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자체도 좋았지만 그보다 회사원 철학자라는 저자 자체가 너무나 부러운거다. 심지어 강유원 작가는 알라딘의 국내 저자 100인 목록에 올라와 있기도 하다. 이상과 현실을 다 살아내가고 있는 것 같은 저자가 부럽다.수능을 준비하며 역사를 공부했을 때는 주로 역사적 사건 자체에 대한 지식을 쌓고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가지게 되고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공부하며 정치적 스탠스를 만들어 갔는데(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지금의 역사 공부는 역사적 사건이 내포하는 의미를 파악하고 현실과 비추어 보아 현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하고 학교 수업에서 배운 역사 지식과 해석을 파괴하고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을 한 개인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고 영웅들의 선택에 죽어간 수많은 보통 사람들에 관심을 가지게 한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 이런 작업을 도와주었다.다음에는 강유원씨가 쓴 인문고전강의를 읽어보아야겠다. 역사를 파악하고 읽는 철학은 아마 좀 더 생동감 있게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중세에 들어가면서 내용을 놓쳐버렸다.고대 희랍 세계에서 로마까지는 비교적 수월하고 재미있게 읽어나갔으나 중세에서 근대로 이행되는 시기, 관념과 정신에 대한 얘기가 나오니까 내 정신과 관념의 한계가 오기 시작한다. 역사가 단지 굵직 굵직한 사건들의 나열이 순서에 따라 줄지어 세우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 하는데에 의미가 있는 건 아니겠으나 도대체가 뭐가 어떤 모습에서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가는 건지 모르겠다.과학이 자연의 항구성을 전제하고 자연의 일관된 법칙을 찾아가는 것이라면 자연의 일부인 인간을 관통하는 법칙 또한 존재할 것. 그것이 심리학일 수도, 뇌과학일 수도, 생물학일 수도 있겠지만 역사 역시 그러한 법칙을 밝혀낼 수 있을 것. 그것이 역사책을 읽는 이유일 것이다.308쪽근대 국민국가가 들어서면서 국적이 한 개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기준으로 등장하게 되었다는데. 중국의 경우 춘추전국시대만 해도 국가의 개념이 있었고 어느 국가 출신이냐는 것이 개인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형성하지 않았나? 우리나라의 삼국시대에서도 국가 별로 차이가 있었고 나라가 망하면 자신의 국가를 되찾기 위해 봉기하기도 하였는데 이런것들은 근대 국민국가가 주는 정체성과 어떤 차이가 있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