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
오은영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정신과 전문의이자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인 오영은 박사. 그녀도 중학생 아들을 둔 우리와 같은 엄마이고 아이를 키우면서 모든 엄마들이 갖고 있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오영은 박사는 아이 문제를 상담해 오면서 대부분의 부모들이 겪는 고충과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해 속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공감이 되었고 내 안의 잠재된 문제점도 알게 되었다.



어떻게 해야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일까? 이것은 모든 부모의 고민이다. 그것은 아이를 키우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가 알아서 잘 커준다면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부모의 노력 없이 스스로 알아서 크는 아이는 없다. 그렇다보니 부모에게 있어 자식은 정말 소중한 존재이면서 부모가 감당해야 하는 책임으로 느끼기도 한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여러 가지 문제들로 힘들 때가 많다.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아이를 많이 낳지도 않다보니 기대치도 높고 잘 키우고 싶다는 욕구도 강해 아이에게 많은 것을 강요하고 요구한다. 그렇게 모든 신경은 아이에게 집중이 되어 있어 부모의 스트레스와 고충도 많다.



어린 아기를 둔 초보 엄마들은 육아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육아 부담으로 우울증을 앓기도 한다. 어린 애를 둔 초보 엄마들의 눈에는 세상이 모두 위험투성이로 보이기도 하는데 뉴스를 통해 사건, 사고를 보면 엄마들은 더 불안해진다. 주위의 엄마들이 자기 아이에게 이것저것 가르치면 왠지 자기 아이도 그렇게 가르쳐야 할 것 같고 안 그러면 내 아이만 뒤떨어지는 건 아닐까 또 불안해진다.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불안하고 밥 안 먹으면 키 안 클까봐 불안하고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옛 말처럼 엄마는 항상 걱정이 떠나질 않는다. 아빠들의 눈엔 그런 아내가 유별나 보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 클 때는 그렇게 별나게 안 키우고 그런 것 안 가르쳐도 잘 켰다는 말을 하거나 아니면 그냥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회피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아이가 학교에서 말썽을 피우거나 성적이 떨어지거나 다른 문제로 애를 먹이면 아빠들은 엄마에게 집에서 애 하나 교육 제대로 못 시키냐고 화를 버럭 내기도 한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볼 수 있듯 엄마는 너무 불안해하는 한편 아빠는 대체적으로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면 엄마는 그런 남편의 무관심하고 무책임한 행동에 화가 난다. 이런 점 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 서로의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다 보니 아이 문제가 부부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엄마는 아이가 문제가 있는 것을 아빠의 탓으로 아빠는 엄마의 탓으로 돌리며 다툰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엄마가 보이는 불안과 아빠가 보이는 무관심은 둘 다 불안에서 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아이의 교육 문제에 있어서 엄마와 아빠가 보이는 생각의 차이를 상황에 따라 비교 분석해서 문제의 해결점을 제시한다. 아빠의 생각과 엄마의 생각 두 사람의 생각에 모두 공감이 갔다. 그리고 나 또한 똑같은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기 생각만 고집하며 결론 없는 싸움만 할 것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터놓고 얘기함으로써 조율할 필요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행동에서 문제가 되는 불안. 부모의 불안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해져 불안한 아이를 만든다. 불안해하는 사람 옆에 있으면 자신도 역시 불안해 지듯이 말이다. 특히 지금처럼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쏟아져 나오는 정보 홍수 속에서 어떨 때는 뭘 어떻게 해야 좋을지 길을 잃기도 하고 판단력이 흐려지기도 한다. 아이가 초등학교만 들어가도 엄마들은 아이의 성적에 울고 웃는다. 문제 한 두 개만 틀려도 화를 내거나 학원을 여기저기로 옮기는 엄마도 있다. 공부 1, 2등 안하면 어때 밝고 건강하고 성격 좋으면 되지 하는 주관이 뚜렷한 엄마들도 가끔씩 이러다 내가 아이를 망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을 느끼기도 한다. 부모들의 불안 심리는 자신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통제 가능한 적당한 불안은 미래를 대처하고 준비하게 하는 좋은 점도 있지만 불안이라는 것이 한번 불안한 생각이 들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욱 불안해지기 때문에 불안을 조절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엄마의 잔소리 속에도 불안이 존재한다.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잔소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가 크면서 점점 말도 잘 듣지 않고 내 생각과 다르게 행동할 때는 부모들은 참지 못하고 신경질을 내거나 소리를 지른다. 또는 잘못을 했을 때 매를 들기도 하는데 그것은 어릴 때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가치관이 어느 정도 형성되는 시기인 중학생만 되도 사춘기와 겹쳐 부모의 강압적인 태도에 반항하거나 가출을 하는 등 도리어 역효과가 일어난다. 그러면 부모는 점점 아이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게 되고 자식과 부모의 갈등만 깊어진다. 부모는 자식을 자기가 책임져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자식이 잘못 되는 것은 자신의 탓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조그만 잘못도 크게 보이고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잔소리가 심해지기도 하는데 결국 안 좋은 말로 아이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엄마는 자신의 마음을 아이가 알아주길 바라면서 얘기하지만 아이에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그저 듣기 싫은 잔소리일 뿐이다. 그리고 어릴 적 엄마의 부당한 행동이 아이의 마음에 오랫동안 상처로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불안한 부모가 아이에게 미친 영향이 지금 직접적으로 들어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 불안이 언젠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나도 아이를 키우면서 항상 불안함을 느낀다. 책을 읽으면서 마치 상담을 받은 것처럼 나 자신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었고 내가 사랑이란 이름으로 아이들을 다그치고 힘들게 하고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많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부터라도 내 안의 불안을 통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자기 자신 안에 존재하고 있는 불안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행복뿐만 아니라 아이도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나 앞으로 부모가 될 모든 사람들이 읽어보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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