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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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한 회사의 면접을 보러 갔다. 얼핏 봐도 남자는 80명 정도 되어 보이는데 여자는 6명 정도 밖에 없었다. 일반 식품 회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사에 같이 면접을 보러 갔던 나보다 한 살 어린 여자 후배는 어차피 그 회사 여자는 안 뽑는다며 면접을 가긴 하지만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같이 면접에 들어갔고 열심히 했지만 자기소개를 할 때 말이 막혔던 나는 합격했고 말 한 번 절지 않았던 그 후배는 떨어졌다. 나는 남자였고 그 후배는 여자였다.

회사에 다니는 한 여자 사람 친구는 일을 더 하고 싶기 때문에 적어도 30살은 넘어야 아이를 가질 수 있을 거라고 한다. 남자 사람 친구 중에 아이와 자신의 커리어를 두고 고민하는 사람은 아직 본 적이 없다. 아이는 남녀가 함께 작용해야 생기는 것인데도. 또 다른 여자 사람 친구는 회식자리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언어적인 성희롱과 술 먹으면 늘상 일어나는 신체접촉에 대해 말해주며 너는 개저씨가 되지 말라 한다. 그리고 회식 다음날 그들은 하나같이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를 시전한다고 한다. 기억력까지 좋지 않은 개저씨인가보다.

남자 사람 친구들의 카톡방에는 심심치 않게 조선시대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인간들이 있으며 여자는 집에서 일이나 하지 왜 직장에 나와서 자기한테 짜증을 내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남자 상사가 갈군다고 그 사람은 집에서 청소를 해야 맞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건 들어보지 못 했다.

여자 사람 친구와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 자기는 그래도 여자라서, 그게 옳은 건 아니지만 남자보다 돈을 덜 벌고 모아둔 돈이 더 적어도 괜찮을 거 같다고 한다. 반대로 남자 사람 친구는 이렇게 벌어서는 결혼해봤자 불행할 거 같다고만 한다.

너무나 일상적이다. 차별과 프레임에 갇혀 자신을, 남을 재단하며 살아가는 게.

밑줄, 생각

16쪽
우리가 어떤 일을 거듭 반복하면, 결국 그 일이 정상이 됩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거듭 목격하면, 결국 그 일이 정상이 됩니다.. 만일 남자아이만 계속해서 반장이 되면, 결국 우리는 무의식적으로라도 반장은 남자여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만일 남자들만 계속해서 회사의 사장이 되는 것을 목격하면, 차츰 우리는 남자만 사장이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여기게 됩니다.

: 그러나 가끔 어디까지가 사회화된 젠더 역할의 억압이고 어디까지가 남성과 여성이 본래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23쪽
그렇게 성난 투로 이야기해서는 안되었다고 말하더군요. 하지만 나는 반성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정말로 성이 나니까요.

나는 화가 납니다. 우리는 모두 화내야 합니다. 분노는 예로부터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었습니다.

30쪽
우리가 지금부터 아이들을 다르게 키운다면, 앞으로 오십 년 혹은 백 년 뒤에는 남자아이들이 자신의 남성성을 물질적 수단으로 증명해 보여야 한다는 압박을 더는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 페미니즘은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모두가 억압된 프레임에서 벗어나 평등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서 살아가게끔 하는 운동이다. 성 평등 혹은 프레임 벗기기와 같은 의미라고 봐도 좋을 듯. 그런 면에서 여성 혐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는 본래 의미를 모두 다 담지도 못할뿐더러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제대로 메시지를 전하지도 못하는 것 같다. 전략적으로 좋은 단어가 아닌 것 같다.

37쪽
오늘날 젠더의 문제는 우리가 각자 어떤 사람인지를 깨닫도록 돕는 게 아니라 우리가 어떤 사람이어야만 하는지를 규정한다는 점입니다.

51쪽
페미니스트 : 모든 성별이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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