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바람이 분다 - 꿈 수필드림팀의 테마수필 9
수필드림팀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나는 언젠가부터 꿈이란 말만 들으면 마음이 설레다가 저렸다가 다시 뭉클해짐을 느낀다. 어릴 적에도 막연하게나마 꿈이란 것은 있었다. 그때도 꿈은 있었지만 지금보다 용기는 없었던가보다. 가정환경이 별로 좋지 않는데다 아버지가 실직하시면서 형편은 더욱 나빠졌다. 그래서 엄마는 굳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돈을 벌어야했고 밤마다 엄마의 앓는 소리는 하루하루를 얼마나 힘들게 버텨내고 있는지 대변해 주었다. 그런 상황에서 내 욕심만 내세울 순 없어서인지 아니면 내 꿈에 나 자신조차 확신이 없었던 건지 난 내 꿈을 밀고 나갈 용기도 없었고 그러지도 못했다. 그래서 말 그대로 꿈만 꾸었다. ‘이룰 수 없어서 꿈인가 보다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세월이 가고 나이를 먹으니 언제부턴가 내가 꾸었던 꿈이 절실해지기 시작했다. 어릴 적 내 안에 뿌렸던 작은 꿈씨 하나가 저 혼자 오랜 세월을 견디며 싹을 틔우고 자라고 있었던 모양이다.

 

꿈도 사람들의 모습처럼 세월의 흐름과 함께 변해간다. 그 모습이 어떻게 변했든 꿈은 항상 마음속에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꿈을 테마로 한 오늘도 바람이 분다란 책에는 과연 어떤 사연을 가진 꿈들이 있을지 내심 기대가 되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살듯 꿈 또한 사람들의 수만큼 다양하고 사람마다 삶의 방식과 행복의 기준도 다르다. 이 책속에 빼곡히 들어차 있는 알록달록 예쁘고 멋진 꿈들을 보면서 아직은 미성숙하고 나약한 내 꿈에 위로도 되고 용기도 얻을 수 있었다.

 

책 속의 많은 이야기 중에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온 소중한 친구들을 허무하게 잃은 가슴 아픈 사연을 담고 있는 건축학개론은 어릴 적 친구들과 한 약속을 어른이 된 후 애석하게도 친구들과 같이 이루지는 못했지만 혼자서 끝까지 그들과의 꿈을 지킨 이야기는 가슴이 아려오는 감동이었다. 그 글을 읽으며 난 친구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되돌아보게 되었고 친구라는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에게 세상을 살면서 꼭 필요한 몇 가지 보물이 있다면 그 중에 한 가지는 아마 친구일 것이다.

 

그리고 나이가 꿈을 이루는데 뛰어 넘을 수 없는 장벽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준 87세에 데뷔한 93세 발레리노, 검도에 도전하는 95세 할아버지, 현직 요가강사로 활동 중인 94세 할머니의 얘기는 나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다. 40만 넘어서도 직장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명예퇴직을 강요당하거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무용지물처럼 새로운 직장에 들어갈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나이로 한계를 그어 버리는 우리사회에서 무언가에 도전하는 것이 무의미해 보일 수도 있는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보다 더 용기 있게 꿈에 도전하고 꿈을 이루고 열정을 불태우는 80, 90대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청춘과 젊음이란 나이가 아닌 마음가짐이며 그 누구라도 꿈을 이루는데 늦은 나이는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 주었다. 나이 때문에 용기를 내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사람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근사한 자태를 뽐내는 푸른 소나무 같은 그 분들에게 뜨거운 갈채를 보내고 싶다.

 

꿈이란 것이 어떤 사람들에겐 아주 쉽게 이룰 수 있는데 비해 누군가에겐 평생이 걸릴 만큼 어려운 일인 경우도 있다. 힘든 집안 환경 때문에 공부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아 젊은 시절 다 보내고 뒤늦게 공부를 시작해 한글을 배우고 중, 고등학교에 입학에 학구열을 불태우며 행복해 하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이제껏 얼마나 마음에 한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딸이 나의 꿈을 응원해 준적이 있었는데 그때 고맙고 마음이 찡했었다. 나의 부모님도 꿈이 있었을 텐데 난 왜 이제껏 한번도 물어본 적도 궁금해 해본적도 없었는지 내가 너무 무심했었구나 싶어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어떤 책에서 본 꿈이란 자신이 포기만 하지 않으면 이루어지더라는 말이 힘이 된 적이 있다. 자신이 한계라고 생각하는 그때가 바로 한계란 말처럼 자신이 그은 한계에 갇혀 포기해 버린 것은 아닌지 만약 그렇다면 다시 용기를 내야 하지 않을까. 시작이 반이고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란 옛말처럼 한발 한발 걸어가다 보면 높디높은 곳에 있던 꿈도 자신 앞에 성큼 다가와 반갑게 맞아줄 것이라 믿는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멋진 도전은 아마 꿈을 향한 무한한 도전일 것이다.

 

시간이 지난 후 되돌아보면 후회만 남는 것이 인생인지 젊었을 때 철모르고 시간을 허비했던 것, 꿈을 위해 조금 더 도전하고 노력하지 않았던 것이 지금은 많이 후회가 된다. 지금도 가끔 내가 과연 예전에도 이루지 못했던 꿈을 지금에 와서 이룰 수 있을까, 너무 늦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나의 결심을 뒤흔들어 놓을 때도 있지만 시간이 흐른 뒤 10년만 젊었더라면 하는 똑 같은 후회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늦게나마 다시금 용기를 내려 한다. 그래도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때는 바로 지금이니까.

오늘 내 마음에 꿈을 피울 파릇파릇한 봄바람이 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