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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마키아벨리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어나니머스 옮김 / RISE(떠오름)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유영석이 부른 “있는 그대로의 사랑”이란 노래가 떠 올랐습니다. 가사 중에는 이런 서정적인 어구가 나옵니다. “사랑을 느끼는 그대로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 역시 인간 그대로의 인간을 느끼는 책이란 이미지가 떠오르는 책이었습니다.
역사에 있어 만약(If~)이란 단어는 흥미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만약 성리학의 나라였던 조선의 율곡 이이와 퇴계 이황 선생님들이 과연 군주론을 읽고 서평을 쓰셨다면 아마 仁義禮智를 기반으로 혹평을 하지 않았을까요?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든 생각은 세상을 이해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도록 직면할 수 있는 시각과 관점을 제시하는 리얼 다큐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치 마키아벨리가 차가운 현실을 반영한 정치철학자라기보다는, 인간의 실체적 본질에 한발 더 다가가는 인간철학자로서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벌써 30년도 지난 정치학 개론 시간에 군주론을 읽고 철없이 욕을 했던 부끄러운 기억이 어슴푸레 납니다. 군주론이 인간을 이해하는 핵심요소 중 하나인 “권력에 대한 누드학”이었다면, 이 책은 “인간 실체에 대한 누드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상사는 인간 군상들의 현실의 행태를 가감없이, 그리고 거리낌없이 드러냄으로서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 지는 “윤리倫理와 도덕道德의 Big blur”의 형상을 리얼하게 담아내고 있는 책으로 읽힙니다. 덕과 부덕의 이원론이 아니라 이 두 개를 하나로 보는 일원론, 즉 순수한 덕의 모습만 투영된 인간상이 아니라 덕德이 내포하고 있는 부덕不德까지 포함하는 다분히 철학적 깊이와 높이의 통찰과 혜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인간론人間論이자 인간학人間學입니다. 어떻게 정확하게 인간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이런 현실적인 관점을 기반으로 인간을 오해하지 않기 위한 철학적 접근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즉 인간의 본성의 실체를 그대로 보기 위해, 인간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무엇을 하기보다는 하지 않은(오해를) 무위無爲의 렌즈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인간을 선하게 꾸미지도, 악하게 몰아가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는 태도라는 점에서 성철 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사상과 연계하여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책의 4개의 장(1장. 인간 본성 2장. 권력의 법칙 3장. 생존 전략 4장. 운명과 성공)에 세부적으로 120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군주론을 비롯하여 로마사 논고와 피렌체사에 담긴 핵심사상을 바탕으로 마키아벨리식 사유와 사고의 특징적 방법을 잘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간 이해의 현실적인 미분학”으로 재해석해 보고 싶습니다. 인간 본성에 대한 요인들을 거시적인 큰 틀에서가 아니라, 이를 다양한 인간의 감정과 행태 그리고 환경적인 미시적인 요소를 120개로 분해하여 이해함으로써 좀 더 독자에게 다가가는 공감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복잡 미묘한 인간을 이해하는데 마키아벨리식 접근이 무엇인가를 통해 인간의 실체를 직면하는 현실 철학으로서의 미분학적 접근을 잘 보여준다 하겠습니다.
제1장 제1절. “인간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라는 타이틀은 강하게 인상에 남습니다. 인간의 본질적인 속성 중 변하지 않는 것을 통해 변하는 것의 역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돋보이는 문구라 생각됩니다. 인간의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구별하는 분별력은 인간이해의 토대가 되어 줄것입니다.
102개의 주옥같은 타이틀은 마치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의 화두로 다가옵니다. 목차만 봐도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책 표지의 마치 그로테스크 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의 눈은, 마키아벨리의 현실적인 인간을 이해하는 눈과 동시에 독자들이 책을 보아야 하는 관점으로서의 눈이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강렬함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이해” 실체적 모습과 형상이라는 매우 현실적 관점을 보여주는 책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세상과 다른 사람, 조직을 이해하기 전에, 우선 나를 넘어 인간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마중물이 되는 책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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