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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이건희 지음 / 동아일보사 / 1997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는 기업의 총수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사람은 변하는지라 20년 전의 그와 지금의 그는 많이 달라졌겠지만 어떤 결을 가지고 있는지라도 느끼고 싶었다. 어떤 생각을 하고 무슨 글을 쓰는지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시던 분이 그렇게 성매매를 하다니.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시지 그러셨나.
사실 이 책에 삼성 그룹의 총수에 걸맞는 대단한 인사이트를 보여주었다고 한들 그의 핏줄만큼이나 그의 성공에 기여한 능력은 없지 않을까.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려고 했다면 면접이나 통과할 수 있었을까. 생각 좀 한다고 해서 재벌 집안에서 태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양자로 입적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라며 충고를 하시다니. 재벌 집안에서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오죽 답답했나 보다. 생각 좀 하며 세상을 삽시다.
밑줄
사전 준비 부족 안이한 생각 경솔한 행동이 실패의 3요소
위험을 각오하고 선두에서 달려가야 기회를 성점할 수 있다
일을 잘못했다고 해서 벌을 주어서는 안된다. 일을 잘못한다는 것은 잘못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벌을 받으면 사고와 행동이 오그라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신상필벌이 아닌 신상필상을 주문한다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권위주의가 아니라 권위이다 진정한 권위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학식이나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남의 인권을 존중하고 겸손할 줄 아는 데서 생긴다.
그렇다고 이미 몸에 밴 평면적 사고의 틀을 단숨에 바꾸기는 어렵다. 주변에서 쉬운 것부터 찾아 사물의 본질을 생각하고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 훈련의 한 방법으로 조금은 특이하게 들릴 영화 감상법을 권하고 싶다.
영화를 감상할 때는 대개 주인공에게 치중해서 보게 된다. 주인공의 처지에 흠뻑 빠지다 보면 자기가 그 사람인 양 착각하기도 하고, 그의 애환에 따라 울고 웃는다. 그런데 스스로를 조연이라 생각하면서 영화를 보면 아주 색다른 느낌을 받는다. 나아가 주연, 조연뿐 아니라 등장인물 각자의 처지에서 보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사람의 인생까지 느끼게 된다. 거기에 감독, 카메라맨의 자리에서까지 두루 생각하면서 보면 또 다른 감동을 맛볼 수 있다. 그저 생각 없이 화면만 보면 움직이는 그림에 불과하지만 이처럼 여러 각도에서 보면 한 편의 소설, 작은 세계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영화를 보려면 처음에는 무척 힘들고 바쁘다. 그러나 그것이 습관으로 굳어지면 입체적으로 보고 입체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변화란 쉬운 일, 간단한 일부터 차곡차곡 쌓아 올라가야 한다. 작은 변화라도 지속적으로 실천하여 변화가 가져다주는 좋은 맛을 느껴 보고, 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리를 알고 나서 원리에 의문을 갖고 실제에 응용하는 습관을 들이면 새로운 곳을 만들어내는 힘 즉 창조력도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그러나 앞선 기업은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전에 대비책을 강구해 놓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해도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것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여유로 보이는 것이다.
초일류 기업이란 앞일을 예측해서 거기에 맞게 준비하는 ‘문제 정의형‘ 기업이다. 이미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급급한 ‘문제 해결형‘ 기업은 결코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다가올 문제를 사전에 정의하고 대응책을 마련해 두는 기업이라면 초일류 기업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미래의 경쟁은 원가가 아닌 가치의 경쟁이다. 같은 재료로 만들더라도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만들어야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한 발 앞서 알아내고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줄 수 있는 물건을 만든다면 그 기업은 원가 부담에서 어느 정도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