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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우르줄라 포츠난스키 지음, 안상임 옮김 / 민음사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지오케싱 게임을 통한 5명의 피살자와 그들의 위치를 알리는 7개의 좌표??
어릴적 소풍가서 하던 놀이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보물찾기였다. 숨겨진 보물이 대단한 것은 아니였지만 그 보물을 숨겨둔 곳을 찾아 여기저기를 쉴새 없이 쫒아 다니다가 보물을 발견한 순간 마치 진짜 귀한 보물을 찾은 듯한 짜릿한 기쁨을 느꼈다.
이 책 파이브는 그런 추억의 보물찾기를 연상시키는 지오캐싱이란 게임과 관련된 범죄 스릴러다. 보물찾기와 비슷한 지오케싱은 휴대용 GPS와 지도를 활용해 좌표가 가르치는 곳에 누군가가 숨겨둔 보물(캐시)을 찾는 게임이다. 그런데 만약 찾던 보물 상자 속에서 섬뜩하고 역겨운 물건을 발견하게 된다면 어떨까.
N47°35.285 E013°17.278
압테나우 근처 절벽 밑 풀밭에서 발견된 여자의 시체는 살인 지오캐싱 게임의 시작을 알렸다. 특이하게도 죽은 여인의 발바닥에 문신처럼 새겨져 있는 알 수 없는 영문과 숫자. 그것은 또 한명의 살해될 사람을 알리는 좌표였다.
이번 사건을 맡은 베아트리체 경찰은 범인에게서 온 새로운 메시지를 받게 되고 그가 준 힌트의 장소에서 끔찍하게도 죽은 사람의 잘린 손이 담긴 캐시 상자를 발견하게 되는데 거기엔 죽은 여자의 지문과 그녀의 필체로 보이는 다음 살해될 사람의 특징이 적힌 쪽지가 들어있다. 베아트리체와 플로린 경찰은 범인이 끌어들인 이 잔인한 지오캐싱 게임을 거부할 수 없게 되었다. 메시지가 말하고 있는 사람을 베아트리체와 플로린 콤비는 수소문 끝에 찾아내지만 그들에게서 범인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 없다.
지오케싱 게임의 회원도 아니였던 살인범은 왜 이런 잔인한 게임을 시작한 것일까. 살인범이 보내는 메시지 없이는 다음 타켓을 찾을 수 없는 이 게임에서 경찰은 속수무책으로 뒷북만 칠뿐이다. 범인이 노리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다음 타겟이 누구인지 빨리 찾아내야 한다. 경찰들은 자신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꾀뚫고 있는 살인범의 잔혹한 게임을 어떻게 멈추게 할 수 있을지 궁금하게 한다. 이 소설은 범인과 경찰과의 승부를 건 두뇌 싸움을 다루기도 하지만 지오케싱이라는 좀 생소한 게임을 접목시킴으로 마치 살인 게임을 하는 듯하다.
경찰은 범인이 낸 퀴즈를 풀어야만 살해될 사람을 찾을 수 있다. 범인은 살해하기 전과 후 베아트리체 경찰에게 힌트를 남김으로 경찰들이 살해될 자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모습을 즐기는 것 같다. 중반부까지도 살인범의 의도와 살인 이유가 드러나지 않아 도무지 살인범이 누구인지 예측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독자라면 이미 살인범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급기야 보이지 않는 반사회적인 냉혈한 살인마로 인해 베아트리체마저도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데 살인범보다 항상 한발 늦을 수밖에 없는 이 게임의 끝은 어디인지, 범인은 왜 이 게임에 경찰을 끌어들인 것인지, 이 게임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살해된 사람과 살인범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지 여러 가지 의문들은 마지막 스테이지에 도달할 때까지 머릿속을 돌아다니게 될 것이다.
작은 불씨하나다 산 전체를 삼켜버리듯 사소한 불씨가 이들을 죽음으로 몰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였다. 경찰까지 멘붕에 빠트렸던 이 사건은 모두를 파멸로 이르게 했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두 피해자일 수 밖에 없었던 이사건은 결국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 채 끝이 나는데 범인은 자신이 경찰들에게 싶었던 말을 반사회적, 반인륜적인 방법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결국 자기 자신조차 파괴해 버리고 만다.
다섯명의 피살자를 알리는 다섯 개의 좌표. 그리고 2개의 좌표 . 나머지 2개의 좌표는 무엇을 의미하는 좌표일까. 책 속에 여기저기 뿌려져 있는 여러 가지 의문들은 추리소설의 재미를 더하는데 이 게임의 마지막 스테이지에 숨겨둔 반전은 화룡점점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