌다기보다는 더 겁 없어졌다.

20쪽
-괴물들은 아무 데서나 만나 보게 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훌륭하고 현명하게 길들여진 시민들을 찾아보기란 어디서나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 실제로 현명하고 훌륭한 시민들보다 괴물들이 더 많은 것인지, 아니면 현명하고 훌륭한 시민들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어 그 모습이 잘 보이지 않지만 괴물들은 그 모습이 적나라하고 자극적이기 때문에 그 수가 적어도 크게 보여서 아무데나 있는 것 같아 보이는 것인지, 실제로 그 수의 차이는 모르겠으나 훌륭한 시민들보다 괴물들이 더 많이 보이는 것 같기는 하다. 이건 뉴스에서 훌륭한 시민보다는 괴물들을 더 많이 자극적으로 보여줘서 그렇게 인식하는 것일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좋은 이야기보다는 안 좋은 이야기의 파급력이 더 강한 것에서 야기된 것일 수도.

50쪽
-왕이 채무를 갚을 때는 돈의 가치를 올리고 수입을 거두어들일 때는 내리고자 제안합니다.
: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니다. 합법이라고 모두 옳은 것도 아니며 숫자가 진실을 말해주는 것도 아니다. 직접 모든 케이스를 일일이 파헤쳐야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다.

-오랫동안 시행되지 않은 낡고 좀먹은 법률, 즉 그런 법률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누구나 범하여온 법률을 들추어내어 이 법률을 위반한 자에게 벌금을 부과하자고 왕에게 제안합니다. 이것은 정의를 실현한다고 핑계 댈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이보다 더 실속 있고 믿을 만한 수입원은 없지요.
: 이 구절을 보니 현 정부 출범 이후 해마다 교통법규위반 단속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가 떠올랐다. 교통법규위반 차량을 단속하는 데 누가 뭐라고 할 수 있겠나. 그러나 정말 그게 교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단속을 강화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담배세는 또 어떠한가.
51쪽
-재판관들이 서로 다른 의견들을 제시하게 되면, 제아무리 명백한 일도 흐려질 수 있으며 진실 자체가 의문시됩니다.
: 프레임을 어떻게 설정하고 그에 따라 어떤 주장들이 부딪히냐에 따라 아무도 정말 중요한 진실에는 관심을 주지 않을 수 있다. 진실을 가리기 위해 프레임을 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돈을 내세우거나 devide and rull의 방식을 취하는 것인 듯 하다. 세월호 사건만 보더라도 돈이 많이 든다. 언제까지 세월호 문제에 집착하고 있을 수는 없다. 경제에 신경 써야 한다며 세월호 당사자와 그 외의 사람들을 갈라치기 하여 세월호 피해자들을 고립시키지 않았나. 소수인 당사자들과 다수인 방관자들을 갈라침으로써 서로 싸우게 하면 위정자는 직접 손을 쓰지 않아도 저들끼리 싸우다 지쳐 진실은 사라지고 싸움에 지쳐 알아서 전선에서 이탈하게 된다.
그렇다면 내가 지도자의 위치에 있을 때 어떤 방식으로 통치행위를 할 것인가. 아주 손쉬우나 백해무익한 devide and rull과 같은 방식을 취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서는 내 이익을 포기해야 하기도 할 것이며 돈도 들고 오랜 시간 문제를 다뤄야 하기도 하고 체력도 많이 드는데.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써야 할 것이다.

-군대를 유지해야 할 군주에게는 황금이 아무리 많아도 충분치 않다.
: 군대를 유지하기에도 벅찬데 세금도둑들이 지천에 깔렸으니 허구한날 세수부족 타령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52쪽
-아무것도 잃어버릴 것이 없다는 점을 알고 있고, 무언가 얻을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더 무모하게 혼란을 일으키려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57쪽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식을 어떻게든 부합하도록 만든 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악한 짓을 하게 만든 것일 뿐이다.

58쪽
-‘간접적인 접근방법’으로는 무언가를 개선할 가망이 없을 겁니다.

: 모든 변화는, 심지어 민주주의라는 것을 쟁취한 것도, 급진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간접적이고 유화적이고 온건한 방법으로 변화를 시도했던 개량주의자들 중에 변절하지 않은 사람을 보지 못했고 폭력 없는 제대로 된 변화가 있었던가 싶다. 물론 직접적이고 폭력을 동반한 변화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지만.

-이것이 바로 플라톤이 다음과 같은 아주 적절한 비유로, 현명한 사람들이 나랏일을 멀리 하는 것은 잘한 일이라고 단언하는 이유입니다.
: 우리나라는 모든 현명한 사람들이 나랏일에 빨려 들어가 짓이겨져 나오는데 과연 이것이 나쁜 것이라고만 할 수 있나 싶다. 모든 문제는 결국 정치로 인해 발생되고 정치라야만 해결될 수 있는 것들인데 현명한 사람들이 모두 정치를 외면하고 사람들이 밖에서 비에 젖어갈 때 나 혼자 집 안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면 그 사람의 현명함은 도대체 어디에 써먹는단 말인가. 그런 사람은 자신을 위해서만 현명함을 사용할 것이고 단 한 사람을 위한 현명함은 언급할 가치도 존재할 가치도 없다. 우리나라의 현명한 사람들이 나랏일에 참여하는 것이 권력이 탐나서인 건지 명예를 바래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공익을 위해 그들의 현명함을 사용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본다. 모두가 더럽혀지고 이용돼서 떠밀려 나오는 것은 바뀌어야겠지만.

60쪽
-그렇지만 사유재산제가 존속하는 한, 그러한 사회악들을 치유하여 사회를 다시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가망은 전혀 없습니다.
: 신석기 혁명 이후 만여 년 동안 인류는 분명 진보해왔겠으나 한 사회에 존재하는 문제의 총량이 줄어왔는지는 모르겠다. 또 인류의 진보가 그리는 곡선과 비례하여 인간들의 행복도가 같이 상승했는지도 모르겠다. 마르크스와 레닌, 마오쩌둥, 체 게바라, 호치민 등이 사유재산제를 뒤엎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고 했지만 소련의 해체와 함께 그 변혁이 실패로 끝난 지 25년이 지났고 자본주의 체제는 붕괴하지 않고 끊임없이 개량되며 진행되고 이 시점에 과연 다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이미 한 차례, 역사의 마지막 발전 단계처럼 보였던 시도가 철저하게 실패로 돌아갔는데 이제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나. 이미 합법이라는 이름 하에 모든 착취는 인정되고 있고 공산주의의 실패로 인간의 자발성에 대한 믿음은 사라졌다. 도대체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모두가 다 일을 그만둔 곳에서 어떻게 풍부한 생산품이 나오겠습니까? 이득을 보려는 마음이 없어지면, 남들에게 기대게 되어 게을러질 수밖에 없어요. 궁핍을 벗어나기 위해 일을 하려 해도 자기가 일해서 얻은 것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면, 끊임없는 유혈과 난동이 뒤따를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 이미 500년 전에 토머스 모어는 공산주의의 실패를 점쳐놨는데 마르크스와 레닌은 뭘 한 건가.

78쪽
그들은 십 년마다 제비를 뽑아서 집 자체를 교환합니다.
79쪽
해마다 한 번씩 30가구의 사람들이 한 명의 공무원을 선출. 시포그란투스, 필라르쿠스라고 한다.
시포그란투스 열 명이 거느리고 있는 가구 집단마다 이를 관장하는 또 하나의 공무원이 있는데, 이 공무운은 전에는 트라니보루스, 지금은 프로토필라쿠스라고 함. 총 200명의 시포그란투스들이 원수를 선출.

80쪽
원수는 전제정치를 기도한다는 혐의를 받지 않는 한, 종신직입니다.
: 전제정치의 기준이 무엇인가.
트라니보루스들은 격일로 원수와 만나 협의합니다만, 필요할 때는 더 자주 만납니다.
: 우리나라의 현 대통령은 서면으로 일 처리를 하면 되지 굳이 장관들을 만나야 하는가?라는 말을 하지를 않나 총선으로 충격을 먹기 전까지는 여야 회동 자체가 뉴스 거리였고 민심을 받아들여 내놓은 안이라는 것이 분기별로 여야 회동을 한다는 것인데, 도대체 1년에 4번 만나서 무슨 의견을 나누고 협의가 가능하겠나. 대학교 조별 모임도 여야 만큼이나 서로 보기 싫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모인다.
-공적 사업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는 원로원에서 사흘 동안의 토론을 거치기 전에는 어떠한 결정도 내릴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어요.
: 이전 정부와 현 정부는 수십 조 규모의 사업을 진행하고 국가의 백년지대계인 교육과정을 변경할 때 토론이란 것을 제대로 하기는 했나. 토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국민들은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 받지 못하고, 국민의 뜻을 반영시킬 수도 없는 것이 무슨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국가란 말인가. 선거만 한다고 민주주의 국가인가. 그렇다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부도 다 민주주의 정권이었다. 망할 놈의 법이라는 것은 지배자들의 보호벽 역할만 할 뿐인가보다.

-원로원이나 평민회 이외의 곳에서 나라에 관한 어떤 계획을 세우는 것은 사형에 처할 범죄입니다.
: 유토피아였다면 문고리 3인방인가 최태민인가 정윤회인가 뭔가 하는 사람들이나 십상시나 다 사형감이다.

81쪽
-사람들 중에는 처음에 자기 생각이 모자랐다는 점을 인정함으로써 자신의 평판을 떨어뜨리는 것보다는 차라리 공익을 해치는 게 더 낫겠다고 생각하는, 그런 괴상하고 터무니 없는 수치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습니다.
: 이런 사람이 힘을 가지고 있을 경우 그건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가져온다. 리더는 자신의 평판을 떨어뜨릴 수 없어 일의 진행을 바꾸지 않고 그 아랫사람들은 그저 리더의 말에 맞춰 춤추기 바쁜데 일이 제대로 될 수가 있나. 비판 받는 것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할 것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렇기 위해서는 한 번의 잘못으로 모든 것을 빼앗는 사회의 분위기가 개선되어야 하겠지만. 실수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에서 누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수 있을까.

-그들의 의복은-남녀 사이의 구별과 기혼자와 미혼자 사이의 구별이 있지만, 그 이외에는 섬 전체를 통해서 그리고 사람의 평생을 통해서 같고, 또 보기에도 결코 나쁘지 않으며, 몸을 움직이는 데 불편한 점이 없고, 더위나 추위를 가리지 않고 입을 수 있는데-
: 차이를 없앰으로써 열등감과 우월감을 제거하고 지배와 피지배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옳은 방법인지는 모르겠다. 모든 개개인의 개성을 없애고 통일시키는 것만이 옳은 것일까. 물론 군대에서 모두 같은 옷에 같은 밥에 차이 없는 생활을 하다 보면 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사람을 구분 짓지 않고 계급이라는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척도로만 사람을 대하게 되고 가끔은 그것에서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전 사회를 그렇게 만드는 것일 옳은 것일까. 개성을 발하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제하고 통일시켜 놓으면 사람들이 행복해할까.

82쪽
-유토피아인들은 일주야를 24시간으로 등분하여 그 중 여섯 시간만을 일할 시간으로 배정하고 있습니다. 정오까지 세 시간 일하고, 정오가 되면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점심 후에 두 시간 쉬고 나서, 다시 세 시간 일합니다. 그러고 나서 저녁을 먹고, 저녁 여덟시 경에(정오 다음 첫 한 시간을 한 시로 세어서) 잠자리에 들어 여덟 시간 동안 잠을 잡니다.
일하는 시간,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 이외의 낮 시간은 누구나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있어요. 다만 이 자유시간을 술 마시고 떠들거나 빈들빈들 노는 데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선택한 어떤 일을 하는 데 제대로 쓴다면 말입니다. 보통 이런 빈 시간은 지적 활동에 이용됩니다. 그곳에서는 매일 아침 일찍 공개강의를 하는 것이 정착된 관습으로 되어 있거든요. 이 강의에는 학문에 전념하도록 특별히 선발된 사람들만은 반드시 출석하도록 되어 있습니다만, 그 밖의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남녀를 막론하고 아주 많은 강의를 들으러 모여듭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이 강의 또는 저 강의를 들으러 갑니다. 그러나 지적 생활에 적성이 맞지 않는 많은 사람들처럼, 이런 나머지 시간을 차라리 자기가 종사하는 일에 더 사용하고 싶은 사람은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실은 이런 사람들은 나라에 아주 유익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칭찬을 받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면 한 시간 동안을 오락으로 보냅니다.
여섯 시간밖에 일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어쩌면 생필품의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 생각하실지 모르는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의 작업시간은 생필품과 생활에 편리한 물품까지 실컷 쓰고도 남을 정도로 만들어내는 데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전체 인구 중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지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해보시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첫째, 인구의 반을 차지하는 여자들은 거의 모두가 일을 하지 않고 있으며, 혹 일을 하더라도 그때는 남편들이 으레 잠자리에 누워서 코를 골고 있기 마련이지요. 뿐만 아니라 신부들과 이른바 종교인들이라는 엄청나게 많은 게으른 무리들이 있습니다. 거기에다 모든 부자들, 특히 젠틀맨과 귀족이라고 보통 불리는 지주들을 합쳐보세요. 거기에 다시 그 아무데도 쓸모없는 깡패들의 소굴인 그들의 가신들을 포함시켜보세요. 마지막으로 이들에다 무슨 병을 핑계로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육신이 멀쩡한 거지들도 합산해보세요. 그러면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물건들이 당신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될 겁니다..
돈이 모든 것을 평가하는 기준인 곳에서는, 오직 사치와 방탕을 위해서 아무런 의미도 없고 쓸모도 없는 많은 직종들이 꼭 있게 마련입니다.

: 이 모든 환상적인 이야기가 인간의 탐욕적인 본성을 제어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공상이 되어버릴 뿐이다. 지배하고 있는 인간은 자신의 힘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지배 받는 사람들은 언젠가 자신도 지배하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평등은 오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차이에서 불행을 느끼지만 행복 역시 그 차이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다가 피지배자들이 지배자가 될 수 있는 난간이 너무 높아 공고한 벽이 되어버리면 그때는 그 벽을 허물려고 하는 혁명이 일어나게 되고 한바탕 혼란이 온 뒤에 그 전보다는 조금 완화되고 이전의 지배자들과 피지배자들 사이에서 힘을 쌓고 있던 사람들이 피지배자들의 지지를 업고 지배자가 된다. 백날 혁명이 일어나봤자 귀족들이 왕을 대신하고 젠트리가 귀족을 대신하게 되는 것이지 대다수의 국민들이, 노동자들이, 농민들이, 셀러리맨들이 나라를 통치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 심지어 공산국가에서도.
그래도 하루 여섯 시간 근무라는 조건은 어떻게 하면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일자리 공유로 취업율을 높이고 근무시간을 단축하되 로봇의 노동으로 생산성은 유지한다면, 그것이 행복도의 증진으로 이어질지는 모르겠으나 여섯 시간 노동은 이루어낼 수 있지 않을까. 결국 유토피아라는 것에서 핵심은 노동시간의 단축이 아닌가.
과학/기술이 더 발달하게 되어 진정한 로봇시대가 도래한다면 유토피아의 모습을 한 작은 도시를 만들어보고 싶다. 자포스의 CEO가 자신이 생각하는 공동체를 직접 만드는 것과 같이.

89쪽
-그들이 국가체제를 구성한 주요 목적은, 모든 시민들이 나라에서 꼭 필요로 하는 일 말고는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시간을 육체적 봉사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그래서 정신적 자유와 교양의 함양에 전념하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그들은 바로 거기에 삶의 행복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 행복이 정신적 자유와 교양의 함양에서 오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육체적 봉사에서 벗어나 자유로워 지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발전은 이만하면 되지 않았나(국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사람의 행복을 도모하지 않는 발전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89쪽
-어떤 도시의 인구가 남아도는 경우에는 여분의 사람들로 다른 도시의 모자란 인구를 메웁니다.
: 인간의 육체 노동을 경감시키면 뭐하나 인신의 자유가 없는데. 계획에 따라 사회를 구성하려는 시도는 어쩔 수 없이 국가주의를 동반하는 건가.

90쪽
그러나 그들의 법률 밑에서 살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들이 자기 땅이라고 선언한 땅에서 이들을 몰아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저항하는 자들과는 전쟁을 벌입니다.
: 이런 제국주의자들.

-아내들은 자기 남편들을 섬기고, 아이들은 부모를 섬기며, 그리고 일반적으로 젊은이들은 연장자들을 섬깁니다.
: 이런 생각은 유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서양을 막론하여 있었던 건가 보다. 사실 유교가 무슨 잘못인가. 종교와 학문의 이름을 들먹이며 전통을 고수하려는 시도 중에 대부분의 것은 누군가의 희생을 합리화시키고 지배자의 힘을 정당화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91쪽
-결핍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모든 생물이 탐욕스러워지고 약탈적으로 되는 것은 의심의 여지없는 사실이지만, 사람은 이것 말고도 단순히 뽐내고 싶은 마음에서도 그렇게 되기 마련이지요. 그것은 가진 것을 과시함으로써 남보다 앞섰다고 자랑하는 그런 헛된 자만심이지요.
: 결핍에 대한 두려움은 제거할 수 있다고 쳐도 뽐내고 싶은 헛된 자만심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게 나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차치하더라도 그걸 무슨 수로 막는단 말인가. 솔직히 뽐내고 싶은 마음이란 것이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동력원이 아닌가.

-노예들이 그곳에서 짐승을 도살하고 깨끗이 손질을 합니다.
: 심지어 유토피아의 이상적인 삶도 보이지 않는 곳의 노예들의 희생 위에 세워지는 것인가 보다. 이제 우리는 인간보다 뛰어난 로봇과 AI를 가지게 되었으니 인간의 희생 위에 번영을 추구할 필요가 없는 사회가 되지 않았나?

93쪽
-다만 통치자, 고위 사제들과 트라니보루스들에게는 특별한 배려가 있으며, 대사들 그리고 외국인들이 있는 경우에는 마찬가지 배려가 주어집니다.
: 평등과 검약의 나라인 유토피아에서 통치자와 고위 사제들에게 배려가 왜 필요한가. 배려란 약자에게 주어지는 도움을 말하는 것이지 강자에게 주어지는 잉여는 배려가 아니라 특권이다. 왜 이렇게 인간은 본인들이 지도자도 아니면서 지도자들에게 특권을 주지 못해서 안달인가. 제발 좀 누군가 누리는 특권에 대해서 ‘그럴 만 하지’라는 생각을 안 할 수는 없는 것인가. 어째서 인간은 완전 평등을 꿈꾸지 못하는 것인가. 지도자는 수평적 관계 속에서 역할이 다를 뿐인 것이지 상하 관계가 아니라는 생각은 불가능 한 것인가.
국민이 대통령과 국회의원에게 ‘님’을 붙여야 하는 것인가? 그들은 말로써만 국민들의 대리자이자 피고용인들이 아니라 정말로 그러하다. 그들이 잘나서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힘을 쏟을 수 없으니까 우리 대신 몇 명이 가서 일 좀 하라고 보내놓은 것이다. 왜 그들에게 ‘님’자를 붙이며 그들을 상석에 올리는 것인가.
모든 대통령과 정치인은 호세 무히카와 같이 생활해야 한다. 한 위대한 인간만이 자발적으로 그러한 모습으로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이고 부족한 모든 정치적 지도자들이 그렇게 생활해야 한다. 어디 감히 국민 앞에서 고개를 뻣뻣이 세우고 지배하려 드는가. 정치인들이 호세 무히카와 같이 생활한다면 국민들이 스스로 그들을 따르고 상석에 세울 것이다.
왜 사람들은 그 많은 피를 흘려가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쟁취해놓고 아직도 왕정과 전제정의 신민과 같이 행동하는가.

94쪽
-이 회관 안에서의 아주 더럽고 힘든 허드렛일은 모두 노예들이 합니다.
: 토머스 모어 정도 되는 사람도 시대의 한계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인간인지라 노예에게까지 그들 역시 똑같은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진 못 했나 보다.
-음식을 준비하고 요리하는 것은 부인들만의 일이며, 남자들은 벽에 등을 대고 앉으며 여자들은 바깥쪽에 마주 앉습니다.
: 남녀차별까지.

95쪽
-모든 미성년자들은 –결혼 연령 이하의 소년, 소녀들은 모두 여기에 포함되는데 – 식탁에서 시중을 들거나, 아직 어려서 그런 일을 할 힘이 없는 아이들은 아무 말 없이 옆에 서 있습니다. 이들 두 집단은 식탁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건네주는 것을 먹으며, 그들의 식사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 아동 학대까지. 이 유토피아에서 6시간의 근로 시간을 제외한다면 도대체 우리가 배울만한 것이 무엇이 있나. 유토피아의 공동식사는 스파르타나 수도원의 공동식사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마오쩌둥의 대약진운동 당시 있었던 집체식당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96쪽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어떤 종류의 쾌락도 금지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 이건 상당히 좋다.

97쪽
-허가도 받지 않고 제멋대로 자기가 살고 있는 구역을 떠났다가 통치자의 허가장이 없는 상태에서 붙잡히게 되면, 도주자로서 망신을 당하고 끌려와 엄중한 처벌을 받지요. 다시 그런 짓을 하다 붙잡히면 노예가 됩니다.
: 이동의 자유도 없다니. 유토피아란 것이 계속 읽다 보니 예쁘게 꾸며놓은 북한 비슷해 보인다.
-술집도 없고, 맥주집도 없고, 사창가도 없어요. 타락할 기회도 없고, 숨을 곳도 없으며, 비밀 집회를 할 장소도 없습니다. 그들은 모든 사람들이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가운데 살고 있기 때문에, 평소의 자기 직종에서 일하든가 건전한 방법으로 여가를 즐길 수밖엔 없어요.
: 유토피아라는 곳이 알고 보니 밥만 좀 잘 먹여주는 창살 없는 팬옵티콘이었다니.
100쪽
-자연의 섭리는 우리가 그것 없이는 살기 어려운 그런 기능을 금은에 대해서 부여하지 않았어요. 어리석은 인간이, 드물다고 해서 그것을 값진 것으로 만들어놓은 겁니다. 이와는 달리 너그럽기 한량없는 어머니와도 같은 자연의 섭리는 공기, 물, 땅 자체와 같은 그녀의 최상의 선물은 외부에 드러내놓고, 쓸모없고 무익한 것들은 눈에 띄지 않는 먼 곳에 감추어두었지요.
: 이 세상에서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은 그것 자체가 가치 있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서 가치 있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것을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인식이 모여서 그것을 가치 있게 만든다. 그러니 프리미엄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표적고객과 비표적고객 모두에게 광고를 내보내는 게 아니겠나. 아무도 구찌를 좋은 가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갖고 싶은 가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누가 가방 하나에 수백, 수천 만원을 지불하겠나.

105쪽
-그들은 별 또는 태양까지도 바라볼 수 잇는 처지에 조그마한 보석 따위의 돌이 시원찮게 반짝거리는 것을 보고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하고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그들은 또 유난히 가늘고 고운 양모 옷을 입었대서 자기가 더 고상한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의 미친 짓을 이상히 여깁니다. 양털실이 아무리 가늘고 곱더라도 전에는 양이 입고 있던 것이며, 또 그 양은 여전히 양일뿐이라는 겁니다. 그들은 본시 아무 쓸모없는 물건인 금이 모든 곳에서 아주 값진 것으로 평가됨으로써, 사람에게 유용한 그 쓰임새에 따라서 사람이 그 가치를 매기는데도 불구하고, 사람 자체가 금보다 훨씬 더 낮게 평가되고 있으며-그래서 나무토막이나 다름없는 지능밖엔 없는 바보인 데다 이에 못지않게 못된 녀석이 단지 금화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현명하고 어진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어요.
106쪽
- 이 뿐만이 아니라 유토피아인들은 부자에게 빚진 것도 없고 부자의 지배 하에 있지도 않으면서 부자를 하느님 모시듯 숭배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의아하고 두렵게 생각합니다.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오직 그가 부자라는 사실뿐입니다. 하지만 그가 너무나 인색하고 욕심이 많아서, 평생 동안 그 많은 돈더미 가운데 단돈 한 푼 자기들에게 오지 않으리라는 걸 언제나 알고 있습니다.

109쪽
-나중에 고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그런 쾌락을 피해야 한다는 것뿐

-엄격하고 고통스런 덕을 추구하고, 삶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아무런 이익도 기대할 수 없는, 그런 고통을 견디어내자면 사실상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그들은 생각합니다. 죽은 다음에 아무런 대가가 없다면, 자기 전 생애를 아무 쾌락도 없이, 다시 말해서 비참하게 보낸 데 대하여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니까요.
: 지옥의 존재가 없어진 세상에서 무엇으로 하여금 사람들의 행동에 제약을 줄 수 있을까. 덕으로써 사람들을 교화한다면 그들은 법을 어김에 있어 수치스러워 하여 덕에 맞춰 생활할 것이지만 법으로써 사람들을 다스리려 한다면 사람들은 법을 피해나갈 것 만을 생각한다고 하는데 지옥도 없고 성인군자는 놀림이나 받고 돈 많은 연예인들의 돈 자랑을 멋으로 생각하고 동경하는 이 시대에 무엇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켜 세상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나. 모든 관념이 해체되고 신이 죽은 이 시대에 무엇을 좌표 삼아 살아가야 하나.

114쪽
-눈으로 보아서 진짜 보석인지 구별할 수 없다면, 가짜가 진짜보다 쾌락을 덜 가져다줄 까닭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진짜와 가짜가 똑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할 것이니까요.
: 미술품의 진품과 가품을 구별할 때 X-RAY까지 동원해가며 인간의 눈으로는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의 세밀함을 따져 진품이냐 가품이냐 판정을 내리는 것을 보면, 또 그러한 판단이 나중에 번복되는 것을 보면 도대체 제대로 구분하지도 못할 것을 구분하려고 하는 노력이 웃기게 보일 뿐이다. 예술 분야 만큼이나 사기와 진실함을 구분하기 어려운 것도 없는 것 같다. 아름다움의 기준이 없을 진대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예술품의 시장가치를 매긴단 말인가. 그것만큼 허황된 거품이 어디 있단 말인가.

-실제로 어디에 쓸 목적도 없이 다만 바라보고만 있기 위해 돈을 쌓아놓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무엇이라 말해야 할까요? 그들은 참된 쾌락을 느끼고 있는 것인가요, 혹시 그저 쾌락처럼 보이는 것에 속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 우리가 가치 있다는 것이 아무리 헛되다 할지라도 사람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인정 받고 싶어하고 그런 부질없는 것들에 인정을 보내는 사람들 속에서 살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정 받지 못하는 사람은 불행해지기 쉬운데 인정이라는 것 자체가 거품 같은 것이기도 하며 그사람들이 인정을 보내는 근거가 한 사람이 얼마만큼의 돈을 가지고 있느냐에 있다라면, 부를 축적하는 것이 그리 잘못된 행동일까?

129쪽
-이런 죄를 그처럼 엄하게 처벌하는 까닭은, 사람들의 난잡한 성교행위가 엄격히 규제되지 않는다면 애정이 담긴 결혼생활-오직 한 사람의 배우자와 그에 따르는 모든 사소한 어려움을 함께 해나가야 하는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결혼생활이라는 것이 법에 의해 강력하게 규제하지 않는다면 결혼 생활을 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결혼생활이라는 거 자체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옳은 것이 아닐까. 성행위와 생식이 분리된 사회에서 성행위에 굳이 어떤 가치를 부여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그것이 생식과, 생명과 관계된 일이 아니라면 그리 대단히 여기며 터부시할 것도 아니고 성스럽게 생각할 것도 아니고 무언가를 얻는다거나 잃는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자연스러운 행위 중 하나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닐까.

130쪽
-모든 사람들이 오직 상대방의 성품에만 주목할 정도로 그렇게 현명하지는 않거든요. 그리고 현명한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육체적 아름다움을 정신적 미덕에 부가된 천부의 자질로서 높이 평가하지요.

133쪽
어떤 사람을 기형아 또는 불구자라고 해서 놀리는 것은, 놀림을 당하는 쪽이 아니라 놀리는 쪽이 오히려 진짜 추악하고 보기 흉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자는, 자기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것을 가지고 불구자를 비난하는 미련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라는 거지요.
: 하나님의 형벌을 받아 기형을 가지고 태어나고 불구자로 태어난다고 생각했을 중세시대에 그들의 장애는 자기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고 보고 그것을 놀리는 것을 더 추악하다고 생각했다는 건 대단하게 보인다.

136쪽
-만일 자연이 인간을 같은 동료 인간과 적절하게 맺어주지 않는다면, 조약이 무슨 소용 있겠느냐는 겁니다. 자연 자체를 무시하는 사람이 말 같은 것을 중시하리라 생각할 수 있습니까?

140쪽
-왕들 스스로가 철학자가 아니라면 그들은 결코 철학자들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을 것
: 체력은 빌릴 수 없으나 머리는 빌릴 수 있다는 말엔 어폐가 있다. 누구의 머리를 빌릴지는 누가 정한단 말인가.

142쪽
-전쟁은 짐승에게나 알맞은 일이라 해서 그들은 아주 싫어하지요.
:인간의 본성적 한계를 인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토피아를 만들어낼 수는 없는 것일까. 인간의 이기심을 전제하지 않고 세운 유토피아는 정말로 세상에 없는 것이고 이상향에 불과하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공격적이고 허영심 가득하고 지배하려 들고 빼앗으려고 한다. 전제를 부정하고 가설을 세운다면 희망조차 생기지 않는다.

146쪽
-일반 평민들이 전쟁에 나서는 것은 군주들의 광기에 의해서 본의 아니게 전쟁 속으로 끌려 들어온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하는 대통령이나 총리는 탄핵감이다. 전쟁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국민의 의지에 반하는 것이며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도박을 벌이는 것이다.

149쪽
-얼마나 많은 자폴레트인들이 죽든 유토피아인들은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지구상에서 그런 못되고 역겨운 종족의 찌꺼기들을 모두 쓸어버릴 수 있다면, 그것은 인류를 위하여 아주 유익한 일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이런 인종주의자들. 유토피아에서 노동시간을 제외하고는 도대체나 받아들일만한 것이 없다.

160쪽
-그런 자는 처벌당할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기만 한다면, 사회의 모든 법과 관행 같은 것은 드러내놓고 무시할 테니까요. 법 말고는 두려워할 것이 없고, 죽은 뒤의 생에 대하여 아무런 희망도 없는 자는 자기의 사욕을 채우기 위해 잔꾀를 부려 자기 나라의 법망을 피할 수 있거나 폭력적 수단에 의해 법을 위반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 것이라는 점을 그 누가 의심할 수 있겠습니까?
: “정치가가 법으로 이끌고 형벌로 다스리려고 들면, 백성들 또한 법망을 피하고 형벌을 면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도덕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예절로 다스린다면, 백성들은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아 바른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子曰 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위정’편 3장

- 종교란 사람들에게 내세의 있는지도 모를 행복을 보여주고 현세에 살고 있는 그들을 착취하는 것인가. 종교에서 만큼 노동력과 세금을 아무런 보상 없이 착취하는 곳이 어디 있나.


168쪽
-사실 그렇게 소수의 사제만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지금처럼 높이 평가받고 있는 사제 신분이 그 수가 많아짐으로써 경시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지요. 게다가 그들은 그런 고위직을 가질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을 수없이 찾아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직을 맡기에는 보통 정도의 덕만 가지고는 부족하거든요.
: 대한예수교장로회 통계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의 교회 수는 8,305개며 목사수는 16,257명이다. 기독교의 한 분파만 해도 목사가 1,6000명이 넘으니 여러 종교에서 성직자 행세를 하는 사람들은 수만에 이를 것이다. 아니 십만이 넘을 수도. 이렇게 덕이 훌륭한 성직자들이 수만 수십만 명이 있는 나라라니,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 아닌가 이 수만 명이 조세부족의 원흉인가. 그럴리가. 우리 나라에서 왜 종교가 존경을 받지 못하는 지 알 수 있겠다. 어느 나라에서 아무 노동도 하지 않는 수만 명의 집단을 존경하겠는가.

174쪽
-이곳에서는 사사로운 일이 전혀 없기 때문에 모두가 공공의 일을 열심히 해나갑니다.
: 이 말은 반대로 사사로움이란 공공의 이익에는 반대된다는 것이다. 사사로움이 있다 보면, 나와 타인의 차이가 있다 보면 우열이 나뉘어지고 우열이 나뉘기 시작하면 인간은 그 우열을 더욱 증폭시키는 데에 힘써 공공의 이익을 파괴하고 사익을 추구하는 형태로 나아가게 된다.(응? 애덤 스미스는 사익을 추구함이 곧 공공의 이익의 증진이라고 했는데?). 사사로움의 추구는 수많은 피착취자를 양산하고 사사로움을 없애면 공멸하는 것인가. 공멸하지 않는 대신 소수만 잘 살면 그건 과연 옳은 것인가?

-귀족이나 금세공업자나 대금업자, 또는 아무 일도 하지 않거나 나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그 밖의 다른 자들이 사치스럽고 호화로운 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데, 한편에서는 노동자, 마부, 목수나, 농부는 짐을 나르는 짐승들조차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일을 계속하고 있으니, 이게 무슨 놈의 정의인가요?

176쪽
-이런 나라는 이른바 젠트리나, 금세공인 그리고 그 밖에 아무 일도 않고 기생충 노릇이나 하면서 쓸모없는 놀음거리나 만들어내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후한 보수를 담뿍 안겨줍니다. 그러면서도 농부, 탄광부, 노동자, 마차꾼, 목수와 같이 이들 없이는 금방 나라가 망하게 될, 그런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제대로 마련해주지 않습니다. 한창때 실컷 부려먹고 나서는, 그들이 늙고 병들어 완전히 지치고 궁핍하게 되자, 고마워할 줄 모르는 나라는 그들이 밤잠을 안자고 봉사해온 것을 잊어버리고 비참하게 죽어가도록 내팽개쳐버립니다. 더 나쁜 것은, 부자들이 몇 푼 안 되는 그들의 품삯의 일부를 날마다 뜯어가고 있는데, 개인적인 속임수뿐만 아니라 공적인 법의 힘으로 그러는 거에요. 이전에는 나라에 아주 큰 기여를 한 사람들이 아주 적은 보수를 받는다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 여겨졌지요. 그러나 이제는 법으로 이런 잘못된 처사를 정의라고 왜곡해놓았습니다.
: 이게 500년 전의 영국에 대해서 하는 말인지 2016년의 한국에 대해서 하는 말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178쪽
-이 오만이라는 여인은 자신의 성공을 자기가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로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얼마나 안 가지고 있느냐로 측정합니다.
: 징기스칸 “내 성공만으로는 부족하다. 남들이 실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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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천 권의 책을 읽어 3년만에 3천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은 무슨 책을 읽었을까.

독서란 당연히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것이 좋겠으나,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데 숫자가 들어오고 성공이 들어오는 순간 그 작가는 사기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장정일 작가가 독서법에 대해서 책을 내겠는가. 이동진 씨가 자기 집에 책이 만 오천 권이나 있다며 이 정도는 읽어야 나 같은 영화평론가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겠는가. 책을 많이 읽을 수록 겸손해지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시간 낭비를 한 게 아닌가 싶다.

성공의 원인을 한 사람의 노력으로만 돌리지 않고 노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 말자. 세상은 너무나 복잡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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