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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 안개, 절벽, 그리고 내면의 불꽃
짐 콜린스 지음, 고영훈.윤영호 옮김 / 필름(Feelm) / 2026년 7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떠오르는 그림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 윈슬로 호머의 The Gulf Stream”.
폭풍의 바다에 상어가 득실거리고 멀리 보이는 배, 절망적인 상황에도 배 위의 인간의 얼굴은 의연함 그 자체로 그 험하디 험한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습니다. 그림의 얼굴로 말하는 철학은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핵심을 응축해서 표현해 주는 것 같습니다.
책의 원제는 “What to make of a life”, 번역본은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입니다. 원제는 인생을 개인의 미시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한글본은 환경이라는 거시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면서 인간이 나가야 할 길(道)이란 공통분모를 향해 서로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 책을 소개하자면, 인생의 희노애락을 절벽이라는 삶의 위기에 비유하면서. 어떻게 바라보고 이를 극복할 것인가를 전개하고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삶은 고해苦海라는, 불교의 사상적 배경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경영학자가 본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개인의 삶의 “위기관리 매뉴얼”처럼 다가왔습니다.
구성의 특징은 저자 혼자 일방적으로 써 내려간 책이 아니라, 10년간에 걸쳐 주목할만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분석한 토대로 저자의 통찰이 더해져 쓰인점이라 할것입니다. 따라서 실증적인 인생의 길을 걸어온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폭 넓게 다루고 있다 할것입니다.
책의 내용은 마치 푸시킨의 그 유명한 말인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결국 삶의 고난과 불행을 맞이하더라도 오뚝이처럼 일어나라는 개인 내면의 힘(메카니즘과 시스템)과 삶의 구조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삶의 초점이 또렷해지는 순간, 2부 절벽과 안개를 건너는 법, 3부 내면의 불꽃을 오래도록 지피는 삶
이 책을 읽기 전 가장 큰 의문은 “왜 경영가가 인생에 관한 책을 썼는가?”라는 생각과 더불어 기존의 경영에 대한 저서들과 삶에 대한 이 책의 연관관계를 통해 그 구조적인 맥락을 이해해 보고 싶었습니다. 경영의 구루인 저자의 경영에 대한 책들의 핵심은, 지속가능한 조직을 분절된 하나의 관점이 아니라 시스템적인 조화로운 운영이라는 통찰을 보여준다 하겠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관점을 인생을 살아내는 개인에 투영하여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 삶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로 승화시키는 것으로 이해해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업을 경영하는 레벨, 즉 조직/팀/개인의 역동적인 요소들간의 상호작용의 프레임을 토대로, 조직에서의 개인 레벨을 뛰어넘는 인생이라는 삶의 주체인 개인이 추구해야 할 역동적인 가치들을 절벽이라는 비유를 통해, 인생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자기경영서”이자 “인간 존재론”에 대한 철학서라고 해석해 보고 싶습니다. 결국 저자는 “내면의 불꽃을 오래도록 지피는 삶으로서, 독자들은 어떤 존재로 힘겨운 삶을 살아내어 내면의 불꽃을 오래도록 지피는 삶을 영위할 것인가?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책을 덮은 뒤, 문득 오래전 읽었던 책에서의 또 다른 '절벽'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였습니다. 이 책 프롤로그의 헤드라인은 ”삶의 절벽을 마주한 순간“이며 이 책을 이해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절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짐 콜린스가 말하는 절벽 위에서 우리 인간은 무엇을 붙잡고 끝까지 견뎌낼 것인가?라는 채움의 철학이라면,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에서의 절벽 위의 인간은 무엇을 놓아버리고 끝까지 버리는 비움의 철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인생살이로서의 절벽 위의 사람을 보는 시각의 역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철학적 방향이 정반대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무엇을 붙잡던 그것을 놓아버리는 것이든 모두가 본질적으로 보면 하나가 아니겠습니까? 인간의 삶이, 위기의 인생이 가지고 있는 붙잡아야 할 것과 놓아야 할 것이란 양면성에서 이해해 본다면 말입니다..
붙잡다 보면 놓아야 할것이고, 놓다보면 붙잡아야 하는게 우리 인생살이가 아닐까요?. 서두에 언급한 호머의 그림에서 배 위의 인간은 과연 무엇을 붙잡고 있으며, 또한 무엇을 놓고 있을까요? 동양과 서양의 인간 존재론이 절벽 위에서 만나는 멋진 풍광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인간은 절벽(삶의 위기와 고난) 위에서 무엇을 잡고, 무엇을 놓을 것인가?'라는 묵직한 실존적 화두를 던지는 좋은 책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독자분들도 경영가가 쓴 인생살이 책에서 인생 풍파를 어떻게 넘고 헤쳐나갈 것인가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깊은 사색의 시간으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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