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레 노이하우스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은 또 하나의 미스테리. 너무 친한 친구들 월드컵으로 모두들 한창 들떠 있을 무렵 그 틈을 타 새로운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무참히 살해된 시체의 일부가 인근 동물원 사육사에 의해 발견된다. 수사 반장 보덴슈타인의 잠을 깨우는 한 통의 전화. 그는 직감적으로 사건이 터졌음을 예감했다. 피의자는 학생들에게 존경받는 교사였지만 환경운동이나 도시계발등 여러 가지 일에 목소리를 높이며 나서는 바람에 의외로 많은 사람들의 미움을 받고 있기도 한 사람이였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를 살해할 만한 충분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 전작에서처럼 사건 조사가 진행되면서 이 사건에 많은 사람들이 거미줄처럼 밀접하게 얽혀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그들은 모두 용의선장에 올려진다. 반전을 거듭하며 밝혀지는 새로운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야기가 거의 끝날 때 까지 아무도 누가 범인인지 단정지을 수 없게 한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는 매일 다양한 사건 사고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중에 정말 비인간적인 범행을 저지른 사람들이나 성범죄자, 끔찍한 살인자들의 범행이 뉴스를 통해 간혹 보도된다. 어떤 결과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그 원인을 가만히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거기엔 사람의 내면에 원인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소설 속에도 인간의 욕망과 질투, 야망, 욕심, 배신. 불륜 등 사람들 내면의 추악한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있다. 결국 자신의 이익이나 욕망 때문에 저지른 그들의 비인간적인 행동은 복수의 칼이 되어 자신의 심장에 꽂힌다. 짐승의 탈을 쓰고 그 속에 자신의 얼굴을 감추고 있는 표지 그림에서 처럼 사람들은 사람의 가면을 쓰고 그 속에 조금씩 잔인하고 사악한 짐승의 모습을 숨기고 사는 건 아닐까. 오랫동안 사람들의 마음 깊숙한 곳에 꿈틀대고 있던 욕망은 결국 자신뿐만 아니라 자기 주위의 사람들까지도 파멸로 치닺게 하는데 소설속의 인물들은 각자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있거나 행복하지 못한 불우한 시절을 보낸 이들이 많다. 그런 불행의 요소들은 어느순간 그들을 충동질하고 자제력을 잃게 한다. 그들은 이성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충동적인 살인을 선택하고 만다. 이번 소설에서는 사건을 맡은 피아 형사한테까지 검은 마수의 손길이 뻩치는데 누군가가 그녀의 집을 자기 집 드나들 듯 하며 그녀를 공포에 떨게 한다. 급기야 그 정체모를 누군가에게 끔찍했던 과거까지 들켜버린 그녀는 두려움에 자제력을 잃는다. 계속 이어지는 살인사건과 범인을 목격했을 유력한 여학생이 갑자기 소리없이 사라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피아 형사까지 행방불명이 된다. 사태는 점점 심각해지고 보덴슈타인과 동료들은 두 사람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보덴슈타인은 마침내 한 사람을 거의 유력한 용의자로 확신하게 된다. 그가 지목한 자가 범인일지 아니면 직감적인 피아의 예상이 맞을지 과연 누가 이 사건의 파렴치한 범인일까를 고민하게 한다. 책을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용의자들을 계속 눈으로 쫒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한순간도 방심해서는 안된다. 범인은 아마 그 틈을 노리고 있을지도 모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