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2 - 바람아 불어라, 이문열의 史記 이야기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초한지 1권이 역사서 같았다면 2권은 이 책이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음을 되새기게 되었다.

길거리의 장삼이사에 불과한 진승과 오광이 부소와 항연을 참칭하며 수 만, 수십 만을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장위의 목을 베고 궐기할 배짱과 과단성도 중요했겠지만 시대가 그들을 부역으로 이끌었고, 시대가 민심을 저버렸고, 시대가 그들을 왕으로 세운 게 아니었을까. (볼프 슈나이더의《만들어진 승리자들》을 읽고 난 뒤에는 한 개인이 이룬 업적을 시대와 엮어 보게 된다.)

현자가 옆에 있으면 무엇하나 그들의 진언을 들어줄 군주가 없는데. 충신과 현자들을 내친 군주들은 하나 같이 망하고 인재를 들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두루 들은 군주는 하나 같이 패업을 달성한다. (충언과 간언을 헤아릴 수 있는 판단력을 가져야 하겠다)

진나라에 끌려 가 부역으로 고생하다가 함곡관 너머의 반란을 막기 위해 다시 군사로 부려지고, 항우의 군대와 맞서 싸우다 그대로 생매장 된 20만의 백성들은 도대체 무슨 죄인가. 전체로 따져보면 보잘것 없는 수의 왕과 권력자들의 탐욕과 영웅놀이에 죽어나간 사람들은 누가 기억하고 그들의 억울함은 도대체 무엇으로 위로가 될까. 역사에서 백성을 기억하지 못하고 군사들을 보지 않으면 단지 몇몇의 탐욕적 영웅들의 영웅담만 남게 된다. 그들은 의인이었든 악인이었든 죽어가면서 이름을 남기고 그들이 죽인 백성과 군사들은 그들의 전공으로 남겨지지만 그들의 폭정과 현명한 계책으로 죽어간 백성들은 단지 숫자로만 남게 되었다. 슬프다. 너무나 슬프다.

29쪽
"사람의 높고 낮음은 쓰고 있는 관에 달린 게 아닙니다."

36쪽
"어떤 말이 널리 빠르게 퍼져 나가는 것은, 그 말이 정말로 듣고 싶고 또한 남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45쪽
"사람의 잘나고 못난 것이 저 쥐와 같으니, 그것은 자신을 어떤 곳에 두느냐에 달렸을 뿐이다."

49쪽
"태산은 한 줌의 흙이라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그렇게 높아질 수 있었고, 하해는 물줄기 한 갈래도 가려서 받아들인 게 아니기에 그렇게 깊어질 수 있었습니다."

51쪽
"만물의 번성도 극도에 이르면 쇠퇴한다 하였는데, 실로 내가 어디서 멈춰야 할지를 모르겠구나!"

135쪽
"만약 부귀하게 된다면 우리 모두 서로를 잊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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